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95 - 795.위그드라실 (6)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여기가 지옥인가?’
밤새 민하연과 한봄이라는 천사의 안내를 받아 천국을 누볐던 나는 흡사 지옥에 들어선 것 같은 독기를 느꼈다.
독기를 내뿜는 존재의 정체는….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죠?”
스텔라였다.
스텔라는 침대 위에서 상체만 일으켜 세운 채 팔짱을 끼고 나를 노려보는 중이었다.
스텔라가 화내는 모습은 꽤 많이 봤다고 자신하던 나였다.
하지만 오늘부로 그 자신감을 철회하기로 했다.
‘5층에서 다른 엘프들을 대할 때는 저런 식이려나?’
스텔라가 화를 내더라도 저렇게 분노 하나만 집중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두려움이나 수치심, 경멸 등등 부정적인 다른 감정도 섞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순수하게 분노하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표정은 순수하게 분노한 표정이었다.
그래, 지금 스텔라의 표정은 누가 봐도 분노 최대치를 찍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그런 스텔라를 보며 딱히 주눅 들지 않았다.
스텔라와 나는 이미 서열 정리가 완료되었으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오랜만에 동료들이랑 시간 보냈어.”
“….”
내가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텔라는 나와의 서열을 망각한 채 나를 향해 독기를 거세게 풍겼다.
그런 스텔라를 보면서 또다시 감탄했다.
‘진짜 대단한 여자네.’
300년이라는 세월을 지배자의 위치에서 군림하며 살아온 여자다.
내가 스텔라의 손, 발을 잡아끌어서 그녀의 온몸에 족쇄를 걸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상성이 압도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스텔라라면 내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 어떻게 해서든 나를 잡아먹으려고 목덜미로 달려들 것이다.
나는 그런 스텔라를 보며 짜증이 나거나 답답하기는커녕….
‘좋아. 이래야 재미있지.’
신선함 덕분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실실 웃자, 스텔라는 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예요? 지금 웃음이 나와요?”
“….”
내 웃음을 오해해서 화내는 걸까? 아니면 완벽하게 이해해서 화내는 걸까?
지금의 나로서는 스텔라의 마음을 알 길이 없었다.
‘그래도 호위병을 해주기로 했으니까. 맞춰주자.’
일단 분위기를 환기하게 해 보기로 했다.
나는 스텔라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
“왜 화났냐고요? 아무 말도 없이 저는 온종일 혼자 뒀잖아요.”
“아니, 네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당신은 제 호위를 자처했어요. 최소한의 책임감은 지니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예 틀린 말은 아니라 살짝 뜨끔하긴 했다.
하지만 스텔라는 로열층 밖으로 나갈 일도 없었고, 욕실도 그녀가 소유하는 중이라 혼자 무한정 이용하는 중이었다.
그나마 내가 신경 써줘야 하는 게 있다면 식사 정도?
그나마 스텔라의 입장에서 갑자기 생전 처음 보는 호텔 직원이 방에 들어왔으니 기분이 나빴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아니, 오히려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닌가?’
반대로 생각하자면 내가 자리를 비운 게 그녀에게 더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스텔라는 일주일 동안 내게 오나홀 취급을 받았었다.
일주일 만에 나 없이 잠자리에 들어서 오히려 좋아할 줄 알았는데….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응시하자, 스텔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나를 질타했다.
“왜 대답 없이, 그런 얼빠진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 거죠?”
“허….”
뭐지? 오나홀 취급을 했을 때도 저렇게 까칠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나는 금방 이 상황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아, 그게 문제구나.’
[???]
갑자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오나홀을 사람 취급해준 게 문제였네.’
[….]
나는 인벤토리에서 오나홀을 꺼냈다.
내가 갑자기 오나홀을 꺼내니, 스텔라가 눈썹을 파르르 떨며 내게 말을 더듬으며 내게 물었다.
“뭐… 뭐예요? 갑자기 그건 왜 꺼내는 거예요?”
나는 스텔라의 말을 무시하고, 이번에는 바지를 벗었다.
