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69화 (870/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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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 사관 학교 (6)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서가 지하 시설에서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 모인 인원은 문주아, 강한나, 그리고….

“뭐야…? 쟤도 들어가는 거야?”

“….”

망토를 쓴 레나였다.

회의는 문주아의 투덜거림으로 시작되었다.

“너도 알겠지만, 이렇게 몰래 들어갈 때는 인원이 많다고 좋은 거 없어. 네 실력이랑 가이드인 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문주아는 어떻게 해서든 레나를 놓고 가기 위해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문주아의 의견은 결국 의견에 그칠 뿐이었다.

“안돼. 레나는 꼭 데리고 가야 해.”

지금 우리가 들어가려는 던전은 발견된 지 얼마 안 된 신생 던전이고, 안에는 이미 적이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즉, 위험성만 따지자면 테러를 당했던 에브리카 본사보다 더 위험한 장소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위험성만 고려하고 레나를 데리고 가려는 게 아니었다.

제일 큰 문제는….

“오늘 들어가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잖아.”

기간이었다.

“실력보다 피로가 제일 문제야.”

만약 문주아와 단둘이 들어갔다가 던전 안에서 며칠 이상 묵게 된다면 금방 피로해져서 진짜 위험한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컸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인원수는 셋으로 잡아야 했다.

문주아는 내 말을 이해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툴툴거렸다.

“나는 잠 별로 없는데….”

“나는 잠 많아.”

“….”

그렇게 문주아의 입을 막으며 레나의 동행을 결정했다.

그 뒤에 기본적인 회의를 거치기 시작했다.

대부분 문주아가 알아낸 탑 수색대의 정보였다.

탑은 수색대를 두 개의 분대로 나누었다.

예리엘이 이끄는 선발대와 성수아가 이끄는 후발대였다.

선발대와 후발대는 각각 스무 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정확한 명단까지는 못 알아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빈말이 아니었다.

문주아가 알아낸 정보만 하더라도 현재 나나 강한나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고급 정보였다.

그렇게 문주아의 보고 시간이 끝나자, 강한나에게 독특한 물건을 받았다.

“이게 뭐예요?”

강한나가 건네준 물건은 달걀 크기의 투명한 보석이었다.

강한나는 내가 보석 모양의 달걀을 요리조리 보자, 물건에 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큐빅을 무력화하는 물건이에요.”

“오오!”

희소식이었다.

강한나는 최근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큐빅에 관해서 연구했다.

그렇게 연구에 몰두한 강한나는 그저 큐빅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큐빅을 무력화하는 물건까지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물건도 완성형은 아니었다.

“아직 완성품은 아니에요. 발동 범위도 작고, 작동 시간도 길지 않아요. 범위는 20미터 정도, 한번 사용하면 30초 정도 유지해요.”

“횟수는요?”

“다섯 번이요. 충전은 안 되니, 소모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소모품이라고 해도 어딘가 싶었다.

나야 마법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큐빅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강한나가 건네준 물건은 딱히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곳의 다른 마법사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마나를 제어 불능 상태로 만드는 큐빅은 탑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마법사들도 전부 백수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물건이었다.

그런 큐빅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물건… 가지고 있으면 비상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워요.”

“제 할 일인데요. 뭘~”

“자, 그럼 가자.”

그렇게 강한나에게 큐빅 무력화 물건을 받은 뒤에 나와 레나, 그리고 문주아는 바로 던전 입구로 향했다.

던전 입구의 위치를 알고 있는 문주아가 앞장섰고, 나와 레나가 그 뒤를 따라갔다.

문주아가 들어선 곳은 산… 그것도 사람 발길이 닿지 않은 울창한 산이었다.

문주아는 산에 들어가자마자 나와 레나에게 주의 사항을 말했다.

“최대한 인기척을 줄여.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이라서 인기척이 느껴지면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할 거야.”

나와 레나는 문주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문주아는 내 끄덕거림에 미소를 짓고….

“…쯧.”

레나의 끄덕거림에는 혀를 찬 뒤에 다시 앞장서기 시작했다.

나는 이마를 손으로 감싸여 통신으로 말했다.

‘레나, 내가 대신 사과할게.’

[주인님께서 사과하실 일이 아닙니다. 저는 딱히 신경 쓰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레나는 과거 마족에게 학대당하고, 귀족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던 경험을 말하며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대답했다.

레나에게 있어서 문주아의 무시는 과거에 있었던 일에 비하면 어린애들의 장난 수준일 것이다.

[거기다 저 여자는 주인님에게 도움이 되니 저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하하….’

그렇게 작은 헤프닝을 넘긴 뒤에 나와 레나는 계속해서 문주아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도착한 장소에는….

“저기야.”

던전 입구와 함께 입구를 지키는 녀석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던전 입구를 서성이며 순찰하는 녀석들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생각보다 적네?”

던전 입구를 지키는 녀석들의 숫자는 정확히 셋, 중요한 장소를 지키는 것치고는 적은 숫자였다.

문주아는 작은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외진 곳이라 그런 걸 거야.”

던전은 입구를 기준으로 외부와 내부가 나뉘고, 던전에 한 걸음이라도 들이는 순간 모습이 사라지고, 외부와 어떠한 소통도 주고받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던전을 공략할 때는 입구에 저런 식으로 내부, 외부에 사람을 비치한다.

그리고 내부에서 문제가 생기면 내부 인원이 외부에 나와서 상황을 알리고, 외부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 인원이 내부에 들어가서 상황을 알리는 식이다.

“입구를 지키는 녀석들 말고도 내부에서 대기하는 녀석들도 있을 거야.”

