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드라실 (6)
양지현과 빠르게 한 판(?) 끝낸 나는 시간에 맞춰서 베르덴의 정보망이 모이는 장소로 향했다.
다행히 내가 먼저 도착했고, 그들은 뒤에 도착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모이는 장소는 레인트리 술집인 듯하더라.”
“그럼 가는 그렇게 어렵지 않겠군.”
“문제는 케닐 팀의 승패인데….”
나름 뒷돈 받으며 정보를 캐내는 녀석들이라고 해도 오늘 처음 얼굴을 내민 한봄 팀의 실력까지 확신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결론을 냈다.
“어차피 케닐이 승리해도 두 녀석은 만남을 가질 거 같으니, 적당히 말해주자고.”
“그래. 우리가 무슨 점쟁이도 아니고….”
결과는 대충 자기들끼리 끼워 맞춰서 말해주고, 틀리면 나 몰라라 하자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실력을 무작정 격하하지 않았다.
‘하긴 오늘 막 출전한 한봄 팀이 우승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테니까.’
오히려 지배자 녀석들의 모임 장소와 그 장소로 갈 수 있는 안전한 루트를 제공하는 시점에서 이 녀석들의 정보력은 뛰어나다고 볼 수 있었다.
‘자, 그럼 정보도 알아냈겠다….’
나는 녀석들을 뒤로하고….
‘도와줄 사람을 찾아보자.’
이제 베르덴을 잡아들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베르덴은 직속 부하에게 보고를 듣고, 큰 소리로 외쳤다.
“뭐!? 600만!?”
“네… 개인당 200만씩 요구했습니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어느 정도 높은 포인트를 요구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 수치는 베르덴의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바가지나 마찬가지였다.
녀석들의 모임 장소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가는 길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보망을 이용한 것은 혹시 모를 변수를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적당히’를 모르는군….”
“제거할까요?”
“….”
베르덴의 내면에 꿈틀거리는 분노는 고개를 끄덕이라고 유혹했다.
하지만 베르덴은 인내하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안돼.”
오늘은 중요한 날이다.
거기다 도박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오늘 계약이 성사되면 손해를 회수하고도 한참 남아.”
베르덴의 계획대로 지배자들이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면 오늘의 손해는 며칠 만에 만회할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희망찬 미래를 꿈꾸며 분노를 삭였다.
“그럼 가자.”
“네!”
베르덴은 제일 믿음직한 부하 셋을 데리고 접선 장소로 향했다.
미궁을 빠져나와, 사람이 돌아다니지 않는 장소.
그곳에서 레드 소환사 넷과 NPC 셋이 만남을 가졌다.
먼저 입을 연 건 정보망 중의 한 명이었다.
“오랜만이네.”
“…오랜만이군.”
그들은 짧은 안부 인사를 건넨 뒤에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 그럼 안내해줘.”
“약속한 포인트를 먼저 줘야지.”
“…케닐이 오늘 패배를 했더군. 자네들이 말한 승패가 틀렸어.”
정보망은 분명 케닐이 오늘 승리할 것이라고 알려줬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
베르덴의 말을 들은 NPC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우리가 점쟁이는 아니야. 그리고 오늘 처음 출전한 팀의 실력까지 알아내는 거라면 고작 600만으로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흥….”
베르덴은 더 이상 그들을 몰아세우지 않고, 그들에게 각자 200만 포인트씩 넘겨줬다.
그들은 자신들의 손목에 들어온 포인트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시작했다.
“자, 따라와.”
베르덴과 그의 부하 셋이 NPC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직속 부하 한 명이 조용히 따라가며 베르덴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더 밀어붙여서 흥정했어도 좋지 않았을까요? 녀석들도 실수했는데….”
“됐어. 애초에 처음에 말 건넨 이유도 흥정하려고 했던 말이 아냐.”
“네?”
“녀석들의 실수를 언급하지 않고, 그냥 건네줬다면 기고만장해져서 오히려 더 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한 소리를 먼저 건넨 거야.”
