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드라실 (6)
“오늘… 저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주인님.”
일순간이지만, 착각이라고 생각했었다.
양지현이 저런 옷을 입을 리도 없고, 저런 말을 내뱉을 리도 없으니까.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게 분명해!’
보리스는 그렇게 현재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입을 가린 쉬폰 안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보리스의 착각에 망치질하기 시작했다.
“주인님… 복장과 제가 어울리나요?”
“오… 아주 마음에 들어.”
“후후, 다행이네요.”
꿈이라기에는 양지현의 목소리가 너무 생생했고, 환각이라기에는 자신의 정신이 너무 또렷했다.
자신을 납치한 남자는 자신과 마주한 위치에 있는 황금색과 붉은색으로 된 화려한 문양들이 새겨진 의자에 앉았다.
마치 보리스에게 재력을 과시하는 듯이….
보리스는 그제야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 맞아! 내가 여기 있는데, 양지현 님이 저렇게 말할 리가 없어! 분명 이상한 약이나 술법에 걸린 게 분명해! 제발… 제발 이쪽을 봐주십시오!!’
보리스는 기절한 상태로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기도는 크게 의미가 있지 않았다.
아무리 이 공간이 넓고, 화려해도 사람의 인기척까지 완벽히 지울 정도는 아니었다.
보리스와 양지현이 떨어진 거리는 고작 해봐야 7~8미터 정도.
계단을 내려올 때는 정신이 없어서 못 봤다 쳐도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보리스의 모습은 분명 볼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기도는….
‘보, 보셨어!’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듯이 이루어졌다.
양지현의 눈이 보리스 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보리스 쪽을 응시하던 양지현의 눈은….
‘어? 무, 무슨…?’
비록 입가를 가려서 표정을 완벽하게 읽을 수 없었지만, 눈빛으로 느낄 수 있었다.
뭔가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이 미세하게 담겨 있었다.
마치 불청객이라도 맞이한 것처럼….
‘왜… 왜 그런 표정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이런 상황도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직속 부하인 자신을 보고도 저런 표정을 짓는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뭐야… 도대체 왜… 나와의 관계는….’
보리스는 예전에 자신에게 잘 대해주던 양지현, 최근 서먹해진 양지현, 그리고 지금 못마땅하듯이 보리스를 보는 양지현이 모두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황금 의자에 앉아 있던 남자 또한 보리스를 한번 바라본 뒤, 양지현을 보며 실실 웃었다.
“신경 쓰지 마. 관객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데리고 온 거니까.”
“…네.”
양지현은 그렇게 보리스에게 주던 시선을 다시 남자에게 향하며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무희처럼 화려한 춤을 추지는 못했지만, 한편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양지현은 티슈 같이 살랑이는 쉬폰을 몸에 걸친 채 남자의 주변을 맴돌았다.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쉬폰 안으로 양지현의 중요 부위가 보일락말락 했다.
하지만 그렇게 아슬아슬한 장면에서도 보리스의 눈 안으로 양지현의 중요 부위는 절대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어도….
‘크으윽… 왜… 어째서….’
보리스의 하복부에 활활 불타오르는 숯덩이를 집어넣은 것처럼 하복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기절한 상태에서도 몸의 기능은 잘 작동했다.
그렇게 보리스의 하복부를 불태우며 남자를 유혹하던 양지현은….
“주인님… 저를 선택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갑자기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그를 올려다봤다.
그리고는 그의 바지를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씨… 씨발…! 왜… 왜…!’
보리스는 자신과 마주한 채 똑같이 앉아 있는 남자와 비교하기 시작했다.
금색과 붉은색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의자와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제 의자.
양지현에게 아부와 애교를 받는 남자와 그런 두 남녀를 보며 흥분하는 자신.
모든 게 비교되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왜 저런 새끼한테….’
이미 상황만 봐도 이유를 억지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양지현은 레드 소환사 집단의 간부이고, 그녀는 조직원들 대부분이 인정할 정도의 미인이었다.