만약 누군가가 기습하더라도 바로 내부로 들어가서 내부 대기조와 합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부 대기조가 내부에 있는 모든 조직원에게 통신으로 기습 사실을 알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계획은 차질이 생길 것이다.

문주아는 실실 웃으며 내게 조용히 물었다.

“너도 알겠지만, 한 명이라도 놓치는 순간 귀찮아질 거야. 참고로 나는 한꺼번에 세 명 전부 제압할 자신이 있어.”

문주아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내 대답을 기다렸다.

아마 자신에게 부탁하길 바라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지….

“이런 곳에서 힘 뺄 필요 없지.”

나는 입구에서 경계를 서는 세 명을 향해 손을 뻗어서….

“크흐으으….”

“어어…?”

털썩!

수면을 시전했다.

녀석들은 바닥에 고꾸라지면서 불편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문주아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쳇… 던전 들어가기 전에 몸이나 좀 풀려고 했더니….”

나는 문주아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던전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평하게 코를 골며 잠든 셋을 내려다보자, 옆에 있던 문주아가 입술을 삐쭉 내민 채 내게 물었다.

“죽일까?”

“지금은 안돼. 너는 일단 주변을 확인해.”

던전 입구에는 식료품 같은 물자들이 쌓여 있었다.

녀석들의 물자는 딱히 관심이 없었지만, 혹시라도 중요한 물건이나 문서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문주아는 입술을 삐쭉 내밀면서도 내 명령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저도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문주아와 레나가 재빠르게 주변 물자를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두 사람이 주변을 확인하는 사이에 잠든 녀석들에게 침몽을 시전했다.

셋 다 침몽으로 확인해서 알아낸 유용한 정보는 암호였다.

“암호는 ‘오늘의 반찬’, ‘젤리’.”

통신 소통을 위한 암호였다.

내가 침몽하는 사이에 주변을 샅샅이 뒤진 문주아는 내 말을 듣자마자 코웃음을 쳤다.

“암호가 징그럽네. 반찬이 젤리라니.”

“징그러울 게 있어?”

그야 밥반찬으로 젤리가 나오면 끔찍하긴 하겠다만….

문주아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암호의 뜻을 내게 설명해줬다.

“젤리는 우리가 탑 마법사를 부를 때 쓰는 은어야.”

“허….”

여러 가지 색깔로 흐물흐물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 그것도 탑 소속 마법사를 비하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즉, 암호의 뜻은….

“오늘 탑 녀석들을 어떻게 해서든 조지겠다는 소리네.”

“….”

굉장히 불순한 의도를 담은 뜻이었다.

예전이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던전에 들어간 멤버는 탑에서도 나름대로 실력 있는 자들일 것이다.

거기다 그들을 통솔하는 건 예리엘과 성수아였다.

하지만 지금 오히려 나는 두 여자가 들어갔다는 사실 때문에 불안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빨리 들어가자.”

더 이상 지체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당하지는 않겠지만, 두 사람을 노리는 녀석들은 마법사를 무력화할 수 있는 수단을 지니고 있었다.

내 말을 들은 문주아와 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들어가기 전에 레나와 문주아에게 내부 상황을 설명해줬다.

“지금 안에 대기하는 녀석들은 셋이야.”

현재 모인 조직원들은 여기저기에서 끌어모은 탓에 살짝 오합지졸 같은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 입구를 지키는 녀석들은 내부, 외부가 서로 다른 조직이었다.

“서로 인식 저해 망토를 쓰고 있어서 암호로만 신분을 파악하는 중이야.”

“진짜 허술하네.”

문주아는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는 바닥에 곤히 자고 잇는 한 녀석의 얼굴을 신발로 툭툭 치며 물었다.

“이 녀석들은 어떻게 해?”

나는 오른발을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며 입을 열었다.

“죽여.”

나는 대답하자마자 던전 내부로 들어갔고, 문주아가 그들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던전 내부로 진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원래라면 들어가자마자 공격당했어야 했지만, 내부 대기조는 망토를 쓰고 들어온 나를 보고 당연히 외부 대기조라고 착각한 것이었다.

나는 그렇게 방심한 녀석들을 수면으로 재운 뒤에 녀석들의 소지품을 뒤졌다.

외부 대기조와 다르게 내부 대기조는 던전에 들어간 조직원들과 소통을 위한 통신기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야… 무전기 오랜만이네.”

영사관의 스마트 워치나 대형 길드에서 쓰는 고급 기계가 아닌 단순한 무전기였다.

외부 대기조를 처치하고 던전에 들어온 문주아는 손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내게 설명했다.

“이런 곳에서는 기능 많은 것보다 그런 단순한 게 최고야.”

허접하기 짝이 없는 무전기였지만, 이런 곳에서는 이런 단순한 무전기가 더 효과가 좋기도 했다.

영사관에서 제공하는 스마트 워치의 배터리 효율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지속시간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에 비해서 무전기는 그냥 건전지를 갈아 끼우면 그만이다.

“거기다 정교한 기계들은 조직의 흔적을 남기기 십상이고.”

“하긴….”

음지에서 활동하는 녀석들도 바보가 아니다.

이왕이면 임무 효율을 위해서 기능이 많은 기기를 쓰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계는 사용할 때는 효율이 좋을지 몰라도, 기기 사용자가 잡히는 순간 조직을 위태롭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렇게 내부 대기조에게 빼앗은 무전기는 총 세 대였다.

나는 한대를 챙긴 뒤에 레나와 문주아에게 한 대씩 건네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빨리 들어가자.”

그리고는 내부 대기조를 마저 죽이고 정식으로 던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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