“아….”
대부분 레드 소환사가 된 녀석들의 특징은 포인트 때문이다.
포인트라는 존재가 욕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서 범죄자의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그건 베르덴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포인트에 눈이 멀어서 동료를 살해해서 이런 처지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베르덴도 붉은 초승달의 간부까지 올라가며 깨달은 것이 있었다.
‘너희들처럼 눈앞에 이익만 좇으면 평생 그 자리에 있을 뿐이다.’
눈앞의 먹이는 쥐덫에 설치된 치즈와 같다는 사실을….
베르덴은 무표정으로 자기 부하들을 멸시하며 NPC들을 조용히 따라갔다.
어두운 길목과 NPC들이 선두에서 잘 확인해주는 터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베르덴은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피식 웃었다.
“레인트리….”
이곳은 이미 베르덴도 알고 있는 장소였었다.
‘이미 알고 있는 장소라면 굳이 이런 녀석들 안내를 받지 않아도 될 텐데.’
이 장소는 도미 드레크와 케닐이 예전부터 비밀 모임으로 애용하던 장소였고, 베르덴은 예전에도 이 장소에서 두 사람을 자주 본 경험이 있었다.
즉, 굳이 NPC들의 안내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베르덴은 고개를 저으며 쓰린 속을 달랬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니까. 확실한 정보와 안전을 담보로 낸 포인트야. 아까워하지 말자. 나는 어중이떠중이와 다르다고….’
베르덴은 간부로서의 마음을 다잡으며 NPC들에게 말했다.
“안에 있는 거 확실하겠지?”
“아까 우리가 세 번이나 확인했어. 확실해.”
“좋아. 그러면 여기서 잠깐 대기하도록.”
“엥? 우리는 안내만 하면 끝 아닌가?”
베르덴은 짜증을 어떻게든 꾹꾹 누르며 얼굴에 드러나는 주름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미간의 주름까지는 컨트롤하지 못했다.
“비용을 지급한 만큼 확실한 것도 중요하겠지? 오래 대화할 생각 없으니까. 여기서 잠깐만 대기해.”
“쯧… 누가 보면 우리가 네 부하인 줄 알겠네.”
“….”
베르덴은 이가 갈리는 걸 참아냈다.
NPC들은 서로 눈빛 교환을 하더니, 한숨을 쉬면서 입을 열었다.
“좋아. 빨리 들어갔다 오라고.”
“….”
베르덴은 대답 없이 레인트리 술집 안으로 들어갔다.
몰래 잠입한 술집 안에서는 서로 티격태격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씨발… 성수호… 죽여 버리겠어!!”
“나도 마찬가지로 분하니까 진정하라고…. 다음 주에 또 도전을….”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좋아. 상황이 딱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중이군.’
베르덴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찾아왔더니, 꼴이 말이 아니군.”
“…너는?”
“예전처럼 도움이 필요해 보여서 찾아왔다.”
베르덴은 그렇게 대답하며 자신을 경계하는 도미 드레크와 케닐 멤버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미 드레크와 케닐의 경계심은 베르덴과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풀어졌다.
그리고 베르덴은 적당히 풀어진 경계심을 바탕으로 본론을 꺼냈다.
“성수호… 그놈을 잡아주지.”
도미 드레크와 케닐은 그 말에 반색했지만, 비용 문제로 한차례 큰 소리가 오갔다.
하지만 베르덴은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오늘 쓴 600만 포인트… 그렇게 썼는데, 비율만큼은 절대 양보 못해!’
베르덴은 예전에 품었던 소심함을 다시 끄집어내며 눈앞의 유혹을 위해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눈앞에 큰 먹이가 보이니 다시 예전 본성을 되찾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본성은….
“좋아… 받아들이지….”
의외로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크하하하! 좋아! 이거라고!’
베르덴은 망토 안으로 입가를 씰룩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미소를 참지 못하던 베르덴에게 도미 드레크가 입을 열었다.
