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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16화 (17/344)

Chapter 16 - 16화- 개조 받는 암살자들

“새 실험실은 어때?” “나쁘지 않아.”

강림의 물음에 흰색 가운을 입은 여성, 탈리아는 그리 대답했다. 항상 더벅머리가 특징이었지만, 오늘은 유달리 윤기가 흘러내렸다.

“역시 배보단 육지가 나아. 흔들리는 일도 없으니까.”

지금 두 사람은 새로 건설된 실험실 복도를 걷고 있었다. 여우섬에서 땅이 단단한 숲을 개간한 장소에다 실험실을 건설했다.

“그리드는 도저히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어찌해야 하나 싶었는데….”

탈리아의 실험실은 <더 퀸즈>의 기함, 제1 함선에 마련되어 있다.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최첨단 장비가 배치되어 있었다. 중세 시대에도 벗어나지 못한 세계관에 이런 시설이 있어도 되는 건가, 라는 의구심이 들겠으나, 강림은 신경 쓰지 않았다.

기적적으로 현실로 돌아가봤자 불통의 대명사인 개발진이 들어줄 리 없으니까.

“당신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그렇게 말 걸기가 어려웠어?” “입 뻥끗할 수도 없었지.”

최첨단시설이지만, 배 안에 있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만일 배가 어떤 공격이나 풍파를 만나 침몰하면 시설은 물론이요, 지금까지 얻는 자료도 다 날아가게 될 거다.

그래서 탈리아는 배보다 비교적 안전한 육지에 실험실이 생기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 소망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당신도 잘 알 거라고 봐. 그 남자,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람 죽이는 괴물이라는 걸.”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그 괴물이 과연 내 말을 들어줬을까?”

그리드의 몸에 강림의 영혼이 안착한 이후, 탈리아는 겨우 부탁을 들어달라고 말할 수 있었다. 만약 원본 그리드였다면, 쓸데없는 소리만 한다고 쫓아냈을 거다.

“그나저나, 이젠 그리드를 주인이라고 부르지 않네.” “당연하지.”

탈리아는 강림의 팔을 껴안았다.

“내 주인은 당신이거든.”

강림의 팔에 탈리아는 자신의 볼을 비벼댔다.

“그러니 죽어버린 그리드 따위 신경 안 쓸 거야.” “육신은 그리드인데?” “그래도 다른 사람이잖아? 그러면….”

별개 취급하는 게 맞아, 탈리아는 그렇게 단정 지었다.

“다들 당신 덕분에 아주 편해졌어.”

강압, 학살, 숙청. 이것이 그리드의 대명사다. 수틀리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망나니 중의 최악의 망나니다. 적군은 물론이요, 아군에게도 공포의 상징이었다.

강림은 그걸 불과 한 달 만에 모든 걸 바꾸어놨다. 언제 숙청당할지 몰라 두려워하던 상황을 언제 주인과 안길 수 있을지 항상 기대하는 상황으로 바꾸었다.

자유가 주어지니 다들 꽉 조이던 숨통을 틀 수 있었다.

“제발 부탁인데, 우리한테 준 자유는 도로 가져가지 마. 알았지?” “알고 있어. 내가 가져갈 것 같아?”

강림은 왼손으로 탈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그놈처럼 되지 않을 테니까.”

착하게 살아가는 건 불가능했다. 이 몸뚱이의 주인이 저지른 만행이 너무 커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악당이 되는 것 말곤 답이 없었다. 그래도 다른 길이 있을 거라고 여겼던 강림이었지만,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강림은 결심했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폭군이 되기로 말이다.

단, 다르게 갈 거다. 철권통치만 앞세우다 파멸한 그리드와는 다른 폭군이 될 거다.

지금 진행 중인 개조도 그 일환이었다. 복도 끝자락에 있는 문에 도달하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자 두 사람은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은 개조실이었다.

-후읍, 후으읍, 후으으읍!

-우윽, 우으읍, 우으으읍!

-우끄윽? 우끄으읍, 우끄으으읍!

산부인과에서 흔히 쓰이는 수백 개 이상의 분만대가 질서 있게 배치되어 있다. 분만대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들이 구속되어 있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음부를 다 드러낸 상태로. 그 상태에서,

여성들은 개조당하고 있었다.

-후으읍, 후으으읍, 후으으으읍!

-우윽, 후끅, 후끄으으읍!

-으윽, 우으읍, 우으으읍!

의자 앞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기계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 앞면에는 굵은 육봉을 연상케 하는 막대기가 달려 있었다.

그 막대기가 여성들의 보지에 꽂혀 있었다. 꽂힌 상태에서 상하 운동을 반복하고 있다. 마치 남자가 씨앗을 싸지르기 위해 열심히 허리를 놀려대는 것처럼.

