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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21화 (22/344)

Chapter 21 - 21화- 네가 임신하기를 원한다

카우 다음에는 수아였다.

“하윽, 흐윽, 흐끄으윽!”

강림이 허리를 들썩일수록, 그 들썩임에 유방이 출렁일수록, 물방울과 모유가 사방에 튈수록 수아의 굳게 닫힌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내가, 내가 왜 이딴 놈에게 안겨야 하는 거야?’

이유는 간단하다. 실패자니까.

실은 다른 선택지도 있었다. 강림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그의 부인이 된다. 부인이 되어 구미호들의 안전을 도모한다. 다른 수인들을 배신하는 꼴이지만, 동족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었다.

수아는 그 선택지를 고르질 않았다. 오직 강림을 암살하는 것만 고집했다. 자신의 동족을 학살한 쓰레기니까. 그 쓰레기가 아무리 달라지려 해도 결국 쓰레기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동족을 구원할 마지막 기회를 수아는 자신의 아집으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결국, 암살은 실패로 돌아갔다. 실패하는 바람에 강림을 악당으로 각성시키고 말았고, 악당이 된 강림은 수아를 비롯한 모든 구미호를 가축으로 삼았다. 자신의 군단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모체로 삼아 버렸다. 수아가 뒤늦게 애걸복걸했으나, 이미 늦은 뒤였다.

잘못된 선택으로 수아는 모든 걸 빼앗겼다.

목에 쇠고랑이 채워져서 요력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다. 주인인 강림이 풀겠다는 마음이 없는 한, 수아 스스로 이 족쇄를 푸는 건 불가능하다.

이렇게 무력한 여우가 되었기에, 항상 강림에게 강간당하고, 언제나 자궁 안은 더러운 쓰레기의 정액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언제 임신할지 모르는 처지에 놓였다. 당장은 아니지만, 결국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수아는 불안했다.

지켜야 할 주민들도 강림에 의해 가축으로 가공 당하고 말았다. 이제 긍지 높은 구미호는 존재하지 않게 될 거다. 강림을 위해 봉사하는 노예 여우들만 명맥을 이어가게 될 거다.

전부 다 잃어버렸고, 원수의 성노예가 되고 말았다. 놈의 손끝이 닿아도 자지러지는 몸이 되었다. 놈의 숨소리만 들어도 까무러치는 몸이 되었다. 안기면 자꾸만 기뻐하는 몸이 되었다. 모유가 끊이지 않는 젖소가 되고 말았다. 쓰레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가축이 되고 말았다.

이런 비참한 현실이 수아는 너무나 치욕스러웠다.

‘내가, 내가, 내가 실패하지 않았다면!’

수아는 크게 후회하지만, 이를 위로해주는 이는 없었다.

“수아, 참지 말고 좀 울어.”

자신의 비참함을 즐기는 악당만이 있을 뿐.

“카우처럼 해봐. 참는다고 좋을 거 하나도 없어.” “누, 누가 좋다고 그런…하으윽?”

강림은 수아의 오른쪽 젖가슴을 입으로 물었다. 물고 쪽쪽 빨아댔다. 진공청소기처럼 무시무시한 기세로 빨리니 허용하기 힘든 찌릿함이 수아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너무 찌릿해서 수아의 두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음, 카우보다는 못하지만, 맛은 끝내주네.”

모유를 잔뜩 마신 강림은 그런 평을 내렸다. 당연히도 그런 얘기를 수아는 듣기 싫었다.

“이, 이 악마가….” “그 악마의 노예가 된 기분은 어때?” “최악…흐오오옥?”

멈췄던 허리를 다시 들썩인다. 흉악한 고기 기둥이 자궁 입구를 열려고 열심히 두들기니 분노로 가득 찼던 수아의 마음은 금세 열락(悅樂)으로 도배 되었다. 도배된 열락(悅樂)에 수아는 점점 녹아 내려갔다.

“하으으, 흐으으….” “정말 보기 좋은 얼굴이야.”

진작에 이럴 것을, 왜 마음을 얻겠다고 고집을 피웠을까? 이랬다면 불의 여신이 색욕에 미쳐가는 걸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을 텐데. 자신의 양심과 본능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수아의 모습에 강림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슬슬 신호가 오는 것 같네.” “뭐?”

그 말을 들은 수아는 경악에 빠졌다.