스텔라는 내가 바지를 벗자, 원래 백옥같던 피부가 더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바지를 벗고, 덜렁거리는 자지를 드러내도 시선을 피하거나 창피함을 느끼는 표정을 짓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떠올리자, 눈가와 입가를 파르르 떨며 계속 조잘조잘 말할 뿐이었다.
“제정신이 달려 있다면 아침부터 그 짓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겠죠. 호위의 신분으로 제게 문책당하는 중이니 기본적인 예의 정도는….”
나는 스텔라의 잔소리 같은 변명을 귓등으로 흘려들으며 오나홀에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찌걱!
그리고 오나홀에 손가락이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있던 스텔라가 이불 속에 파묻혀 있던 골반을 들썩이며 신음을 내뱉었다.
“하으으읏!”
나는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처녀막을 툭툭 치르며 스텔라의 보지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호으으윽! 자, 잠깐! 갑자기! 호오오옥! 하으으읏!”
그렇게 처녀막을 뚫지 않고 입구 부분만 애무했을 뿐인데도 손가락이 축축하게 젖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오나홀에서 애액이 흘러나오며 무성한 에메랄드빛 음모가 흥건히 젖어갔다.
그리고 좀 더 지나자, 오나홀 외부로 주르륵 흘러내리며 오나홀을 쥐고 있는 손이 젖기 시작했다.
“호으으윽! 자, 잠깐! 하아아아앙!”
마치 스텔라의 이성이 애액에 녹아서 외부로 흘러내리듯 그녀의 표정도 점점 이성이 지워져 가는 게 눈에 보였다.
찌걱!
나는 스텔라의 처녀막을 툭툭 찌르던 중지로 클리토리스를 튕기며 빼냈다.
그 순간….
“호오오오옷!!”
스텔라가 추잡하게 혀를 내밀며 교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불 안에서 다리를 벌리고 골반을 경련하듯 떨며 액체가 분사하는 소리를 외부로 흘리기 시작했다.
퓨슈우우웃! 퓨슈웃!
소변을 싸는 그런 소리가 스텔라의 이불 속에서 들려왔다.
그렇게 몇 차례 액체 분사 소리가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주르르륵….
스텔라의 이불에 회색 얼룩 자국이 넓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스텔라는 이런 창피한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치심이 아닌 쾌락에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호으으읏… 으그으으읏….”
아까 나를 보며 질책하던 스텔라의 모습은 이제 없었다.
이제 그저….
“호으으윽….”
손가락 하나에 시오후키를 뿜어대는 내 전용 오나홀 엘프만 있을 뿐이었다.
나는 파르르 떠는 스텔라의 모습에 만족하며 그녀의 이불을 걷어냈다.
“와우….”
이불 안에는 엄청난 참상이 벌어져 있었다.
스텔라의 파마자 드레스는 애액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고, 그 애액의 향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흐음… 냄새 좋고.’
애액 향을 맡으니 내 자지도 슬슬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내 자지는 밤새 민하연, 한봄에게 혹사당했지만, 스텔라의 애액 향 덕분에 모든 체력을 회복한 듯이 발기했다.
나는 침대에 애액을 흥건히 쏟아낸 스텔라를 보며 명령하듯 말했다.
“드레스 벗어.”
“흐으으읏…. 시… 싫…어.”
“빨리 벗어.”
“읏…!”
스텔라는 내 강압적인 목소리에 흠칫 놀라더니, 파르르 떨리는 몸으로 드레스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파아아앗!
스텔라를 감싸던 빛의 옷감이 사라지자, 그녀의 알몸이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피식 웃으며 스텔라를 조롱했다.
“속옷까지 벗으라는 말은 안 했는데?”
“그, 그건!”
스텔라는 당황한 표정으로 변명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벗으라고 할 거잖아요! 당신에게 그런 굴욕적인 명령을 듣느니, 제가 직접 벗는 게 낫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알았어. 알았어~”
나는 실실 웃으며 침대 위로 올라갔다.
스텔라를 바로 껴안고 싶었지만, 정조 마법진 때문에 그저 그녀의 알몸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스텔라는 내 앞에서 양다리를 벌린 채 흥건히 젖은 사타구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일주일 전에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발광하며 비명을 질렀을 스텔라였지만….
“으그윽….”
얼굴에 홍조를 띄울 뿐, 수치심은 잘 참아냈다.
