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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59화 (60/344)

Chapter 59 - 59화- 허기가 진다, 그러니 구미호를 먹자

“….”

강림은 눈을 떴다.

“….”

잠이 덜 깬 눈으로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

방이다. 기함에 있는 자신의 방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방이다.

아니, 방이 아니라 폐허라고 하는 게 옳겠다. 무언가 재난이라도 휩쓸고 간 것처럼 엉망진창이었으니까. 정리되어 있지만, 곳곳에 부서진 나무 기둥들이 보이고, 갈라진 벽들이 보인다. 천장이 있어야 할 자리는 천막으로 가려져 있다. 대충 있어 보이게 하려고 꾸민 것 같다.

왜 자신은 이곳에 있는가. 누가 여기로 데려온 건가? 이곳은 누구의 방인가? 대체 며칠이나 잠들어 있었던 건가? 잠든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계속 주변을 둘러보던 강림은 자신이 누운 침대 옆에 작은 서랍장을 발견했다. 그 서랍장 위에는 작은 액자가 놓여 있었다. 그게 뭔가 싶어 궁금한 강림은 바로 액자를 집었다.

“이 두 사람은….”

액자에는 작은 크기의 그림이 끼워져 있었다. 갈색 머리를 한 구미호와 그 구미호 품에 안긴 흰색 머리의 구미호. 이 두 사람이 누구인지 강림은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수아랑 설화잖아?”

갈색 머리의 구미호는 수아. 흰색 머리의 구미호는 설화. 옛 된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자매의 그림이다. 소중한 가족의 그림을 수아가 이렇게 방치했을 리 없다.

그렇다면 이곳은….

“수아의 방인가?”

그게 정답일 거다. 그것이 아니고서야 가족의 그림이 덩그러니 방치되었을 리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왜 수아의 방에 누워 있는가?

“…그래, 기억났다.”

토끼섬에서 출항한 이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강림은 조금씩 더듬었다.

“분명 그 타이 새끼가 내 배를 부숴버렸지.”

토끼섬을 침공한 수인 연합을 격퇴했다. 침공을 주도한 호랑이족 수장 타이를 쓰러뜨렸다. 그리드의 배드 엔딩 분기점이 될 녀석이었기에 타이를 개조했다. 다시는 반항하지 못하도록 그녀가 갈고 닦은 단련의 흔적들을 모조리 다 지워버렸다. 싸우는 데 방해가 되도록, 그리고 풍만한 지방 덩어리를 매일 희롱하고 싶어서 가슴을 폭유급 이상으로 키웠다. 자신의 자식들을 많이 낳으라는 의미로 골반을 넓혔다. 타이가 단련하면서 얻은 근육도 전부 살덩어리로 치환했다. 아예 반역할 생각조차 못 하도록 전기 고문까지 가했다.

하지만, 그런 타이가 설마 괴수가 될 힘이 남아 있었을 줄은 강림도 예상하지 못했다.

‘젠장, 그럴 줄 알았다면….’

말도 꺼내지 못하게 숨통을 더 조였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는 게 강림은 크게 후회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잡았으니까, 문젠 없을 거야.’

침몰하던 기함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강림은 여우섬이 타이에게 침공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즉시 여우섬으로 달려가 타이를 상대한 강림이었지만, <흑광>이란 마약을 복용해 더 괴물이 되어버린 타이를 쓰러뜨리는 건 무리였다.

그래서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강림 스스로 괴수가 되는 선택지를 골랐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괴수에는 괴수. 괴수가 되어버린 타이를 쓰러뜨릴 수 있는 건 똑같이 괴수가 되는 것뿐이다. 그래서 강림은 죽을지도 모르는 선택지를 골랐다.

‘그리고 괴물이 된 그 이후로는, 그 이후로는….’

잠시 기억이 나질 않아 머리를 싸매던 강림은 겨우 떠올렸다.

‘타이를 쓰러뜨리고….’

힘을 빼앗았다. 다시는 괴수로 변하지 못하게 타이 몸속에 있는 귀물은 물론이고, 흑광의 힘도 흡수했다.

그 이후의 기억은 잘 나질 않았다. 돌아와서 탈리아에게 무슨 명령을 내렸던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 이상은 모르겠다.

“….”

모르지만, 원하는 게 하나 있다. 강림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배고파….”

배고프다. 오랫동안 잠들어서 그런가? 이상하리만큼 허기가 진다. 당장 무언가를 먹어야 할 것 같다.

근데, 무엇을 먹지? 그냥 음식 아무거나 먹으면 되나?