“아, 안 돼, 안 돼! 안에는, 안에는!”

싸면 안 된다고 울부짖는 수아.

“싸지 마, 아니, 싸주면, 싸주면….”

그렇게 울부짖으면서도 입은 해달라고 조른다.

‘나, 나 왜 이러는 거지? 왜 이러는 거냐고….’

받기 싫은데, 왜 받고 싶은 거지? 왜 씨앗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는 거지? 어째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걸까?

어째서, 왜, 왜, 왜, 왜….

그렇게 갈등하던 와중에 사정은 이루어졌다.

-푸슝, 푸슝, 푸슝, 푸슝!

“하으으윽!”

허리가 뒤로 확 꺾인다. 그 상태로 수아는 몇 초간 경직되었다가 그대로 강림에게 엎어졌다. 배가 볼록 튀어나올 때까지 정액이 터져 나오는 소리는 꺼지질 않았다.

“하으으으 또, 또 안에….” “이번에는 임신했으면 좋겠네.”

충격에 휩싸인 수아의 머리를 강림은 괜찮다는 듯이 쓰다듬었다.

“네가 만삭이 된 모습을 얼른 보고 싶어.”

임신이 쉽게 되지 않는 구미호들의 체질 때문에 강림이 바라는 이상형은 보기 힘들다. 배에 가득 정액을 채워도 씨앗이 자궁에 자리를 잡는 일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수아를 당장 임신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걸 강림은 알고 있지만, 기적이 일어나기를 원했다. 이 여우의 배에 자신의 아이라는 새싹이 피어오르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태어난다면 진심으로 귀여워해 줄 거다.

물론, 남자는 인격을 없애고 병졸로 쓸 생각이지만.

“도대체, 도대체….” “응?”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울분에 찬 얼굴로 수아는 소리쳤다.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를 왜 공격…후읍?”

말은 그 이상 이어갈 수 없었다.

“후읍, 후읍, 후읍, 후읍!”

듣기 싫다는 듯이 강림은 수아의 입술을 덮쳤다. 덮친 상태에서 허리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자지 끄트머리가 다시 자궁구를 때리자 수아의 두 눈은 확 떠졌다.

“후읍, 후읍, 후읍, 후읍!”

항의하듯이 수아는 강림을 밀어내려고 하나,

“후응, 흐응, 흐으으으….”

밀어내던 팔은 밑으로 축 처지고, 분노에 찬 녹색 동공엔 하트 문양이 나타났다. 적극적으로 얼굴을 들이대고, 더 깊숙이 혀를 집어넣고, 더욱 몸을 밀착시킨다.

또다시 정액이 터져 나와 자궁을 채울 때까지 수아는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왜 너희들을 공격했냐고?”

키스를 마친 강림은 수아의 땋은 머리 중 하나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가지고 싶었으니까.”

원본인 그리드와의 목적은 똑같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여자를 내 노예로 삼고 싶었거든.” “그런 게 가능할 리….” “아니, 가능해.”

똑같지만, 강림은 다른 길을 걸을 거다.

“가능하니까 이 짓을 벌이지, 괜히 하겠어?”

가로막은 적이 있어도 전부 죽이지 않는다. 쓸데없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 가능하면 쾌락을 통해 타락시키는 방법으로, 모든 선택지를 없애고 자신의 노예가 되는 것 말곤 답이 없다는 걸 유도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노예로 삼는다.

그런 식으로 강림은 세상을 지배할 작정이었다. 그런 식으로,

“난 모든 걸 손에 넣을 거야.”

자신이 지금까지 돈을 왕창 지르며 얻은 캐릭터들을 수집할 작정이었다. 수아 말고도 애지중지하게 키운 캐릭터들은 엄청 많으니까.

“내가 원하는 모든 여자를 손에 넣을 거야.”

수집해서 자신의 말에 복종하게 할 거다. 수단과 방도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군단에 집어넣을 거다. 싫다고 해도 강림은 손을 거둘 생각이 없으며, 그만두라고 해도 멈출 생각이 없었다.

멈추는 순간, 파멸이 확정되는 데 왜 멈추겠는가? 절대 멈추질 않을 거다.

“그러니까, 포기해 수아.”

그럴 작정이기에 강림은 종용했다.

“포기하고 받아들여. 다음 선택지가 없다는 건 너도 잘 알잖아?” “….” “이왕이면 네 동생 설화도 먹었으면 좋겠다.” “안 돼, 설화만큼은!” “아니, 먹을 거야.”

