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6 - 56화- 6일 간 이어진 호랑이 고문 기록
"자, 이 년을 어떻게 개조할까?"
여우섬에서 벌어진 전투 이후.
호랑이족 수장 타이의 개조 책임자는 탈리아가 맡았다. 본래라면 주인인 강림이 맡아야 하나, 혼수상태에 빠진 관계로 그나마 경험이 풍부한 탈리아가 대신 맡게 되었다.
요즘 실험체로 사용한 수인들 대부분이 다 순종적으로 변해서 개조하는 맛이 없었는데, 용맹하기로 유명한 호랑이족 대장은 제대로 맛 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타이가 아름다운 비명을 질러주기를, 제발 오래 버텨주기를 탈리아는 간절히 원했다.
그래야 개조하는 맛이 나니까. 입맛을 다시듯 혀로 입술을 핥는 탈리아의 행위에 타이는 저절로 소름이 돋았다.
"용서를 구할 생각은 하지도 마."
그런 타이를 향해 탈리아는 넘어오지 못하게 선을 그었다.
"네놈이 무엇을 바라든 간에 나는 주인의 명령에 따를 생각이니까."
정신을 잃기 전에 강림은 지시를 내렸다.
타이를 개조하라고. 평생 씨받이로 쓸 수 있게 개조하라고. 주인이 남기신 명령을 탈리아는 충실하게 따를 작정이었다.
"왜, 왜 그놈에게 충성하는 거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타이는 물었다.
"너, 너도 그 녀석을 원망하는 거 아니야?"
그리드의 협박에 굴복해 어쩔 수 없이 들어왔다. 그런 이유로 해적 함대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다는 걸 타이는 정보 수집 중에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녀석을 향한 증오심이 활활 타올라야 하는데,
"그 쓰레기가 널 위해 희생해 줄 거라고 보냐?"
어째서 그 쓰레기를 위해 헌신하는 걸까? 녀석이 혼절한 틈을 타서 죽이거나, 아니면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닌가? 왜 이 눈앞의 과학자는, 그리드의 편에 선 자들은 녀석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질 않는 걸까? 타이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그렇게 보지 않지."
탈리아는 부정하지 않았다.
"우리 주인이란 작자가 얼마나 이기적인 놈인데. 남을 위해서 목숨을 희생할 남자가 아니야. 남의 목숨도 이용할 할 남자지."
하지만, 라고 탈리아는 운을 뗐다.
"지금의 그리드라면 우릴 위해 희생하고도 남을 거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직접 겪어보면 알게 될 거야."
분위기를 전환할 겸 탈리아는 손뼉을 쳤다.
"잡담은 그만 나누고 이제 하자."
그렇게 말하는 탈리아의 양손에는 도구가 쥐어져 있었다. 맹수인 호랑이를 순종적인 고양이로 만들어버릴 도구를. 그 도구들을 본 타이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제, 제발 그것만은…."
이미 한 번 호되게 당해본 적이 있기에 타이는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지만,
"미안하게도 네놈에겐 전기가 나아."
그런 애원 따위 탈리아는 들어줄 마음이 요만큼도 없었다.
"아, 안 돼, 싫어, 하지…아아아아악!"
그렇게 개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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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1일 차.
[아아아아악! 그만, 그만해, 그만하라고오오오!]
강림이 하던 방식대로 탈리아는 전기 고문을 선사해줬다.
전신에 붙인 수많은 패드를 통해서, 가슴과 음핵에 꽂힌 바늘을 통해서, 머리에 씌워진 바가지 형태의 기계 장치를 통해서 탈리아는 타이에게 전기를 맘껏 선물해줬다.
선물을 받은 타이는 실시간으로 몸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하, 항복할게, 항복하겠습니다! 항복할게요오오오!]
제아무리 용감무쌍한 호랑이족 전사도 영혼마저 태워버리는 고문에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눈물 콧물 다 흘리며 타이는 풀어달라고 애원했고,
[싫어.]
탈리아는 단칼에 거부했다.
[내, 내가 죽으면 네놈도 무사하지 못할 건데, 그래도 상관없냐!]
제발 통하라는 식으로 탈리아를 협박했지만, 그런 협박 따위 탈리아에게 통하지 않았다.
[죽이지 않는 데 왜 그리 호들갑이야? 닥치고 그냥 당하라고.]
