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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16화 (817/898)

Chapter 816 - 816.마법 학교 슈트라 (6)

에드가, 하넬로네, 밀레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삼각관계네.’

에드가가 밀레나에게 무슨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 밀레나는 확실히 에드가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사이에 하넬로네가 뭔 짓을 꾸몄을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런 추측은 위험하지 않겠냐고 하겠지만….

‘저 기질을 달고 얌전히 꼬셨을 리는 없겠지.’

-[NTL 기질(중)]-기질이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남자에게도 본 적이 없던 기질을 민하연에 이어서 하넬로네에게도 보인 것이었다.

하지만 민하연과 하넬로네의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종속이 없지.’

민하연은 [NTL 기질]을 달고 있어도 종속이 있어서 평생 나 말고 다른 남자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민하연은 NTL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역으로 내가 다른 여자를 꼬시게 만드는 것이었다.

저번에 스텔라를 꼬시라고 부추긴 이유도 아마 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함일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민하연을 떠올리며 아침 드라마를 보듯 세 사람을 구경했다.

하지만 재미있던 구경 시간을 오래가지 않았다.

“이제부터 성수호 학생과 루이스 학생은 각자 하넬로네와 밀레나를 보조하면서 같이 일을 처리해주세요.”

내 첫 번째 사수는 회계를 맡고 있는 하넬로네였다.

첫 번째 사수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일정 시간 동안 같이 지내다가 교체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이었다.

“한 달 정도 같이 일하다가 각자 맡은 일이 눈에 익으면 교체하도록 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고, 각자 대화를 통해서 일정과 업무를 조율해주세요.”

그렇게 입부 첫날 진행한 회의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회의를 마치자마자 나는 하넬로네와 그녀의 책상에 가서 대화를 나눴다.

하넬로네의 책상은 학생회장과 같은 책상이었지만, 그녀와 다르게 책상 위가 살짝 어수선해 보였다.

다만 어수선해 보일 뿐, 더럽다는 표현까지 쓸 정도는 아니었다.

하넬로네는 혼자 자신의 의자에 털썩 앉고는 다리를 꼬며 싱글벙글 웃었다.

“소개는 이미 했으니, 굳이 할 필요 없겠고. 내가 선배니까 말 놔도 괜찮겠지? 아니면 후배님이라고 해줄까?”

직설적인 발언이었다.

다만 그 발언에 불쾌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게 사교성의 힘이네.’

살짝 거만한 태도를 보이더라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선을 지키며 대화를 유도했다.

[저렇게 선을 지키다가 상대방이 느끼지 못하게 한 발짝, 두 발짝 앞으로 천천히 내딛겠죠.]

강한나의 말대로 하넬로네는 분명 어느 순간 선을 넘기 시작할 것이다.

‘뭐, 그 전에 내가 휘어잡으면 그만이죠.’

나는 속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하넬로네 선배님.”

“후후, 교수님의 추천을 받았다고 들어서 걱정했는데. 답이 빠르고,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드네.”

하넬로네는 선배님이라는 내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흐뭇하게 웃으며 계속 이야기를 진행했다.

나를 세워놓고….

“1학년은 아쉽게도 자리가 없어. 그래도 기분 나빠하지 마. 내년에 내가 앉고 있는 이 자리나, 아니면 저기 있는….”

하넬로네는 살짝 떨어져 있는 밀레나를 힐끗 보며 조롱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더벅머리 자리가 네 자리가 될 테니까.”

저 더벅머리라는 표현 하나로 두 사람의 사이가 어떤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밀레나도 하넬로네를 싫어하지만, 하넬로네도 밀레나를 만만치 않게 싫어하는 것 같이 보였다.

하넬로네는 살짝 내 눈치를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혹시 너… 입 가벼운 스타일은 아니겠지?”

“그런 스타일 아니에요.”

“후후, 좋아 믿을게. 남자가 입이 가벼우면 진짜 매력 떨어지니까.”

하넬로네는 사람을 이끄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눈치채지 못하게 몰래 족쇄를 채워서 질질 끌고 가는 스타일이었다.

“일단 회계의 일부터 알려줄게.”

회계는 명칭에 걸맞게 예산과 관련된 일을 진행하는 직책이었다.

