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 17화- 개조 당한 수아
원래대로 진행했다면 수아는 참수되었어야 할 운명이었다.
그리드를 암살하려 했으니까.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그런 짓을 저질렀는데 누가 살리자고 간언할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은 버리는 게 답이다. 놔뒀다간 함대에 큰 피해를 끼칠지 모르니까.
하지만, 수아는 살아남았다.
‘죽이지 마. 죽인다고 다 해결되는 거 아니야.’
수아는 구미호족 수장이니까. 동족에게 존경받는 존재니까. 만약 수아를 죽이게 되면 구미호들이 들고 일어날 거다. 그렇게 되면 또 피를 흘리게 되겠지. 강림은 무의미한 살상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
‘탈리아, 지시를 내릴게. 녀석을 개조해.’
그러니 개조한다.
‘오직 나만 바라보는 인형으로 만들어, 가능하지?’
개조해서 평생 자신을 따르게 한다. 강림은 탈리아에게 그리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 결과,
“후윽, 후으읍, 후으으윽!”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감방에서 수아는 개조 받고 있었다.
“후끄윽, 후끄으응, 후끄으으윽!”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분만대에 앉아 있다. 두 다리가 M자로 벌린 상태로 고정되어 있다. 가랑이 사이에는 커다란 막대기가 깊숙이 박혀 있으며, 떨어지지 않도록 줄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위이이이잉!
막대기는 끊임없이 회전한다.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주기적으로 방향을 바꿔 간다. 바꾸면서 몸통에 뚫린, 바늘처럼 가느다란 수많은 구멍을 통해 정체불명의 액체를 분사한다.
액체에 질 내부가, 자궁 안이 스며들수록 수아는 끊임없이 발버둥을 쳤다.
“후윽, 후읍, 후응, 후응!”
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려 있는 재갈이 수아의 입에 물려 있었다. 보통은 정액을 먹이기 위해 구멍에 호스가 박혀 있어야 하나, 수아에게는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금속으로 만든 마스크는 수아 등 뒤에 있는 커다란 통과 호스로 연결되어 있다. 호스를 통해 나오는 건,
“후읍, 후읍, 후읍, 후읍!”
가스다. 입과 코를 통해 수아는 강제로 가스를 들이마시고 있다.
“후끅, 후끄으으읍!”
몸 구석구석까지 가스가 퍼질수록 수아는 더욱 심하게 발광했다. 핏발이 선 두 눈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하염없이 콧물이 흘러내리며, 하염없이 침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 이 느낌은 그, 그 쓰레기에게 당했던….’
강림의 흉악하기 그지없는 자지에 농락당했을 때 느꼈던 굴욕감. 그 굴욕감과 함께 생긴 치욕감. 그리고….
치욕감마저 조각배 따위로 취급해 버릴 만큼의 압도적인 쾌락을 수아는 맛본 적이 있었다.
“후윽, 후읍, 후으으읍!”
이 가스를 흡입할 때마다. 음부 안에 액체가 스며들 때마다. 전신 곳곳에 꽂힌 케이블을 통해 약물이 주입될 때마다.
수아는 자지러질 것만 같았다. 실시간으로 강림에게 강간당하는 것 같았다. 놈의 흉기에 끊임없이 농락당해 마음이 망가지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였다.
‘버텨, 버텨 내야….’
그렇게 속으로 되뇌며 수아는 제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나,
‘버텨내야만, 버텨내야만 하는데에에에에에!’
끝도 없이 밀고 들어오는 쾌락이란 이름의 홍수를 일개 구미호 따위가 이길 존재가 아니었다. 몰아붙이는 파도에 넘어지고, 넘어지고, 계속 넘어지다 침몰한다.
그게 지금 수아가 처한 상황이다.
“우으으으, 으으으으….”
그렇게 한 달 가까이 개조 받던 수아는,
“수아 잘 있었냐?”
듣는 것만으로도 살기가 솟아오르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보기 좋은 표정이야. 개라면 그렇게 지어야지.”
평화로운 여우섬을 짓밟고, 동포들을 노예로 삼은 존재. 자신이 쌓은 모든 것을 앗아간 존재.
그리고 자신이 두 번씩이나 죽이려고 했지만 실패한 존재.
정강림이 나타났다.
●●●
“전보다 기름이 잘 흘러내리는데?”
수아를 바라보며 강림은 그리 말했다.
“당연하지, 원액을 아낌없이 썼으니까.”
