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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01화 (802/898)

Chapter 801 - 801.위그드라실 (6)

일단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한봄과 스텔라가….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왜 그렇게 흥분하시는 거죠? 저는 그저… 남자의 사랑을 잘 받고 있나 궁금했을 뿐이에요.”

그저 간단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니, 누가 봐도 싸우기 일보 직전에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었다.

나는 한숨을 쉴 틈도 없이 바로 달려가서 두 사람의 사이에 섰다.

그리고 바로 스텔라를 내려다보며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

“또 무슨 일이야?”

“….”

방금 전까지 한봄을 보며 실실 웃던 스텔라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입술을 삐쭉 내밀고, 미간을 찌푸린 모습이 귀엽긴 했다.

하지만 그런 귀여운 표정에도 불구하고 내 굳은 표정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무슨 일이냐니까?”

“하아… 그냥 얼굴 마주한 김에 대화나 나눈 것뿐이에요.”

“무슨 대화?”

“우연히 지나가다 마주해서 나눈 대화를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잖아요?”

“방금 전에 나눈 대화잖아?”

“몰라요. 저는 기억 나지 않아요. 그리고….”

스텔라는 입을 꾹 다물며 나를 앙칼지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고 싶으면 뒤에 있는 여자에게 물어봐도 되잖아요. 왜 나한테 그러는데요?”

“누구한테 물어봐도 상관없잖아. 이왕이면 네가….”

“흥!”

스텔라는 내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삐친 듯이 몸을 홱 돌려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뭐야? 자기가 시비 걸었으면서 왜 저래.’

나는 그렇게 속으로 투덜거리며 뒤를 돌아 한봄의 상태를 확인했다.

현재 이 로열층에서 일어나는 스텔라의 잘못은 내 잘못이나 다름없다.

즉, 내가 스텔라를 대신해서 한봄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으….”

“????”

한봄은 오히려 잘못한 집고양이의 표정을 지으며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뭐야? 왜 잘못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데?’

나는 순간 입 밖으로 지금 들던 생각이 튀어나올 뻔했다.

누가 봐도 한봄은 표정과 몸짓이 잘못했음을 시인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한봄을 보며 물었다.

“봄아, 저 여자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아, 아뇨. 그, 그런 게 아니라….”

“….”

점점 더 느낌이 싸해졌다.

나는 다그치지 않는 형식으로 한봄에게 계속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리고 한봄은 내 눈치를 보며 실토했다.

“그게… 제가 먼저 말 걸었어요.”

“응? 네가?”

나는 당연히 스텔라가 먼저 말을 걸고, 시비로 불거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먼저 말을 걸었던 게 한봄이었다니….

한봄은 몸에 힘을 쭉 빼며 계속 실토를 이어 나갔다.

“그게… 어떤 여자인지 궁금해서 일단 말을 걸어봤어요.”

시간이 지나자 민하연과 한봄,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도 스텔라가 어떤 인물인지 궁금증을 갖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만, 첫 만남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그 누구도 스텔라에게 쉽사리 말을 걸지 못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스텔라와 말을 주고받은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한봄이었다.

한봄은 자진해서 스텔라에게 말을 걸어서 그녀에 대해서 이런저런 알아보기로 한 것이었다.

문제는….

“말하다 보니까… 자꾸 거슬리는 말을 해서 저를 화나게 해서….”

스텔라의 화법이 한봄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사실이었다.

“계속 어린애 취급하니까 짜증 나기도 하고… 그래서….”

먼저 말을 걸어놓고 정작 본인이 화가 난 한봄은 말에 날이 서기 시작했고, 결국 휘둘러 버린 것이었다.

“뭐라고 말했는데?”

“그… 그게….”

한봄은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눈치를 보는 고양이처럼 내 시선을 피하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나이 많은 여자 주제에 뭔 배짱으로 아저씨랑 붙어 있냐고 했어요….”

“….”

입이 떡 벌어졌다.

내가 한봄의 말에 놀란 건 그녀가 한 말 때문이 아니었다.

내 앞에서 저렇게 말했을 정도라면 스텔라 앞에서는 어떻게 말했을까?

아마 훨씬 더 과격한 표현과 감정이 섞여 있었을 것이다.

내가 놀란 표정을 짓자, 한봄은 진짜 죄를 지은 것처럼 어깨를 축 늘이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아저씨…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봄아, 사과할 필요 없어.”

“네? 으응?”

나는 한봄을 껴안은 뒤에 그녀의 등을 토닥거려줬다.

“애초에 내가 저 여자를 데리고 온 게 화근이잖아. 나 때문에 불편하게 만들어서 미안해.”

