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94화 (89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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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늘 어쩌다보니 글이 써져서 업로드하게 되었습니다.

황민서, 오현민 금방 마무리 짓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 사관 학교 (6)

성수호는 똥 씹은 표정의 오현민에게는 전혀 관심을 주지 않고, 최혜민을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설마 이런 곳에서 볼 줄은 몰랐네.”

“그, 그러게… 하하하….”

최혜민도 오현민 못지않게 많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딱 봐도 최혜민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금세 미소를 지으며 그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여기는 무슨 일이야…?”

“나야 놀러 왔지. 너는 신혼여행이구나?”

“아… 응!”

그렇게 성수호와 최혜민이 가볍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현민은 자신을 못 본척하며 대화를 나누는 성수호의 모습에 이를 바득바득 갈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만약 예전의 오현민이었다면 진작에 그를 끌고 한적한 곳에 가서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오현민이 그런 짓을 했다가는….

‘씨발… 제발 빨리 끝내.’

오히려 깡패에게 돈을 뜯기는 중학생 꼴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오현민이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도하는 순간이었다.

“아! 오현민 교관님.”

“!?”

성수호가 갑자기 대화 상대를 오현민으로 바꾼 것이었다.

성수호는 오현민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한번 결혼 축하드립니다.”

“아! 그, 그래. 고, 고마워….”

오현민은 식은땀을 흘리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

그런 오현민의 모습을 본 최혜민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씨발, 침착해!’

오현민은 최대한 침착하게 정신을 가다듬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성수호와 마주한 그는 도저히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씨발… 만약 그 일을 혜민이한테 말하면….’

성수호가 오현민의 최대 약점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굴욕적인 패배.

그것도 정식 영웅이 아닌 영사관에서 반푼이 취급받는 보조 교관에게 처참하게 발린 사실을 말이다.

가뜩이나 발기 부전으로 최혜민 앞에서 미친 듯이 자위하며 수치플을 당한 오현민이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성수호에게 패배한 사실이 최혜민의 귓속에 들어간다면….

‘그, 그것만은 안 돼!

파멸이었다.

오현민은 어떻게 해서든 성수호의 기분에 맞춰주는 식으로 대화를 이끌어갔다.

그저 그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 바람을 담아서.

하지만 그의 기분을 띄워준 건….

“두 분 식사하러 가시는 거죠? 저도 껴도 될까요?”

“어!?”

오히려 악수로 작용해 버렸다.

성수호는 오현민이 띄워준 기분에 만족하며 눈치 없는 인간처럼 다시 물었다.

“같이 가도 돼요?”

“어….”

“그….”

오현민과 최혜민이 서로 눈치를 보며 조용히 침묵했다.

성수호는 그런 두 사람의 침묵을 보며 살짝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아… 내가 방해꾼인가 보네요. 괜한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성수호가 그렇게 말하자….

“아, 아냐! 같이 가자! 괜찮지, 오빠?”

“아, 그, 그럼 괜찮지!”

최혜민이 마음대로 결정한 뒤에 오현민의 결정권까지 강제로 정해 버렸다.

‘씨발… 혜민이는 이 새끼랑 두고 그냥 갈 수는 없어. 병원은 일단 저녁에 가든가 해야겠어.’

오현민은 속으로 욕하면서도 얼굴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내가 사줄게. 가지.”

“오오! 감사합니다, 오현민 교관님. 가자, 혜민아.”

“그, 그래… 하하….”

세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를 이끌고 식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

‘씨발… 씨발….’

오현민은 어둠이 깔린 방 안에서 이불 안에 웅크리고 누운 채 속으로 눈물에 젖은 욕설을 내뱉었다.

신혼여행은 이미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늘 성수호를 만나고 나서 느낄 수 있었다.

‘이 개 같은 새끼가!!!’

지금까지는 프롤로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성수호는 눈치 없이 오현민과 최혜민 사이에 껴서 식사하는 것도 모자라서 같이 놀자고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최혜민은 친구의 부탁을 쉽게 거절할 수 없었고, 오현민은 약점이 잡혀서 거절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결국 성수호와 같이 밤이 될 때까지 같이 놀았다.

성수호는 밤이 되어서야 두 사람 사이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오늘 하루 중에서 최악의 정점은….