하얀 가운만 몸에 걸친 탈리아는 그리 설명했다. 폭풍 섹스의 여운이 남았는지 두 다리는 여전히 후들거렸다.
“개조 받던 다른 녀석들보다 더한 녀석이 될 거야. 내가 보장할게.”
그리드, 아니 강림의 정액은 특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그 효능을 증폭시켜 주는 <원액>이라 불리는 약물이 있다. 강림의 정액이 만병통치약이자 만병 미약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원액을 이용해 개조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 원액을, 그 원액으로 만든 가스를, 그 원액으로 만든 약물을 아낌없이 주었으니 결과가 어떠하겠는가?
눈앞에 서 있는 수아가 그 결과였다.
“으으, 으으으으….”
수아는 이를 악물고 있지만, 입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을 도저히 막을 길이 없었다.
“우으으으, 후으으으, 후끄으으윽!”
녹색 동공은 심하게 흔들리고, 어깨까지 내려온 땋은 머리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두 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붉어지고, 입안은 침이 잔뜩 고인 바람에 타액이 계속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가랑이도 마찬가지였다. 얼른 눈앞의 남자와 하자고 항의하듯이 맑은 물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꼬리도, 귀도 당장 강림과 하자는 듯이 끊임없이 살랑거리고 있다. 참기 위해 수아는 팔짱을 끼고 있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
하다못해 죽일 기세로 노려보려고 하나, 이마저도 어려웠다. 강림을 정면으로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분노가 사라져 버리니까. 자꾸만 아양을 떨고 싶다는 감정만이 자꾸만 생겼다. 눈에 힘을 주어도 소용이 없었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네.”
그 모습을 강림은 흥미롭게 쳐다봤다. 호기심에 손을 뻗어 수아의 왼쪽 귀를 만진 순간,
“히이이이익?”
마치 무언가에 감전 당한 것처럼 수아는 파르르 떨었다. 귀를 연신 주무르자 그 떨림은 배가 되었다.
“흐익, 히익, 호옥, 호오옥!” “이거 참 신기하네.”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양손으로 귀를 주무르는 강림.
“하지 마. 하지 말라고오오오!”
수아가 항의해도 강림은 결코 손을 놓지 않았다.
“후으으으….”
몇 분간의 농락 끝에, 강림을 손을 놓았다. 놓음과 동시에 수아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강림은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아가 이 정도면 다른 구미호들도 문제없겠네.” “그놈의 체질 때문에 군단을 만들기는 무리지만.”
강림과 탈리아의 대화를 엿들은 수아는 귀가 쫑긋해졌다.
‘이, 이 녀석들 뭐라고 하는 거지?’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토끼족은 다산이 기본이라던데, 가면 비법이라도 알아내야겠다.” “부디 까먹지 말고 해줘. 왕국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괜찮아. 지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놈들이 이딴 촌 동네를 신경 쓰겠어? 오려면 한참 멀었어. 그러니까 구미호들 개조에 박차를 가해 줘.” “구, 구미호라고?”
그 말을 들은 수아가 벌떡 일어섰다.
“주민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개조 중이야.”
강림은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려줬다.
“구미호족 전원을 붙잡아 개조하고 있지. 바로 너처럼 말이야.” “어, 어째서 그 사람들을…그 사람들은 아무 잘못도!”
“날 죽이고 싶어 안달이 난 놈들이 과연 아무 잘못이 없을까?”
만약 수아가 아니었다면, 다른 구미호들이 나섰을 거다. 아트리아를 통해 그런 징후가 포착되었으니까. 실제로 행동에 옮기려다 발각된 구미호들이 있었다.
그걸 보고 강림은 깨달았다.
“난 너희들에게 기회를 줬어. 내게 충성을 바치는 대신, 자유를 주겠다고.”
아, 이 녀석들은 안 되겠구나. 자비를 베풀었음에도 배은망덕하게 뒤통수나 날리려 하다니. 아무리 이쪽이 인심을 써도 자꾸만 칼을 들이대면 어쩔 수 없다. 놈들이 자초한 일이니 확실하게 끝내 버려야지.
“근데 너희들은 그걸 저버렸어. 저버렸기에 벌을 내렸지.”
그래서 구미호들을 철저하게 개조하기로 강림은 마음먹었다. 오직 자신만을 따르는, 순종하는 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잘못된 일인가?” “너, 너어어어어!”
수아는 목을 조르기 위해 강림에게 달려 들었으나,
“커헉?”
그대로 목이 잡혀 버렸다.
