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8 - 28화- 토끼와 여우의 봉사를 받다
“사망자는 별로 없어서 다행이네.”
수인 연합의 토끼섬 침공으로부터 약 2주 뒤. 정강림은 토끼섬에 머무르고 있다. 호랑이족 수장 타이와의 싸움에서 심한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상처가 다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은 이 섬에 머무를 예정이다.
따라서 업무 역시 임시적으로 토끼섬에서 보게 되었다. 전투 보고서를 전부 훑어 본 강림은 피해가 적다는 사실에 크게 안도했다.
“보고 내용은 이걸로 끝인 거야?” “네, 주인님.”
머리 묶는 고무줄로 뒷머리에 꽃봉오리를 만든 보라색 머리의 여비서, 아트리아는 그리 말했다. 전투에서 입었던 청동색 갑옷 대신 비서 때 입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피해가 만만치 않을 거라고 봤는데….’
토끼섬을 침공한 수인 연합은 전멸했다. 그들이 타고 온 범선들은 전부 격침했으며, 섬에 상륙한 부대도 무너뜨렸다. 이 침공을 주도한 타이도 붙잡혔다. 패배하면 어떤 말로가 기다릴지 잘 알고 있던 연합군은 처절하게 저항했으나, 중과부적이었다.
결국, 수인 연합군은 패배했다. 도망친 잔당들 역시 이리스의 지시를 받은 추격대에 의해 모조리 체포되었다.
이렇게 전투는 끝났고, 아군은 별 피해 없이 승리했다. 위기에 빠진 토끼섬은 구원받았다.
근데, 정말로 피해가 없는 걸까?
“아트리아, 저기 말이야….”
보고서를 보다 이상함을 느낀 강림이 물었다.
“토끼족 사상자는 왜 빠져 있지?” “그야 주인님의 지시 때문입니다.”
아트리아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노예들의 사상자는 일일이 보고서에 올리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셨거든요.” “….”
정말 그리드다운 발상이다. 맘에 드는 여자는 전부 노예로 만드는 주제에, 정작 노예가 된 이후에는 관심도 두질 않다니. 직접 만들었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
당연하게도 강림은 그리드처럼 노예를 단순히 없어도 될 물건으로 취급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물건이어도 끝까지 보살핀다. 그게 노예를 가진 주인의 의무라고 봤으니까.
“앞으로는 전투에 관한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적어,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아트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이상한 게 있다면 바로 알려주고.” “낼름, 낼름…네, 주인님.”
추잡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빨고 있는 흰색 장발의 여인이 그리 대답했다. 머리카락 색상과 똑같은 토끼 귀와 꼬리를 가진 여인은 무언가에 푹 빠진 얼굴로 강림을 쳐다봤다.
“그러니, 다시 버리지 말아주세요.”
마치 신을 떠받치는 신도처럼 여인은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래, 알았으니까. 울지 마. 이게 몇 번째야?” “네, 고맙습니다.”
강림이 머리를 쓰다듬자, 여인은 베시지 웃었다. 2주 동안 자신을 위해 봉사하고 있음에도 강림은 도저히 이 여인의 변화를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 여자가 레비라니.’
속옷조차 입지 않은 나체로 자지를 열심히 핥고 있는 만삭의 여인. 이 여인의 정체는 토끼족 여왕 레비다. 강림이 크게 다쳐 당분간 머무를 방이 필요하자 병실로 쓰라며 기꺼이 자신의 방을 내주었다.
내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자발적으로 강림의 성욕을 받아주는 역할도 도맡았다.
‘내가 알기로는 분명 나랑 적대하던 여자일 텐데….’
레비에 대한 설정은 다음과 같다.
그리드에게 굴복한 토끼족 여왕. 그리드의 성노예로 살면서도 남몰래 반 그리드 동맹을 지원함. 결국 그리드에게 발각되고, 분노한 그리드가 휘두른 망치에 머리가 박살나는 최후를 맞이함. 괘씸하게 여겼는지 그리드는 죽은 레비의 시신을 활용한 괴물을 만들어냄.
즉, 레비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언젠가 기회가 생기면 자신의 뒤통수를 후려갈길 수 있는 배신자다.
그 배신자가 자신을 신처럼 떠받치고 있다니. 혹시 방심을 끌어내기 위한 연기가 아닌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앞으로도 저흴 소중하게 여겨주세요, 네, 네?”
이렇게 불쌍한 얼굴로 애원하는 모습이 도무지 연기라고 보기 어려운데 연기라고 할 수 있을까?
‘역시 수인 연합 침공이 원인인가?’
자신과 적대 관계인 레비가 갑작스럽게 아군화가 된 이유를 보자면 딱히 그것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었다.
-저흴 구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수인 연합군을 전멸시키고 왕성에 입성했을 때, 레비는 강림을 강하게 껴안으며 감사 인사를 표했다.
