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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04화 (805/898)

Chapter 804 - 804.위그드라실 (6)

“정조 마법… 5층에 도착할 때쯤에는 내가 전부 뚫어버릴 거니까. 기대해.”

“…그래요.”

내 포부를 들은 스텔라의 반응은 생각보다 심심했다.

무표정과 꾹 다문 입으로 꿈속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조용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침묵하는 스텔라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무슨 생각 중인지 정말 궁금하네.’

다른 사람이었다면 나중에 몰래 꿈속에 침입해서 생각을 엿보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는 스텔라와 한가지 약속했었다.

절대 동의 없이 꿈속에 침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계약이나 거래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약속이 아니기 때문에 파기한다고 해도 물질적 손해를 입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신뢰의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뭐, 일단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그걸로 만족하자.’

내가 꿈속에서 스텔라의 나라를 뒤집어 놓은 이유는 단순했다.

위계질서.

내가 너의 나라를 이런 식으로 바꿔놓을 힘이 있고, 너는 내 첩의 위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과분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야, 꿈속에서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현실처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이 상황의 원흉은 정확히 말해서 명령을 내린 내가 아닌 스텔라 본인의 의지였다.

하지만 아까 내 포부를 들은 스텔라라면 이제 슬슬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내 실력이라면 조만간 자신의 정조 마법도 뚫고, 아르보스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 증거로 지금 눈을 감고 침묵을 유지하는 중이고….

‘그럼 슬슬 마무리해볼까?’

나는 아직 스텔라의 꿈속에 있는 상황이었다.

내 계획의 마무리는 단순했다.

“나 슬슬 심심한데, 성 돌아다니면서 놀아도 돼?”

“….”

말만 들으면 성을 돌아다니며 좀 더 쓰레기 짓을 하고 싶다는 식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내가 이 말을 꺼낸 건 절대 놀기 위함이 아니었다.

내가 침실 밖을 나가려는 이유는….

‘성 내부 구조를 전부 들춰보면 나중에 이용해 먹을 수 있겠지.’

아르보스 성 내부를 탐방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아르보스 왕궁은 스텔라의 기억을 토대로 형상화되어 있었다.

300년간 이곳에서 살아왔으니, 지도와 맞먹을 정도로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거기다 스텔라는 다른 평범한 엘프들과 다르게 왕가의 비밀리에만 전해지는 비밀 통로나 비밀 공간 같은 곳도 알고 있을 것이다.

스텔라는 내 부탁을 들으면서도 눈을 뜨지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마음대로 하세요.”

“오, 그럼 같이 갈래?”

“아뇨. 저는… 잠깐 생각하고 싶은 게 있으니, 혼자 노세요.”

차분함과 무기력함이 동시에 담긴 듯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런 차분함과 무기력함이 섞여 있어도 잃지 않은 게 있었다.

“꿈 밖으로 나갈 때는 꼭 저에게 와서 같이 데리고 나가세요. 괜히 저 혼자 기다리게 하지 말고요.”

스텔라의 몸에서 퍼져나오는 고결한 아우라는 지워지지 않았다.

현재 스텔라의 아우라는 처음 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와 비슷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다.

나는 스텔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좀만 놀고 올게.”

“…네.”

나는 그렇게 스텔라의 허락을 받은 뒤에 성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엘프들은 더 이상 내게 무기를 겨누거나, 험담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나를 보자마자 도망치기 바빴다.

몸에 해를 입히지 못하는 것과 내게 잘못 걸리면 평생 입방아에 오르내릴 낙인이 찍힌다는 설정 덕분이었다.

덕분에 편하게 성 내부를 탐험할 수 있었다.

나는 관심 없는 꿈속 엘프들을 무시한 채 아르보스 성 내부를 재빠르게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저 성 내부만 훑어보지 않고, [유령의 시간]으로 벽을 통과해서 비밀 통로와 공간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수십 분을 열심히 돌아다닌 결과….

‘좋아.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성 내부를 몰래 돌아다닐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알아낸 정보가 현실과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스텔라의 꿈속이니 어느 정도 믿을 만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성 내부 비밀 통로와 비밀 공간을 알아낸 뒤, 스텔라의 침실로 돌아갔다.

스텔라는 내가 나갈 때와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사색에 잠긴 듯한 모습의 스텔라에게 다가가서 입을 열었다.

“슬슬 나가자.”

“…알았어요.”

자는 듯한 모습과 다르게 목소리에는 또렷함이 깃들어 있었다.

“가죠. 현실로….”