“하으으윽, 흐으윽, 흐아아아앙!”
목이 잡혀 버린 것만으로도 수아는 가버렸다.
“그런 몸뚱이로 어찌 날 이길 수 있겠어?” “주, 죽일 거야.”
분노에 찬 얼굴로 수아는 강림을 노려봤다.
“반드시, 반드시 널 죽여 버릴 테다!” “그래, 한 번 죽여 봐.” “윽?”
강림은 수아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수아가 일어서려는 순간, 묵직한 몽둥이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아….”
녀석의 자지다. 자신의 보지를 농락하고 자궁을 더럽힌 그 자지다.
‘어, 어서 저걸 뜯어내야….’
저런 흉기는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영원히 이 세상에서 지워 버려야 한다. 어서 양손으로 잡아 꺾어 버리자. 그게 쉬운 일이다.
그러니 얼른 하자. 얼른, 얼른, 얼른….
그렇게 생각하던 수아였으나,
“낼름, 낼름, 낼름….”
꺾기는커녕 혀로 핥아먹었다.
“낼름, 낼름, 낼름….”
녀석의 불알도, 기둥도, 귀두도 정성스럽게 핥는다. 역겨운 냄새에 속이 울렁거리나, 무언가 홀린 수아에겐 전혀 장애가 되질 않았다.
“낼름, 낼름, 낼름….”
맛있다. 맛있다. 너무 맛있다. 없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너무 맛있다. 맛있어서 계속 핥고 싶다.
그래, 그냥 먹자. 그냥 먹어 버리자. 입을 벌리고 이걸 삼키자. 삼켜서 먹자. 먹으면 자신은 평생 그리드의 노예….
“아….”
그걸 깨달은 순간, 수아는 정신을 차렸다.
“내, 내가 무슨 짓…후윽?”
그걸 멀뚱멀뚱 지켜볼 강림이 아니었다.
“펠라를 택했으니 끝까지 가야 하지 않겠어? 중단하면 안 되지.” “후윽, 후읍, 후끅, 후끄으으윽!”
귀를 손잡이로 삼고 마구 찍어 댄다. 도끼로 장작을 패듯이 수아의 머리를 당겼다 빼기를 반복했다. 너무 커서 턱이 빠질 것 같아 수아가 괴로워해도 강림은 멈추질 않았다. 목젖이 닿아 수아가 힘들어해도 마찬가지였다.
“후끅, 후끕, 후끅, 후끄으으윽!”
가만두지 않겠다. 이걸 당장 뜯어버리겠다. 수아는 표독스러운 얼굴로 강림을 노려봤으나,
“후읍, 후읍, 후읍….”
괴로움은 즐거움이 되고,
“후읍, 후읍, 후읍, 후읍….”
분노가 어린 두 눈엔 하트 문양이 새겨지고,
“쮸읍, 쮸읍, 쮸읍, 쮸읍….”
강림의 손에 따라 수아는 자동으로 머리를 들이댔다, 빼기를 반복했다. 점점 자지에 흠뻑 취해지는 노예로 변해갔다.
“후읍, 후읍, 후읍, 후읍!”
그렇게 화산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빤 끝에,
“쿠륵?”
터져 나왔다. 흉악한 몽둥이에서 걸쭉한 정액이. 터져 나온 정액의 격류에 입안은 빵빵해진다. 너무 많이 들어오는 바람에 코로도 정액이 역류했다.
“자, 다 마셔.”
강림은 명령했다. 보통이라면 수아는 따르지 않겠다고 발악하고도 남겠지만,
“쿠륵, 쿠륵, 쿠륵, 쿠륵….”
조금씩, 조금씩 삼켰다. 너무 많은 정액이 들어와서 두 눈이 뒤집혀졌지만, 수아는 본능대로 먹기 시작했다.
볼이 다 홀쭉해진 걸 다 보고나서야 강림은 자지를 뺐다.
“쿨럭, 쿨럭, 쿨럭, 쿨럭….”
수아는 풀썩 쓰러졌다. 입에선 다 먹지 못한 정액이 흘러내렸다. 이런 일을 당했으니 분명 화내고도 남아야 하나,
“이히, 이히히히….”
광기가 섞인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어때, 만족해?” “응, 아주 만족스러워. 내 기대 이상이야.”
탈리아의 질문에 강림은 바로 대답했다.
양손으로 기절한 수아를 안아 들었다
“자, 이제 가볼까?”
수아의 상태는 확인했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
절망을 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