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7 - 47화- 악어도 결국은 먹힐 운명이다
수인 연합의 토끼섬 탈환 작전. 배신자 레비를 처단하고, 해적들의 거점을 탈취한다는 명분으로 호랑이족 수장 타이는 연합의 정예 전사들을 이끌고 토끼섬을 공격했다.
본래대로였다면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되는 작전이었다.
내부 분열로 혼란에 빠진 왕국이 해적 토벌을 위해 지원군을 보내기가 매우 어렵다. 그나마 거리가 가까운 엘프들은 자기 고향 외에는 관심조차 주질 않는다. 사실상 수인 연합은 홀로 해적들과 싸울 수밖에 없으며, 수인 연합의 전력으로는 막강한 해적 함대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니 이 작전에 모든 걸 걸자. 그리드라는 녀석이 정신 이상에 걸려 해적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서 놈들에게 빼앗긴 섬을 되찾자. 되찾고 배신자를 처단하자. 그러면 이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거다.
수인 연합이 들은 정보대로 강림이 계속 정신 이상자처럼 굴었다면 그리되었을지도 모른다.
"전원 돌격하라!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
악어섬이 해적들의 침공을 받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거다.
'시팔, 타이 그 새끼는 어디로 사라진 거야!'
행방이 묘연해진 타이를 향해 초록색 단발머리의 악어족, 크로커는 분통을 터트렸다. 어찌나 화가 났는지 채찍을 휘두르는 것처럼 꼬리로 쾅쾅 주변 나무를 세차게 때렸다. 꼬리에 맞은 나무들은 그대로 다 쓰러졌다.
실패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어디로 도망친 거냐고!'
토끼섬 탈환 작전은 대실패로 끝나버렸다. 정신 이상에 걸린 줄 알았던 그리드가 모든 병력을 이끌고 반격했다. 연합이 자랑하던 정예 전사들은 대부분 전사했고, 생존자들은 해적들의 노예로 전락했다. 이들을 이끌었던 호랑이족 수장 타이는 행방불명 되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수인 연합은 분열하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전력 차에 절망해 그리드의 노예가 되겠다고 항복한 부족들이 수두룩하며,
처음부터 연합이 질 거라 예상했고, 더는 눈치 볼 것이 없다고 판단하여 그리드 편이 된 부족들이 수두룩하고,
배신자가 해적들과 밀통해 부족 전체를 팔아치우는 일도 빈번히 일어났다.
그렇게 수인 연합은 무너져 갔다. 크로커처럼 결사 항전을 벌이며 저항하던 부족도 있었으나, 예외 없이 패배했고, 예외 없이 노예가 되었다.
크로커도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컥?"
이리스가 내지른 주먹에 크로커는 저 멀리 날아갔다. 다시 일어서려던 찰나, 이리스가 크로커의 머리를 짓밟았다.
"움직이지 마라, 죽기 싫으면." "으으으…."
이리스가 자신의 목에 검을 겨누자 크로커는 분한 듯 이를 갈았다. 당장이라도 일어서고 싶지만, 이리스가 발로 목을 짓누르고 있기에 일어설 수가 없었다.
"이 녀석을 묶어." "알겠습니다."
이리스의 지시에 따라 병사 두 명이 크로커의 사지를 구속했다. 꼬리도 날뛰지 못하게 꽁꽁 묶어놨다.
크로커 뿐만 아니다. 생포된 다른 악어족 전사들도 똑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가축처럼 묶여 지는 것에 악어족들은 큰 치욕을 느꼈다.
"제, 제기랄…."
선제공격은 실패로 끝나버렸다. 그러니 녀석들을 숲속으로 끌어들이자. 숲을 방패로 삼아 게릴라전으로 녀석들을 몰아붙이자. 아무리 녀석들이 무적이라 해도 치고 빠지는 전술에는 맥을 못 출 거다. 과거 선조들이 인간들과 분쟁을 벌일 때도 이 방식을 써서 이겼으니까.
안타깝게도 그 방식은 해적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이리스는 진작에 크로커가 숲에서 게릴라전을 벌일 거라는 걸 예상했고, 이를 분쇄하기 위해 전장이 될 숲을 포격으로 날려버렸다. 숲에서 대기 중이던 악어족 전사들은 피할 틈도 없이 포격에 휘말려 태반이 목숨을 잃어버렸다.
