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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95화 (96/344)

Chapter 95 - 95화- 인형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남의 어미도 이용한다

원작 게임에서 그리드는 프테라를 붙잡기 위해 끊임없이 납치를 시도했다.

서로 으르렁거리느라 단합도 못 할 나라들이 반 그리드 동맹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프테라라는 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끈을 잘라버려야 한다. 중재자인 프테라가 사라지면 동맹은 자연스레 무너질 거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그리드는 프테라가 어디에 나타났다는 보고가 들어오면 즉시 잡으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 새끼 성격상 죽이라고 했을 텐데….'

자신을 방해하는 놈들이면 가차 없이 죽이던 그리드였지만, 어째선지 프테라는 무조건 생포라는 조건을 붙였다. 만약 죽이면 납치에 나선 자들을 전원 사형시키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면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는 핵폐기물이 어째서 프테라는 예외 취급하는 걸까? 공개 처형해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본보기 주기 위함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병든 어머니를 홀로 모시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어느 쪽인지 모르겠지만….'

게임 <여우의 은총>에 대해 잘 아는 강림도 악역 그리드의 과거사는 잘 모른다. 게임상에서도 제대로 나오질 않으며, 게임 외의 다른 미디어믹스에서도 그리드의 과거사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단순히 자기 고향을 불태운 것도 모자라 이 세상을 잿더미로 만들고 싶어 하는 악마. 그런 식으로 나와 있을 뿐이었다.

다만, 그리드의 몸에 빙의했기에 강림은 조금씩 녀석의 기억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병든 어머니를 모시는 그리드의 모습이 보였고, 어머니의 죽음에 오열하는 그리드의 모습도 보였으며, 자기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아비와 가문, 그리고 고향 사람들에게 복수하기로 천명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이 세상을 불태우기로 새로 세우겠다는 광기 어린 계획을 세우는 그리드의 모습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동병상련을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병든 어머니를 돌보는 프테라를 보고 동정심이 생긴 게 아닐까? 과거의 모습이 떠올라서 순간 죽이기를 망설인 게 아닐까? 그래서 무조건 생포하라고 지시를 내린 게 아닐까?

그런 동정심과 별개로 프테라의 어머니를 인질로 써버리는 악랄한 짓을 저지르지만 말이다.

'분명 어머니가 인질이 되자 프테라도 자존심도 나발이고 다 버리고 투항하려 했지.'

딱 한 번 그리드의 프테라 납치 시도가 성공할 뻔한 적이 있었다.

프테라의 어머니를 납치한 그리드는 당장 투항하지 않으면 어머니를 효수하겠다고 프테라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고, 그 소식을 들은 프테라는 고심 끝에 투항하기로 마음먹었다.

프테라가 지금까지 왕녀의 개로 살아온 건 어머니를 위해서였으니까. 그런 어머니가 위기에 처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만약 주인공 설화가 자신이 구할 테니 그리드의 말에 넘어가지 말라고 간신히 뜯어말리지 않았다면 진짜로 투항했을 거다.

이후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 설화가 프테라의 어머니를 구해내면서 프테라가 적으로 전향하는 일이 없어졌고, 프테라는 어머니와 감동의 재회를 가진다.

이런 식으로 사건은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

강림은 그 해피 엔딩을 배드 엔딩으로 바꿀 작정이었다.

"사절단으로 파견 보낸 카우에게 명령을 내렸거든. 반역자로 연루된 여자들뿐만 아니라 네놈의 어미도 챙기라고." "어, 어째서…."

프테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그런 짓을…어머니는 죄를 범하지 않았는데…." "범하지 않았어도 이쪽은 잡을 이유가 충분하거든?"

강림은 뻔뻔스럽게 대답했다.

"널 잡을 유일한 기회를 내가 어찌 버릴 수 있겠니? 써먹을 수 있을 때 써먹어야지." "이, 이…."

시종일관 두려움에 몸서리쳤던 프테라는 죽일 기세로 강림을 노려봤다. 잘못되면 자신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분노를 억누를 수가 없었다. 자신의 소중한 어머니를 성노예로 쓰겠다고 선언한 거나 다름없으니 당연히 꼭지가 돌아버릴 수밖에 없을 거다.

'어미 얘기가 나오니 바로 돌변하네.'

그런 프테라를 강림은 흥미롭게 쳐다볼 뿐이었다.

'게임에서는 구석탱이에 처박힌 채로 떤 걸로 아는데….'

