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3 - 23화- 내가 어찌하면 돼?
“벌써 가시다니, 너무 섭섭합니다.”
카우는 이별하기 싫다는 투로 말했다.
“가지 않으면 안 될까요? 제가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마음은 고맙지만, 사양할게.”
강림은 딱 잘라 말했다.
“지금 일정이 빠듯하거든.”
일방적인 교류 중단으로 무너진 신뢰 관계를 회복한다. 교류를 재개하면서 점령한 섬들의 통제를 확고히 하고, 수인 연합의 공격에 대비한다. 자신의 아둔함으로 벌어진 삽질을 강림은 하루라도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야 자신이 바라는 이상을 이루는 순간을 빨리 볼지도 모르니까.
“나중에 일이 끝나면 방문할게.”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카우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배 속의 아이와 함께 당신이 오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카우는 임신했다. 일어나자마자 속이 좋질 않아 헛구역질한 게 징조였다. 그래서 의사를 불러 확인해봤더니 임신이었다. 임신했다는 사실에 카우는 물론이요, 강림도 기뻐했다.
“그래, 잊지 말고 올게. 자식 버릴 정도로 나는 매정한 사람은 아니니까.”
강림은 그리 약속했다.
“내 자식들 잘 써먹어. 죽이지는 말고. 알았지?” “네, 유용하게 쓰겠습니다.”
모든 여자를 젖소로 만들어 준 약초를 얻었다. 약초를 얻은 대가로 강림은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병사 100명을 제공했다. 섬 방위는 물론이요, 씨앗을 배출하는 도구로 써먹게 될 거다. 본래라면 수소들이 이 역할을 맡아야 하나, 유감스럽게도 다 전멸했다.
대가를 치렀으니까. 수소는 전사고, 암소는 그 전사들의 소유물이니 뭐든 해도 상관없다. 그 악습을 고칠 생각이 전혀 없었던 수소들은 결국 그리드라는 침략자에 의해 전멸했다. 이로 인해 들소족은 종족을 보존할 수단이 없어졌는데, 그 수단을 강림이 마련해줬다. 자신만큼의 대물을 가진 아들들이니 분명 들소들이 만족할 거다.
비록 인격은 존재하지 않은 인형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속으로는 기뻐할 거다. 폭유로 가득 찬 천국을, 모유로 넘쳐나는 천국을 싫어할 남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질 않으니까. 부디 아들들이 천국에서 잘 살기를 강림은 진심으로 기원했다.
‘아들들아, 이 소들의 운명은 너희들에게 달렸단다. 부디 힘내렴.’
…이런 식으로 강림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제가 준 선물도 잘 쓰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던 카우의 푸른 눈동자는 강림 옆에 서 있는 수아에게 향했다.
말하지 않고, 입만 움직였다.
-어젯밤에 했던 말, 잊지 마.
“….”
그 말을 들은 수아는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항복밖에 없는 걸까?’
카우는 말했다. 이 이상 저항은 무의미하다고. 진짜로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고. 끔찍한 최후를 당하는 것보다는 굴복하는 게 낫다고. 그것이 수아 자신을 위한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냐는 말까지 들었다.
수아는 반박하고 싶었다. 저항이 왜 무의미하냐고.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두려워해야 할 이유는 안 된다고. 굴복할 바에야 자신의 목숨을 바쳐 그리드를 죽이고 싶다고. 네놈이 뭐라 해도 자신은 반드시 죽일 거라고.
그리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항복하긴 싫은데….’
하고 싶어도 입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운명에 순응하자는 것처럼, 운명에 거스르면 안 된다고 꾸중하는 것처럼 입은 말하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왜 허락하질 않는 걸까? 왜 그런 소리를 입에 담으면 안 되는 걸까? 어째서 카우의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어쩌면 자신은 이제….
“다들 잊은 거 없지? 그럼 출항한다!”
강림의 지시에 따라 함선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
“하앙, 하앙, 하앙!”
함장실에서 여성의 교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제복을 입은 여성은 하의를 탈의한 채 강림에게 안겨 있었다.
“보지가 자주 쫄깃쫄깃하네. 안기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하아, 하아, 네, 네!”
