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 - 42화- 알려주지 않으면 박을 뿐이다
'할머니는 왜 저놈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한 거지?'
또다시 파도에 떠밀려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강림을 보며 아켈론의 손녀, 테가는 의구심이 들었다. 할머니를 닮아 검정과 파란색이 섞인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눈동자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기에 금색인 할머니와 달리 은색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끄는 부하 세 명과 함께 강림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무지막지하게 강한 악당이라고 들었는데….'
강림이 눈치채지 못하게 테가 일행은 늪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강 속에 숨어 있었다. 등껍질을 이용해 강가에 박혀 있는 바위인 척 연기하며 강림의 눈물겨운 도전기를 실시간으로 감상 중이다. 성공은커녕 실패만 반복하고 있는 강림의 모습에 다들 당혹스러워했다.
저렇게 허망하게 실패하는 남자가 저게 소문으로만 들었던 악마인 건가? 다들 믿을 수가 없었다.
'생각보다 너무 약한데?'
그리드에 대한 소문은 테가도 익히 알고 있었다.
자신의 고향을 불태우고, 가족까지 다 죽인 극악무도한 살인마. 살육에 맛이 들여서 이 세상을 전부 불타기를 바라는 광인(狂人). 세상에 사는 모든 여자를 노예로 삼으려는 쓰레기.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로 사람이 맞는 건지, 사람의 탈을 쓴 괴물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그런 놈을 거북이족의 보존을 위한 씨앗 배출기로 써먹겠다니. 지금까지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다 옳아서 곧이곧대로 들은 테가였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이렇게 해도 되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할머니 아켈론이 강림을 이용하기로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설마, 운명이 바뀌어서 약해진 건가?’
운명이 바뀌었으니까. 수틀리면 이 세상을 시체로 가득 찬 세상으로 만들려고 잔뜩 벼르던 그리드의 운명이 바뀌었으니까. 바뀌었기에 녀석을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아켈론은 손녀에게 설명했다. 비록 자신들이 그리드의 노예가 된다는 결말에선 벗어나지 못하지만, 녀석과 잘 협력할 수 있다면 거북이족이 멸종하는 운명에선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니 녀석이 우리가 품어도 될 정도로 강인한 씨앗을 가졌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켈론은 그런 이유를 들먹이며 강림이 강제로 시련의 숲에 도전하도록 했다. 행여 강림이 무슨 짓을 하는가 감시하기 위해 손녀 테가를 이곳에 파견했다.
소문의 그리드가 얼마나 강한지 궁금했던 테가는 시련의 숲도 쉽게 통과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 기대는 관찰한 지 30분 만에 접어야만 했다.
‘저래선 통과는커녕 늪에서 익사하겠네.’
시련의 숲은 총 세 가지의 시련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는 온갖 재해가 넘쳐나는 늪.
두 번째는 깊이를 알 수가 없어 발에 쥐가 나서 빠지는 순간 그대로 익사할 수 있는 죽음의 강.
마지막 세 번째는 통로가 미로처럼 되어 있어 어디가 출구인지 알 수 없는 동굴.
이 세 가지를 전부 뛰어넘고 할머니가 사는 집까지 도달해야 시련은 끝난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전부 통과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테가는 잘 알고 있었다.
테가 본인도 무턱대고 도전했다가 처참한 실패를 맛봤으니까. 아무리 의지가 강해도 시련을 조종하는 할머니가 있는 한 차기 수장 자리를 노리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도 자신보다 강한 악당이라면 할머니가 무슨 수작을 부리든 쉽게 돌파할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역시 아니었나 보다. 소문이 사실이었다면 시련 따위 한 시간도 되질 않아서 끝냈을 거라 여겼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강림의 행동에 테가는 너무나 실망스러웠다.
진짜로 소문의 그 악당이 맞나? 혹시 과장된 거 아닐까? 그냥 부하들만 앞세워서 잔학한 짓만 일삼는 녀석에 불과한 게 아닐까? 할머니가 원하던 남자가 고작 저런 놈이었다는 건가? 테가는 저절로 고개가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테가 님. 계속 볼 겁니까?”
