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57화 (858/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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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 사관 학교 (6)

“당분간 식사하시기 힘드시겠네요.”

“이, 히바!!!”

오현민은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던전을 자주 돌아다녀서 그런지 금세 정신을 차렸다.

다만 정신을 차리는 조건으로 이성은 완전히 잃어버린 듯싶었다.

“후겨버리게써!!!!!”

앞니가 두 개 나가서 그런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심지어 외치면서 입술 사이로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오현민은 그렇게 핏줄기를 내뿜으며 내게 손을 뻗어서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촤아아악! 촤라라락! 촤아악!

나는 오현민이 쏟아내는 얼음창을 보며 놀라는 척을 했다.

“아, 벌써 5초가 지났나요?”

“하쳐!!!”

나는 살의가 담긴 얼음창들을 요리조리 움직이면서 피했다.

몸이 빨라진 것도 놀라웠지만, 동체시력도 전보다 훨씬 더 좋아져 있었다.

‘와… 진짜 내 몸이 아닌 거 같아.’

연호가 살아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실력이 현역 영웅인 오현민보다 한참 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연호의 실력을 감탄하며 몸놀림을 하다 보니….

“히바아아아아알!”

오현민이 굴욕을 맛본 것처럼 광기가 가득 담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오현민에게 칭찬을 건넸다.

“와, 영화에서 나올법한 장면이네요. 악마가 흑마법 사용하시는 거 같네요.”

“하쳐어어어!”

오현민의 모습은 마치 악마에게 자신의 수명을 바쳐서 마법을 사용하는 흑마법사 같았다.

나는 그런 오현민의 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하며 계속 마법을 피했다.

그리고 그렇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무자비한 마법들을 피할 때마다 나는 속으로 경외심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와… 진짜 움직일 때마다 감탄이 계속 나오네.’

전에 연호의 영혼이나 묘지기의 영혼을 빙의술로 이용해서 사용할 때도 미친 듯이 감탄하던 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감탄을 넘어서서 경외심이 샘솟았다.

‘내 순수 능력은 아니지만….’

남의 능력을 이용하는 능력이라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한편으로 중독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재능있는 자들이 몇 년, 아니 몇십 년을 넘게 수련해서 얻은 능력을, 나는 빙의술을 이용해서 그 강함을 손쉽게 누릴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중독성이 느껴지는 빙의술을 맛보면 다시 오현민에게 집중했다.

‘싸우고 있는 것도 까먹을 정도네.’

오현민의 얼음창은 살의가 잔뜩 담긴 채 내게 날아왔지만, 내 몸은 그런 얼음창들을 대충 보며 피했다.

오현민은 무수히 쏟아져 나가는 얼음 창을 피하는 나를 보며 분노의 외침을 터트렸다.

“히바아아아아! 즈거아아아아!”

나는 가볍게 마법들을 피하며 미소와 함께 흥얼거리며 질문했다.

“오현민 교관님, 무섭습니다. 설마 진짜 저를 죽이시려는 건 아니죠?”

“하쳐어어어억!”

오현민의 표정과 마법은 누가 봐도 나를 죽이려는 살기가 꽉 채워져 있었다.

지금 오현민은 진짜 나를 죽이려는 중일 것이다.

아무리 정식 교관이 영웅이라고 칭송받아도 보조 교관을 살해하면 조용히 넘기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오현민은 자신이 당한 굴욕과 당장 솟아나는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았다.

그리고 오현민이 이성을 상실한 덕분에….

‘괜히 어설프게 화를 참으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진심으로 빡쳤나 보네.’

내가 고민한 계획이 오히려 쓸모 없어져 버렸다.

사람을 빡치게 하려면 인중을 때려라… 메모….

나는 그렇게 속으로 웃으며 오현민에게 집중했다.

오현민은 재빠르게 움직이는 나를 잡기 위해 대량의 얼음창을 난사했다.

“마자!!!! 마즈라고!!!!!”

아마 내 재능이 속도에 몰빵한 타입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얼음창은 일반인에게 위협이 될지언정 능력자에게는 큰 위협이 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법으로 만들어낸 얼음창 한대만 맞추면 전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담긴 듯 보였다.

‘슬슬 피하는 것도 지루한데, 분위기 전환 좀 해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촤아악! 사사삭! 사삭!

몸을 현란하게 놀리며 얼음창들을 검으로 전부 베어냈다.

‘와… 이거 쩐다.’

재밌다.

비처럼 쏟아질 정도로 엄청난 양의 얼음창들이 가볍게 휘두른 검 놀림에 썰려 나가며 바닥에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내가 한 자리에서 검으로 얼음창을 전부 베어내자….

“무… 무야….”

오현민은 당황해하며 마법 난사를 멈췄다.

한창 신나게 얼음 창들을 베던 나는 아쉬운 목소리를 내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 한창 재미있었는데….’

주변은 마치 우박이라도 쏟아진 것마냥 얼음조각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주변을 둘러본 뒤에 검의 상태를 확인했다.

‘칼은 멀쩡하네.’