어머니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에 항상 도도하던 외교관은 두려움에 빠졌다.

분명 어머니를 안전한 장소에 모셔놨는데, 어찌 놈들이 그 장소를 알아낸 걸까? 지금도 어머니는 살아계실까? 극악무도한 그리드가 그냥 놔두지 않을 텐데. 혹시 이미 그리드가 어머니를 죽여버린 게 아닐까? 포로 따윈 없다며 생포한 적들을 모조리 다 죽이고 다닌 녀석이 병든 어머니라도 봐줄까? 환자로 넘쳐나던 병원을 거슬린다는 이유로 건물과 함께 불태워버린 그 녀석이?

어머니가 어찌 될지 몰라 밤을 지새우던 게 프테라다. 그런 프테라가 저렇게 살벌한 표정을 지을 줄은 강림은 예상하지 못했다. 제발 어머니는 그냥 놔두라며 싹싹 빌 줄 알았다.

아니, 어쩌면 이건 당연한 반응이라고 봐야 할 거다. 부모를 노예로 삼겠다는 발언에 누가 분노하지 않겠는가? 죽기를 각오하고 뜯어말리는 게 정상이다.

유감스럽게도 강림은 부모가 노예로 팔려도, 누군가에게 살해당해도 눈 꿈쩍도 안 할 위인이지만 말이다.

'그렇게라도 어머니가 소중한 건가?'

자신은 썩을 부모님이 빨리 죽어서 사라져버리길 진심으로 기원하는데. 자신이 원하는 길은 가지 못하게 막고, 무작정 자신들이 정해준 길로 가라고 윽박지르는 그 쓰레기들을 위해 왜 효도해야 하나? 아무리 자신을 낳아줬다고는 해도, 자신을 위해 뭐든지 다 해줬다고는 해도, 이렇게 사랑을 받았다는 이유로 그 썩을 새끼들을 위해 봉사해야 하나?

자식을 단순히 자신들의 아바타로 쓰는 그 쓰레기들이다. 자식의 꿈도 제대로 보질 않은 쓰레기들이다. 뭐든지 자기들 기준에 맞질 않으면 화부터 내는 쓰레기들이다. 그딴 쓰레기들이 뭐가 좋다고 효도해야 하나? 믹서기에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새끼들을 위해 왜 자신이 희생해야 하나?

이렇게 부모님에 대한 악감정이 남아 있기에 강림은 왜 프테라가 저리도 분노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공감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어도, 자기 목숨을 바쳐가며 구해야 할 가치가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었다.

의구심이 들었지만, 강림은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뭐, 내 알 바 아니지.'

자신은 악당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악당.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거다. 인륜을 저버려야 한다면 기꺼이 할 것이고, 패륜을 해야 한다면 기꺼이 할 거고, 불륜을 저지른다면 기꺼이 할 거다. 살고 싶다면, 살아서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쓰레기라 손가락질을 받아도 무조건 할 거다.

눈앞에 효심이 깊은 여자가 있다 해도 말이다.

"자, 프테라. 네 어미를 살리고 싶다면 내 말을 따르는 게 좋을 거다." "흐윽?"

잠시 멈췄던 허리 놀림을 재개한다. 자궁구를 꿰뚫어버릴 기세로 강림은 푹푹 자지를 박아댔고, 박을 때마다 터지는 쾌락의 폭탄에 프테라의 두 눈에선 눈물이 핑 돌았다. 모유가 새어 나오는 가슴을 움켜쥔 채로 강림은 있는 힘껏 자지를 쑤셔댔다.

쑤시면서 협박을 계속 이어나갔다.

"네놈의 여왕을 버리고 나한테 충성을 맹세해라. 나를 위해 헌신하는 외교관이 되어라. 그러면 어미의 목숨은 살려주마." "하으응, 후으으윽…그, 그럴 수는…." "내 충신이 되어서 왕녀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다 말해. 그것이 내 요구 조건이다."

왕녀가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강림은 추측할 수 있다.

현재 왕녀가 가진 전력으론 아이스 섬 탈환은커녕 수도를 지키는 것조차 버겁다. 제아무리 다른 왕녀들과 힘을 합쳤다고는 해도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버린 제국을 맞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강력한 우군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 우군이 다름 아닌 아르웬일 거라고 강림은 추측했다. 자신을 쓰러뜨리기 위해 철선 함대를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들었고, 왕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거다. 알고 있는 주제에 손을 잡지 않은 게 이상하다.