아니… 아까까지 남아 있던 스텔라의 두려움이 오히려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나로서도 알 수 없었다.

“…좋아. 해제할게.”

나는 스텔라에게 묻지 않고, 침몽을 해제했다.

..

..

스텔라는 꿈에서 나온 뒤에 내게 한 가지 부탁을 해왔다.

“오늘은 좀 쉬고 싶은데… 괜찮나요?”

“어, 그래. 오늘은 쉬어.”

마침 나도 슬슬 함선에 돌아갈 준비를 하던 차에 잘됐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스텔라의 꿈속에서 충분히 즐겼고, 오나홀 섹스는 별로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생각할 시간도 있으면 좋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스텔라를 침실에 두고, 욕실로 향했다.

혼자 욕실에 온 이유는 그저 함선으로 돌아가기 전에 몸을 푸는 용도 따위가 아니었다.

나는 옷을 벗고, 욕실에 몸을 담근 뒤에 큰 소리로 외쳤다.

“자, 그럼 지금까지 모아놨던 포인트나 써볼까나!”

지금까지 쌓아놨던 포인트를 전부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손목을 확인했다.

내 손목에는 세 글자가 덩그러니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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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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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미쳤네….”

짧게 굵게 모든 것을 설명하는 세 글자였다.

그리고 내 손목을 본 게꼬수도 충격적인 자신의 속마음을 채팅으로 쓰기 시작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미쳤네…. 내가 살아생전에도 보기 힘들었던 포인트를 여기서 보게 되네.

게꼬수가 한 말은 허세가 아닐 것이다.

생전에 신이라는 타이틀을 지녔던 양반이니, 이런 수치의 포인트는 충분히 봤을 법했다.

‘최근에 경매 수익이 점점 줄어든다고 했지만, 막상 보니까 장난 아니네….’

지금 내가 가진 포인트는 길드온 패거리에게 빼앗고, 한여름의 경매로 벌어들인 수익이 대부분이었다.

경매로 벌어들이던 수익은 3주일 동안 정점을 찍고,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돌입하는 중이었다.

포인트가 넘쳐나던 여자들도 천만 단위의 포인트를 무한정 뱉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여름과 길드온 패거리들은 상위 1%의 여자들에게 쪽쪽 빨린 뒤에 차순위 재력을 가진 여자들에게 넘어가는 추세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수익은 아직 억 단위를 유지하는 중이었다.

이게 다 마담 덕분이었다.

‘나중에 마담한테 포인트가 아니라, 좋은 아이템으로 보답 좀 해줘야겠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게꼬수가 들릴 수 있게 입을 열었다.

“혹시 포인트 부족하지 않으세요? 좀 드릴까요?”

내 말에 다른 의도는 담겨 있지 않았다.

게꼬수에게라면 1억… 아니, 몇억 정도는 그냥 친구비로 줄 용의도 있었다.

‘친구비는 내가 받아야 하는 거 같지만….’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게꼬수의 채팅을 기다렸다.

하지만 게꼬수의 채팅을 본 나는 오히려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하아… 나도 받고 싶어. 하지만 나는 포인트 못 받아.

“어…? 왜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채널에 있는 내가 포인트 주는 건 가능해도 소환사가 채널의 존재들에게 포인트를 주는 건 불가능하거든.

생각해보면 게꼬수는 내가 아무리 포인트를 많이 벌어도 달라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다.

그동안 눈치를 보느라 그런 건가 싶었는데, 애초에 막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아… 아쉽네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뭐, 괜찮아. 그러니까, 위로 차원에서 딸딸이 좀….

“….”

게꼬수에게 중요한 건 억대 포인트가 아니라, 당장 성욕을 자극하는 시각효과였다.

진짜 본능에 충실한 양반이구만….

‘도대체 살면서 얼마나 쌓였길래….’

나는 속으로 게꼬수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입을 열었다.

“일단 레벨업부터 할게요. 그리고 시간 나면 해드릴게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흐히히히히히! 좋아! 아주 좋아!!!

그래… 좋아하니 마음이 좀 놓이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손목을 확인했다.

53억.

일단 나는 첫 번째 사용처를 이미 정해 놓은 상황이었다.

나는 바로 연금술 레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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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호-

직업 : 상급 연금술사, 빙의술사

스킬 : [연금술 LV 48], [제조학 도감], [재료 변환 LV 10], [영혼 소환술 LV 3], [영혼 교감 LV 8], [빙의술 LV 3]

가호 : 타겟(한여름)이 죽으면 즉시 사망 사실을 알려주고, 나를 제외한 내 주변 반경 50미터 안에 존재들의 시간이 10초간 정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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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레벨….”

