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58화 (859/898)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 사관 학교 (6)

오현민의 시야로 보이는 성수호는 그야말로 악마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의 눈썹에 붙은 붉은색 핏방울들이 성수호의 주변을 붉게 물들며 그를 악마의 형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형상은….

“흐아아아아아악!”

오현민의 속에 공포심을 심어 놓기 충분했다.

오현민은 쓰러진 채 뒤로 아등바등 이동하며 성수호에게 손을 뻗었다.

“저히가!!!!”

마지막 발악을 위한 마법을 쓰기 위해….

하지만….

“어… 어어어…?”

손바닥에서 생성되었어야 할 얼음창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당황한 오현민은 다시 한번 손을 길게 뻗으며 외쳤다.

“흐아아아악!”

하지만 이번에도….

“머… 머야….”

마법은 나가지 않았다.

분명 몸속의 마나는 손바닥까지 이어져 나갔다.

하지만 얼음으로 형상화되었어야 할 마나는 손바닥을 거쳐 흐른 뒤에 마치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오현민의 눈에 들어온 붉은색으로 물든 성수호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오현민을 쳐다봤다.

“뭐 하세요?”

“으으윽! 크하아아악!”

오현민은 두려움과 굴욕을 버무리며 다시 한번 집중했다.

하지만….

“어어어…?”

오현민의 마법은… 또 발동하지 않았다.

분명 심장 주변을 도는 마나는 확실히 느껴졌다.

그리고 그 마나는 분명 팔을 거쳐서 손바닥으로 유려하게 흘러나갔다.

분명 절차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허… 허떼서….”

마법이 발동하지 않았다.

오현민은 벌벌 떨면서 영사관에 처음 입학했을 때, 교관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마나를 사용할 때, 자세만큼 중요한 게 없다.>

영사관에서 마법을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문구이자 모든 마법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문구였다.

그리고 자신도 교관으로 처음 부임해서 생도들에게 가르치는 문장이기도 했다.

몸속에 있는 마나는 사실 마법사 본인의 것이 아닌 자연으로 잠시 빌린 존재였다.

그런 마나를 외부로 방출할 때는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지 원하는 형상으로 뻗어나간다.

그리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자세는 그 마나와의 상호 작용을 거치는 숭고한 의식과도 같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긴다.

오현민이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떠올리는 동안….

“뭐 하시냐니까요?”

성수호는 태연하게 오현민을 기다려 주고 있었다.

오현민은 그런 성수호의 모습에 다시 굴욕감을 느끼며….

“크으으읏!”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뒤에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자세를 잡은 뒤에 또다시 팔을 뻗어서 마법을 시전했다.

하지만….

“어… 어때서….”

이번에도 마법은 나가지 않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성수호가 그의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혹시 아까 쓰신 마법 때문에 마나가 바닥나셨나요?”

“크으윽!”

굴욕이었다.

분명 마나를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마법이 나가지 않은 이 상황.

하지만 성수호의 굴욕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성수호가 다음에 내뱉은 말은 오현민의 이성의 끊을 잘라 놓기에 충분했다.

“아니면 혹시… 무서워서 마법이 안 나오시는 건가요?”

“이… 이이이….”

오현민은 두 앞니가 깨지고, 심지어 온몸에 상처와 피멍이 들었음에도 고통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잠깐이나마 느꼈던 두려움마저 순식간에 분노로 치환되기 시작했다.

오현민은 온몸에 차오른 분노로….

“드겨버리게써!!!!!!!!!!”

심장이 터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온 마나를 손바닥에 끌어모았다.

어떤 마법이 튀어나올지는 오현민도 몰랐다.

그저 머릿속으로 그를 죽이고 싶다는 일념만이 그의 마나에 담길 뿐이었다.

그렇게 평생 담아보지 못했던 일념이 담겨 있던 마나는….

‘어… 어째서….’

이번에도 허무하게 발동되지 않았다.

평생 끌어 써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쭉 짜낸 마나 때문에 오현민은 서서히 머릿속이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점점 정신이 블랙아웃이 되어가는 가운데에 성수호의 미소가 눈 안으로 들어왔다.

“와… 진짜 겁먹었나 보네.”

분명 오현민의 이성의 끈을 잘라낼 정도로 강한 조롱이었지만….

‘도… 도망가야 해….’

오현민은 진짜 두려움에 잠식된 것처럼 어둠이 그의 시야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

나는 갑자기 기절하며 쓰러진 오현민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진짜 기절한 건가?”

내 목소리를 들은 아르모니아가 내게 설명해줬다.

[마나 탈진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쓴 마법이 심상치 않은 것 같기는 했지만, 설마 최후의 발악이었을 줄이야.

오현민이 그렇게 발악하며 마법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했다.

나는 내게 손을 뻗은 채 바닥에 기절해 있는 오현민을 보며 실실 웃었다.

