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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78화 (79/344)

Chapter 78 - 78화(막간)- 성국으로 귀환한 수녀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이트 수녀.”

디자이어 제국 황제의 대관식으로부터 2주의 시간이 흘렀다. 강림을 한 나라의 군주임을 인정하기 위해 파견된 성국의 수녀, 사이트가 오늘 귀국했다. 제국의 인질로 잡혀 있던 고위급 수녀들과 함께 돌아온 그녀는 곧장 교황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이트는 자초지종 다 설명했고, 교황은 고개를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중한 임무를 훌륭하게 해냈으니 당신에게 큰 포상이 내려질 겁니다.” “과찬이십니다, 주교님.”

웨이브가 들어간 분홍색 장발의 수녀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부 주신께서 보살펴주신 덕분입니다.”

열렬한 신봉자답게 사이트는 모든 공을 자신의 신에게 돌렸다.

“그래요, 주신님이 저희를 돌봐주고 있기에 당신도 무사할 수 있었죠. 헌데….”

문득, 보고서를 유심히 살펴보던 교황은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정말로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까?” “네?” “진짜로 황제가 자매들을 건들지 않았습니까? 그 사람 호색한이라고 들었는데요.” “네, 건드리지 않았습니다만.” “흐음….” “왜, 왜 그러시는 겁니까?”

사이트는 살짝 겁이 난 얼굴로 물었다. 분명히 보고서는 제대로 작성했는데. 2주간 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적었는데, 왜 의심을 하는 걸까? 설마 자신을 이단으로 몰리려는 걸까? 제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고, 그걸 명분으로 삼아 자신을 참수하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사이트는 두려움에 빠졌다.

‘주교님, 설마, 절 팽할 생각이십니까?’

흰색 사제복을 입고 있는 이 교황은 무서운 자다. 성국의 최고 지위에 앉기 위해서 수많은 경쟁자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증거를 날조해 경쟁자의 평판을 깎아내리고, 누명을 씌워서 경쟁에서 완전히 배제해버리고, 필요하다면 살인도 불사하는 냉혈한 여자였다.

그걸 옆에서 도와주던 게 수녀 사이트였다.

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위험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제발, 그냥 넘어가 주세요!’

유감스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건들지 않았다면 상관없습니다. 상관없는데….”

사이트가 적은 보고서를 교황은 손가락으로 짚었다. 마치 ‘이건 오답입니다’라고 강조하는 것 같다.

“어째 기도 시간을 가졌다는 말이 한 줄도 적혀 있지 않네요.”

그 말을 들은 사이트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저건 절대 빼먹지 않구나.’

성국에서 기도는 가장 중요한 행사다. 어느 장소에서든,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하늘을 보고 기도를 올려야 한다. 올리지 않는 자는 이단으로 취급되어 배제당한다. 죽지는 않지만, 이단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된다.

여기서 이단으로 지목당하면 사이트의 인생은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자가 원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황제 폐하가 노하셨습니다.” “황제가요?”

이 또한 그자가 원하는 상황이었다.

“아직 저희 교단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수인들이 많다고. 괜히 기도 올렸다가 찍힐 수 있으니 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리셨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황제라고는 해도 수인들의 반발이 거세면 죽일 수밖에 없다고.” “….” “아시다시피 수인들은 주신을 인정하지 않은 이단자들이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저희와 사이가 매우 좋질 않죠.” “흐음….” “폐하께선 그런 백성들의 성향을 잘 알기에 배려를 해주신 겁니다.”

교황은 턱을 잡고 약간 고민하다가,

“틀린 말은 아니네요.”

인정했다.

“확실히 수인들은 조상신이라는 가짜 신들을 믿지, 진짜 신을 믿으려 하지 않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분쟁이 일어난 적이 있었고.”

카리타스 교단은 이렇게 가르친다.

이 세상의 신은 오직 한 명, 주신뿐이다. 그 이외의 신들은 거짓된 존재에 불과하다. 그런 존재를 믿는 자들은 전부 이단이다. 이단자는 교화시키거나, 아니면 불로 정화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이 존재하기에 성국과 수인 연합은 껄끄러운 관계일 수밖에 없었다. 조상신들을 모시는 수인들을 성국은 도저히 눈 뜨고 지켜볼 수가 없으니까. 반대로 수인들 역시 유일신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교단을 불편하게 여겼을 거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황제도 고심한 끝에 결단을 내린 것 같다. 교황은 그리 생각했다.

동시에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래도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선 우리의 것으로 개종하는 게 좋을 텐데….”

카리타스 교단은 전 세계의 유일 종교 단체다. 수인 연합과 북해의 이민족 집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카리타스 교단에 속해 있다 봐도 무방하다. 이를 바탕으로 성국은 항상 여러 섬에 압박을 가한다.