그런 식으로 딱 잘라 버리며 탈리아는 고문을 계속 이어갔다.
[아흐으으, 흐으으윽….]
결국 전신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나서야 타이는 겨우 해방될 수 있었다. 눈, 코, 입, 그리고 가랑이 사이에선 하염없이 액체가 흘러내렸다. 수인이라서 망정이었지, 만약 보통 인간이었다면 숯덩이가 되고도 남았을 거다.
[음, 앞으로 이 정도 강도로 하면 되겠네.]
하마터면 타이를 저세상으로 보낼 뻔했건만, 탈리아는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가져온 종이에다 기록을 남길 뿐이었다.
[앞으로 잘해보자고. 알았지?]
타이가 어디까지 전기 출력을 견디는지 알아본다. 그것이 오늘 실험의 목적이었다.
[음, 그래. 한 번 더 하자.]
강림을 의식불명 상태로 전락시킨 것에 대한 분풀이도 목적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말이다.
[시, 싫어, 그, 그만…아아, 아아아아악!]
타이는 또다시 전기 고문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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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2일 차.
[하으으윽, 흐으으으, 흐끄으으윽!]
어제와 같은 강도로 전기 고문이 시작되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흐끄으윽, 흐오오오, 호오오옥!]
비명이 아닌, 온갖 교성을 질러댄다는 거다.
[흐이이익, 히이이익, 이히이이익!]
이번에는 단순히 고통만 주는 게 아니었다.
[하으윽, 흐끄으윽, 후끄으으윽!]
성적인 쾌락을 느끼는 신경이란 신경은 전기라는 열쇠로 모조리 다 개방한다. 다 활짝 열어서 자지에 박히는 것 말곤 그 어떤 것도 떠오르지 못하는 몸뚱이로 만든다. 오직 남자와 몸을 섞는 것 말고는 어떤 것도 떠오르지 못하는 바보로 만든다. 언제든 자지에 박히기만을 바라는 여자로 탈바꿈시킨다.
강림이 시도하려 했다가 중단했던 개조를 탈리아는 더 혹독한 방식으로 재개했다.
덕분에 타이의 입에서 교성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호옥, 호오옥, 호오오옥!]
지상으로 건져 올려진 바람에 숨이 막혀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처럼 몸을 심하게 떤다. 성난 파도처럼 유방은 세차게 출렁거리고, 출렁거릴 때마다 모유가 새어 나온다. 경련을 일으키는 두 허벅지 사이에선 혼합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후으으으, 흐으으으….]
이번에도 전신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까지 타이는 전기 고문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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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3일 차.
[흐아아아, 하아아아, 아아아아악!]
저번과 마찬가지로 타이는 육체 개조에 시달렸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거 빼, 이거 빼란 말이야!]
가랑이 사이에 두 개의 막대기가 꽂혀 있다는 거다.
직사각형처럼 생긴 기계 장치와 연결된 이 길쭉하고 굵은 두 막대기는 자지처럼 앞뒤 운동을 반복 중이다.
자궁구를 마구 두들기고, 창자를 마구 헤집는다. 헤집으면서 끊임없이 전류를 방출했다.
[흐끅, 흐끄으윽, 흐끄으으윽!]
언제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둘 중 어느 구멍을 주인님이 탐해도 문제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받아들이는 즉시 절정에 이르도록 막대기에선 계속 전류를 방출했다. 물기를 머금은 통로 속에서 방출하니 그 효과는 배로 올랐다.
타이가 받는 고통 또한 배로 늘어났다.
[하우으으, 흐으으으, 차라리 날 죽여, 날 죽이라고….]
너무 괴로운 나머지 타이는 자신을 죽여달라고 애원하지만, 탈리아가 그걸 들어주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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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4일 차.
[난 따르지 않아. 따르지 않을 거라고….]
타이의 머릿속에 탈리아는 명령어를 입력했다.
머리에 씌운 바가지 형태의 기계 장치. 그 장치에 있는 수많은 바늘이 두개골을 뚫고 뇌 속까지 파고든다. 파고든 상태에서 특정 패턴에 따라 전류를 주입한다. 다시는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뇌에 새겼다.
새기려는 흉터는 오직 하나다.
