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97 - 797.위그드라실 (6)
그렇게 스텔라와 요상한 눈치 싸움을 한 뒤, 밤에는 똑같이 다키마쿠라를 이용해서 스텔라를 능욕했다.
스텔라는 다키마쿠라를 껴안은 채 수치심이 담긴 비명을 질렀지만, 그 비명 안에 들어 있는 교성과 쾌락까지 숨기진 못했다.
그렇게 밤새 스텔라를 능욕하고 다음 날을 맞이했다.
스텔라는….
“슬슬 일어나세요.”
“으응…?”
오히려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내 어깨를 흔들며 깨운 것이었다.
나는 비몽사몽 한 눈으로 내 어깨를 흔들어서 깨우는 스텔라의 모습을 바라봤다.
불평불만이 잔뜩 낀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 중이었다.
그것도 알몸 상태로….
‘…예쁘긴 예쁘네.’
스텔라가 나를 내려다보는 덕분에 그녀의 가슴이 중력에 이끌려 아름다운 물방울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스텔라의 기습적인 가슴 연출에 이미 발기한 자지가 꿈틀거렸다.
하지만 졸린 탓에 지금 당장 오나홀을 꺼낼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나는 아직 안개가 가득 낀 머릿속을 정리하지 못한 채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 뭐야? 왜 깨웠어? 무슨 일 있어?”
“이제 아침이에요. 언제까지 잘 생각이에요?”
“?????”
내가 물음표 세례를 퍼부은 이유는 단순했다.
나와 스텔라는 한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자긴 했지만, 정조 마법진 때문에 서로 붙어서 잘 수 없었다.
다행히 침대가 넓다 보니 실수로라도 근접하는 일은 없었고, 그러다 보니 각자 일어나면 상대방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할 일을 하는 편이었다.
내가 먼저 기상하면 자고 있는 스텔라를 두고 밖에 나가서 할 일을 하고, 스텔라가 먼저 기상하면 나를 침대에 두고 혼자 욕실에 가는 식으로 말이다.
아침만큼은 절대 서로에게 터치하지 않는 나름의 암묵적인 규칙이 존재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암묵적으로 흐르던 규칙이….
“아침 식사를 하고 싶어요. 가져와 주세요.”
“허….”
처음으로 깨졌다.
뭐랄까… 일단 화가 나는 건 아니었다.
남자 새끼가 아무 이유 없이 나를 깨웠다면 진작에 주먹이 날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스텔라이고, 거기다 형식적이지만 나름대로 이유도 있었다.
다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계속 등장하는 의문들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매일매일 성격이 계속 바뀌는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스텔라의 성격은 양파와 같았다.
간신히 한 겹 벗겨냈다 싶으면 또 다른 겹겹이 쌓인 하얀색 속살을 드러내며 매운맛을 풍겼다.
그야, 스텔라의 매운맛이 내 후각과 미각을 즐겁게 해주니 불만은 없었지만….
나는 알몸 상태로 일어나서 스텔라와 침대 주변을 둘러봤다.
침대 위에는 알몸 상태로 한 이불을 덮고 있는 나와 스텔라뿐이었다.
심지어 스텔라의 모습도 신기했다.
스텔라는 나보다 먼저 일어나면 꼭 침실용 드레스를 미리 착용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마치 연인이라도 된 것처럼 알몸 상태로 태연하게 머리를 다듬었다.
머리를 몇 차례 다듬던 스텔라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다시 말했다.
“배고파요.”
“아, 그래. 먹고 싶으면 어쩔 수 없지.”
“후후웃….”
스텔라는 내가 비몽사몽 한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이자, 흡족한 듯한 표정으로 실실 웃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오늘 자기 전에 침몽으로 한번 살펴볼까?’
나는 그렇게 침몽 계획을 세우며 룸서비스를 시켰다.
그리고 호텔 직원에게 아침 식사가 담긴 카트를 받아낸 뒤, 식당에 가지고 가서 자위하기 시작했다.
나는 자위라는 쾌락을 느끼는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어차피 열심히 사정해서 갖다줘도 안 먹겠다고 하겠지.’
스텔라가 나를 도발한 이유가 내 정액을 먹고 싶다는 이유 따위일 리가 없다.
아마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일을 빌미로 나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속셈일 것이다.