“그….”

나는 한봄을 꽉 끌어안아서 계속 토닥거려줬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위축되어있던 한봄의 몸도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경직되어 있던 한봄의 몸이 풀리는 것이 느껴지자, 나는 천천히 떨어져서 한봄을 내려다봤다.

‘예쁘긴 예쁘네.’

엘프… 그것도 엘프들을 소모품처럼 휘두르던 스텔라가 탐내하던 미모.

본인은 기분 나빠했지만, 어떤 의미에서 우주적으로 외모를 인정받은 셈이었다.

그런 아이가 내 소유물처럼 내 품에 안겨 있었다.

한봄이 내 소유가 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내 실력 때문이 아니었다.

‘여름아, 요새 잘 지내냐?’

내 철천지원수인 한여름 덕분이었다.

한여름의 회귀가 아니었다면 한봄이 나와 이어졌을지언정 이렇게 끈끈하게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담이 잘해줘서 만날 생각을 못 했네….’

한여름이 상대하는 여자들은 평범한 여자들이 아니었다.

소위 말하는 상위 0.1% 여자들이었다.

다만, 그 0.1%가 재력에 몰빵한 여자라는 게 문제일 뿐….

대부분 50대 수준의 여성들이었고, 심각한 경우에는 60대가 넘어 보이는 여성도 더러 보였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애초에 외모의 수준이 된다면 그런 경매에 참여할 이유가 없으니까….

아니면 참여하더라도 나이 많은 여자들에게 재력이 밀리기 때문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엘프들도 요새는 3타임으로 경매할 정도니까….’

호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한여름 덕분에 나는 세상 어디서도 누릴 수 없는 호의호식을 누리는 중이었다.

‘조만간 한번 얼굴이라도 비춰야겠네.’

과일 바구니 정도는 사 갈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한봄에게 말했다.

“봄아, 뭘 하든 절대 나한테 사과하지 말고 마음대로 행동해.”

“네? 그, 그게 무슨….”

한봄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네가 뭘 하든 나는 무조건 네 편이야. 저 여자는 어디까지나 위층에 갔을 때를 대비해서 교육하는 중일 뿐이야.”

“아….”

“알았지? 나한테 1순위는 너니까… 섭섭한 일이 있다면 나한테 전부 말해줘.”

“흐흐흐… 네.”

한봄은 그제야 기분이 풀렸는지 미소를 환하게 지었다.

하지만 한봄의 미소는 금세 사그라들고, 우울한 표정으로 변화되었다.

나는 우울한 표정을 지은 한봄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그래? 혹시 또 저 여자가 기분 나쁘게 한 거 있어?”

“그… 그게 아니라. 아저씨, 저… 예전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뭔데? 말해봐.”

“그게… 여기 말고 다른 조용한 장소에서 될까요?”

한봄의 표정을 보니, 아까 있었던 트러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이야기를 하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당연하지. 화원에서 이야기할까?”

“네.”

나는 한봄과 같이 로열층에 있는 화원에 들어섰다.

로열층의 화원도 욕실에 못지않게 화려함을 담고 있었다.

참고로 내가 없을 때는 멤버들이 이곳에 와서 산책도 하고 놀기도 했다.

원래라면 누군가 있을법했지만, 다행히 화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화원 중앙에 가자, 한봄이 내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혹시 위층에 언제 올라가실 계획이세요?”

“위층…?”

한봄이 말하는 위층이란 4층을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슬슬 위층에 올라갈 생각이 있긴 했다.

생각 같아서는 3층에서 평생 놀고먹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만약 누가 마지막 층에 올라가면 그것도 난감하니까….’

다른 사람이 소원을 비는 건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그 소원을 비는 녀석이 나와 적대관계에 있는 녀석이라면?

거기다 더불어서 미친 척하며 말도 안 되는 소원을 빈다면?

진짜 재앙이 펼쳐질 수도 있다.

거기다 보상은 소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소원이 아니더라도 100년간 이 위그드라실 상층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다.

만약 그 지배력이 스텔라가 가진 5층 지배력과 유사한 효과를 지닌다면… 소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슬슬 올라가려고 했어.”

“아… 휴우….”

“그런데 위층은 왜?”

“그게… 위층에… 제 동생이 올라갔다는 거 아세요?”

“아!!!”

나는 한봄의 말을 듣고 나서야 갑자기 머릿속에 전류가 튀듯 한봄의 동생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한봄의 동생, 한겨울.

그녀는 한가을과 같이 위그드라실에 소환된 한봄의 친동생이었다.