‘해체술이 좋긴 좋네. 이런 녀석도 농락할 수 있고….’

해체술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진작에 해체술을 사용하면 농락할 수 있었겠지만, 그랬다간 자칫 내 해체술의 존재가 들킬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정신이 나간 듯한 녀석의 모습을 보고 나니 몰래 사용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며 사용한 것이었다.

‘덕분에 재미있는 장면도 봤고….’

오현민은 마법을 사용하려고 발악했지만, 내 해체술에 얼음 실오라기 한 줄 생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며 그를 겁쟁이 취급했다.

무서워서 마법도 못 쓰는 마법사라는 식으로….

오현민은 기절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뭐, 그건 이따 깨워서 상태를 확인해보면 되겠지.’

설마 일이 이렇게 잘 풀릴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원래 나는, 오현민과 이렇게 직접 싸우는 일 따위는 계획하지 않았었다.

나는 원래 오현민의 약혼자인 황민서를 협박하는 것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문주아에게 황민서에 대해서 최대한 알아내게 만든 다음 황민서를 협박하고, 그녀를 이용해서 오현민에게 굴욕을 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설마 본인이 나를 이렇게 불러내서 계획을 확 앞당겨줄 줄이야.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격이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약병 하나를 꺼냈다.

‘미리 만들어 놓길 잘했네.’

=====

발기 억제제(30일)

발기를 강제로 억제한다.

성욕과 정액 생성은 막지 않는다.

=====

오늘 쉬는 시간에 짬을 내서 만들어 놓은 약이었다.

참고로 이 약을 마실 주인은….

‘자, 미리 마셔도 상관없겠지?’

처음부터 오현민으로 정해져 있었다.

원래는 황민서를 협박해서 그녀를 내 소유로 만든 다음에 오현민에게 몰래 약을 마시게 할 계획이었다.

결혼하고 나서 첫날밤에 발기 부전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황민서를 이용하지 않아도 이제 오현민은 평생 굴욕을 안으며 살아가야 할 테니까.

그렇다고 황민서의 협박 계획을 버린다는 것도 아니었다.

‘뭐… 황민서도 결국 잡긴 잡아야 하니까.’

황민서라는 여자는 관심이 없었지만, 오현민의 약혼자이자 탑에 몰래 잠입한 존재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나는 실실 웃으며 오현민의 입 속에 약을 흘려 넣었다.

그렇게 약을 전부 먹이고 나서 기질창을 확인했다.

=====

오현민

[마법], [발기 부전(30일)], [성급함], [자만심], [완벽주의자], [우유부단], [허영심]…

=====

만족스럽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만족이었다.

‘평생 발기 부전이었으면 참 재미있었을 텐데.’

오현민에게 먹인 약은 30일짜리 발기 부전 약이었다.

그 이상 가는 약을 만드는 건 나도 쉽지 않아서 결국 30일짜리로 타협을 본 것이었다.

‘뭐, 첫날밤 발기 부전 만드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거 같으니까.’

결혼식이 보름 정도 남았으니, 저 약은 신혼여행을 가더라도 확실하게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오현민의 첫날밤 굴욕을 상상하며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얼음 조각들에 파묻혀서 여기저기에서 피를 흘린 채 기절해 있었다.

참고로 출혈 상태이긴 했지만, 과다출혈로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과다출혈은 아니더라도 골병들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나는 쓰러진 오현민의 얼굴을 발로 툭툭 치며 입을 열었다.

“오현민 교관님, 일어나세요. 몸 상해서 결혼식 못하시면 안 되잖아요.”

“….”

오현민은 마나 탈진이 제대로 걸렸는지, 내게 굴욕을 당하고 있음에도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이대로 두고 갈까 싶었지만, 이대로 두고 가서 오현민에게 문제가 생기면 나도 골치 아파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현민에게 회복 마법을 시전했다.

‘회복 마법으로 상태만 적당히 치료하면 일단 일어나게는 할 수 있겠지.’

마나 탈진 자체를 치료하면 즉시 일어나겠지만, 이런 녀석에게 에넬을 써줄 이유는 없었다.

나는 그렇게 오현민에게 회복을 써서 온몸을 치료한 다음….

뻑!

“좀 일어나라!”

그의 볼따구에 발길질했다.

온몸이 회복된 상태로 내 발길질을 제대로 받은 오현민은….

“끄아아아악!”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서 뒹굴기 시작했다.

얼마간 뒹굴던 오현민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치 극지방 한복판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얼음 파편들을 쭉 훑어보더니, 마지막으로 나를 조심스럽게 올려다봤다.

그리고는….

“너… 너 허하는 허석이야.”

“….”

깨진 치아까지 치료된 건 아니라 그런지 아직도 제대로 발음을 못 하고 있었다.

일단 지금 당장 깨진 이빨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찾아서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나는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사실이 생겼다.