심지어 남자는 보리스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재력가 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보리스에게 있어서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양지현은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 이 짓을 하는 것이라고….
거만하게 의자에 앉은 채 양지현과 자신을 계속 번갈아 쳐다보는 남자.
보리스는 결심했다.
‘죽여 버리겠어… 나중에 꼭 죽여주겠어!’
그리고 보리스의 결심과 함께 양지현도 그에게 결심한 듯 발언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제 몸과 마음은 평생 주인님의 소유입니다.”
양지현은 그렇게 말하며 자기 입을 가리고 있던 쉬폰은 들어 올려서 남자의 귀두에 입맞춤했다.
‘죽여 버리겠어!!!’
***
나는 내 귀두에 입맞춤하는 양지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다행히 먹혔나 보네.’
양지현은 저 멀리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을 계속 힐끗 보며 내 귀두에 입맞춤했다.
그녀가 바라보는 존재 중의 한 명은 레나였다.
레나는 메이드 복을 입은 채 무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
양지현이 보리스의 모습을 봤다면 진작에 경기를 일으키며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양지현은 의자에 앉아 있는 존재에게 눈길을 줄지언정 딱히 놀라는 눈빛을 하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 우리 눈에 의자에 앉아 있는 존재는 보리스가 아니라….
‘이야… 이거 신기하네? 나는 이미 정체를 알고 있는데도 다른 사람으로 보이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의 외모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리스가 여자로 보이는 이유는 단순했다.
그가 가슴팍에 착용한 브로치.
내가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한 브로치로, 착용자의 신분을 변경시키는 아이템이었다.
참고로 저 아이템은 내가 아까 착용한 선글라스의 여성용 버전이었다.
내 말에 수긍하듯 강한나가 통신으로 말했다.
[저런 걸 보면 신기하네요. 과학기술 따위는 개나 줘버리듯이 마법이라는 능력 하나만으로 저런 걸 만들었다는 거 아니에요?]
하긴 평생 마법과는 인연이 없던 평범한 세상에서 살던 강한나의 입장에서는 너무 사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나는 양지현의 펠라를 맞보며 강한나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마법 배우고 싶어요?’
[….]
장난스럽게 물어본 것이었는데, 저렇게 침묵하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욕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마법 배우는 거 어렵지 않아요. 기질만 띄우면 그만이니까.’
거기다 강한나의 능력이라면 일단 띄우기만 해도면 노력으로 순식간에 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녀도 카린과 같이 재능파니까.
하지만 들려온 대답은 예상외의 답이었다.
[나중에 시간 나면 직접 가르쳐주세요.]
‘엥? 그냥 에넬로 배우면 되잖아요?’
마법 기질은 개화하는 데에 고작 1만 에넬밖에 들지 않는다.
예전이라면 1만 에넬에도 허덕거렸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달라져서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강한나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스스로 제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어요.]
강한나가 카린과 유일하게 다른 것.
바로 절박함이었다.
카린은 가문을 승계를 위해 루이스와 싸워야 하는 처지라 시간이 부족했지만, 강한나는 현재 그렇게 절박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즉, 자신의 힘을 시험해 볼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알았어요. 시간 나면 제가 직접 가르쳐드릴게요.’
[후후… 그거 좋네요.]
강한나는 무언가 배울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인지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냈다.
그렇게 강한나와의 대화가 마무리될 때쯤… 갑자기 내 고환으로부터 찌릿한 전기 신호가 뇌로 솟구쳐 올라왔다.
“크읏….”
나는 갑자기 밀려들어 온 사정감을 느끼며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내 하복부 밑에서는….
“츄으읍! 츄르르릅!”
양지현이 쉬폰으로 가려진 입으로 내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었다.
가림의 미학.
‘이야, 직접 보니까. 알몸보다 훨씬 야해 보이네.’
양지현은 내 자지를 물고 있는 입을 쉬폰으로 가린 채 펠라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내 발기력뿐만 아니라, 사정감도 끌어올려 버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싼다!”
“츄으으읍!? 츄르르릅!”