강림의 말에 여성은 그리 대답했다. 단정하게 묶은 푸른 머리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저희는 주인님 자지 말고는 못 사는 존재니까요!”
항해가 끝날 때까지 강림이 하는 일은 자신의 부하들과 떡을 치는 거다. 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는 부하가 있다면, 그것이 설령 함장이라도 강림은 망설임 없이 바지를 내렸다. 자신의 우람한 자지로 만족할 때까지 박아준다. 그것이 강림에게 부여된 의무. 이외의 권한은 전부 강림이 임명한 함장에게 일임되었다.
일임한 이유는 간단하다.
모르니까. 원본 그리드였다면 모를까, 배를 몰아본 경험도, 지휘한 경험도,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도 전무(全無)하다. 힘만 무식하게 강할 뿐, 실상은 익지 않은 삶은 달걀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자신이 배를 맡으면 어찌 될까? 십중팔구 물고기 밥으로 전락할 거다. 그렇게 되기 싫으면 경험자에게 맡기는 게 답이다.
그리드였다면 뭐든지 자신이 맡는다고 했겠지만, 강림은 아니었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권력을 내주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좋아, 그럼 간다!” “네, 네, 하앙, 하앙, 하앙, 하아아앙!”
자신의 몸을 내주는 것 역시 일도 아니었다.
“하아, 하아, 들어온다. 주인님의 씨앗이, 내 몸으로….”
자궁이 정액으로 가득 채워지는 감각에 여성은 부르르 떨다가 축 늘어졌다. 더는 귀두에서 정액이 토하지 않을 때까지 강림은 그녀를 놓지 않았다.
“그, 그럼 가보겠습니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여성은 바지를 챙겨 입고는 함장실에서 나갔다. 나가면서도 귀에 걸린 입꼬리는 좀처럼 내려가질 않았다.
“후아, 드디어 끝났네.”
강림은 침대 위로 벌러덩 누웠다.
오늘도 다섯 명의 여자와 몸을 섞었음에도 강림은 기둥은 여전히 우뚝 서 있었다. 배에 탑승한 부하들과 한꺼번에 파티를 벌여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오늘 토끼섬 도착이 늦어지면 진짜로 해볼까? 그런 망상이 생길 정도로 강림은 자신감으로 넘쳐났다.
‘그나저나 이것도 은근히 피곤하네.’
체력은 문제없다. 이미 회의실에서 간부 50명은 물론이요, 이리스와 탈리아, 아트리아까지 먹어도 멀쩡했으니까. 단지, 머리가 좀 피곤할 뿐. 그래도 강림은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제 올 사람은 없으니 다시 해볼까?”
현실에서 해보지 못한 걸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 즐거움을 강림은 고작 피곤하다는 이유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일어나자. 금세 피로가 싹 가신 강림은 몸을 일으켰다. 의자에 앉아 있는 수아를 향해 다가갔다.
“어때, 수아? 카우가 준 선물, 굉장하지?” “후읍, 후읍, 후읍, 후읍….”
두 팔은 의자 팔걸이에, 두 다리는 의자 다리에 묶여 있다. 입은 재갈이 물려 있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수아의 가슴에는 길쭉한 형태의 원통이 부착되어 있었다. 원통 끝에는 투명한 호스가 달려 있으며, 호스 끝은 ‘우유’라고 적힌 통속에 들어가 있었다.
가슴에 달린 한 쌍의 원통이 윙윙 소리를 내며 구미호의 젖을 짜내는 중이다.
“후응, 후읍, 후읍, 후응….”
분홍색 첨단을 압박하며 젖을 짜낸다. 짜낸 젖은 호스를 타고 통에 들어간다. 실시간으로 착유 하는 모습을 강림을 즐거운 얼굴로 구경했다.
“정말 좋은 선물을 받았네.”
카우가 선물이라고 준 착유기 세트다. 입으로 빠는 게 힘들면 도구를 이용해보라며 받은 건데, 상상 이상이었다. 저렇게 짜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은근히 꼴렸다. 꼴려서 기둥이 더 커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넣자. 강림은 그리 결정을 내렸다.
“후으윽?”
자지가 단숨에 자궁구까지 도달하자 수아의 허리가 약간 뒤로 꺾였다. 수아의 양팔을 붙잡은 상태에서 강림은 힘차게 앞뒤 운동을 개시했다.