내가 음식에 장난질 친 건 사실이었고, 스텔라도 이미 눈치챈 상황.
그동안 내게 휘둘려왔으니, 이런 기회를 이용해서 나를 골려서 분풀이라도 하고 싶은 거겠지.
‘그래, 이렇게라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으면 오히려 남는 장사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뽑아낸 정액 소스를 샐러드에 버무려서 식사 카트에 올린 뒤에 스텔라에게 갖다줬다.
스텔라는 카트 위에 올라가 있는 샐러드를 보고는 오묘한 미소를 나를 쳐다봤다.
“항의하자마자 바로 소스를 바꾼 걸 보니, 재료가 부족한 건 아니었나 보네요.”
나는 스텔라의 뻔뻔한 모습에 오히려 더 뻔뻔하게 응수했다.
“뭐… 로열층 손님을 위해서라면 없는 재료도 공수해야겠지.”
“그렇긴 하죠.”
스텔라는 피식 웃으며 침대에 걸터앉아서 허리를 뻣뻣하게 세웠다.
양손을 무릎 위에 올린 모습을 보아하니, 그녀가 다음에 흘릴 대사는 뭔지 뻔했다.
“자, 먹여주세요.”
“그래, 그래~”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포크를 집어 들었다.
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건 샐러드였다.
스텔라는 샐러드로 식사를 시작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마 샐러드를 먹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마음에 안 든다고 버리겠다고 하겠지.’
내가 열심히 사정한 뒤에 가지고 온 정액을 버리는 것으로 분풀이를 할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정액이 덕지덕지 묻은 샐러드를 향해 포크를 천천히 이동시켰다.
분명 포크가 닿기 전에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천천히 움직였다.
그리고 내가 든 포크가 샐러드에 닿으려는 순간 스텔라의 입에서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스텔라의 입에서는 내가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샐러드가 불쌍해서 그런 건가요?”
“응?”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느릿느릿할 이유가 없잖아요.”
스텔라는 투덜거리듯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격식이란, 느림의 미학이라고 하죠. 하지만 당신의 느림은 격식이 아니라, 답답함만 느껴지네요.”
“허….”
“지금, 이 순간에도 느리네요. 빨리 주세요.”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스텔라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포크에 정액 드레싱 샐러드를 콕 집었다.
‘뭐… 먹기 전에 포크도 같이 버리려는 건가?’
포크는 널렸으니, 그것도 가능성은 충분했다.
나는 그렇게 정액 드레싱 샐러드를 찍어서 천천히 스텔라의 입 쪽으로 향했다.
어떤 일갈이 나올까 하는 궁금했다.
하지만 일갈은 날아오지 않았고, 오히려….
“하음.”
“??”
스텔라는 내가 준 정액 샐러드를 분홍색 입술 안에 쏙 담았다.
그리고는 내 정액이 묻은 샐러드를 맛있게 음미하며 흥얼거렸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계속 먹다 보니 오히려 빠져드는 맛이네요. 더 주세요.”
“어… 그, 그래.”
나는 당황하며 정액 드레싱 샐러드를 계속 스텔라에게 먹여줬다.
당황한 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뭐… 뭘까요?]
[…저는 모르겠습니다.]
강한나와 아르모니아도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혹시 새로운 기질이라도 떴나?’
가령 강한나처럼 [정액 중독]이라는 기질이 나왔다면 스텔라의 행동이 이해가 갔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기질창에 관련된 기질이 등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텔라는 [정액 중독]처럼 정액에 빠져드는 독특한 기질이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내 정액을 태연하게 먹었다.
알 수 없는 일투성이였다.
심지어 스텔라는 내 정액 드레싱 샐러드를….
“음… 좋네요.”
“허….”
전부 비워낼 때까지 먹었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자, 스텔라는 냅킨으로 입술을 슬며시 닦으며 말했다.
“저 소스는 계속 먹고 싶으니, 모든 식사에 포함해 달라고… 꼭 전해주세요.”
스텔라는 꼭 전해달라는 말에 악센트를 붙여서 강조했다.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뭔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오늘 밤에는 꼭 침몽해서 뭔 생각을 하는지 알아봐야지.’