결국, 악어족은 제대로 된 반격조차 하질 못한 채 패배하고, 해적들에게 고향을 빼앗기는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놈들을 전부 끌고 간다. 너희들은 마을을 점령해."
일방적인 전투가 끝나고 이리스는 지시를 내렸다. 본대를 악어족들이 사는 마을로 보내고, 자신은 남은 병사들과 함께 포로들을 배로 끌고 갔다.
적장의 어깨에 짐짝처럼 둘러메진 크로커는 발버둥 쳤다.
"이대로 끝나지 않아. 반드시, 반드시 네놈들을…우읍?" "시끄러우니까 좀 닥쳐라."
크로커의 입을 손으로 막은 이리스는 지겹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지 알아? 끝나면 얌전히 있지, 왜 다들 발악하는지 모르겠네." "우읍, 우으으윽!" "내가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냥 포기해.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이리스는 진심으로 충고했다.
"패배한 시점에서 너는 주인님의 노예야. 평생 주인님의 아기를 받는 암캐가 되어야 한다고." "우으윽, 우으으윽!"
웃기지 마, 누가 노예가 될 것 같아? 크로커는 더 세차게 발버둥을 치나,
"좀 얌전히 있어!" "우끄으으윽?"
이리스가 헤드록을 걸자 크로커는 버티질 못하고 결국 축 늘어졌다.
"너, 그러다가 진짜로 죽는다? 우리 주인님 얼마나 무시무시한 분인데." "우으으으…." "아니, 다를지도 모르겠다. 새 주인은 옛 주인과 달리 자비로우신 분이니까." “…?”
새 주인? 그건 또 무슨 소리지? 녀석들의 우두머리는 한 사람밖에 없는데. 그리드의 몸에 강림의 영혼이 빙의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크로커에게 있어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그래도 얌전히 지내는 게 좋을 거야. 아무리 달라졌어도 이빨을 드러내면 수아나, 나처럼 될지 모르니까.” “….” “동족들을 지키고 싶다면 닥치고 따라, 알았어?” “우으으윽, 우으으윽!”
미친 소리 하지 마라! 노예로 삼으려는 자의 말을 따를 것 같냐? 반드시 목을 물어뜯을 거다. 감히 이런 만행을 저지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할 거다!
전리품처럼 배에 실려 거북섬으로 끌려갈 때까지, 끌려가서 강림과 대면할 때까지 크로커는 복수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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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주인님. 가, 감사합니다아아아아….”
자신을 생포한 이리스가 무너져 내리는 걸 크로커는 보게 되었다.
“이히, 이헤, 에헤헤헤….”
꼴사납게 웃으며 침대 위에 엎어진 이리스. 찬란한 은색 머리는 정액으로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후들거리는 가랑이 사이에서 숨을 쉬듯이 뻐끔거리는 보지 입구에선 정액과 애액이 섞인 혼합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원수의 아랫배는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이걸로 만족하겠지?” “네, 네. 저는 만족스럽습니다아아아아….”
강림의 질문에 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몸을 섞기를 고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보지가 콱 쪼였던 거구나.” “히익?”
강림이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자 이리스는 몸이 파르르 떨었다. 수인들에게 절망을 안겨 줬던 그 피도 눈물도 없는 맹장이 맞는가? 너무나 심각하게 망가진 이리스의 모습에 크로커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저 녀석에게 얼마나 시달린 거야?’
현재 이들이 있는 장소는 이리스의 기함 함장실. 함장실에서 강림은 세 여자와 신나게 섹스를 즐기는 중이다. 여우섬으로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였기에 섬이 아닌 이 방에서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런 결정을 내린 강림의 손에 이끌려 온 크로커는 이리스가 망가질 때까지 겁탈당하는 모습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너도 겁먹었구나, 크로커.” “수, 수아….”
친근함을 과시하듯이 수아는 크로커의 어깨에 얼굴을 비벼댔다. 첫 타자로 강림과 몸을 섞었기에 수아의 가랑이 사이에선 정액이 뚝뚝 흘러내렸다.
“당연히 겁먹을 수밖에 없지. 자지가 저렇게 큰데 천하의 너라도 받아들일 수 있겠어?” “누, 누가 겁먹었다는 거야! 죽고 싶어!”
크로커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놈들이 약해빠져서 당했지만, 난 아니야!” “푸훗, 거짓말쟁이.”