‘그런 새끼가 뭐가 좋다고 웃어!’

최혜민이 성수호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하루를 즐겼다는 사실이었다.

최혜민은 오현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미소를 잘 흘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오현민 앞에서 보여줬던 미소가 물뿌리개 수준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성수호 앞에서 망가진 호수처럼… 그야말로 미소를 터트렸다.

그렇게 온종일 웃음꽃을 만개하던 최혜민은….

‘…이제 아예 기대도 안 한다고?’

숙소에 오자마자 당연하다는 듯이 오현민과 등을 지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오현민은 그런 최혜민의 등을 보며 성수호를 떠올렸다.

‘그 새끼 때문에 결국 병원도 못 갔어.’

오현민은 그런 최혜민의 등을 속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등을 보면 볼수록 성수호가 떠올라서 더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현민은 화를 속을 썩일 뿐, 밖으로 표출하지는 못했다.

화를 밖으로 표출하는 순간 그가 숨기고 싶은 모든 비밀이 터질 가능성이 컸다.

발기 부전, 첫날밤 실패, 보조 교관에게 처맞은 사실까지….

모든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그는….

‘참자… 참아….’

결혼 생활이 끝나는 것을 떠나서 영웅 생활도 끝날 가능성이 컸다.

오현민은 그렇게 위액이 목구멍을 솟구치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하려는 순간이었다.

부스럭.

“…?”

눈을 감고 있는 도중에 최혜민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하지만 함부로 눈을 뜨지 못했다.

오현민은 이미 최혜민에게 눈치를 보는 입장으로 전락한 상황이었다.

괜히 그녀의 신경을 거스르지 말자는 본능 때문에 눈을 뜨지 못한 것이었다.

‘어차피 화장실 갔다가 오려는 거겠지.’

오현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최혜민의 움직임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자고 있겠지?”

최혜민은 그렇게 혼잣말한 뒤에 갑자기 옷을 갈아입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뭐야? 나가는 거야?’

조심스럽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현민은 실눈으로 최혜민이 나간 것을 확인한 뒤에 벌떡 일어났다.

“빠, 빨리 뒤쫓아야 해.”

오현민은 불안감을 안으며 헐레벌떡 옷을 갈아입고 숙소를 나갔다.

이 휴양지는 치안이 완벽하다고 소문날 정도로 안전한 곳이었다.

밤하늘이 예뻐서 오히려 새벽 산책도 권장할 정도였다.

최혜민 혼자 돌아다녀도 전혀 문제가 없는 그런 곳이었다.

그럼에도 오현민의 본능은 그를 강제로 조종해서 최혜민을 쫓게 만들었다.

하지만….

“씨발! 어디 갔어!”

최혜민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오현민은 최혜민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휴양지를 돌아다니는 경비원을 이용해서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현민은….

“아, 아냐… 그냥 산책일 거야. 괜히 일을 커지게 만들면….”

그렇게 현실을 외면하며 쉬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현민은 그렇게 새벽바람을 맞으며….

‘아냐. 그럴 리가 없어. 혜민이는 그냥 산책하는 중일 거야. 빨리 만나서….’

최악의 상황을 마주할 용기를 찾지 못한 채 새벽 거리를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

..

오현민은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결국 최혜민을 찾지 못한 채 숙소로 돌아왔다.

“저… 전화해 봐야겠어.”

오현민이 그렇게 불안해하며 전화를 걸려는 순간이었다.

철컥.

‘…어?’

최혜민이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와서 좀도둑처럼 몰래 침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오현민은 마침 숙소 거실에 있던 터라 그 장면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오현민은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걸어가는 최혜민을 보며 입을 열었다.

“…혜민아?”

“히약!”

최혜민은 진짜 고양이처럼 놀라서는 펄쩍 뛰었다.

그러고는 되레 오현민에게 소리쳤다.

“노, 놀랐잖아! 오빠!”

“아… 미, 미안해.”

“하아… 깜작이야.”

오현민은 최혜민의 상태를 천천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열기가 몽글몽글 담겨있는 얼굴.

그리고 반들거리는 피부와 땀에 살짝 젖은 가벼운 복장.

오현민 앞에서는 전혀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었다.

오현민은 머릿속이 살짝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최혜민에게 물었다.

“혜, 혜민아… 너 어디 갔다 왔어?”