강림은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난 먹을 거야. 먹을 수밖에 없어. 언니가 잡혀있으니 분명 내 앞에 나타날 거야.”

주인공이니까. 악당과 맞서 싸울 인간은 주인공밖에 없으니까. 그러니 싫든 좋은 강림 앞에 모습을 드러낼 거다. 만약 모습을 드러낸다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면….

“잡으면 네 앞에서 먹어 줄게.”

먹는다. 먹어서 자신의 노예로 삼는다. 주인공도 성노예가 되고, 악당의 아이를 가지고, 출산하는 막장 게임인데 못할 것 같나? 그리드가 했던 방식대로 강림도 할 작정이었다.

그러면 원하는 거 하나 볼 수 있을 거다.

“그러니까, 기대하고 있어.”

구미호 자매가 만삭인 채로 자신에게 안기는 모습을. 색욕에 빠져 자신의 자지를 바라는 모습을. 평생 자신만의 노예가 되겠다고 맹세하는 모습을. 강림은 그때가 오기만을 바랬다.

“알았지, 수아?” “이, 이 악마….”

그렇게 외쳐도 강림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

“흐윽, 흐윽 흐윽….”

수아는 숨죽인 채 울었다.

“왜, 왜 왜, 이런 일이….”

젖가슴에선 모유가 계속 흘러내린다. 분홍색 첨단에서 시작된 하얀 물줄기는 볼록 튀어나온 아랫배까지 흘러내렸다. 전신은 땀과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분명 역겨워야 하거늘, 이런 역겨움에 분노해야 하거늘. 지금 수아에겐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기뻐서 죽겠다는,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감정만이 피어올랐다.

이런 현실이 수아는 너무나 싫었다.

“이 녀석 말 따위, 듣고 싶지 않은데….”

배에는 정액으로 가득 차 있다. 빼고 싶으나 빼지 못하게 가랑이 사이는 마개로 막혀 있었다. 내일 아침이 될 때까진 빼지 못하게 주문이 걸려 있기에 수아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빠지는 일은 없을 거다.

혹시 진짜 임신하면 어쩌지? 쉽게 안 되지만, 무작정 안 되는 건 아니다. 불운이 작용하면 될지도 모른다. 정말로 악마의 아이를 품게 될지도 모른다.

품으면 어찌 되지? 어찌 되는 걸까? 어떻게 되는 걸까? 수아는 너무나 불안했다.

‘그래, 지금이라면….’

수아는 자신의 옆에 잠든 강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양손을 강림의 목덜미를 향해 뻗었다. 사시나무처럼 두 팔이 떨리지만, 수아는 손을 거둘 생각이 없었다.

‘죽일 수 있을지도 몰라.’

잠들어 있는 지금이 기회다. 지금이라면 이 녀석을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하자. 어서 하자. 해서 이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해방….

“야, 그만둬.”

그 말을 들은 수아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런 짓 하면 너 정말 죽어.” “…카우.”

눈을 비비며 일어난 카우가 제지했다. 그녀도 마찬가지로 모유가 가슴에서 흘러내리고 있으며, 아랫배는 볼록 튀어나왔다.

볼록 튀어나온 배의 정체는 정액. 정액으로 가득 차 있으며, 수아와 달리 임신 가능성이 있다. 아니, 사실상 확정이라 봐야 한다. 구미호와 달리 들소는 착상할 확률이 매우 높으니까.

“그냥 포기하고 받아들여.”

카우는 수아를 설득했다.

“나처럼 살면 편해질 거야. 괜히 해서 미움받지 말라고. 죽으면 동생한테 뭐라고 할 거야?” “넌 아무렇지도 않아?”

수아는 물었다.

“이 녀석의 노예가 되는 게 아무렇지도 않아? 이 녀석의 장난감이 되는 게?” “응”

카우는 긍정했다.

“노예가 되기로 맹세한 지 1년. 그 1년 동안 주인님의 종이 되었는데 내가 싫어할 이유는 없지.” “…잠깐, 1년?”

그리드의 침공은 약 석 달 전쯤에 시작되었다. 근데 카우는 그보다 한참 전에 노예가 되었다고? 당혹스러워하는 수아를 향해 카우는 답했다.

“실은 나, 내통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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