그 말을 듣던 이리스가 코웃음을 쳤다.
“내 주먹질에 나가떨어진 주, 주제에 말이 많네.” “큭!” “바, 반박 못 하겠지? 당연하지. 나는 너 따위 수백 번 더, 덤벼도 이길 수 있거든.” “으으….” “그딴 저, 전략으로 우릴 공격하려 했으니 당연히 질 수밖에 없지. 안 그래?”
악어섬 침공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리스는 즐겁다는 듯이 떠들어댔다.
“네놈들이 수영에 능하다는 걸 잘 아는데 내가 예상하지 못할 줄 알았어? 알아서 전기 그물에 걸리다니, 정말 대단해.”
크로커는 요격을 시도했다. 비밀리에 별동대를 투입해 이리스의 기함에 구멍을 뚫으려고 했다. 머리를 잃은 함대는 결국 분열될 수밖에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렸으나, 이리스가 기함 주변에 펼친 전기 그물에 걸려 사이좋게 감전사 당했다.
“숲이 사라졌으면 후퇴해야지, 왜 멍청하게 사수하려 했는지 몰라.” “거기가 뚫리면 마을이 위험해지니까 안 간 거다! 내가 바보라서 안 간 줄 아냐!”
일방적으로 매도당한 것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크로커는 울분을 토해냈다. 그런 반응에 누구 하나 동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졌잖아?”
비웃는 은발의 맹장만 있을 뿐.
“궁색하게 변명해도 진 건 변함 없잖아?” “으….” “이겼다면 모를까, 졌으니 네가 하는 말은 비겁한 변명밖에 되질 않아.”
아무 반박도 못 하는 크로커를 향해 이리스는 계속 놀려댔다.
“호랑이족 수장처럼 용맹한 전사라고 들었는데, 그렇게 지능이 딸리면 쓰겠냐?” “너, 너 이자…우으윽?”
크로커가 쌍욕을 퍼부으려고 하는 순간, 무언가가 그녀의 입을 막았다. 입을 다물려고 했으나, 무언가에 걸린 것처럼 닫히질 않았다.
‘재, 재갈?’
자신의 입을 봉쇄한 게 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재갈이었다는 사실을 크로커는 겨우 깨달았다. 그리고 재갈을 씌운 자는,
“자, 잡담은 그만하고 봉사해야지. 안 그래, 크로커?”
수아였다.
“주인님이 기다리고 계시잖아. 얼른 해야지.”
강제로 크로커의 머리를 강림을 향해 돌렸다. 뻣뻣하게 서 있는 흉악한 몽둥이가 크로커 코앞에 나타났다.
“우으으윽, 우으으읍!”
이 미친 여우야, 정신 좀 차려. 대체 뭘 당했길래 이 쓰레기의 애완견이 된 거냐! 항의하듯이 크로커가 자신을 노려보자 수아는 아이 달래듯이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닥치고 그냥 복종해.” “우윽?” “네가 왜 그러는지 이해해. 나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으윽, 후으으읍!” “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자존심을 세웠다간 다 죽어.”
진심 어린 마음으로 수아는 말했다.
“주인님에게 밉보였다간 네 동족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우으윽?” “아, 참고로 말해서 주인님이 좋아하는 음식이 악어 고기야.” “우윽?”
그 말을 들은 크로커는 두 눈이 확 떠졌다.
“마침 고기가 되어줄 가축을 잔뜩 잡았지.” “우으으으….” “주민들을 지키려면 어찌하면 좋을지 말 안 해도 알겠지?” “….”
크로커가 피가 날 기세로 주먹을 세게 말아쥔다. 마음 같아선 당장 이 자리에 있는 녀석들을 다 패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목에 쇠고랑이 채워져 있으니까. 쇠고랑이 있는 한 크로커는 그렇게 자랑하던 괴력을 쓸 수가 없다.
얌전히 복종하는 것 말곤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얘기는 다 끝났냐?”
잠자코 듣고 있던 강림이 지겹다는 듯이 하품을 내쉬었다.
“다 끝났으면 한다.” “우윽, 우으읍!”
잠깐, 잠깐, 기다려! 그리 외쳐도 강림이 멈출 리는 없었다. 양손으로 크로커의 머리채를 붙잡고는,
“우으윽?”
자지를 쑤셔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