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34화 (835/898)

마법 학교 슈트라 (6)

“하아… 두 여자 동시에 상대하려니까 꽤 빡세네.”

루이스는 성수호의 말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새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다, 다른 사람인가?’

처음에는 온전하지 못한 정신 덕분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성수호의 목소리로 착각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성수호는 바쁜 일이 있다며 한동안 학생회에 참석 못 한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학생회실이 있는 건물 화장실을 이용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루이스는 극심한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아냐! 성수호… 저 새끼 목소리가 분명해!’

옆 칸에 있는 목소리의 주인이 성수호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절대 잊지 못할 목소리.

자신을 평생 사랑해주던 어머니와 철천지원수지만 혈육인 누나를 동시에 품고, 자신에게 호감을 보여주던 공주를 홀린 뒤에….

“하아… 루나나 카린이랑 했으면 종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역시 속궁합은 두 사람이 최고네.”

자신이 평생 사랑을 바쳐오던 소꿉친구를 빼앗은 남자였다.

‘이… 이… 씨발 새끼가!!!’

루이스는 루나의 이름을 거론한 성수호의 목소리에 머리가 터져나갈 것처럼 분노하면서도 입술을 꽉 깨물며 참았다.

예전의 루이스였다면 진작에 화장실 문을 박차고 나가서 성수호에게 마법을 난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루이스는….

‘지, 지금 건드리는 것보다 나중에 루나한테 저 새끼가 했던 말을 폭로하는 게 훨씬 낫겠지.’

성수호의 목소리에 오히려 몸이 경직되며 움직이기를 거부했다.

루이스는 자신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했다.

‘이, 일단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나 보자. 그러고 보니 두 명이라는 게 누구야? 서, 설마 아니지…?’

루이스의 머릿속에서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밀레나와 하넬로네였다.

루이스는 어느새 자기가 호감을 느끼는 여자와 성수호를 연관시키는 버릇을 가지게 되었다.

루이스의 머릿속에는 어느새 성수호의 앞에서 다리를 활짝 열어서 개방한 밀레나와 하넬로네가 떠올랐다.

‘아냐…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일단 계속 들어보자.’

하지만 루이스의 기대와 다르게 성수호는 정작 다른 주제로 혼잣말을 이어 나갔다.

“루나랑 카린이 명기이긴 하지. 안나는 나이가 있어도 테크닉이 좋고, 이리스는 강제로 하는 맛이 있고….”

성수호는 마치 루이스가 들으라는 듯이 낄낄 웃으며 지금까지 먹은 여자들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 이 쓰레기 같은 새끼가!!!’

루이스는 성수호의 평가를 들으며 속으로 두 가지 감정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분노와 질투.

두 감정이 서로 격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혼잣말이라고 해도 루나한테 그런 말을 해? 나중에 전부 말해주겠어!! 루나… 왜… 왜 저런 녀석이랑….’

루이스는 성수호의 말에 분노하면서도 아이러니하게 머릿속에는 성수호가 말한 여자들과 자는 그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안나와 카린을 동시에 침대에서 부둥켜안는 성수호.

레빈의 축복이라 불리는 이리스 공주를 마치 성노예처럼 가지고 노는 성수호.

루나와 부부라도 된 것처럼 침대에서 행복을 나누는 성수호.

그런 성수호의 우월한 여성 편력을 떠올리다 보니 어느새 루이스의 마음속에 있던 분노는 힘을 잃고 질투의 퇴비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뭐가 부족한데…? 응? 내가 뭐가 부족하냐고!!’

누구는 평생 애정을 쏟아도 간단한 스킨쉽도 못 하는 반면에 성수호는 단기간에 말로 홀려서 다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루이스 혼자 질투심에 점점 피폐하게 썩어가는 중에 성수호가 소변을 다 눈 뒤에 흥얼거렸다.