“대신 조건이 있다…. 생포… 꼭 산 채로 잡아서 고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어.”
“아하….”
우수 고객의 부탁이다.
들어주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그 성수호라는 녀석도 우연히 능력을 얻고 굴러들어온 일반 소환사에 불과해. 뒤에서 기습하면 쉽게 잡을 수 있겠지.’
베르덴에게 싸움이란 정식으로 치르는 규칙이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보다 강한 강자를 암습해서 죽이며 희열을 느끼던 존재였다.
아무리 강해도 목에 칼이 들어가면 죽는다.
아무리 강해도 죽으면 죽인 사람보다 약자가 된다.
그게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고민하던 베르덴을 보며 케닐도 한마디 거들었다.
“생포… 나도 그게 좋겠군. 그 여자들… 그냥 죽이는 건 조금 아깝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이런… 이런….”
베르덴은 두 사람의 조건이 얼마나 위험한 조건인 줄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
“좋아. 전부 생포해주지.”
모든 게 끝났다.
베르덴은 도미 드레크와 케닐 멤버에게 전부 계약서를 건네고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마나 계약서.
보기에는 푸른 빛을 띠는 평범한 종이지만, 위그드라실에서 이 마나 계약서는 엄청난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일반 소환사뿐만 아니라, 레드 소환사에게도 족쇄를 채울 수 있는 강력한 수단 중의 하나였다.
그렇게 작성한 계약서의 위반 조항은….
“자신의 목숨이다.”
최고의 재산이었다.
만약 계약에 위반되는 행동을 할 시에는 목숨을 잃는다는 내용이었다.
베르덴의 말에 도미 드레크와 케닐은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후우….”
한숨과 함께 계약서 작성을 마치고, 술집에 있던 다섯은 전부 마나 계약서에 옭매이게 되었다.
계약이 정식으로 성립된 것을 확인한 베르덴은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었다.
“좋아. 오늘부터 잘 부탁하네.”
“…갑자기 대우가 달라졌군?”
“하하하! 내가 레드 소환사이지만, 특별 고객에게까지 막 나갈 정도로 예의가 없지는 않아.”
도미 드레크와 케닐은 씁쓸하게 마주 보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고, 결과라도 좋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졌다.
베르덴은 두 사람의 태도를 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럼 계약을 수행할 준비를 해야겠군. 그 성수호라는 녀석… 산채로 너희 앞에 대령해주지.”
그렇게 베르덴이 만남을 종료하려는 순간이었다.
술집 어둠이 가라앉은 장소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응?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이미 있으니까.”
“뭐!?”
베르덴의 외침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 사람의 모습이 서서히 어둠을 뚫고 나왔다.
그는….
“내가 직접 왔는데, 나한테 뭐 떨어지는 거 있나?”
“어, 어째서!”
놀란 건 베르덴뿐만 아니었다.
도미 드레크와 케닐의 팀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뭐야! 함정인가!?”
“너, 이 새끼! 설마 우리를 잡으려고….”
도미 드레크와 케닐이 베르덴을 노려봤지만, 베르덴은 오히려 억울하다는 듯이 외쳤다.
“나도 몰라! 오히려 내가 할 말이다! 너희들이야말로 나를 잡으려고…?”
“우리는 네가 올 줄도 몰랐어!”
“….”
베르덴은 케닐의 말에 진정한 뒤, 성수호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혼자였다.
“저 녀석… 지금 혼자인 거 같은데?”
어떻게 이곳에 몰래 들어온 건지는 몰라도 성수호는 분명 혼자였다.
“….”
다들 베르덴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을 이해한 뒤, 무기를 꺼내 들고 싸울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무기가 성수호에게 쓰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뭐, 뭐야!)
(도, 도망쳐! 도시 병사들이야!!)
(빨리 베르덴님께 말씀을… 크억!)
밖에서 난동이 일어난 소리가 들려오자, 성수호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런 씨발!”