옆에 있던 병사가 물었다.
“이대로 철수해도 욕은 안 먹을 거라고 봅니다만….” “흐음….”
어찌하면 좋을까? 할머니는 끝까지 관찰하라고 했지만, 관찰해도 건질 것은 없어 보인다. 제풀에 지쳐서 포기하거나, 아니면 한계를 넘어서는 바람에 기절할 것처럼 보인다.
굳이 끝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보고는 대충 지어내면 그만이니까.
“그래, 그냥 철수하자.”
그렇게 테가가 명령을 내리려던 순간,
“테, 테가 님. 저길 보세요!” “음?”
병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쪽으로 테가는 고개를 돌렸다.
“어라?”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통과…했네?”
대체 무슨 수를 쓴 걸까? 분명 출발선으로 다시 돌아간 걸 다 봤는데, 어느 순간 강림은 늪이 끝나는 구간에 도달했다. 드디어 썩을 거북이의 함정에서 벗어났다고 환호하는 강림을 보며 테가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기, 혹시 마법이라도 썼어?” “아뇨, 잠시 늪이 잠잠해진 걸 제외하면….” “…할머니.”
이유가 뭔지 테가는 대강 눈치챘다.
‘설마, 봐주신 겁니까?’
지금까지 그리드가 늪을 빠져나올 수 없었던 할머니 아켈론이 수작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대 유물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그리드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그랬던 할머니가 그걸 갑자기 안 하셨다? 무슨 바람이 분 걸까? 아니, 혹시 저택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인간으로 치면 아직 파릇파릇한 청춘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나이가 있으니 지쳐서 잠시 쉬고 계셨던 게 아닐까? 그래서 놈이 통과하는 걸 미처 보지 못한 걸까?
할머니가 수아랑 잡담하느라 미처 강림이 늪을 빠져나왔다는 사실을 테가는 눈치채질 못했다.
“잠깐만, 녀석 어디 갔냐?”
갑자기 강림이 사라진 것도 눈치채질 못했으며,
“여기 있었구나!” “후아아아악!”
바로 자신 뒤에서 물귀신처럼 튀어나온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질 못했다.
●●●
늪 속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강림이 한 일은 아켈론의 손녀, 테가를 찾는 거였다. 이 빌어먹을 시련을 끝낼 열쇠를 쥐고 있는 자는 다름 아닌 테카였으니까.
‘게임에서는 설화와 구면이었지.’
간신히 늪에서 빠져나온 설화는 자신을 감시하는 시선을 느꼈다. 그 시선이 있는 쪽으로 달려간 설화는 아켈론의 손녀 테가와 만났다. 설화와 테가는 친구 사이였으며, 그 덕분에 설화는 테가의 도움으로 숲을 우회하는 통로를 이용해 시련을 통과할 수 있었다.
뭐, 그것 때문에 아켈론이 ‘이번 반칙이야. 인정할 수 없어!’라며 노발대발하는 바람에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아켈론을 쓰러뜨리고 난 다음에야 거북이족을 연합에 합류시킨다는 목적을 달성하지만.
‘지금 내겐 테가를 설득할 수단이 없어.’
설화는 친구라는 연결 고리가 있었기에 협력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강림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거라곤 침략자라는 칭호뿐.
그렇다면, 그 침략자라는 칭호를 활용하자. 그것밖에 없다면 그거라도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강림은 지금 열심히 허리를 놀리고 있었다.
“흐익, 히익, 히이익, 히이이익!”
맑은 강물 속에서 강림은 테가를 맘껏 겁탈하고 있었다. 허리를 세차게 흔들수록 첨벙거리는 소리도 세차게 들려왔다. 물에 흠뻑 젖은 테가의 얼굴이 점점 이성이 마비되어가는 꼴을 보니 강림은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실패할 줄 알았는데, 쉽게 될 줄이야.’
어떤 이유가 붙든 자신은 침략자다. 아무리 자신을 이용하고 싶다고 한들, 모두 다 원하는 건 아닐 거다. 무턱대고 접근했다간 화살 맞기에 딱 좋은 과녁판이 될 거다.