사실상 확정이라고 볼 수 있으나, 강림은 너무 맹신하지 않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일 뿐, 실상 왕녀가 노리는 게 다른 것일 수도 있으니까. 설령 맞다 해도 신중하게 하는 게 도리다.

그러니 프테라를 타락시킨다. 타락시켜서 자신의 꼭두각시로 삼는다. 꼭두각시로 전락해서 왕녀가 꾸미고 있는 음모가 무엇인지 이실직고하게 만든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흐이이이익?"

괴물로 만드는 것도 망설이지 않을 거다. 가슴을 움켜쥔 양손을 통해 강림이 마기를 주입하자, 프테라는 고통에 몸부림쳤다. 프테라의 유두에서 모유가 폭포수처럼 콸콸 쏟아져 내렸다.

강림은 이 기세를 놓치지 않고 더 세차게 허리를 찍어댔다.

"흐이익, 흐아아악, 아아아악, 하아아아악!"

조금 전의 그건 뭐였지? 가슴을 뚫고 들어온 이 꺼림칙한 기운은 대체 뭐지? 마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불길하고 탁하다. 그 불길함에 먹혀버릴 것만 같다. 아니, 진짜 잡아먹힐 거다. 어서 도망쳐야 한다. 어서, 어서! 난생처음 마기에 노출된 프테라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 모습을 본 강림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너도 마기는 두려워하는구나." "마, 마기?" "그래, 내가 가진 힘이지."

정확히는 이게 대체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강림은 그렇게 덧붙이며 친절하게 설명했다.

"내 마기를 받아들인다면 그 모습 그대로 평생 살아갈 수도 있을 거야."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아니면 수명이 긴 종족으로 바꿀 수도 있지. 엘프로 바꿀 수도 있고, 수인으로 바꿀 수도 있지." "…."

지금 자신이 뭘 듣고 있는 거지? 인간이 그런 짓을 할 수 있다고? 프테라는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얼굴로 강림을 쳐다봤고, 강림은 그런 프테라의 마음을 이해했다.

본인도 이 힘이 왜 생긴 건지, 어떻게 해야 잘 써먹을 수 있는지 모르니까. 괴수로 변할 수 있게 된 이후 마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막상 이게 왜 생겼는지 강림 자신도 몰랐다.

모르지만, 이거 하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수아처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인간 이상의 존재로 만든다. 페르포네가 새로운 몸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다른 인물들도 그리 바꿀 거다. 자기 자신도 그리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다.

마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증거라 볼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얼른 항복해!” "흐이이이익!" "어머니랑 같이 평생 행복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잘 생각해 보라고."

그렇게 다그치며 강림은 허리를 더 세차게 놀려댔다.

"웃기지 마십시오."

그 말에 프테라는 반색했다.

"저는 항복하지 않을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의 수하가 되지 않을 겁니다!"

어머니가 인질이 될지 모른다. 모르지만, 왕녀님이 지켜주실 거다. 진작에 다른 곳으로 빼돌려놨을 거다.

그러니 녀석의 말에 들을 이유는 프테라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 유감이네!" "흐이익, 흐이이익, 히이이익!"

교섭은 결렬. 결렬의 대가로 강림은 더 힘차게 자지를 박아댔다. 그렇게 박아댄 끝에,

"흐이익, 히이이익, 흐아아아앙!"

걸쭉한 정액이 프테라의 자궁 안을 가득 채웠다.

“아직 안 끝났다.” “흐이이익?”

두 번째 사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강림은 또다시 박아댔고,

“하으으윽, 흐아아아아, 배가, 배가….”

홀쭉해졌던 프테라의 배는 다시금 만삭이 되었다.

"흐으으으으…." "아, 맞아. 너한테 보여줄 게 하나 있었지."

그렇게 말하며 강림은 굳게 닫힌 철제문을 향해 소리쳤다.

"수아, 들어와." "네."

그 말과 동시에 문이 열렸다. 구미호족 수장 수아가 들어왔다.

"후으윽, 후으으읍…."

수아의 꼬리에 결박당한 상태로 능욕당하는 테미네르도 같이 따라 들어왔으며,

"…."

허름한 옷을 입은 페르포네가 서 있었다.

"저, 저건…."

그리고 페르포네의 복장을 본 프테라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덜덜 떠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 어째서 어머니의 옷을 페르포네가 입고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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