내 연금술 레벨은 48로, 처음 위그드라실에 왔을 때 손기술로 인해서 자동 조정된 수치였다.

스킬을 배우자마자 48이 된 뒤에 따로 올릴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48레벨로도 충분하기도 했고, 48 이상 올리려면 꽤 많은 수치의 포인트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케르베로스의 안구도 슬슬 내 능력으로 흡수해야지.’

케르베로스의 안구 때문이었다.

아이템 상태로도 충분히 효력을 발휘하지만, 이 아이템은 위그드라실 바깥세상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만약 연금술로 조합할 수 있다면… 다른 세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편해지는 건 덤이고….

“일단 연금술부터 올리자!”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욕조에 몸을 담근 채 느긋하게 스킬 레벨을 올리기 시작했다.

포인트가 너무 넘쳐나서 스킬을 올릴 때 뜨는 알람도 넘겨 버렸다.

그렇게 레벨을 올리다 보니….

“어?”

경고창이 나를 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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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레벨을 올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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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는 충분했다.

아니,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쳤다.

심지어 내 손목에 남아 있는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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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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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억 단위를 잘 유지하는 중이었다.

나는 바로 기질창에 떠 있는 연금술 레벨을 확인했다.

-[연금술 LV 90]-

분명 레벨 자체는 정상적으로 올라가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연금술 레벨을 올리려고 해도 경고 창이 계속 뜨면서 내 레벨업을 할 수 없었다.

“뭐야? 이거 왜 이러는 거지?”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왜 그러긴… 그 이상 레벨업이 불가능하니까 그렇지.

“왜 불가능한데요?”

내 의문에 게꼬수는 바로 설명으로 답해줬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레벨은 90이 최대야. 90을 초과하는 레벨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

위그드라실에서 모든 능력은 레벨 90을 초과할 수 없다고 설명해줬다.

라그나로크 전에 있었던 신과 신에 근접한 존재들도 레벨 90이 흔하지 않았다는 식이었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제우스나 오딘, 미카엘같이 신계를 다스리는 존재들도 90레벨 능력을 갖고 있을지언정 그 능력을 넘어서는 레벨은 가질 수 없었어.

즉, 90레벨이 위그드라실에서 정해 놓은 최대 능력 상한선이라는 이야기였다.

“에이… 아쉽네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여기서 너처럼 아쉬워하는 놈은 어디에도 없을 거다. ㅋㅋㅋㅋㅋㅋ

게꼬수의 말대로 레벨 90이면 사실상 주인공의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그야, 학장처럼 레벨 100을 넘기는 괴물과 붙으면 레벨 90도 갓난아기 수준으로 전락하겠지만….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아르모니아에게 통신으로 물어봤다.

‘아르모니아, 포인트를 에넬로 바꾸는 방법 없을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딱 잘라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저도 수호 님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신께 역환전 문의를 드렸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에넬로 포인트를 만드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포인트를 에넬로 변경하는 건 어떠한 조건을 붙여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수억의 포인트가 있어도 단 1의 에넬로 바꿔줄 수 없다는 것이 신의 입장이었다.

‘거참… 깐깐한 분이구만.’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포인트도 분명 내게 굉장히 유용한 재화였다.

위그드라실에서 포인트는 사실상 우주의 에넬과 동급 취급될 정도로 엄청난 재화니까.

하지만 포인트는 결국 한계가 존재했다.

포인트를 이용해서 레벨업할 수 있는 능력은 내가 위그드라실에서 얻은 능력에 국한되었다.

위그드라실에서 얻은 연금술사와 빙의술사에 관련된 스킬 레벨업은 가능하지만, 다른 세계에서 배운 마법력이나 궁술 같은 스킬은 레벨업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한여름을 통해 배운 [유령의 시간]과 소우타를 통해 배운 최면술도 올릴 수 없었다.

두 명의 능력은 위그드라실에서 본 것이지만, 에넬을 사용해서 배운 것이기 때문이었다.

‘뭐… 쓰고 남은 건 하연이랑 봄이 레벨을 올리면 그만이니까. 일단 레벨업은 나중에 생각하고 연금술이나 시도해보자.’

다른 스킬 레벨업은 이따 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합성하는 게 더 중요했다.

나는 예전에 시도해봤던 연금술 조합을 띄워봤다.

그리고 내 눈앞에 나타난 조합창 덕분에 실망했던 마음을 풀어내며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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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자의 안광 - 성공률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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