자신들의 신을 믿지 않은 자들과는 절대 교류하지 말라고. 교류하는 즉시, 지금까지 제공하는 모든 지원을 끊겠다고.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하니 누구도 감히 성국에게 대들지 못했다.

이 점을 생각하면 왕국이 수인 연합과 교류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선대 국왕이 어떻게든 교황과 담판을 지어 간신히 소규모로 교류할 수 있었다.

그 신생 국가도 자신들이 뿌리를 내렸으면 좋겠는데…. 교황은 주신의 가르침을 널리 퍼트리고 싶었다.

“저, 주교님. 한 가지 제안을 해도 되겠습니까?”

그런 교황에게 사이트가 한 말씀 올렸다.

“실은 황제에게 받은 편지가 있습니다.” “편지?” “네.”

사이트는 품속에 감추고 있던 편지를 보여줬다.

“호오, 잘도 이런 생각을….”

편지를 본 교황은 매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

[나는 성국과 교류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모든 백성을 개종하겠다. 이 땅에 너희들의 성당을 세워도 상관없다.]

[만약 내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성국을 침공 대상에서 제외하겠다.]

매우 오만한 내용이 편지에 적혀 있었다.

‘사이트 수녀. 당신이 그 나라에 성지를 세우세요. 당신을 제국의 지부장으로 임명하겠습니다.’

교황은 강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건방지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는 내용이었으니까.

따라서, 교황은 황제와 친분이 있는 사이트 수녀를 이 일의 책임자로 임명했다.

‘가능하면 황제를 구워삶으세요. 그래야 그 더러운 이단자들의 땅 위에 우리의 씨앗을 뿌릴 수 있으니까요.’

일은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앞으로 3일 뒤에 사이트 수녀는 형제자매를 이끌고 디자이어 제국으로 가게 될 거다.

그렇게 일정이 확정된 사이트 수녀는 지금,

“후읍, 후읍, 후읍, 후으으읍!”

자신의 방에서 발광하고 있었다.

“우읍, 우읍, 우읍, 우으읍!”

이를 악문 채 물고기처럼 파닥거리고 있다. 전신이 흠뻑 젖어 있었고, 입고 있던 검은색 수녀복은 피부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그 상태로 불치병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대는 모습은 너무나 고혹적이었다.

물론 사이트가 원해서 이러는 건 절대 아니지만 말이다.

“제, 젠장. 빌어먹을. 빼, 빼야….”

수녀의 가랑이에는 팬티 형태의 금속 장치가 채워져 있었다.

이름은 <정조대>. 원래는 없어야 할 장치가 채워져 있다. 이 장치를 빼기 위해 사이트는 손을 밑으로 뻗지만,

“흐이이익, 흐으으읍!”

반항을 눈치챈 금속 장치에서 더 빠르게 회전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흐으으읍, 흐으으으응!”

정조대에는 길쭉하고 굵기가 큰 막대기가 달려 있었다. 그 막대기가 수녀의 가랑이 사이에 파고든 상태이며, 주름으로 가득 찬 동굴을 차지한 막대기는 빠른 회전력으로 동굴을 마구 헤집었다. 기둥에 나 있는 울퉁불퉁한 돌기가 주름이란 주름은 전부 쳐대니 사이트는 견디기가 어려웠다. 실시간으로 펑펑 터지는 감각에 사이트는 미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정조대는 작동을 멈췄다. 숨을 크게 헐떡이는 수녀의 가랑이 사이에선 맑은 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하아, 하아, 하아, 빌어먹을….”

왜 자신이 이런 고문을 당해야 하는 거야? 자신은 그저 신을 위해 봉사한 것뿐인데. 주교님에게 헌신했을 뿐인데. 왜 이런 짓을 당해야 하는 거지? 수녀의 두 눈에선 분노와 절망이 담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너희들 전원 이걸 채우도록.’

황제 그리드, 정강림이 정조대를 강제로 채웠다. 자신에게 반항하는 생각을 품는 즉시, 작동하도록 설계했으니 딴맘을 품지 말도록. 반성한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한 한 번 작동된 장치가 멈출 리는 없으니 각오하도록.

사이트 수녀를 포함한 자매들을 전부 다 따먹으면서 그리 선언했다.

‘너희들의 주인은 신이 아니야. 바로 나지. 나한테 순결을 바쳤으니 당연한 소리 아니겠냐?’

대관식이 끝난 직후 사이트는 강림에게 강간당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처녀를 잃고 말았다. 입도, 보지도 녀석의 몽둥이에 유린당했다. 정액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계속 범해졌다.

“크윽!”