“아… 나 아침 산책하고 왔어. 좀 일찍 깨서.”

너무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오현민은 그런 최혜민의 거짓말을….

“그… 그래.”

믿는 척해줬다.

‘그래… 그, 그냥 산책이겠지. 새, 새벽에 나갔다고 하면 내가 걱정할까 봐… 아침이라고… 그런 거겠지?’

도저히 추궁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혜민은 그렇게 들어오고 나서 오현민에게 통보하듯 한 마디를 내던졌다.

“오빠, 오늘 수호랑 같이 놀자.”

“어…? 무슨 소리야? 걔랑 왜….”

“어제, 같이 노니까 재미있더라고. 오빠도 재미있었지?”

오현민은 순간 울컥하며 이마에 붉은색 핏줄을 세웠다.

‘누가 재미있어!’

하지만 그의 외침은 최혜민에게 닿지 않았다.

최혜민은 핏줄을 세운 오현민의 모습 따위는 눈에 넣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욕실로 향했다.

“씻고 나서 수호한테 내가 직접 연락할게.”

일방적인 통보였다.

대부분 남자가 이런 일방적인 통보를 들었다면 분노하며 다 뒤집어엎었을 것이다.

신혼여행에 와서 남사친과 놀겠다고 말하는 배우자를 보고 참을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있을까?

하지만 오현민은….

“그, 그래….”

이미 욕실에 들어가서 들리지 않는 최혜민에게 대답했다.

‘그, 그냥 나랑 있는 게 좀 어색해서 분위기 전환할 겸 놀자는 거겠지.’

오현민은 그렇게 희망 회로를 돌리며 욕실 쪽으로 향했다.

욕실로 들어가려고 한 게 아니었다.

그저 욕실을 지나쳐서는 침실로 들어가려고 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욕실을 지나가는 순간….

(수호야, 약속 잡았어.)

최혜민의 통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봐도 성수호와 통화하는 중인 것 같았다.

최혜민은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옷을 벗으면서도….

(응, 내가 말하니까 바로 알았다고 하더라고.)

성수호와 당연하다는 듯이 통화를 이어 나갔다.

오현민은 그런 최혜민의 목소리에 이를 갈면서도 참았다.

‘그래… 옷 갈아입으면서… 통화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예전의 그였다면 진작에 탈의실을 쳐들어가서 뒤집어엎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그를 족쇄처럼 막았다.

‘친구끼리 통화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친구니까 말이지.’

오현민이 그렇게 현실을 외면하며 침실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탈의실에서 옷을 전부 벗은 듯한 최혜민이 싱글벙글 웃으며 마지막 말을 남기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래서 오늘 뭐 하고 놀….)

최혜민은 누가 봐도 옷을 전부 벗고 욕실에 들어가서 성수호와 통화를 이어 나가는 것 같았다.

‘…친구니까. …괜찮아.’

오현민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그렇게 혼잣말을 되뇌며 침실로 들어갔다.

***

(그러면 이따 만나자.)

“그래.”

나는 황민서와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서는 주변을 둘러봤다.

화려한 침실이었지만, 상태가 마냥 좋지 않았다.

침대 위에는 애액이 흥건했고, 방 안에는 비린 냄새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나는 그런 냄새를 맡으며 실실 웃었다.

“이런 것도 좋지.”

방안에 퍼져 있는 여자의 체취 냄새는 황민서의 것이었다.

그녀는 어젯밤에 내 부름을 받고 이곳에 와서 나와 밤새 살을 섞었다.

결혼 전까지는 수동적으로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리던 황민서는….

“진짜 쌓였나 보네.”

내 방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창녀처럼 내 자지를 애원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름 좋은 분위기로 섹스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황민서는 내 팔을 베고 누운 채 내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

상하관계는 확실히 하되, 말은 편히 하자는 것이었다.

나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녀의 부탁에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뭐, 매번 존대랑 반말이랑 왔다 갔다 하는 것도 귀찮지.”

오현민 앞에서 반말, 단둘이 있을 때 존댓말.

나도 슬슬 귀찮다고 생각하던 차에 잘됐다고 생각하며 승낙한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밤새 황민서와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슬슬 가볼까.”

나는 오늘도 오현민의 일그러진 얼굴을 구경할 생각에 싱글벙글 웃으며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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