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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50화 (750/898)

위그드라실 (6)

한여름에게 수금한 포인트는 총 2,500만 포인트.

그리고 어제 던전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받은 500만 포인트.

그리고 내가 어제 로열층을 이용하고 나서 남은 포인트가 대략 천만.

그렇게 내 전 재산은….

‘4천만 포인트.’

대략 로열층 1박을 하고 천만이 남는 포인트였다.

나는 어제 로열층을 이용한 순간 포인트의 기준을 로열층으로 잡기로 했다.

1 로열층 = 3천만 포인트.

이제 이 공식이 내가 가진 포인트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당분간은 멤버들 능력치 올리는 것에 집중해야 하니 여유가 없겠지만, 어느 정도 스펙이 맞춰지면 바로 갈 생각이었다.

‘다음 차례는 한나 씨예요. 기대하세요.’

[…기대할게요.]

로열층이 정말 마음에 들긴 들었나 보네.

포인트 아끼라며 한 소리 할 줄 알았는데….

나는 강한나의 대답에 웃으며 콜로세움에 도착했다.

도착한 콜로세움에는 한봄 팀이 대기실에 들어갈 준비를 하며 나머지 멤버들에게 응원받는 중이었다.

그리고 한봄 팀은 마저 도착한 나에게 응원을 들으며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렇게 대기실로 들어간 한봄을 보고 있자, 옆에 있던 한가을이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저기… 할 말 있어요.”

“??”

한가을은 나뿐만 아니라, 민하연도 같이 불러서 조용한 곳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어제 회귀 이야기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말 못 한 게 있어요.”

한가을이 해준 이야기는 저번 회차에 있었던 납치에 관한 일이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다고 해도 이 중요한 사실을 왜 지금 알려주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가기도 했다.

한가을은 지금까지 회귀를 자신의 예지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사실을 동네방네 떠들 성격도 아니고….

무엇보다 한가을은 이미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원래는 내일 예지를 본 것처럼 언니들에게 귀띔해주고, 저는 가게를 당분간 닫을 생각이었어요.”

애초에 우리 파티는 던전 안에서 오히려 붉은 초승달을 몰살시킨 전적이 있었다.

한가을은 자기만 안전지대에 잘 숨어 지낸다면 어느 정도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한여름은?”

민하연이 의문을 표했다.

민하연의 말대로 한가을의 대책에는 한여름의 납치를 막는 것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민하연의 말에 한가을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어제까지는 걔가 납치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었거든. 설마 회귀자였을 줄은 몰랐어.”

“하하….”

민하연조차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가을은 회귀 전에 한여름에게 버려진 적이 있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더 싫어하게 된 것 같았다.

무책임해 보이는 발언이었지만, 문제가 되는 발언도 아니었다.

“예지라면 그런 녀석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회귀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잖아?”

한가을은 어제까지만 해도 회귀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으니까.

이 상황을 예지라고 생각한다면 저 행동도 문제는 없었다.

‘마침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덕분에 움직이기 수월해지겠네.’

이렇게 콜로세움에 오기는 했지만, 나는 오늘 여기저기 돌아다녀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한가을 덕분에….

“그럼 제가 먼저 움직일게요.”

자리를 빠져나올 명분을 얻을 수 있었다.

내 말에 민하연과 한가을은 걱정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수호야… 진짜 조심해야 해.”

“조심하세요. 제가 납치됐을 때랑 분위기가 다를 수도 있어요.”

한가을의 걱정은 일리 있었다.

저번 회차에서는 우리를 기습했던 녀석들을 죽인 덕분에 베르덴의 전력이 반토막이 나 있는 상태였었다.

그에 비해서 현재 베르덴은 온전한 전력을 유지한 상태….

나는 두 여자의 걱정을 받으며 피식 웃었다.

“인질이 있다면 모를까… 너무 걱정하지 마.”

나는 두 사람의 걱정을 덜어낸 뒤, 콜로세움을 빠져나왔다.

오히려 콜로세움을 빠져나오니 불안감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봄은 지금 내가 경기를 보며 응원하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나중에 경기 내용 듣고 본 척은 해야겠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궁으로 향했다.

그리고 레드 소환사가 득실거리는 붉은 초승달 은거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제보다는 북적이네.’