만약 강림이 아니었다면 자신은 배신자로 몰려 죽었을 거라고. 원군을 보내주지 않은 당신을 원망했는데, 진짜로 보내준 것에 감격했다고. 자신을 버리지 않고 와준 것에 진짜로 고맙다고. 앞으로도 쭉 강림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배신자로 몰렸다는 사실에 어지간히도 충격이 컸었나 보다. 배신자로 몰린 것도 모자라 살해당할 뻔했으니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을 거다. 그 충격 속에서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났으니 당연히 그 왕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을 테고.
‘분명 토끼섬 이야기는 설화가 개입했을 텐데….’
본래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가야 한다.
토끼섬 수장 레비가 배신자라는 정보가 들어왔다. 수인 연합 잔당과 협력 중인 설화는 배신자 레비를 처단하기 위해 섬에 잠입한다. 하지만 레비가 배신자가 아니라는 게 밝혀진다. 이후 레비는 반 그리드 동맹의 중요한 정보원으로 활약한다.
…라는 식으로 흘러가야 하거늘, 정반대로 흘러가버렸다. 배신자가 되었어야 할 여왕은 폭군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아직 해당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개입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주인공 설화가 개입하지 않았기에 생긴 변화일까?
이유는 모르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한다.
“낼름, 낼름, 낼름….”
그건 바로 연합의 삽질 덕분에 레비를 손에 넣었다는 거다. 아군이 된 토끼족 여왕을 강림은 어떻게든 잘 보살피겠다고 결의했다.
이 섬에 사는 모든 토끼족들도 마찬가지고.
‘내 아이들이 사는 섬이니까.’
주민들 대다수가 임신한 상태였다. 전체 인구 중 약 90%가 만삭인 상태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만삭 비율이 높은 것은 너무나 비정상적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다름 아닌 그리드다.
‘이 새끼는 토끼성애자야? 주민들을 다 임신시키다니….’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드가 저지른 짓은 상상을 초월했다. 진짜로 토끼 인간을 좋아하는 게 아닌 이상,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다.
강림은 이보다 더 미친 짓을 할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각별히 신경 쓰자.’
내 딸들이 사는 땅은 안전해야 하니까. 이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걸 막기 위해 강림은 병력 일부를 이곳에 주둔시키기로 했다. 금지되었던 함선 제작 역시 허용해 자력으로 섬을 지킬 수단을 마련해줬다. 이렇게 조치를 취했음에도 위기에 빠지면 강림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이들 구원을 위해 움직일 거다.
그게 아비가 해야 할 일이니까.
“음….”
갑자기 불알이 간지럽다. 강림이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아홉 개의 갈색 여우 꼬리가 보였다.
“하웁, 후으응, 하우읍, 헤우읍….”
구미호 수장 수아다. 안전을 위해 전투가 벌어진 당시에는 함장실에 놔뒀으며, 전투가 끝난 이후에는 강림이 이곳 왕성으로 데리고 왔다.
데리고 온 이후로는 레비와 똑같이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금 불알을 열심히 빨아대는 것처럼 말이다.
“헤우읍…어때, 마음에 들어?” “그래, 마음에 든다.”
노심초사한 얼굴로 쳐다보는 수아의 머리를 강림은 친절하게 쓰다듬었다.
원래라면 화내고도 남겠지만,
“에헤헤헤….”
수줍어하듯이 두 뺨에 홍조가 띠었다.
‘배 안에 있을 때보다 더 하는 것 같네.’
자신의 동족이 가축으로 전락하고, 본인도 강림에게 끊임없이 농락당한 이후 수아는 변했다. 복수의 화신에서 자신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여자가 되어갔다. 수인 연합이 패배하고, 타이가 생포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어쩌면….’
희망이 없다고 여긴 게 아닐까?
지켜야 할 것들이 사라지고, 기댈 수 있는 자들도 무너졌으니 포기한 게 아닐까? 그래서 더 들이대는 거 아닐까?
“야, 비켜.” “너나 비키세요.”
하늘 위로 우뚝 솟은 거근을 두고 레비와 경쟁하는 것도 연기가 아닌 진심인 것 같다.
‘완전히 믿기에는 무리지만.’
이미 두 번 자신을 죽이려 한 여우다. 두 번씩이나 했는데, 더 하지 말란 법이 있겠는가?
그러니 강림은 이 섬에서 시도할 방침이다.
‘정말로 그 맹세를 입에 담을까?’
만약 담는다면 수아 공략은 사실상 끝나게 될 거다. 다음 여성 캐릭터 공략에 나서도 문제없을 거다.
“흐음….”
사정감이 차오른다. 레비와 수아가 열심히 핥아댄 탓에 정액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누구한테 먹일까?’
이대로 분수처럼 쏘아대는 것 보단 누군가에게 먹이는 게 낫다. 그게 가장 꼴리니까.
그러면 누구를 고를까?
고민 끝에 강림은 선택했다.
“우읍?”