교관이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검이라 그런지 마법으로 만들어낸 얼음을 베어냈음에도 날이 아직도 시퍼렇게 벼려있었다.

‘아니면 연호의 실력 자체가 뛰어나서 손상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검을 확인한 뒤 오현민의 상태를 확인했다.

오현민은 복잡한 감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겁먹은 건 아니겠지?’

영사관에서 최상위로 졸업하고, 탑에서도 인정받은 오현민이라면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하는 능력도 뛰어날 것이다.

“너… 너 머야….”

내가 얼음창을 전부 피한 것도 모자라서 전부 칼로 베어내니 내 실력을 재평가하는 중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침착하게 나에 관한 판단을 바꾸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나는 누가 봐도 도발하는 듯한 비웃음을 흘리며 오현민에게 말했다.

“설마 여기서 끝인가요?”

“너… 너…!”

“아, 혹시 그만두고 싶으시면 말씀해주세요.”

파아앗!

나는 그렇게 말하며 검으로 허공을 시원하게 베며 검에 묻어 있던 물기를 털어냈다.

그렇게 마무리 짓는듯한 행동을 취한 뒤에 비릿한 목소리를 입에 담았다.

“비록 정식 승부는 아니었지만, 오현민 교관님과의 승부에서 이겼다고 하면 탑에서도 저를 좋게 봐줄 테니까요.”

“!?”

분명 가벼운 도발이었지만….

“흐끼지 마!!!”

오현민은 다시 광기가 섞인 목소리와 함께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야, 성격 단순해서 좋네.’

오현민은 머리가 좋고, 실력이 뛰어났지만, 한편으로 인성은 하자가 있는 녀석이었다.

내가 만약 동료 교관이었다면 이런 도발은 먹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보조 교관이다.

그런 보조 교관에게 치아가 깨지고, 더 나아가서 졌다는 소문이 난다면….

‘차라리 자살이 낫다고 생각하겠지.’

오현민은 진심으로 자살을 걱정할 것이다.

결혼을 앞두고 보조 교관에게 그런 굴욕을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는 것만큼은 막고 싶을 것이다.

파아아앗! 챙! 채채챙! 파파팍! 쾅!

나는 다시 쏟아지는 얼음창들을 막아내며 손목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이성을 잃었을 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네.’

아까의 오현민은 일단 엉성하더라도 내게 한 방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전력을 다해 나를 상대했다.

얼음창의 강도가 훨씬 단단해졌고,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그리고 오현민은 마법을 사용하며 마법사에게 제일 중요한, 거리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현민의 전력은….

‘아, 손맛이 훨씬 좋아졌네.’

내 손목에 힘이 좀 더 들어가며 즐겁게 만들어줄 뿐이었다.

아까는 두부를 베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무를 써는 느낌으로 바뀌어있었다.

하지만 신나게 베는 것도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슬슬 마무리 짓자.’

재미는 있었지만, 자칫 다른 사람이 오기라도 하면 나도 곤란해진다.

내가 원하는 게 오현민의 굴욕 하나였다면 상관없겠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것 하나만이 아니니까.

‘가자!’

채채챙! 챙! 파아앗! 솨아아악! 챙!

나는 무수하게 날아오는 얼음창들을 시원하게 베며 빠르게 오현민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오현민도 실력자라 그런지 아까 눈을 감았을 때처럼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크으읏!!!”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예측하며 얼음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진심으로 쏟아낸 얼음창도….

“와, 오현민 교관님이랑 사시는 분은 좋겠네요. 여름철에 에어컨은 필요 없을 테니까.”

“크읏!”

결국 조각조각 썰리는 미래는 변하지 않았다.

오현민은 내 도발에도 불구하고 아까처럼 이성을 잃은 듯이 욕설을 내뱉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번에는 제가 갑니다!”

“헉!”

간신히 벌려놨던 거리가 다시 20미터도 안 되는 거리로 좁혀졌기 때문이었다.

오현민은 내가 자세를 잡고 달려들 준비를 하자, 화가 나는 표정에서 두려움이 담긴 표정으로 변했다.

그리고는….

“크하아아앗!”

갑자기 양손을 뻗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마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오현민이 시전한 마법은….

파스스스슷!

“오….”

얼음벽이었다.

두꺼운 얼음벽이 내가 달려가기 전에 순식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나는 갑자기 생긴 얼음벽을 보며 오현민을 살짝 감탄했다.

‘와… 이런 걸 바로 만들어내네?’

나는 그런 신기한 장면에 감탄하며 얼음벽을 쳐다봤다.

‘이건 강도가 좀 더 높겠지? 베는 맛이 있으려나.”

그런데 얼음벽 건너편에서 귀청이 떨어져 나갈 것같이 오현민의 외침이 들려왔다.

“주거어어어어억!”

그의 외침과 동시에 내 주변에 널려 있던 얼음 파편들이 가루처럼 주변을 흩날리기 시작했다.

‘아니… 뚫고 가는 건 다음 턴으로 미뤄야겠네.’

내 주변을 흩날리는 건 고작 해봐야 얼음 파편이었다.

