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드라실 (6)
한여름의 눈에는….
(꼬, 꼭… 이렇게 해야 해요?)
측면 얼굴이 비치는 한가을의 모습이 들어왔다.
“뭐, 뭐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여름이 기대하고 있던 건 민하연이나 한봄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화면에 등장한 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화면에 등장한 한가을의 모습을 보자마자 한여름은 이 녹화기의 내용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서… 설마….”
한여름의 머릿속에는 일말의 희망이 자리 잡으며 짐작된 내용을 계속 거부했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영상에 나오는 내용들은 한여름의 짐작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화면은 한가을의 모습을 정면으로 비치지 않았다.
마치 몰래 숨겨 둔 카메라처럼 그녀의 측면에서 상체만 보여주고 있었다.
푸른색의 깔끔한 파자마를 입을 한가을.
그녀는 측면에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앞을 보며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저… 다른 거로 바꾸면 안 될까요?)
그리고 한가을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성수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
(그럼 없는 일로 하셔도 되고요.)
(윽… 아, 알았어요. 야, 약속… 꼭 지켜야 해요?)
(그럼요.)
두 사람의 대화를 하며 자세가 살짝 변했고, 영상에는 한가을의 무릎과 허벅지, 종아리가 살짝 비쳤다.
└와씨! 바지 벗고 있는 거 같은데!?
└앞을 보여줘!!!
└아니, 최대한 줌 아웃이라도 해주던가!!
한가을은 채팅에서 나온 말처럼 바지를 벗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영상으로는 그저 그녀의 무릎과 허벅지, 종아리 부분만 보였다.
그녀의 엉덩이까지 영상에 담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새하얀 허벅지를 보여주며 하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 같은 한가을은….
(으으으윽… 차, 창피해….)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성수호 앞에서 다리를 쫙 벌리기 시작했다.
“이… 씨, 씨발…!”
한여름은 뇌가 망가질 것 같았다.
고작 하루.
그것도 한여름이 한가을과 떨어져 있던 시간은 불과 몇 시간뿐이었다.
그런데 그 몇 시간 사이에 도대체 어떻게 저런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걸까?
한여름은 뇌세포의 수명까지 모조리 끌어 쓰듯이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한여름의 노력은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말로 의미가 없는 행위로 전락해버렸다.
한가을은 성수호 앞에서 다리를 벌린 채 입을 열었다.
(시키는 대로 하면… 100만 포인트 차감하는 거 약속 지키셔야 해요.)
└헐… 설마 한여름 때문에 빚진 거 갚으려고 저러는 건가?
한여름은 채팅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며 얼굴이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대사로 한여름은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가을이 이렇게 된 원흉은….
‘나, 나 때문이라고?’
한여름도 책임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도 존재했다.
회귀로 인해서 한가을과 성수호가 기억을 가지고 왔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는 그런 사실을 알 도리가 없었다.
채널의 존재들은 한여름을 매도하기보다는 지금 상황에 대해서 파악하기 바빴다.
└한가을, 얼마 빚진 거지?
└계산해보니까 이자까지 4,800만 포인트 빚졌음.
└씨발 ㅋㅋㅋㅋㅋㅋ 그거면 몸 판다고 해서 될 레벨이 아닌데?
└한가을 정도의 얼굴이면 얼추 가능하지 않나?
└하긴 한가을 정도면 가능할 듯?
원년 멤버들은 현실적인 부분을 체크했고….
└씨발… 성수호 채널에 있었다면 존나 쩔었을 텐데….
└우리에게도 보여줄 권리를 줘라!
└그래 맞아! 한가을이 저렇게 된 건 한여름의 노력도 포함되어 있다고!
└옳소! 한여름의 성과도 인정해달라!
뉴페이스들은 좌절감과 후회를 터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채팅을 성수호가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그토록 성토하는 이유는 그저 하나였다.
└맞아! 성수호에게 한가을을 넘긴 것에 대한 지분을 요구한다!
└흐음… 엉덩이 볼 권리 정도는 줘도 될 듯?
└ㅋㅋㅋㅋㅋㅋㅋㅋ
한여름을 조롱하며 자신들의 분을 풀기 위해서였다.
‘개 씨발 새끼들이….’
한여름은 영상 위에 떠다니는 채팅창을 보며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금세 영상으로 시선이 내려갔다.
영상 안에 있는 한가을은….
(흐으읏….)
얼굴을 붉힌 채 성수호를 향해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이 알 수 있는 사실은 그저 옆에서 한가을이 무릎이 양옆으로 벌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한여름이 보지 못하는 한가을의 은밀한 곳을 여유롭게 관찰하던 성수호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가을 씨. 손가락으로 직접 열어주세요.)