학생회 회계가 가진 예산 권한은 동아리와 학생회 예상이었다.

“일단 동아리 활동 실태를 조사할 거야. 규모와 활동성을 토대로 예산을 집행하는 거지.”

“그럼 지금부터 동아리를 둘러보실 건가요?”

“아니, 오늘은 아니야. 일단 내일부터 동아리 부장들과 개별 면담을 하면서 각 동아리의 상태를 파악하는 거지. 그리고 면담도 내일부터 진행할 거야.”

일단 오늘 일정은 없다는 것이 하넬로네의 말이었다.

“내일 수업 전에 학생회실에서 만나자, 내일 해야 할 일은 직접 만나서 알려줄게.”

“네, 알겠습니다.”

의외로 하넬로네의 업무 설명은 싱겁게 끝났다.

그에 비해서 루이스는 밀레나와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며 바쁘게 손을 놀리는 중이었다.

‘서기는 앉아서 하는 일을 담당하고, 회계는 의외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는 거 같네.’

각각 장단점이 있어 보여서 딱히 불쌍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서류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힘들 테니까.

‘일단 오늘 일은 끝났으니까. 학장한테 가봐야겠다.’

나는 그렇게 손 바쁘게 움직이는 루이스를 뒤로하고 학장의 집으로 향했다.

..

..

다음 날, 나는 평소보다 일찍 기상한 뒤에 학생회실로 향했다.

내가 학생회실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뒤에 하넬로네가 도착했다.

“어머? 생각보다 빨리 왔네? 오래 기다렸어?”

“아뇨. 방금 전에 왔어요.”

“후후, 다행이네. 그럼 가볼까?”

나는 그렇게 하넬로네의 뒤를 따르며 그녀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들었다.

설명을 들으며 신기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신기하네. 나는 당연히 늦을 줄 알았는데.’

어제 보여줬던 태도와 기질을 토대로 불량함과 나태함이 묻어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속물 기질이 있어서 불량하리라 생각했고, 일을 뒤로 미루는 것을 보고 나태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넬로네는 내 생각과 다르게 약속 시간도 잘 지켰고, 회계 일과 사수로서 해야 할 역할도 잘 수행했다.

[학생회에 들어왔다는 건 성적이 좋다는 증거이고, 성적이 좋다는 건 그만큼 성실하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하긴….’

강한나의 설명을 들으며 하넬로네와 같이 동아리실이 밀집된 건물로 향했다.

아침이라 한산했지만, 오전임에도 동아리실에 모인 학생들도 꽤 있었다.

동아리는 대부분 방과 후에 활동하지만, 오전 활동을 하는 동아리도 꽤 있었다.

특히 큰 동아리일수록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럼 일단 마법 구사 연구 동아리부터 찾아가자.”

“선배님,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하넬로네는 선심 쓰듯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냥 선배라고 불러. 그리고 질문해도 돼.”

“네, 선배. 부장들 면담한다고 통보하는 거라면 그냥 게시판으로 공지하면 되지 않나요?”

게시판에 면담 관련 공지를 올리면 알아서 올 텐데, 왜 이렇게 직접 나서는지 의문이었다.

부지런하다기보다는… 효율이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내 말을 들은 하넬로네는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가보면 잘 알게 될 거야.”

“???”

그렇게 하넬로네와 같이 동아리를 쭉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넬로네는 동아리를 쭉 훑어보며 부장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면담을 통보했다.

“방과 후에 15 실습실에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하넬로네의 통보를 받아들였다.

어떤 학생은 평범하게 받아들였고….

“네, 방과 후에 갈게요.”

어떤 학생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고….

“…갈게요.”

어떤 학생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또 이 시기구나. 알았어요. 갈게요.”

다들 저마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지 반응이 각양각색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뭐야? 동아리 부장들은 대부분 3학년 선배 아닌가? 뭐랄까… 아랫사람 대하듯 취급하네.’

하넬로네는 자신보다 상급생들을 마치 후배 대하듯이 대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존댓말은 해준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하넬로네의 태도를 꼬투리 잡지 않았다.

그저 불쾌한 표정을 얼굴로 드러낼 뿐….

그리고 하넬로네는 그들에게 면담을 통보하며 동아리실 내부도 훑어봤다.