유일하게 베르덴만 얼굴을 붉히며 인벤토리에서 아이템을 꺼내서 사용했다.
“뭐, 뭐야! 어디로 갔어!?”
베르덴이 [비겁자의 술법]을 사용하자,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사라진 베르덴의 모습에 경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콰다아아앙!
“여기서 레드 소환사와 만남을 가지는 녀석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
다섯 명의 병사가 술집에 들이닥치며 성수호를 제외한 모든 인원에게 무기를 겨누기 시작했다.
도미 드레크와 케닐 멤버는 잠시 주춤하며 병사들에게 무기를 겨눴지만….
“만약 저항하며 사살하겠다!”
“크윽….”
술집에 들어온 병사는 다섯뿐이었지만, 밖에 소란을 들어보면 훨씬 많은 인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도미 드레크와 케닐 멤버는 결국 눈치를 보며 무기를 인벤토리 안으로 넣었다.
“이런 씨발….”
도미 드레크의 욕설과 함께….
‘이런 씨발!!!’
베르덴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술집을 몰래 빠져나갔다.
베르덴이 밖에서 본 장면은 부하들뿐만 아니라, 그를 안내했던 NPC들도 병사에게 붙잡혀 있는 모습이었다.
‘씨발… 씨발!!’
부하와 정보망이 잡힌 건 그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오늘 쓴 600만 포인트가 그냥 허공으로 날아갔다는 사실에 분노할 뿐이었다.
그렇게 속으로 분노 조절 장애인처럼 욕설을 내뱉던 베르덴은 누구보다 빨리 미궁 입구에 도착했다.
“씨발!!! 뭐가 문제였던 거야! 분명… 분명 계획에 문제는 없었는데!”
그렇게 베르덴은 [비겁자의 술법]을 사용한 채 소리를 지르는 순간이었다.
“어? 여기서 소리가 들려온 거 같은데…?”
“!?”
베르덴은 황급히 입을 막고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성수호.
‘저, 저 녀석이 어떻게 이곳에!?’
아까 술집에서 숨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부 엿들었던 사내였다.
베르덴은 입을 막은 채 커다란 동공으로 성수호의 눈치를 봤다.
‘뭐, 뭐지? 내가 소리 지른 걸 들었나? 마, 말도 안 돼! 비겁자의 술법은 목소리도 완전히 은폐시켜주는데….’
베르덴은 [비겁자의 술법]을 믿고는 최대한 입을 막고 조용히 미궁 입구를 바라봤다.
마침 성수호의 시선도 다른 곳으로 향하며 두리번거릴 뿐이었다.
‘조, 조용히 들어가면….’
베르덴은 조용히 미궁 입구로 향했다.
그렇게 입구까지 5미터 정도 남긴 순간….
“여기에서 뭔가 느껴지는데….?”
“!?”
성수호가 갑자기 베르덴과 입구 사이에 자리하며 베르덴의 이동을 방해했다.
처음에는 성수호의 모습에 당황했던 베르덴이지만, 여유로운 모습의 성수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 잘 됐어. 지금 이 녀석을 잡으면….’
베르덴이 미소를 지으며 성수호를 공격하려는 순간이었다.
사아앗! 서걱!
“어?”
베르덴은 갑자기 들려온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몸을 뒤로 비틀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뒤로 돌아가지 않고, 갑자기 기울어지듯 바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어…? 어어…?”
그리고 그의 어벙한 목소리 후에….
콰당.
그의 몸이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렇게 고꾸라진 베르덴은 통증이 서서히 느껴지는 아래로 향했다.
자신의 몸을 지탱시켜주던 다리는….
“어..? 어어어…?”
자신의 몸과 분리된 채 피를 조금씩 내뿜으며 꼿꼿이 서 있었다.
그리고 잘린 자신의 다리 쪽에서 피가 쏟아지자….
“끄아아아아아악!!!!”
격통을 뇌로 맛보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수호는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는 베르덴을 내려다보며….
“여기 있었네?”
비릿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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