그리드를 주인으로 여기고 영원히 그를 위해 봉사해라. 그 간단한 명령을 새기기 위해 머리에서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으며,
뇌가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한이 있어도 타이는 끊임없이 명령에 속박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다.
[따르지 않아, 따르지 않을 거라고!]
자신을 나락으로 떨군 장본인인데, 그 장본인의 명령만 따르는 노예가 되라니.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다. 이렇게 고통받아도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거다! 머리카락이 조금씩 타는 냄새가 나도 타이는 결코 ‘따른다’는 말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따르지 않아, 이 타이 님은 그 놈에게 따르지 않아아아악?]
꺼내지 않은 만큼 고통 받는 시간도 길어졌지만 말이다.
[흐익, 흐이이익, 흐이이이익!]
이날도 방안에 고기가 노릇노릇한 냄새가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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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5일 차.
[안 돼, 지우지 마. 지우지 마, 지우지 마!]
명령어 입력에 성공한 탈리아는 타이의 소중한 것을 없애기로 했다.
[제발 지우지 마세요! 잘못했으니까 제발 지우지 마세요!]
타이가 지금까지 갈고 닦은 기술들. 주인인 강림을 위협했던 기술들을 전부 다 무(無)로 되돌린다. 아무것도 기억하질 못하는 백지로 돌려버린다. 전기로 머리와 전신을 마구 지져대는 방식으로. 무능한 놈으로 남고 싶지 않은 타이가 애걸복걸해도 탈리아는 이 방침을 철회할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괘씸하니까. 자신들의 전력을 반 토막 내서 세계 정복 계획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이 녀석을 상대하느라 주인인 강림이 지금까지 눈을 뜨질 못하고 있다. 원대한 계획에 이 호랑이 년은 지우기도 힘든 먹물을 콸콸 다 쏟아부었다.
그래서 탈리아는 지우기로 마음먹었다. 타이가 소중하게 여기는 기술들을 전부 이 세상에서 지워버리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 다시는 반항의 'ㅂ' 자도 꺼낼 수 없을 테니까.
[지우지…아아, 아아아아악!]
이날만큼 타이가 절망으로 가득 찬 심정으로 비명을 질러대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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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으으윽, 으으으으, 우으으으으!]
개조 6일 차.
이번에는 미각을 개조한다. 오직 정액만 음미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 정액 이외의 음식은 어떤 맛도 느낄 수 없도록 개조한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우으으윽, 우으으, 우으으으윽!]
아주 잔인한 형벌이었다.
[우끅, 우끄으윽, 우끄으으윽!] 제발 하지 말아 달라. 자신의 소중한 것을 앗아간 걸로 족하지 않나? 이젠 미각까지 빼앗을 작정인가? 언제까지 자신을 괴롭혀야 직성이 풀린단 말인가? 항의하듯이 탈리아를 노려보는 타이였으나,
[그렇게 노려본다고 다 되는 줄 알아? 멍청한 년.]
탈리아는 코웃음만 칠 뿐이었다.
[아, 이왕 하는 거 머리에 손 좀 봐야겠다. 어떤 표정을 짓는지 보고 싶으니까.]
[우으으윽, 우끄으으으, 흐끄으으윽!]
결국, 타이는 정액 말곤 어떤 맛도 느끼지 못하는 불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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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조가 시작된 지 7일 차가 된 오늘.
“우으, 우으으으….”
타이는 전부 다 떠올릴 수 있었다.
탈리아의 손에 쥔 판을 통해서. 그 판에서 흘러나온 자신의 절규를 통해서 타이는 잊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떠올랐기에 호랑이는 공포에 젖었다. 눈앞에 포식자가 나타난 꼼짝없이 죽을 위기에 처한 초식 동물처럼, 분만대가 덜컹거릴 정도로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가랑이 사이로 뜨끈한 물이 바닥에 뚝뚝 흘러내렸다.
그 광경을 본 탈리아는 크게 조소했다.
“아하하, 진짜로 통했네? 끝까지 발악할 줄 알았는데?” “우으으으….” “자, 다 알려줬으니….”
탈리아는 입꼬리가 올라갔다.
“오늘은 뭘 개조할까? 어디를 손을 보는 게 좋을까? 한번 맞춰볼래?”
광기 어린 미소 앞에서 타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겁쟁이처럼 쳐다보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