미궁 안에 틀어박힌 붉은 초승달도 낮과 밤의 활동 차이는 존재했다.

그리고 그들이 북적이는 이유는 오로지 낮이라는 시간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베르덴을 찾는 중에 꽤 많은 인원이 모여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기 있었네.’

베르덴이 있었다.

베르덴은 부하들을 놓고 내일 실행할 계획에 대해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고 있었다.

“녀석들이 무슨 던전을 들어가는지 확인하면 그 뒤에….”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 모여 있는 녀석들이 어떤 녀석들인지 알 수 있었다.

‘저번 회차에 우리 파티에게 죽은 녀석들이네.’

던전 안에서 기습했던 녀석들이었다.

베르덴은 녀석들을 모아놓고 다음 날 실행할 계획을 설명 중이었다.

‘어차피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나는 딱히 녀석들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야 붉은 초승달 세력을 약화하려면 죽이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베르덴이 죽으면 부하들은 다른 간부에게 편입된다고 했지? 그럼 양지현이 흡수하면 편하겠네.’

나는 한동안 양지현의 입지를 올리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레드 소환사는 세상의 외면을 받은 존재들이지만, 반대로 내게는 소중한 존재였다.

녀석들에게 죄라는 건 존재하지 않고, 내 최면술도 자유롭게 먹일 수 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그래, 자원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이용만 할 수 있다면 훗날 내게 엄청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나는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베르덴을 보며 기다렸다.

그렇게 존재하지 않을 계획을 전부 설명한 베르덴은 말을 마치고, 누군가를 몰래 불렀다.

느낌상 베르덴의 직속 부하인 듯 보이는 남자였다.

‘보리스랑 비슷한 위치인가 보네.’

베르덴은 그 남자를 불러서 남들이 들리지 않게 조용히 이야기했다.

“레티티아에 가서 녀석들과 접선해. 경기의 승패, 접선 장소, 장소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루트. 전부 확인해.”

“알았습니다.”

남자는 똑 부러지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녀석들…? 한두 명이 아닌가 보네.’

나는 기대감에 차오른 표정으로 베르덴을 놓고 외부인과 만나러 가는 조직원을 따라갔다.

접선 장소에 나타난 녀석들은 총 셋.

전부 신분을 감췄지만, 소용없었다.

‘로랑, 레인, 포리스.’

기질창으로부터 정체를 숨기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는 붉은 초승달과 연결된 녀석들을 확인하고, 녀석들의 뒤를 캐기 시작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식당에 들어가더니, 망토를 벗고는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일거리가 생겼네.”

그들은 레드 소환사는커녕 일반 소환사도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NPC?’

우리가 흔히 NPC라고 부르는 존재들, 바로 위그드라실의 주민이었다.

“최근에 새로 유입되는 소환사가 없어서 돈벌이가 시원찮았는데, 천만다행이야.”

“이번에는 액수를 크게 부르자고….”

“맞아. 일을 맡기고 또 잠적하면 우리 입장만 곤란하잖아.”

“좋아. 예전의 3배… 아니, 5배를 부르자.”

다들 포인트를 벌 생각에 싱글벙글 웃으며 의뢰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하긴… 일반 소환사랑 손잡는 것보다는 이 사람들과 손을 잡는 쪽이 훨씬 낫겠네요.]

강한나의 말처럼 이들은 일반 소환사와 달리 이곳에서 태어나고,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다.

레드 소환사와 악감정을 나눌 일이 없었다.

대부분의 레드 소환사들은 일반 소환사끼리 트러블이 생기면서 변하는 존재들이니까.

셋은 적당히 계획을 짠 뒤, 흩어졌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들을 따라가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셋이 다시 여기에 모인다고 했으니, 시간 맞춰서 다시 와야겠네.’

어차피 그들은 다시 모이기로 했다.

계획을 공유한다면 굳이 내가 따라붙을 이유가 없었다.

아직 대낮이다.

콜로세움에 갈 수 있겠지만, 나는 굳이 콜로세움으로 향하지 않았다.

‘자, 그럼 다시 양지현을 만나러 가볼까?’

로열층이었다.