그렇게 약 6시간가량 반복 운동을 한 끝에,

-푸슝, 푸슝, 푸슝, 푸슝!

정액이 사출되었다. 막대기 안에서 24시간 내내 데우고 있던 정액이 들어오니 자궁 안은 금세 따뜻해졌다. 너무나 따뜻했기에 여성들은 하나같이 녹아내릴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게도 보지만 정액으로 채워지지 않았다.

-꾸릅, 꾸릅, 꾸릅, 꾸릅….

-쿠릅, 쿠릅, 쿠륵, 쿠릅….

-꾸르륵, 꾸르르릅, 꾸르르르릅….

입은 재갈이 물려 있었다. 가운데에 구멍이 뻥 뚫린 재갈 가운데로 호스가 끼워져 있으며, 목구멍까지 도달한 호스는 의자들 뒤에 있는 커다란 통과 연결되어 있었다.

철로 만들어진 통 안에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의 정액이야.”

탈리아는 담담히 설명했다.

“당신의 정액에 온갖 효능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 “듣긴 했지. 무슨 수로 개조했는지 의문이지만.”

그래도 강림은 구태여 알아내려고 하지 않았다. 아는 순간, 너무 역겨워서 한동안 음식에 손도 못 댈 것 같으니까.

“근데, 이렇게 많은 정액을 어디서 구하는 거야? 아무리 싸질러도 무리일 텐데.” “당신 기함 밑에 출입 금지 구역이 있다는 거 알지?” “알고는 있지.” “그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제조 방법은 영업기밀이지만, 라고 탈리아는 덧붙였다.

“오직 거기에서만 정액 생산이 가능해.” “아예 생산 시설을 더 늘릴 수 없는 거야?”

앞으로 강림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정액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한정된 생산 시설로는 어림도 없다. 대량 생산을 통해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그러니 생산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림은 그리 보고 있으나, 탈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무리야. 고대 유물로 만드는 거라 시설 확충은 힘들어.” “이런….”

설마 그런 문제점이 있을 줄은 강림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 베에 구멍이 뚫리지 않는 한 시설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테니까.” “야, 불길한 얘기 좀 꺼내지 마.”

그런 말을 하면 뭔가 일어난다고. 정액 생산에 대해선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강림은 개조 받는 여성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탈리아 휘하의 연구원들이 열심히 실험체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수인들 개조는 어때?” “순조로워.”

강림의 질문에 탈리아는 대답했다.

“원하는 대로 폭유급으로 개발 중이니 걱정하지 마.”

개조실에 있는 수백 개의 분만대 중 3분의 1은 수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전원 암살자. 수인 연합이 그리드를 제거하기 위해 여우섬에 파견한 자들이다. 구미호족 수장 수아의 협력 덕분에 그리드 암살은 성공 직전까지 갔으나, 아트리아에 의해 저지당했다.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암살자들은 전원 생포되었다.

생포 당한 암살자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강림이 주문한 내용대로 개조 받고 있다.

강림이 주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슴은 전부 폭유급 이상으로. 뇌에 자신의 명령에 발동하는 주문을 입력할 것.

-우끄으으, 우끄으으윽….

-후끅, 후끕, 후끄으으읍!

-우읍, 우으읍, 우으으읍, 우으으으윽!

그래서 수인들 가슴에는 수십 개의 케이블이 주삿바늘처럼 꽂혀 있다. 분만대와 연결된 이 케이블들을 통해 약물이 주입되고, 그 약물을 통해 한 명도 예외 없이 젖통이 폭유 이상으로 성장했다.

-우윽, 우으으으읍!

-후윽, 후으윽, 후으으으윽!

-흐끅? 히끅? 히끄으으으윽!

머리에는 VR 기기를 연상케 하는 장치가 씌워져 있다. 그 장치를 통해 주문이 입력되고 있다.

“모유는 안 나오냐? 나오면 좋겠는데….”

젖통이 크면 큰 만큼 우유가 잔뜩 나오는 게 도리. 강림의 소망에 탈리아는 고개를 내저었다.

“유감이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약물들로는 안 돼. 들소섬에 나는 약초를 구해야 가능해.” “아….” “그리고 일반적으로 교류를 끊은 건 너였지.”

그 지적에 강림은 할 말이 없었다.

‘생각 좀 하고 결단을 내렸어야 했는데….’

점령한 세 개의 섬, 여우섬, 들소섬, 토끼섬을 중심으로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점령지가 완전히 <더 퀸즈>의 것임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서다.

강림은 이 교류를 강제로 중단시켰다. 수아가 교류 중단을 강하게 원했으니까. 수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강림은 그녀의 소망대로 해주었다.

당연히도 이건 함정이었다.