부장이나 부원들에게 허락받지도 않고, 마치 자신의 방인 것처럼 자유롭게 들락날락했다.

그녀의 행동은 동아리 부장뿐만 아니라, 부원들도 대부분 불편한 표정을 짓게 만들었다.

갑자기 외부인이 허락도 없이 동아리실을 자기 방처럼 들어오면 누구도 반기기 힘들 것이다.

‘오… 찐 권력자 납셨네.’

왜 비효율적으로 직접 돌아다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넬로네는 동아리의 주인은 이곳에 지내는 부원이 아닌 예산을 집행하는 자신이라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하넬로네는 그렇게 동아리에 있는 비품들을 마음대로 만지고, 구경하며 즐겁게 쇼핑하듯이 회계 일을 했다.

그렇게 쇼핑하듯 동아리실을 돌아다니며 부장들에게 면담을 통보했다.

오전 활동을 하지 않는 동아리실에는 미리 준비한 면담 안내서를 붙인 뒤에….

“후후, 들어가 보자.”

마스터키로 추정되는 열쇠를 이용해서 아무도 없는 동아리실을 열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네? 여기는 지금 아무도 없는데….”

“에이, 걱정하지 마. 우리는 동아리 활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확인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동아리 내부를 자기 방처럼 마음대로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넬로네는 아무도 없는 동아리 비품을 마음대로 가지고 놀며 여기저기 엉망으로 놓았다.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와… 진짜 대단한 여자네.’

아까는 부지런해서 감탄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감탄이 흘러나왔다.

하넬로네는 NTL 기질을 가진 것처럼 남의 것을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듯 보였다.

나는 동아리실 비품에 전혀 손대지 않고, 그저 하넬로네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녀의 행동을 구경했다.

하넬로네는 비품을 만지고 놀면서 속사포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 출신이야?”

“나이는 정확히 어떻게 되고?”

“혹시 너도 교수가 목표야?”

마치 심문하듯이 이것저것 캐물었다.

나는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대답해줬다.

그리고 하넬로네는 살짝 침묵하더니, 목소리에 진지함을 담아서 내게 물었다.

“들어보니까… 루이스랑 같이 여행도 가는 사이라던데. 루이스랑 친해?”

지금 질문으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까 나에 관한 질문들은 관심 없는 것을 억지로 꺼낸 질문이었다.

하넬로네의 진짜 본심은 지금 질문에 담겨 있었다.

나는 루이스에 관한 질문에 전혀 빈정 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로 웃었다.

‘뭐, 이런 성격이라면 귀족에게 홀리는 건 당연하겠지.’

하넬로네는 부지런하고 성실했지만, 한편으로 세속적이고 탐욕도 깃들어 있었다.

평민보다 귀족… 그것도 명문 귀족이라면 당연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환상이 존재할 것이다.

아마 에드가에게 애교를 떠는 이유도 그의 신분 때문일 가능성이 컸다.

‘아까 동아리 부장들한테 하던 태도를 보면 귀족에 대한 동경심이 남다른 거 같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티격태격하는 사이이지만, 저는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에요. 루이스의 누이와 어머니께서 저를 좋게 봐주시고 있어서요.”

“와, 진짜? 브란트루프면 슈트라에서도 유명한 명문 가문이잖아. 그 가문 사람들이랑 친하다고? 대단하네!”

“이번에 브란트루프 가문에 초대받아서 방문했을 때, 루이스의 어머니이신 안나 브란트루프 님께서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도 좋다고 말해주셨어요.”

그리고 가족처럼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내죠.

하넬로네는 내 말을 듣고는 입과 눈을 벌리며 말했다.

“와…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진짜인가 보네? 누이분이랑도 친하다고?”

“루이스의 누이이신 카린 브란트루프 님은 지금 슈트라 입학시험을 보러 이곳에 방문하셨어요. 그리고 혼자 있기 심심하니, 언제든 방문해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그 심심함을 침대 위에서 달래죠.

하넬로네는 내 말을 들을 때마다 눈에 빛을 더해가며 반짝이기 시작했다.

“와… 진짜 대단한데?”

그리고 그 빛이 제일 강해졌을 때,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면 혹시… 루이스를 나한테 소개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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