양지현은 내 신호와 동시에 얼굴을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뷰르르르륵!! 뷰르르륵!
“흐으으읍! 끄읍!”
양지현의 입을 가린 쉬폰 안에서 무수한 정액이 뚝뚝 떨어지며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전부 마시는 것을 실패한 모양이었다.
양지현은 쉬폰 아래로 정액을 뚝뚝 흘러내리면서 내게 죄책감이 담긴 눈빛을 보내왔다.
“죄, 죄송합니다. 갑자기 너무 나와서….”
“??”
별걸 다 사과하네 싶었다.
하지만 양지현이 사과한 이유를 강한나를 통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저 여자는 당신과 함께 로열층에 들어온 시점부터 붉은 초승달 간부가 아니라, 당신의 여자가 된 거예요.]
아까 로열층 창밖을 바라보던 양지현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황홀함.
양지현은 그 장면을 눈에 담는 순간 여자로서의 진정한 행복을 느낀 것이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영위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하나라고 믿기 시작한 것이었다.
[당신의 사랑을 받아내는 것이죠.]
양지현은 어떻게 해서든 내 사랑을 받아내기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준 치녀처럼 보이는 무희복도 기꺼이 입어준 것이고….
[거기다 눈앞에 정체불명의 여자 두 명이 바라보는 중이잖아요?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거예요.]
‘호오….’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더 잘 알긴 하겠네.
나는 그렇게 양지현의 심리를 파악한 뒤,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정액량이 많은 편이라 이해해.”
“가… 감사합니다.”
양지현은 쉬폰 아래로 정액을 흘리며 눈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지….
“자, 그럼 위쪽 입은 만족했으니까. 아래쪽 입도 써봐.”
“후후… 알겠습니다.”
양지현은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내 기분을 맞추기 위해 다시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양지현은 거만히 앉아 있는 내 주변을 돌며 조금 고민하는 눈치였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요지부동했다.
침대 위에서라면 그냥 내 위에 올라타면 그만이다.
경험은 적은데, 내게 점수를 따야겠고, 심지어 두 여자가 평가하듯 바라보는 상황.
양지현은 굳은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내게 등을 보인 채 내 의자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내가 앉아 있는 의자는 양지현도 올라탈 정도로 커서 그녀가 올라오는 건 큰 문제가 없었다.
그렇게 의자에 올라탄 양지현은 양다리를 구부리고, 엉덩이를 가린 쉬폰 안으로 내 자지를 숨기듯 넣어서는 내 귀두를 보지에 입맞춤했다.
그리고는 힘겹게 고개를 뒤로 돌려서는 내게 물었다.
“주인님,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불편? 아니, 오히려 좋은데?”
내 위치에서는 양지현의 매끈한 등과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쉬폰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양지현의 정면을 온전히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양지현의 허리 옆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서 건너편의 존재를 확인했다.
‘운 좋은 줄 알아라. 네 직속상관이 너한테 꼭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양이니까.’
보리스.
그는 지금 양지현의 정면을 온전히 보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도 양지현의 정면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었다.
‘크으… 저 작은 천 속에 교묘하게 가려진 게 포인트란 말이지.’
보리스의 눈으로는 쉬폰 속에 가려진 내 자지와 양지현의 보지는 영영 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쉬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할 뿐….
나는 건너편의 보리스의 눈을 바라보며 실실 웃었다.
“자세 좋네. 그리고 등도 진짜 예쁘네? 나중에 등에 내 전용이라는 문신이라도 새길까?”
양지현은 내 말에 오히려 웃음소리를 내며 허리를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후후… 새겨주신다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오… 문신 새기는 거 괜찮아?”
“괜찮냐는 질문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양지현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찌그그윽!
내 자지는 이미 젖어 있는 양지현의 보지 안으로 스무스하게 들어갔다.
“흐으으읏!?”
“크읏!”
양지현은 내 자지를 넣으며 신음과 함께 맹세했다.
“저는… 흐응! 주인님의 소유라고 생각하니까요! 오히려 소유물로 인정해줘서 감사합니다! 흐으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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