수아의 양쪽 귀를 손잡이로 삼아 귀두 정면으로 그녀를 끌어당겼다. 당황하던 수아였으나, 이내 곧 이게 뭘 의미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입을 벌리고 자지를 삼켰다.
“쮸으읍, 쮸브읍, 쮸읍, 쮸읍….”
강림의 손동작에 맞춰 힘차게 머리를 흔든다. 입안에 들어온 기둥을 혀로 열심히 핥아준다.
그렇게 반복 동작을 한 끝에,
“쿠륵?”
정액이 터져 나왔다.
둑이 깨져 안에 있던 물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처럼 귀두 끄트머리에서 나온 정액의 격류가 수아의 입안을 빵빵하게 채웠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정액이 나오는 바람에 코로도 정액이 역류했다. 더는 담을 수 없는지 턱을 타고 정액이 흘러내렸다.
“꾸릅, 꾸릅, 꾸릅, 꾸릅….”
수아는 조금씩 목구멍 뒤로 떠넘겼다.
“꾸릅, 꾸릅, 꾸릅, 꾸릅….”
터지기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뺨은 점점 원상태로 돌아왔다. 기둥에 남은 정액 한 점도 다 핥아먹고 나서야 수아는 입에서 자지를 뺐다. 그렇게 싸질렀음에도 고기 기둥은 여전히 우뚝 솟아있었다.
“으으….”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일까? 수아는 두 눈이 뒤집힌 채로 쓰러졌다. 가슴에선 새하얀 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좋아, 수아는 이쯤에서 하고….”
강림은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두 여자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 모두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좋아, 결정했다.’
강림이 누군가를 선택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1초도 걸리지 않았다.
●●●
“하앙, 하앙, 하앙, 하아앙!”
정액이 들어오자 아트리아의 허리가 뒤로 확 꺾인다. 정액이 자신의 몸에 가득 채워지는 것에 아트리아는 깊은 황홀감을 느꼈다. 더는 정액이 나오지 않자 아트리아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강림의 가슴팍에 파묻혔다.
“하아, 하아 주인님 감사, 정말로 감사….”
아트리아는 그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강림이 쉴 새 없이 박으면서 끊임없이 절정에 이르렀고, 너무 이른 탓에 기절한 거다. 강림은 살며시 아트리아를 옆자리에 눕혔다.
“자, 레비. 이제 네 차례야.” “예.”
마지막은 레비였다. 엉금엉금 침대 위로 기어온 레비는 여전히 솟아있는 고기 기둥에 다가갔다.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보지 구멍에 귀두를 갖다 댔다.
넣으려는 순간, 강림이 물었다.
“저기, 괜찮은 거 맞아?”
살짝 걱정하는 투로 강림은 물었다.
“이제 곧 출산이라며.”
이미 만삭인 아트리아를 강림은 안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안전하다고 했기에 강림은 문제없이 정사는 나눴다.
하지만 레비는 출산일이 코앞이며, 네쌍둥이나 임신했다. 괜히 했다가 큰일 나는 게 아닌가, 강림은 걱정했다. 레비를 순서 마지막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고.
“후후, 걱정하지 마세요.”
레비는 문제없다는 투로 답했다.
“오히려 저는 하고 싶습니다…흐윽?”
그 말과 동시에 레비는 몸을 내렸다. 보지 속으로 기둥이 단숨에 삽입되었다.
“흐끅, 흐끄으응! 저희 토끼족은 안에 싸질러도 문제없으니까.”
몸을 위로 아래로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젖가슴은 물론이요, 만삭의 배도 리듬에 맞춰 춤을 춘다.
“안에 들어온 정액은 다 영양분이 되니까요.” “….” “그러니까….”
레비가 몸을 눕혔다. 순간, 강림이 통증에 신음을 흘렸지만, 애써 참아냈다. 레비는 강림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맘껏 박아주세요.” “….”
정말로 문제없는 건가? 박는 바람에 나중에 큰일 나는 거 아냐? 그런 설정은 게임에서도 나오질 않았는데, 믿어도 되나?
강림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박고…싶긴 하지.’
안고 싶었다. 자신의 새싹을 품은 여인을 맘껏 박고 싶었다. 레비의 체취를 맘껏 맡으니 더 그러고 싶었다.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삼고 싶었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있는가?
“하으으윽?”
강림을 허리를 들썩였다. 타이에게 맞은 부위가 지금도 욱신거리지만, 괜찮았다.
“하앙, 하아앙, 그래, 그래, 그렇게 해주세요!”
막사의 여자와 섹스 하는 건 진짜로 짜릿하니까. 괜찮다고 했으니 맘껏 싸질러도 괜찮을 거다.
‘잘못되면 당신 탓입니다.’
그렇게 책임 전가를 하며 강림은 허리를 마구 놀려댔다.
“하응, 호옥, 호오옥, 호오옥!”
새로운 식사거리가 도착할 때까지 두 사람은 미친 듯이 떡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