지금 억지로 수면으로 재운 다음에 침몽을 해도 되긴 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현재 스텔라는 식사 중이고, 어차피 그녀와는 같은 침대를 쓰는 사이였다.
궁금하다고 해서 냅다 해소할 정도로 급한 것도 아니었다.
“자, 이제 메인 요리도 먹여주세요.”
“그래.”
나는 그렇게 스텔라에게 모든 음식을 먹여줬다.
처음에는 꼿꼿이 허리를 펴고 침대에 걸터앉았던 스텔라는 모든 음식을 다 먹고는 허리에 힘을 풀고 나른한 표정을 지었다.
“후우….”
음식에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와 함께 한숨을 흘렸다.
스텔라는 은은한 미소와 함께 눈을 감은 채 목소리를 흘렸다.
“이제 씻고 싶네요.”
나는 스텔라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쳐다봤다.
‘허… 뭐지…?’
스텔라는 로열층 시설을 이용할 때, 내게 따로 통보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욕실을 이용할 때는 나 몰래 들어가는 경향이 있었다.
내가 욕실에 같이 들어가자고 할까 봐 그런 것 같았다.
나는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어… 그래. 씻고 와. 나는 그동안 치울 테니까.”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카트를 천천히 끌고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
“….”
스텔라가 카트를 끌고 나가는 내 옆에 따라오는 것이었다.
그래… 같이 나가는 건 자연스러우니까 크게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내 옆에 따라오는 스텔라는 내가 신경 쓰일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는 중이었다.
“왜? 할 말 있어?”
“네, 있어요.”
“뭔데? 말해봐.”
나는 태연한 표정으로 스텔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스텔라가 내뱉은 말은 내 태연한 표정을 순식간에 박살 냈다.
“정리 마치고, 욕실로 들어오세요.”
“…뭐?”
스텔라는 그 말을 남긴 뒤에 내 대답도 듣지 않고, 그대로 욕실로 가버렸다.
‘도대체 뭐지…?’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스텔라가 욕실로 들어갈 때까지 뚫어지게 바라봤다.
하지만 스텔라는 욕실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뒤돌아보지 않았다.
‘…일단 정리하고 가보자.’
초대했으니, 초대에 응하는 것이 도리.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카트를 호텔 직원에게 반납하고 욕실로 향했다.
욕실 문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스텔라가 나를 골리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었다.
‘혹시 나 놀리려는 건가?’
만약 먼저 들어간 스텔라가 문을 잠가뒀다면 나는 결국 그녀의 농간에 넘어가는 셈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그런 의심도….
‘…문은 열려 있네.’
욕실 문이 허무하게 열리자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조심스럽게 욕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세계수 컨셉으로 만들어진 욕실은 매번 봐도 감탄이 흘러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런 세계수 컨셉에 어울리는 스텔라가 서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것도….
“기다렸잖아요. 빨리 오세요.”
알몸으로….
스텔라는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허리춤에 오른손을 올린 채 나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굴곡진 몸매와 얕은 호흡에도 출렁이는 큰 가슴.
발목에 닿을 정도로 기다란 에메랄드빛 머리카락과 윤기가 흐르는 기다란 귀.
분명 매일 봐왔던 익숙한 몸이다.
하지만….
‘와… 볼 때마다 새롭고 신선하네….’
내 자지는 스텔라의 알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 발기하기 시작했다.
스텔라는 점점 솟아 나오는 내 바지를 보며 오히려 피식 웃었다.
“욕실에 들어왔으면 빨리 옷이나 벗으세요.
“응? 욕실에 부른 이유가 설마…?”
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자, 스텔라는 팔짱을 끼며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설마 욕실에서 티타임이나 갖자고 불렀겠어요? 당연히 같이 씻자고 부른 거죠.”
“허….”
미치도록 궁금했다.
나는 그런 궁금증을 끌어안으며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혹시 기질창 변한 거 있어?’
[특별히 눈에 띄는 변동 사항은 없습니다.]
즉, 성격이 변한 건 아니라는 의미였다.
스텔라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중일까?
내가 골똘히 고민하는 표정을 짓자, 스텔라는 내 생각을 읽었다는 듯이 도발했다.
“설마 옷 입은 채로 욕실에 들어가려는 건 아니겠죠? 아니면… 아침 식사에 힘을 빼서 몸을 보여주기 민망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