“하긴 모든 여자 속궁합이 언제나 좋을 수 있나…. 남자인 내가 맞춰줘야지.”

화장실 칸에서 나온 성수호가 마지막 말을 남기로 떠나갔다.

“원소 치환 연구회 동아리실 정말 쓸 만하네.”

그 뒤에 화장실 안에는 루이스 혼자만 남았다.

루이스는 성수호가 나간 것을 확인한 뒤에 중얼거렸다.

“원소 치환 연구회…?”

일단 루이스의 기억 속에 있는 동아리가 아니었다.

루이스는 기대감을 품으며 황급히 학생회실로 향했다.

‘그래! 분명 저 새끼 다른 동아리 여자 꼬시느라 학생회에 참석하지 않은 거겠지. 밀레나랑 하넬로네는 관련 없을 거라고!’

루이스는 그렇게 낙천적인 생각을 품으며 학생회실에 들어갔다.

학생회실에 들어가자마자 루이스는 바로 동아리 리스트를 찾기 시작했다.

‘분명 서기가 작성한 문서 중에 동아리 명단 비슷한 게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밀레나가 작성했던 문서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루이스가 갑자기 학생회실에 들어오자마자 열정적으로 문서를 확인하자, 에드가는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빈정거렸다.

“뭐야? 갑자기 돌아와서 일하는 척하냐?”

“그게… 아까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싶어서….”

루이스는 귀찮게 구는 에드가를 무시하듯 대답한 뒤에 다시 문서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거다!’

다시 찾기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동아리 명단이 담겨 있는 문서를 찾을 수 있었다.

루이스는 황급히 밀레나의 책상에 앉아서 리스트를 쭉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리스트를 훑어보는 사이에 에드가의 비아냥이 그의 귀를 괴롭히는 건 덤이었다.

“누가 보면 학교 기밀이라도 보는 줄 알겠다?”

“아니, 여자친구 편지나?”

“내 말 씹냐?”

루이스는 집중하는 척하며 에드가의 말을 싹 다 무시하고 리스트를 전부 훑어봤다.

하지만….

‘뭐야? 원소 치환 연구회라는 동아리는 없는데?’

성수호가 혼잣말로 흘렸던 동아리는 비슷한 명칭도 존재하지 않았다.

루이스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리스트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가 그렇게 다시 첫 장을 확인한 뒤에 다음 장으로 넘어가려는 순간이었다.

팍!

“야? 내 말 무시하냐고!?”

루이스가 쥐고 있던 동아리 명단을 에드가가 꽉 주며 다음 장으로 넘기지 못하게 막았다.

루이스는 순간 발끈해서 주먹을 내지를뻔했지만, 심호흡하며 참았다.

‘참자. 내년이면 슈트라에서 떠날 녀석이야….’

루이스는 그렇게 에드가의 도발을 참아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 집중하느라 못 들었습니다.”

“…흥! 뭘 찾는 데 그렇게 집중하는 거야?”

루이스는 거짓말로 대충 넘어가고 싶었지만, 괜히 말꼬투리를 잡히고 싶지 않아서 정직하게 대답했다.

“원소 치환 연구회 동아리에 대한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원소 치환 연구회???”

에드가는 천장으로 눈을 치켜뜨며 금세 생각을 정리하고는 루이스에게 대답했다.

“거기 작년에 부원 전부 없어져서 폐부된 곳인데.”

..

..

다음 날, 루이스는 오후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로 (구) 원소 치환 연구회 동아리실로 향했다.

동아리실에 도착한 루이스는 어제 몰래 챙겨온 동아리실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루이스는 (구) 원소 치환 연구회 동아리실에 들어가자마자 한마디 감상평을 뱉었다.

“…생각보다 넓은데?”

부원이 없어서 폐부된 동아리치고는 동아리실 자체는 굉장히 넓은 편에 속했다.

그래서 이상했다.

‘이렇게 넓은 동아리실이 공실이라면 다른 동아리에서 눈독 들였을 텐데….’