‘과연 이빨이 없어도 발음을 똑바로 할 수 있는가!’

[…?]

나는 미소를 지은 채….

퍼억!

“커어억!”

오현민의 볼따구를 다시 발로 찼다.

오현민은 왼쪽 볼을 맞자, 왼쪽 볼을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그런 그를 보며 한마디 던졌다.

“말 똑바로 해. 듣기 힘드니까.”

“히… 히바… 히티… 해끼가….”

이번에는 오른쪽 볼을 발로 찼다.

퍼어억!

“크허어어억!”

내가 오른쪽 볼을 발로 차자, 이번에는 입에서 피를 쏟아냈다.

그리고 그가 쏟아낸 피에는….

“아… 어금니도 깨지셨네. 그런데 마침 앞니도 치료해야 하잖아요. 같이 치료하면 되니까. 다행이네요.”

“이… 이 미틴….”

오현민은 비명을 지를법한 고통을 느끼면서도 자존심이 있어서 그런지 울거나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다.

다만 목소리에 울먹거림이 섞여 있을 뿐….

나는 그런 오현민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발음 교정 다시 해드릴까요?”

“!?”

오현민은 그제서야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는 두려움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내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 이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넌 끝이야….”

분명 대사는 협박이었지만, 그의 말투는 전혀 협박 같지 않았다.

오히려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에 가까웠다.

오현민은 어떻게 해서든 내게 위협을 주려고 했지만, 목소리 톤만 들으면 불쌍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나는 위협도 느껴지지 않고, 동정심도 생기지 않았다.

그저….

“끝?”

즐거움만 생길 뿐이었다.

내가 미소를 지으며 웃자, 오현민은 사태 파악을 못 한 채 입을 열었다.

“그… 그래. 내… 내가 말만… 하면… 넌… 평생… 끝이야.”

이빨이 깨진 오현민은 또 발길질을 당하기 싫은 모양인지, 최대한 말이 새지 않게 말했다.

나는 그런 오현민의 모습에 만족하며 헛웃음을 흘렸다.

“끝이라… 그렇네. 네가 외부에 말하면 바로 해고당하겠네.”

“그… 그래… 여, 여기서 그만하면….”

오현민은 자신의 협박이 어느 정도 먹혔다고 판단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싹 지우고, 섬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너도 끝나겠네?”

“…뭐?”

오현민은 안도하다가 갑자기 내 표정을 보고 뒤로 물러나며 입술을 파르르 덜었다.

나는 그런 그에게 말로 몰아붙이며 점점 다가갔다.

내가 한 발짝 다가가자….

“외부에 말하면 나는 해고로 끝나지만… 너는 영웅 생활이 끝날 거 아냐?”

오현민은 넘어진 채 바둥거리며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내… 내가 왜….”

내가 두 발짝 다가가자….

“당연한 거 아냐? 보조 교관에게 복날 개 맞듯이 두들겨 맞았다는 소문이 돌면 영웅 생활 끝나는 거 아냐?”

오현민은 거기에 맞춰서 또 아등바등 뒤로 물러났다.

“아… 아냐. 그, 그딴 소문….”

세 발짝….

“지금 네 모습을 보면 전부 믿지 않을까? 실력 검증은… 다른 영웅들이 해줄 테니까?”

“아, 아냐…. 다, 다들… 이런….”

네 발짝….

“실력 검증하면 탑에 입단서나 제출해 봐야겠네. 너를 개 패듯이 팼다고 하면 최소한 실력은 인정받을 거 아냐? 탑은 몰라도 3대 길드에서 스카웃 제의 정도는 오지 않을까?”

“아아… 아아아….”

오현민은 그제서야 더 이상 물러설 힘이 없는지, 내가 바로 앞까지 다가왔음에도 벌벌 떨며 나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다리를 벌린 채 바들바들 떠는 오현민을 내려다보며 나는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살벌한 눈빛으로 그에게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귀찮네. 여기서 그냥 죽일까?”

“히이이익! 나… 나를… 죽이면… 절대 조용히….”

“내가 여기서 너를 죽이면… 실수라고 생각할까? 고의라고 생각할까?”

이쯤이면 오현민도 내 말뜻을 이해했을 것이다.

보조 교관이 정식 교관을 죽인다.

현실적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모두 한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정식 교관이 너무 여유 부리다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아… 아아… 자, 잠깐….”

“잘 가라!”

나는 소리를 내지르며 검을 아래로 내리찍었다.

콰아앙!

사람 몸을 관통할 때는 절대 나오지 않을 충격음이 내 귀에 울려 들어왔다.

그리고 충격음이 들려오고 나서 나는 고개를 내려서 오현민의 상태를 확인했다.

오현민은 기절해 있었고, 그는….

“에이, 더럽게….”

가랑이 사이에서 노란 액체가 흘러나오며 바닥에 꽂혀 있는 내 검을 적시기 시작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