아니, 아니다. 걸신이 든 것처럼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음식 말고 다른 걸 먹어야 한다. 텅 비어버린 곳간을 가득 채울 수 있는 것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게 될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

그래, 육즙이 흘러내리는 여….

“어라, 너 일어났니?”

그때, 누군가가 들어왔다.

“하아, 정말 다행이야. 다들 안 깨어난다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수아였다. 목에 쇠고랑이 채워져 있으며, 얇은 옷감으로 만든 흰색 한복을 입고 있다. 주인이 일어난 것에 진심으로 기쁜지 아홉 개의 꼬리가 살랑거렸다.

“네가 자는 동안 인간 놈들이 우릴 사냥하겠다고 수십 번 넘게 침략해왔다고.”

강림은 유심히 수아를 쳐다봤다.

“이리스 덕분에 죄다 수장시켰지만, 정말 질긴 놈들이야. 오늘도 또 왔어.”

쫑긋거리는 여우 귀. 조각상처럼 주름 하나 잡히지 않은 얼굴. 그 얼굴에 걸맞은 풍만한 유방. 분홍색 유두에선 조금씩 모유가 흘러내리고, 흘러내린 모유로 상의가 살짝 젖어있다. 젖어서 살결이 조금 드러난 것만으로도 정말 매혹적이다.

“해서 놈들의 본거지를 치자는 말이 나오는데, 병력이 너무 적대. 본때를 보여주려면 더 많이 필요하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한 쌍의 푸딩. 그 푸딩을 지탱해주는 몸매도 아름다웠다. 살집은 적당히 잡혀 있어 라인은 죽지 않았다. 등 뒤에 살랑거리는 아홉 개의 꼬리를 배경으로 삼아서 보니 더욱 그녀의 육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선 네가 필요하고.”

볼록 튀어나온 아랫배도, 몸을 지탱해주는 튼실한 두 다리도 정말 매혹적이다. 매혹적이라 가만히 놔둘 수 없다.

“아무튼, 깨어났으니까 얼른 알려줘야겠다. 네가 일어나기를 다들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이대로 놔둬 버리면 썩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응? 너 지금 뭐…우읍?”

이 자리에서 먹자. 그리 결심한 강림은 수아의 한 손을 잡고 자신 앞으로 끌어당겼다. 수아가 뭐라고 항의하기도 전에 그녀의 뒷머리를 붙잡고, 강제로 입술을 빼앗았다.

“우윽, 우으읍, 우으윽…푸하! 자, 잠깐만 이거 너무 갑작….”

수아의 제지에도 강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양손으로 수아의 어깨를 붙잡더니, 그대로 상의를 찢어버렸다. 간신히 가려져 있던 젖탱이 한 쌍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강림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자, 잠깐, 내, 내가 벗을 테니까 이러지….”

수아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림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수아가 입고 있던 치마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붙잡은 채로 찢어버렸다. 안에 입고 있던 속옷도 마찬가지. 순식간에 수아를 알몸으로 만든 강림은 지시를 내렸다.

“엎드려.” “…뭐?” “엎드리라고, 네 발로.”

강림은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나, 지금 하고 싶어 미칠 것 같거든? 잔말 말고 얼른 하자.” “이, 일어나자마자 섹스라니, 이 무슨….”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수아는 지시대로 따라줬다. 네 발로 엎드리고, 엉덩이를 강림 앞에 쑥 내밀었다. 먹음직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강림은 양손으로 붙잡고,

“흐으으윽?”

발기된 자지를 보지 구멍에 쑤셔 넣었다. 인정사정없이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래, 이거야.’

먹고 싶은 게 이거였다. 고기도 물도 아닌 여성 그 자체를 따먹고 싶었다. 이상하리만큼 수아를 보면 입안에 침이 고이는가 싶었는데, 이제야 알겠다. 박을수록 배 안에 있는 허기가 싹 가시는 것 같다.

‘좋아, 이대로 더 박아버리자.’

더 하자, 더 하자. 더 하자, 더 하자. 이렇게 하면 허기도 사라지고, 응어리도 사라질 거다. 자신이 바라는 모든 걸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더 하자, 더 해. 더 해서 이 여자를, 이 수아를 맛있게 먹어 치우자.

그리 다짐하며 허리를 더 빨리 놀리려는 강림을 향해 수아가 부탁했다.

“저기…좀 살살해 주면 안 될까?” “…?” “배 속에 우리 아이 있잖아.” “아….”

맞다. 수아는 임신 중이었지. 임신 중인 몸인데 너무 험하게 굴면 안 된다. 자칫 잃어버릴 수 있으니까. 자신의 자식들이 세상의 빛을 보기도 전에 죽는 걸 강림은 원치 않았다.