포기한 걸까? 적응한 걸까? 아니면….
“언제나 생각하지만, 가랑이 사이도 예쁘네.”
기대한 걸까?
나는 그런 즐거운 의문을 품으며 스텔라의 벌려진 다리 사이를 감상평을 흘렸다.
스텔라는 내 감상평을 듣자, 홍조를 띠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으그으으윽!!”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내 조롱을 참아낸 스텔라의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좋아. 그렇게 참는 모습 보기 좋네. 마침 선물도 가지고 왔는데,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
“서… 선물이요?”
스텔라는 얼굴을 붉힌 채 살짝 기대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그렇게 기대하는 스텔라의 모습을 보며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내가 꺼낸 아이템은 바로….
“그거… 베개인가요?”
아무 문양이나 그림도 없는 2미터 정도 되는 길쭉한 베개였다.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의 스텔라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베개야.”
“…설마 그게 선물인가요?”
“응, 맞아.”
“….”
스텔라는 엄청나게 실망한 기색을 표하며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신분이나 종족의 문제가 아니었다.
만약 스텔라가 아니라, 민하연과 한봄이었더라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실실 웃으며 스텔라의 싸늘한 표정을 감상했다.
‘뭐, 더 충격적인 건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나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더 꺼냈다.
이번에 꺼낸 아이템은….
“커버…?”
기다란 베개에 씌울 커버였다.
나는 스텔라의 실망감과 의아함이 가득한 표정을 보며 베개에 커버를 씌웠다.
커버를 씌우자, 스텔라의 얼굴에는 실망감과 의아함이 완전히 지워졌다.
그저 당황함뿐이었다.
그녀가 당황한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씌운 커버에는….
“그… 그거 혹시 당신인가요…?”
내 전신이 프린팅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 전신이 프린팅된 베개를 스텔라에게 슬쩍 던져줬다.
“자, 받아.”
“읏!?”
스텔라는 자기에게 날아온 베개를 잡은 다음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 전신이 프린팅된 기다란 베개.
스텔라는 그 베개를 쓱 훑어본 뒤, 한기가 가득 서린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설마… 이게 진짜 선물이라고요?”
“응.”
“저보고 이것을 베고 자라는 건 아니겠죠?”
“아냐. 베고 자라고 준 거 아냐. 이 방에 있는 베개가 훨씬 좋을 텐데, 뭣하러….”
“그러면 왜 이런 베개를…?”
나는 씩 웃으며 스텔라가 가진 의문에 대한 답을 풀기 시작했다.
“너, 정조 마법진 때문에 나 껴안고 싶어도 못 했잖아.”
나는 아직 스텔라의 정조 마법진을 뚫지 못했고, 그 덕분에 나와 스텔라는 같은 침대에서 살짝 떨어진 채 오나홀을 통해서만 섹스를 했었다.
그 덕분에 스텔라는 허공에 존재하지 않는 나를 느끼며 혼자 궁상맞게 허덕일 뿐이었다.
스텔라는 내 말을 듣자마자 내게 베개를 집어 던지며 외쳤다.
“누가 껴안고 싶어 했다고 그러나요! 제가 왜 당신 따위랑….”
“일단 얌전히 내 말 들어.”
“읏!?”
나는 스텔라의 말을 끊고 다시 그녀에게 베개를 던져주며 설명을 이어 나갔다.
“너도 이왕이면 나랑 섹스하는 거 좀 편하고, 즐겁게 하고 싶을 거 아냐?”
“그… 그건….”
스텔라도 분명 내 말에 수긍하고 싶을 것이다.
스텔라는 섹스할 때는 이성이 날아간 듯이 교성을 내뱉지만, 막상 끝나고 나서 허우적댔던 자기 모습을 떠올리며 자괴감에 빠져들곤 했었다.
스텔라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그… 그런데 그거랑 이 베개가 무슨 상관이죠?”
아마 자신이 겪었던 자괴감을 해결하는 것과 이 베개가 무슨 상관일까 싶을 것이다.
나는 씩 웃으며 명령하듯 말했다.
“이제부터 나랑 섹스할 때는 그 베개가 나라고 생각하면서 꼭 끌어안아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