3층까지는 한가을과 동행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서 헤어진 가족.

지금 한겨울은….

“4층에 갔다고 하는데… 너무 걱정돼서요.”

한봄의 말대로 4층에 올라간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좀 잠잠해졌다고 하지만, 4층은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전쟁 중이었다.

그런 곳에 동생이 있으니 걱정이 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나는 다급하게 말했다.

“미안. 내가 진작에 신경 썼어야 하는데, 다른 쪽에 정신이 팔려서….”

“아, 아니에요! 왜 사과하세요. 아저씨 잘못도 아닌데….”

“아냐. 이건 무조건 내 잘못이야.”

사실 이건 내 잘못이나 다름없었다.

한봄의 성격이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 위층에 올라갔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한봄의 다부진 성격도 나라는 존재 때문에 말랑말랑해지면서 눈치를 보게 된 것이었다.

한봄은 내 눈치를 보며 위층에 올라가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있었을 것이다.

“봄아, 조만간 이쪽 정리하고 나서 바로 올라가자.”

“아, 아니면 저 혼자 가고 돼요! 괜히 아저씨 귀찮게 하고 싶지 않고….”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는 한봄의 말에 발끈해서 그녀를 혼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를 위층에 혼자 보낼 리가 없잖아.”

“아… 흐히히….”

한봄은 내게 혼나고 있음에도 계속 실실 웃어댔다.

나는 그렇게 실실 웃는 한봄을 보며 웃음이 전염되듯이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일단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말해줄게. 그때 출발하자.”

“네! 아저씨….”

한봄은 폴짝 뛰어서 내 어깨를 양팔로 감싸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정말….”

..

..

그렇게 한봄과 위층으로 올라가겠다는 약속을 한 뒤에 바로 스텔라의 방으로 돌아왔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스텔라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짓고는 바로 차분한 표정으로 바꿨다.

‘왜 저러는 건지….’

이제 꿈속에 들어가지 못하니, 스텔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진짜 인격이 많이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아, 나이….’

나는 아까 스텔라와 한봄이 티격태격하게 된 원인을 떠올렸다.

나는 일단 최대한 중립을 유지하며 스텔라에게 말했다.

“봄이한테 사정 들었어.”

“흥… 제게는 사과를 듣고 싶어 하시더니, 그 여자에게는 사정을 들으셨네요?”

“일단 봄이가 한 말은 내가 대신 사과할게.”

분명 촉발의 원인은 한봄의 말이었다.

스텔라가 아무리 장수하는 종족이라고 해도 여자로서 나이 이야기를 쉽사리 받아들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증거로, 스텔라는 지금 내 사과를 듣자 입꼬리가 씰룩이며 올라갔다.

“후훗… 당사자에게 사과를 들어야겠지만… 지금 관계에서는 힘들겠죠. 이 정도에서 저도 물러설게요.”

일단 사과는 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고개를 숙일 생각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너도 잘한 건 없지?”

“네? 그게 무슨….”

“너도 시비를 걸었잖아.”

한봄의 분노를 끌어낸 건 결과적으로 스텔라의 하대하는 버릇 때문이었다.

스텔라는 내 말을 듣자, 양손을 꽉 쥐고 입술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고작 그런 걸로 그 여자 편을 드는 건가요?”

스텔라는 내가 한봄의 편에 선 것이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절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고작? 누누이 말하지만, 봄이는 네 하대를 받을 아이가 아니야. 오히려 네가 모셔야 할 아이지.”

“뭐, 뭐라고요!? 제가 왜 그 여자를 모셔야 한다는 거죠!?”

발끈해서 내게 반항적으로 나오는 스텔라의 모습에 나는 서서히 하복부가 들끓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침묵하며 바지를 벗고, 인벤토리에서 오나홀을 꺼냈다.

스텔라는 내 행동을 보며 얼굴빛이 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왜 갑자기….”

“네가 왜 봄이를 모셔야 하는 건지 알려줄까?”

나는 알몸상태로 침대 위에 올라가서는 스텔라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너는 결국 내 여자잖아? 측실이 정실을 모셔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냐?”

“우, 웃기지 마세요!! 내가 왜 당신의 측실이…. 하으으으으응!”

나는 스텔라의 말을 끊고 오나홀에 손가락으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느껴지는 스텔라의 클리토리스와 처녀막을 꾹꾹 누르며 실실 웃었다.

“오늘은 내 첩으로 있으면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가르쳐줄게.”

“우, 웃기지…. 호으으으윽!”

나는 그렇게 정식으로 내 첩이 된 스텔라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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