그때만 생각해도 너무나 치욕스럽다. 감히 신의 대리인으로 참여한 자신을 그따위로 취급하다니. 생각만 해도 분노가 차올랐으며,

그런 놈에게 굴복했던 자신이 사이트는 너무나 한심스러웠다.

-호옥, 호오옥, 저는, 저는 신에게 모든 걸 바친 사람입니다. 당신의 노예가, 노예가 아니라고!

지금도 떠오른다.

-꾸륵, 꾸륵, 꾸륵…우웨에에에! 그, 그…후으으윽?

황제의 침실에 갇혀 매일 녀석의 자지를 빨아야 했다. 놈의 정액과 소변을 다 먹어야 했다. 토해내면 벌로 더 깊숙이 찔리는 벌을 받아야만 했다.

-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런 게 벌써 될 리가!

끊임없이 겁탈당한 끝에 사이트 수녀는 임신했다. 약물을 통해 일주일 만에 만삭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

-아아아아, 아아아아악! 신이시여, 신이시여어어어어!

그리고, 자신을 쏙 빼닮은 세 명의 딸을 낳았다.

그때만 생각해도 사이트는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막장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다.

-아 수녀님.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우린 그분의 노예가 되었으니까요.

-저희는 이제 폐하를 신으로 모실 겁니다. 이단으로 몰려도 상관없어요. 그분이 너무 좋아요.

-돌아가도 영원히 그분을 잊지 못할 겁니다.

인질들도 겁탈했다. 끊임없이 겁탈한 끝에 그들을 타락시켰다. 타락한 자매들은 황제의 영원한 꼭두각시가 되겠다고 맹세했다. 신을 버리고 이단이 되겠다는 선언에 사이트는 큰 충격을 받아 버렸다.

“신이시여, 저는 어찌하면 좋습니까?”

사이트 수녀는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서랍장 위에 있는 석상. 신의 모습을 본뜬 작은 석상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저는 그자의 말에 복종해야 합니다. 그자의 말대로 이 성스러운 땅을 오염시켜야 합니다.”

강림은 사이트 수녀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는 성국의 첩자가 되어 내 말에 복종하는 자들을 양산해.’

나중에 성국을 무너뜨리기 위한 폭탄을 만들어라.

‘교황의 감시가 삼엄할 테니 이쪽에 지부를 만들자고 제안해. 지부에서 파견 나오는 자들을 전부 내 따까리로 만들어.’

수인들을 개종시키고 싶어 하는 교황의 마음을 역이용해 제국에 성당을 세우자고 제안해라. 일부러 보고서에 기도 시간을 아예 빼버려라. 거기에 교황이 관심을 가지면 내 명령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해라. 해명과 동시에 자신의 친필 편지를 교황에게 보여줘라. 만약 성당을 세우겠다고 교황이 결정하면 네 놈이 지부장이 되겠다고 해라. 지부장이 된 너는 성당을 공장으로 써라. 제국에 복종하는 신자들을 양성해라.

이 명령을 사이트는 강제로 따르게 되었다. 아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싫어도 너는 하게 될 거야. 저절로 복종하게 될 거고. 내 정액은 다른 놈들보다 특별하거든.’

강림의 정액에 중독되고 말았으니까.

“그 자에게 복종하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옳지 않다는 건 압니다. 알지만, 왜 옳지 않냐는 의문만 생깁니다. 따르기 싫어도 왜 따르지 말아야 하냐는 의문만 생깁니다.”

강림의 정액에는 미약이 섞여 있다. 그런 미약이 섞인 점액질을 매일 먹이고, 먹이고, 또 먹였으니 당연히 꺾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다고 한들, 생욕이란 이름의 원초적인 본능을 고작 신앙심 따위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게 저주에 걸린 사이트는 강림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하기 싫어도 결국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자매들이 황제의 가축이 된 것처럼 본인도 그리되리라.

“제발 저에게 힘을 주세요. 고난을 이겨낼 힘을 주세요. 제발, 제발….”

앞으로 새로운 지옥이 수녀를 반길 거다. 끊임없이 시련을 내리며 황제의 노예가 되라고 채찍질을 할 거다. 의문이 아닌 복종을, 저항이 아닌 순종을 택하라고 강요할 거다. 그 강요에 점점 먹혀들어 갈 거다.

그 지옥에서 온전한 자신이 유지될 수 있기를. 자신의 몸속에 있는 빛이 사라지지 않기를. 사이트 수녀는 간절히 신을 향해 기도했다.

“제발 이 가여운 어린 양의 기도를 제발 들어주세요!”

그렇게 수녀의 처절한 기도를 받는 석상의 모습은,

강림이 변신했던 흑색 괴물과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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