하지만 연호의 영혼을 받아들인 덕분에 얼음 파편들이 평범한 얼음 파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부 바늘처럼 변했어. 한 번에 달려들면….’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위험하겠어!’

얼음벽 건너편에서 오현민의 외침과 동시에 시야를 완전히 가리는 얼음 바늘들이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까는 표현상 얼음창이 비와 같이 쏟아진다고 했지만, 지금 보이는 얼음 바늘들은 바늘 형태로 진짜 비처럼 내게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피하는 건 불가능해!’

그렇다고 이 많은 얼음 바늘들을 일일이 검으로 쳐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완전히 피하거나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무게는 아까에 비해서 훨씬 가벼워졌겠지.’

얼음 바늘의 무게는 아무리 마나를 담았다고 해도 파편에 불가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온 힘 다해 꽉 쥔 뒤에 검면에 마법진 하나를 생성했다.

‘유용할지 몰라서 대충 배웠지만….’

그리고는 마법진은 청록색을 띠며 검 주변에 회오리를 생성하기 시작했다.

‘풍속성 마법… 배워놓길 잘했네.’

나는 예전에 지나가듯이 배운 풍속성 마법을 검 자루에 담아서 주변을 한 바퀴 휘둘렀다.

단 한 번의 휘두름에….

화아아아악!

주변에 쏟아지던 얼음 바늘들이 내가 만들어낸 회오리바람에 이끌려서 강제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리고 내가 날려 보낸 얼음 바늘들이 잔뜩 담긴 바람은….

파아아아아앙!

오현민이 만들어낸 얼음벽을 뚫을 듯한 기세로 날아갔다.

파아아앗!

얼음벽에 맞은 바람은 아쉽게도 벽에 금을 내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바람에 이끌려서 날아간 얼음 파편들이….

카카캇! 카카카캇!

오현민의 얼음벽에 무수히 박히면서 벽에 균열을 만들기 시작했다.

‘저런 작은 파편들로는 좀 무리이려나?’

얼음 파편의 숫자는 많았지만, 얼음벽이 그만큼 견고해서 부수는 건 요원해 보였다.

‘어쩔 수 없지.’

나는 미소를 지으며 바람이 깃들 검을 들고….

‘한번 시원하게 뚫어보자!’

얼음벽을 향해 돌진했다.

***

오현민의 계획은 단순했다.

성수호를 대련실에 억지로 데리고 온 다음 그를 곤죽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불구가 되어도 상관없었다.

정식 교관이자, 영웅이라고 불리는 오현민에게 그런 일은 조금 귀찮음을 감수해도 넘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도 몇 번 잘 넘어가기도 했고….

하지만 그의 계획은….

카카캇! 카카카캇!

“뭐, 뭐야? 무슨….”

예상치 못한 성수호의 실력에 산산이 무너져버렸다.

오현민의 계산대로라면 건너편에서는 성수호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어야 정상이었다.

당연하다.

오현민은 성수호를 ‘진짜’ 죽일 각오로 필살기처럼 여기던 [블러드 더스트]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블러드 더스트]

오현민이 직접 만들어낸 능력으로, 얼음 마법으로 사용하고 나서 남은 파편을 전부 무수한 바늘로 변화시킨 다음 쓸어버리는 능력이었다.

다수의 적에게도 효과가 있었고, 한 명의 적에게도 효과가 뛰어난 마지막 일격이었다.

[블러드 더스트]라는 명칭은 얼음 바늘들이 전부 사용되고 나면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해서 그가 만들어낸 명칭이었다.

그리고 [블러드 더스트]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그가 능력을 쓰고 나서 지금껏 살아서 서 있는 괴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즉, 그의 예상대로라면 건너편에서는 죽어가는 성수호의 신음이 들려왔어야 했다.

하지만 건너편에서는 성수호의 목소리는커녕 주변을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와….

“머… 머야!”

카카카칵! 카카카캇!

얼음벽에 금이 가면서 갈라지는 듯한 소름 돋는 소리가 귓바퀴를 돌아 고막을 찌를 듯이 쑤시며 들어왔다.

“히… 히해야….”

그가 그렇게 당황해하며 뒷걸음질 치는 순간이었다.

파까가가각!

얼음벽 중앙에 엄청난 균열이 생기는 것과 동시에….

파아아아앙!

“끄아아아아아악!”

그 균열이 3미터 지름의 구멍을 만들어내며 엄청난 얼음 파편들이 오현민의 몸으로 날라오기 시작했다.

무수한 얼음 파편들이 오현민의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을 강타했다.

오현민은 예상치 못한 상황 때문에 방어할 겨를도 없이 얼음 파편을 맞으며 뒤로 나자빠져 버렸다.

콰당!

“크하아아악!”

그렇게 뒤로 나자빠진 오현민의 눈앞에….

타앗!

“휴우우… 좋은 능력인 줄 알았는데, 에어컨은 구매하셔야겠네요. 이런 식으로 여름을 나다가는 집 안이 물바다가 되겠네요.”

성수호가 몸에 붙은 얼음 파편을 털어내며 여유롭게 착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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