하지만, 인정사정없이 퍽퍽 박고 싶은데, 어쩌면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해서는 안 되지만, 하고 싶다. 배 속에 그득히 찬 이 허기를 전부 채우고 싶다. 채우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박고 싶다.

그렇다면, 아예 이 자리에서 바로 태어나게 하면 좋지 않을까?

왠지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가능할 거다. 분명 가능할 거다.

왜 이렇게 터무니없는 자신감이 생기는지 강림 자신도 몰랐다.

모르지만,

‘그래, 한 번 해보자.’

분명 될 거다. 그렇게 결심을 굳힌 강림은 다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흐이익, 히이익, 흐이이이익!”

애원과 달리 꿰뚫어버릴 기세로 자지를 박아대니 수아는 두 눈이 확 떠졌다. 꼬리도 깜짝 놀랐는지 충격적인 걸 본 사람처럼 뻣뻣해졌다.

“자, 잠깐. 왜, 왜 이러는 거야?”

전에는 상냥하게 박아줬는데, 지금은 상냥함의 1도 들어있지 않다. 안에 무엇이 들어있든 신경 쓰지 않고 그냥 미친 듯이 찌르고 있다. 예상과는 다른 강림의 행동에 수아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글쎄, 왠지 될 것 같아서.” “뭐가 되는데?” “오늘 출산일로 삼는 거.” “하아?”

출산하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벌써? 약은 먹지도 않았는데?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냐는 얼굴로 강림을 쳐다보는 수아였으나, 강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무튼, 오늘 출산일로 삼았으니, 얌전히 당하라고.” “그, 그런 바보 같…하오오옥, 호오오옥!”

항의도 뭐고 다 의미 없는 짓이다. 박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궁구를 자지가 더 밀어붙일수록 구미호의 입에선 애처로운 교성이 흘러나왔다. 머릿속이 펑펑 터져나가니 수아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흐익, 흐이이익, 흐이이이익!”

그렇게 박아댄 끝에 강림은 사정했다. 다 사정할 때까지, 수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강림은 그녀의 양팔을 붙잡았다. 수아는 몇 초간 경직되었다가 혀를 헤벌쭉 내민 채 침대 위로 머리를 박았다.

“흐으으으, 으으으으….”

그리고,

“흐윽, 흐아아아….”

갑작스러운 복통에 수아가 몸부림을 치더니,

“하아악, 하아아악! 배, 배가, 커, 커지고 있어?”

살짝 부풀어 오른 정도에 불과했던 배가 커다란 산을 집어넣은 것처럼 크게 부풀어 올랐다. 배 속의 새 생명이 발버둥 치는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어때, 성공했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수아를 보며 강림은 웃었다. 수아는 물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나도 모르겠어.”

단순히 생각했을 뿐이다. 진짜로 된다고. 박으면 분명 만삭으로 만들 수 있다고. 그리 생각하니까 지금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무언가 각성한 걸까? 그렇다면 어쩌다가 각성한 걸까? 지금 당장 강림이 떠올릴 수 있는 원인은 하나밖에 없었다.

“아마, 괴수로 변하면서 뭔가 일어난 게 아닐까?”

지금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원인은 그것뿐이다. 괴수가 되면서 무언가가 깨어났고, 덕분에 수아를 만삭으로 만들 수 있었다.

아니, 만삭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새록새록 피어올랐다.

‘그래, 어쩌면….’

수아를 육성할 수 있을 거다. 게임상에 나온 것 이상으로 강화할 수 있을지 모른다. 모체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충실한 여신으로 담금질할 수 있을 거다.

왠지 가능할 것 같다. 아니, 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히 할 수 있다.

왜 이렇게 자신감이 넘쳐흐르는지 강림 자신도 몰랐다. 모르지만,

“흐이이익?”

가능하다고 생각된 이상 이건 무조건 한다. 할 수밖에 없다. 허기를 채우고, 기쁨을 나누고, 아이도 왕창 낳고, 더불어 강화해줄 수 있는데 어찌 망설일 수 있겠냐?

그러니 하자. 무조건 하자.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그렇게 광기에 빠진 강림은 다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또다시 시작된 무지막지한 떡방아 찧기에 수아의 초록색 눈동자는 핑핑 돌아갔다.

“수아, 오늘 너한테 보상 잔뜩 줄게. 잔뜩 줄 테니까 오늘은 여기서 나가지 마, 알았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한테 알…하오오옥, 호오오옥!”

그렇게 수아는 깨어난 강림의 첫 번째 제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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