-퍽, 퍽, 퍽, 퍽!
“후익, 히익, 후윽, 후으으윽!”
방해할 요소 없이 직진으로 개통된 통로. 통로 내부에서 윤활유가 끊임없이 흘러내리니 강림의 고기 기둥은 더 빠르게 앞뒤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젠 수아의 자궁도 완전히 굴복했는지 애액이 기둥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수아의 눈동자도 더는 증오를 불태우지 않았다. 점점 광기에 중독되어 가는 걸 보여주듯 녹색 동공에 하트 문양이 생겼다.
“후잉, 히잉, 히이이이잉!”
그렇게 박아댄 끝에 강림을 정액을 토해냈다. 수아의 두 눈이 확 떠졌고, 강림이 자지를 빼고 나서야 흰자위를 들어내며 고개를 숙였다.
‘오늘은 이쯤에서 끝낼까?’
어제 아침부터 오늘 낮까지 계속 이 상태로 뒀다. 조교 하는 겸, 수아의 모유를 확보하자는 겸해서 구속했다. 구속한 상태에서도 빼먹질 않고 자지를 박아 줬다.
그렇게 당했음에도 수아는 지금까지 잘 버텼다. 다른 여성 캐릭터라면 진작에 항복하겠다는 말을 입에 담았을 걸 고려하면, 맷집 하나는 대단하다고 봐야 할 거다. 동생 설화도 게임상에서도 이야기 내에서도 튼튼하다는 평가를 받는 걸 보면 이 자매는 어지간히 튼튼한 놈들이 아닌가 싶다.
튼튼한 만큼 험하게 구르는 게 흠이지만.
“오늘은 여기서 자라.”
구속을 푼 수아를 강림은 침대 위에 눕혔다.
“…언제까지.”
고이 자라고 이불을 덮어주려는 순간,
수아가 눈을 떴다.
“언제까지 할 거야?”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눈으로 강림을 보며 수아는 입을 달싹거렸다.
“언제까지 이 짓을 할 거야?” “계속할 거야.”
강림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주인은 노예를 맘대로 다룰 수 있어. 나는 네 주인이니 당연히 하는 거고.” “나, 난 하기 싫은데….” “하기 싫으면….”
강림은 수아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배신하지 말았어야지.”
만약 배신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나은 대접을 해줬을 거다. 그걸 걷어찬 것도 모자라 암살을 두 번이나 꾀했으니 믿을 수 있겠는가? 영혼을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한이 있어도 강림은 계속 괴롭힐 생각이었다. 계속 괴롭혀서 이게 숙명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
그러니 수아를 가축 취급하는 걸 강림은 번복할 생각이 없었다.
이 세상 모든 여자를 가축으로 삼을 작정인데, 구미호의 부탁을 들어줄 리 있나? 그래야 자신이 살아남을 방도가 그것뿐인데, 어찌 멈추겠나? 어차피 죽이지 않으면 그만인데.
이런 식으로 강림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그러면….”
수아가 물었다.
“내가 어찌하면 돼?” “….” “알려줘, 제발. 다신 독을 쓰지 않을 테니까.” “흐음….”
뭔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천하의 수아가 저런 말을 입에 담았다는 건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인가? 하긴, 동족들이 노예가 되고, 본인도 노예가 되었으며, 신체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개조되었으니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을 거다. 거짓일지도 모르지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이 소망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보자. 강림은 수아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수아, 정말로 네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내 말대로 해.” “….” “그 자리에서….”
그 말을 들은 수아는 두 눈이 확 떠졌다. 굴욕감에 입술을 몇 번 깨물었으나,
“아, 알았어.”
결국, 하기로 마음먹었다.
“부디, 이번에는 내 마음을 배신하지 말아줘. 배신하면 나도….”
이때, 누군가가 문을 쾅쾅 두들겼다.
“들어와.”
강림이 그리 말하자, 여간부 한 명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손에는 갈겨 쓴 흔적이 역력한 종이가 쥐어져 있었다.
“주인님, 급보입니다.” “급보?” “네, 이걸 보십시오.”
간부가 전해준 종이를 강림은 읽었다.
“이, 이건!”
아주 심각한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