수아가 중단을 원했던 이유는 수인 연합이 반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교류가 끊어지면 자연스레 정보 교환 역시 할 수 없게 되며, 이는 곧 적에 대한 대응이 어려워진다는 걸 의미한다. 점령지에 사는 토끼족과 들소족의 반감을 사는 건 덤이고.

이를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강림은 무작정 일을 추진했다. 그 결과, 수아의 마음은 얻기는커녕 목숨만 잃을 뻔했으며, 토끼족 수장과 들소족 수장의 미움만 사버렸다. 겨우 자신이 가야 할 길이 뭔지 깨달은 강림이 부랴부랴 사과 편지를 써서 보냈지만,

[직접 오세요.]

[직접 와라.]

와서 진심임을 보여주라는 두 수장의 답장만 받았다.

“가면 다 챙겨올게.” “가능하면 많이 챙겨. 젖소가 될 여자는 넘쳐나니까.” “알았어.”

이틀. 이틀 뒤에 강림은 들소섬과 토끼섬을 차례대로 방문할 계획이다. 가서 교류를 재활성화하고 점령지의 통제를 강화해 수인 연합의 공격에 대비한다.

최근 이리스가 섬 몇 개를 점령했다고 하니 그 섬들도 방문할 계획이다.

“근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탈리아는 수인들이 아닌, 인간들이 앉아 있는 곳을 가리켰다.

“왜 당신의 암살 부대까지 개조하라고 지시를 내린 거야?”

수인들처럼 가슴을 키운다. 세뇌를 풀고 새로운 주문을 입력한다. 이미 개조를 마친 암살 부대 전원에게 그런 명령을 내린 것에 탈리아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괜히 했다가 수아처럼 당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 의문에 강림은 대답했다.

“평범한 세뇌는 싫어.”

세뇌는 간단하다. 간단해서 쉽다. 세뇌를 걸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결국은 성공한다.

“나는 있는 그대로가 좋아.”

그런 평범한 세뇌를 강림은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굴복하는 쪽이 좋다고.”

누구에 의해 강제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굴복하기를 원한다. 스스로 처한 상황에 절망하고, 무너지고, 끝내 자신을 따르기를 바란다.

강림은 그런 타락을 원했다. 그런 타락을 위해 다소 억지를 부려 암살 부대를 재개조하기로 마음먹었다.

‘싫어, 싫어! 다신 개조당하고 싶지 않아!’ ‘또다시 자고 싶지 않아. 자고 싶지 않다고!’ ‘다, 다신 그러지 않을 테니까, 제발 풀어줘, 풀어 줘어어어!’

이런 속마음이 나올 정도로 암살 부대는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었다. 강제 세뇌당해 의식을 빼앗긴 게 원인일 거다. 그러니 다시 빼앗기기 싫으면 알아서 길 수밖에 없을 거다.

탈리아의 우려와 달리 수아처럼 배신할 일은 없을 거다.

“뭔가, 당신도 참 고약한 인간이야.” “그런 고약한 인간에게 당해보지 않을래?” “흐윽?”

강림은 탈리아의 몸을 감쌌다. 감싼 상태에서 왼손으론 가슴을 주무르고, 오른손으론 가랑이 사이를 살살 긁어준다. 갑작스러운 애무에 탈리아는 몸을 움츠리지만, 강림은 멈추질 않았다.

“그, 그만해. 여기 보는 사람들이….” “보면 어때? 어차피 먹히는 걸 좋아하면서….” “그, 그건….”

그 말에 탈리아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강림은 계속 손을 놀렸다.

“수아만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안 될 것 같다. 한 발 빼게 해 줘.”

당장 하고 싶다고 시위하듯이 바짓가랑이가 볼록 튀어나와 있었다. 내리면 우뚝 솟은 기둥이 툭, 하고 튀어나올 거다.

그 튀어나온 부분으로 강림이 엉덩이를 살살 문지르니 탈리아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후아아아….” “자, 선택해 탈리아. 강제로 할까, 아니면 직접 벗을래?” “….”

탈리아는 말없이 바지를 끄집어 내렸다.

●●●

“후아아아, 하아아아….”

약 30분 뒤.

탈리아는 엎어졌다. 어느 순간 알몸이 되었고, 전신에 기름이 흐르는 몸이 되었다. 후들거리는 두 다리 사이에서 점액과 애액이 섞인 혼합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탈리아의 몸을 강림은 흰색 가운으로 덮었다. 번데기처럼 그녀를 감싼 강림은 양손으로 탈리아를 안았다.

“그럼 수고하세요.”

연구원들에게 그 말을 남기며 강림은 수아가 갇힌 곳으로 향했다.

-너 봤니? 그 크기 장난 아니야.

-보는 것만으로도 박히는 기분이라니까. 직접 당해볼 순 없나?

-얼른 지명되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런 수군거림이 있을 정도로 강림과 탈리아의 정사에 연구원들은 입을 모아 크게 감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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