그러니 기습한다. 기습해서 제압하고, 무력으로 따르게 만든다. 말로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답이니까. 악당인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도라곤 이것밖에 없다면 쓰는 게 낫다.
그렇게 합리화를 하며 강림은 테가와 그녀의 따까리 세 명을 제압했다.
무기 따윈 필요 없었다. 오직 맨주먹으로 등껍질을 깨부쉈다. 부수고 그 속에 있던 가녀린 여성의 몸을 꺼냈다. 꺼내서 입고 있던 옷을 전부 발가벗기고, 가랑이 사이로 자지를 쑤셔 넣었다. 욕탕이 아닌 강 속에서 하는 거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강물이라 좀 차가웠을 뿐, 자지를 마구 박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면,
“마, 말하지 않아. 말하지 않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테가가 너무나 비협조적이라는 거다. 이미 여러 번 싸질렀음에도 테가는 악착같이 버티고 있었다.
‘다른 녀석들은 진작에 항복했는데….’
수면 위로 둥둥 떠다니는 나체의 여성 세 명이 있었다.
“흐이이, 히이이이….” “하우우우, 후으으응….” “더는, 더는 들어가질 않아. 더는….”
테가를 따르던 거북이족 전사들이다. 처음에는 따르지 않겠다고 시끄럽게 굴던 녀석들이었으나, 네다섯 번 정도 정액을 싸지르자 백기를 들었다. 제아무리 의지가 있다 한들 정액 속에 섞인 미약을 잔뜩 받아들였으니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 미약에 중독된 전사들은 결국 항복했고, 항복의 증거로 모든 비밀은 테가가 쥐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서 강림은 테가를 함락시키기 위해 열심히 자지로 자궁구를 두들겨 패는 중이다.
“흐끼이익? 왜, 왜 이게 커, 커지는 거야?”
필요하다면 발기된 자지를 더 키워서 테가를 기겁하게 했다. 어떻게든 무너뜨려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까.
“흐끽, 흐끼익, 흐끼이이익!”
강림은 사정했다. 또다시 안에다 싸지르고, 테가의 아랫배가 볼록 튀어나왔다. 테가는 수 초간 경직되어 있다가 이내 곧 고개가 축 늘어졌다.
“흐끽, 흐끽, 흐끽?”
당연히 그걸 봤다고 멈출 강림은 아니었다. 다시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히익? 제, 제발 그만해, 그만하라고오오오!”
그만두라고 그만둘 것 같냐? 괘씸하다는 생각에 강림은 더 강하게 자지를 박았다. 괴로움에 찬 교성이 강가에 메아리쳤다.
“흐이익, 히이익, 히이이익!” “야, 이걸 빼고 싶으면 정보를 내놔.”
강림은 요구했다.
“이 숲에서 우회하는 길을 말해. 그러면 더는 박질 않을게.” “그, 그건. 그건 아, 안 돼. 고, 공평성에 어긋나니까….” “공평성? 하, 웃기네.”
어이가 없어서 강림은 웃음조차 나오질 않았다.
“멋대로 시험을 개조하는 주제에 무슨 공평성을 따져?” “흐익, 히이익!”
박을 때마다 힘을 꽉 준다. 자신의 분노가 잘 전달되도록 자궁구를 안으로 깊숙이 밀어붙인다. 어마어마하게 큰 통나무가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감각에 테가의 동공이 크게 수축했으나, 강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퍽, 퍽, 퍽, 퍽!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까.
“말할 때까지 계속 박을 거다. 알았냐?” “흐으으으, 이, 이….” “가랑이로 계속 박으니 좀 심심하네. 이번에는 입으로 하자.” “무, 뭐? 웃기지…후으으윽?”
테가가 스스로 굴복할 때까지 강림은 아낌없이 정액을 먹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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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현재.
“자, 각오는 되어 있겠지? 썩을 거북아.”
마침내 테가의 항복을 받아낸 강림은 우회로를 찾아냈다. 그 우회로를 통해 강림은 더는 개고생할 필요도 없이 아켈론이 있는 저택에 도착했다.
“이, 이런 건 별들이 얘기해주지 않았는데….”
아켈론은 그저 당혹스러울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