하지만 루이스는 동아리실을 돌아다니며 금방 이 동아리실이 인기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채광이 쓰레기네.”

분명 아직 해가 떠 있는 시간임에도 동아리실은 마치 새벽을 연상시키듯이 어두웠다.

창문 너머에는 옆 건물 벽이 딱 붙어 있어서 햇볕을 철벽 방어하는 중이었다.

“이런 곳에서 지내면 가지고 있던 열정도 사라지겠네.”

분명 동아리실로써는 최악인 장소였다.

하지만 반대로 남들의 시선을 피하기에는….

“하지만 몰래 만나기에는 좋은 곳이네….”

최적의 장소였다.

루이스는 계속해서 동아리실 내부를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어두워서 잘 몰랐지만, 동아리실 내부를 꼼꼼하게 돌아다니며 몇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동아리실 내부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깨끗했다.

과거에 쓰던 비품들이 중구난방 뒤섞여 있었지만, 먼지 한 톨 돌아다니지 않을 정도로 공기가 깨끗했다.

그렇게 깨끗한 동아리실에서 루이스를 당황하게 만든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씨발, 여기에 침대가 왜 있는 건데?”

두 사람이 적당히 누울 수 있는 수준의 침대가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두운 상태로 멀리서 보면 소파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가까이서 보면 명백하게 침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루이스는 침대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본능적으로 주변에 숨을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곳은….

“여기… 여기에 숨으면 모르겠지?”

어둠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던 캐비닛이었다.

루이스는 조심스럽게 캐비닛 안을 뒤져보며 숨기 적합한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좋아. 여기라면 전혀 문제없겠어.”

합격이었다.

침대 밑바닥에서 밤새 버텨냈던 루이스였다.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캐비닛은 전혀 답답한 공간이 아니었다.

“일단 들어가서 대기하자.”

루이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캐비닛 안에 들어가서는 내부를 확인했다.

“…생각보다 괜찮네.”

분명 캐비닛 내부는 오래 방치된 탓에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드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하지만 루이스는 그런 사실을 외면하며 그저 캐비닛 안에서 침대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루이스는 캐비닛 문에 달린 환기 통로로 침대를 확인했다.

“일단 잘 보이고, 소리도 잘 들리겠지.”

루이스는 그렇게 모든 것을 관음에 초점을 맞춘 채….

“오늘 학생회에는 참여 못 한다고 미리 말해놨으니까 문제없겠지.”

동아리실로 오게 될 성수호를 기다렸다.

그렇게 원래 어두웠던 동아리실은 외부에서 간신히 흘러들어오는 햇빛조차 서서히 지워지면서 어둠 속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제 루이스의 눈에 들어오는 건 침대뿐이었다.

동아리실이 완벽한 어둠의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드르륵!

‘와, 왔다!’

누군가가 동아리실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어둠이 가라앉은 탓에 저 멀리서 막 들어온 인물을 정확히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단 한 사람은 정확하게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야, 여기는 진짜 어둡네요.”

들어오자마자 루이스의 귀속에 정확히 성수호의 목소리가 꽂혔기 때문이었다.

‘그래… 일단 저 새끼는 당연히 올 거고… 나머지 한 명은….’

루이스는 성수호의 옆에 있는 인물에게 최대한 초점을 맞추며 정체를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씨발, 들리지 않아.’

하지만 성수호와 같이 들어온 인물은 속삭이듯 말하다 보니 루이스의 귀속에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았다.

그렇게 루이스는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제발 밀레나나 하넬로네가 아니길 간절히 기도했다.

‘두 명은 다른 여자들이랑 다르다고! 공부도 잘하고… 나한테 친절하고…. 그리고… 그리고….’

하지만 그의 기도는….

“수호야, 오늘은 한 번만 하고 돌아가야 할 거 같아….”

밀레나의 목소리와 함께 산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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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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