내가 로열층으로 가는 이유는 그저 로열층의 비용이 아깝거나, 양지현과 섹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안 할 거예요?]

‘….’

하긴 할 거지만….

일단 그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그것보다 양지현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

[물어볼 거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베르덴의 부하를 어느 정도 선까지 정리하는 게 좋은지 물어보려고요.’

아까도 생각했지만, 베르덴의 부하를 전부 죽이면 붉은 초승달에는 큰 타격이 올 것이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조직이 단숨에 몇십 명을 잃으면 건물이 기둥을 잃은 것처럼 휘청거릴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부 죽이면 간부인 양지현의 입지가 더 늘어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잖아요.’

[하긴….]

내 말대로 간부의 입지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올 수도 있다.

병사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지만, 지휘자는 전쟁에서 명예를 얻는다.

위기가 좋은지, 아니면 안전성이 좋은지 간부인 양지현에게 직접 묻기 위해 나는 호텔로 향했다.

그리고 그 간부는 내가 나타나자마자….

“오, 오셨군요!”

헐레벌떡 뛰어와서는 나를 맞이했다.

2층에서 1층으로 뛰어오는 양지현은 마치 축지법이라도 쓰는 것처럼 순식간에 내 앞에 도달했다.

양지현은 알몸 상태임에도 창피함이 얼굴에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나는 그런 양지현을 보며 살짝 죄책감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그 죄책감을 덜어낼 차례였다.

“밥 먹었어? 여기 룸서비스 무료던데.”

“아, 안 먹었습니다.”

양지현은 오전 식사도 거르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이런 장소를 동경한 만큼 식사도 엄청나게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양지현은 나 없이 혼자 뭔가 먹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아마 잠도 제대로 못 잤겠지.

“그냥 혼자 먹지.”

“하, 하지만….”

“다음에 또 들렀을 때는 알아서 잘 챙겨 먹어.”

“아… 알겠습니다.”

양지현은 다음에 또 올 수도 있다는 내 말의 의미를 깨닫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귀엽게 실실 웃는 모습을 보니, 과연 이 여자가 진짜 레드 소환사 집단의 간부인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역시 자본은 최고군….’

결국 레드 소환사들, 대부분이 포인트로 인해 그 꼴이 된 것일 테니까.

그 뒤에 화려한 룸서비스를 시켜서 양지현과 같이 먹었다.

양지현은 음식을 먹으며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아마 그녀는 이런 장소도, 이런 음식도 생전 처음일 것이다.

처음에는 식사하며 대화를 나눌까 했지만, 나는 양지현의 모습을 보며 식사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 나는 양지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늘 베르덴을 처리할 거야.”

“아….”

양지현은 갑자기 생뚱맞은 말에 당황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나는 그 뒤에 궁금했던 사실을 그녀에게 묻기 시작했다.

“너는 녀석의 부하들이 죽었으면 좋겠어? 아니면 살았으면 좋겠어?”

“….”

양지현은 두려움과 존경심을 담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계산과 고민.

양지현은 모든 것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치는 듯이 눈동자를 굴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고민을 줄여줄 마법의 한 마디를 남겼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내 말을 듣자마자 양지현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 있는… 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지현은 위기보다는 안전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었다.

조직의 안전이 우선이 아니다. 조직의 안전으로 인해 내 이득을 우선시하는 것이었다.

“좋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나는 도시에 숨어 있는 베르덴의 정보망으로 활동하는 NPC에 대해서 말해줬다.

“나중에 버릴만한 부하를 추려내서 녀석들을 죽여.”

“알겠습니다.”

양지현은 내 말뜻을 이해했으면서도 전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크으… 내가 여자 보는 눈은 뛰어나다니까.’

그렇게 양지현에게 모든 계획과 명령을 전달했다.

“베르덴 쪽은 내가 전부 처리할 테니까. 너는 한동안 관련 없는 것처럼 얌전히 지내.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나는 다시 나가본다.”

“아… 그….”

조금 전까지 똑 부러지게 대답하던 양지현은 내가 다시 외출하려고 하자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내 본능이 양지현과 살을 섞으라고 부추겼다.

그리고….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한번 해야지.’

[….]

[….]

나는 그 본능에 충실하며 양지현을 침대로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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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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