(시, 싫어요! 왜 그런 짓을 해야 하는데요? 본인이 직접 하시면 되잖아요!)
분노하는 건 한가을뿐만이 아니었다.
“이 미친 새끼가!”
한여름도 성수호의 말에 분노했다.
한가을은 이미 다리를 벌리고 성수호에게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보여주며 수치심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수치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행위를 한가을에게 시킨 것이었다.
“개 같은 새끼… 아무리 그래도 그런 것도 해줄 거 같냐?”
한여름은 당연히 한가을이 성수호의 말을 듣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한가을은 빚을 갚기 위해 저 행동을 하는 중이었다.
“포인트를 준다면 모를까….”
빚이 차감된다면 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번만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성수호의 명령이 아닌 애원에….
(그, 그렇게 말해도….)
(한 번만 보여주세요. 네?)
(아… 알았어요.)
한가을은 마음의 자물쇠를 풀어버리듯 눈을 꽉 감고 양손을 다리 사이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씨발 병신 같은 년아! 그걸 왜 보여줘!!!”
한여름의 비명과 동시에, 성수호의 고개가 내려가면서….
(와… 진짜 예쁘네요.)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그, 그렇게 보지 마세요!)
그리고 동시에 한여름의 비명과도 같은 욕설이 난무했다.
“이 씨발, 병신 같은 년아!!! 그런 추잡한 새끼한테 왜!!!”
쾅! 쾅! 쾅!!
한여름은 분노를 토해내듯 괴성을 지르며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수호는 한여름의 분노 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이 손을 한가을의 다리 사이로 향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잘 벌리고 계세요.)
(자, 잠깐만요! 거, 거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다.
(흐으으읏! 하으읏! 자, 잠깐! 하앙! 흐끄으으응!!)
한가을은 표정으로 다시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표현하고 있었다.
쾌락에 잠식되어 가는 그런 표정.
(호으윽! 헤으으윽!!)
한가을의 얼굴로 완벽하게 표현되었다.
“씨발… 씨발….”
한가을의 표정만으로 한여름은 서서히 발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널도 한가을의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손가락 하나로 여자를 저렇게 가게 할 정도면 성수호도 신이 아닐까?
└인정. 성수호는 인정함.
└나도 살아생전에 저런 능력이나 있었으면….
과거 신이었던 존재들조차 인정하는 존재.
성수호는 어느 순간 그런 존재로 자리 잡았다.
신조차 인정하는 성수호의 손가락에 의해서 한가을의 얼굴을 망가져 갔다.
하지만 한가을의 그런 망가진 얼굴은 오히려 한여름의 하복부를 뒤틀리게 했다.
자위 금지명령을 받았음에도 한여름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 이대로라면….”
분명 사정할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치욕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성수호가 손을 거둬들였다.
(어때요? 기분 좋았죠?)
(헤으윽… 이… 이거… 모, 모르게써요….)
한가을의 입은 모른다고 했지만, 한가을의 눈은 성수호의 손가락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빨리 손가락을 다시 넣어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표정.
그리고 그런 한가을의 표정을 본 성수호는….
(이 정도면 되겠네요. 그럼… 시작할게요.)
(흐으읏… 네.)
한가을의 다리 사이로 자기 하복부를 진입하기 시작했다.
한가을의 허벅지로 인해 보이지 않는 성수호의 물건.
그리고 한가을은 성수호의 하복부가 아직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흐으읏!)
귀두가 닿았다는 신호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찌그으윽!
(흐으으으응!!)
성수호의 한가을의 하복부는 서로 밀착하며 맞닿았다.
그리고 그렇게 맞닿은 것을 시작으로….
(움직일게요.)
(하으으읏! 네!)
성수호와 한가을의 섹스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의 섹스는 한여름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섹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성수호가 허리를 흔들면, 한가을은 거기에 맞춰서 골반을 움직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은….
찌걱찌걱, 찌걱, 찌걱, 찌걱찌걱!
(하아아앙! 더 깊이! 더 깊이 넣어줘요!)
(그게 좋다면야!)
(하으아아앙! 더 깊이!!!)
첫 경험을 하는 남녀의 모습이 아니었다.
한여름이 아무리 여자를 많이 만나 봤어도 처음 관계할 때, 한가을처럼 쾌락에 젖은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는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금 한가을의 모습을 한여름은 이미 알고 있었다.
민하연과 한봄.
두 여자가 성수호의 품에 처음 안겼을 때도 한가을의 표정과 다르지 않았다.
민하연은 강간당했으면서도 섹스 성애자가 되었고, 한봄은 성수호에게 강제로 모유를 빨리면서도 다리를 벌리며 모성애를 보여줬다.
한가을의 모습은 한여름에게 개연성이 없지만….
“하아, 하아, 하아… 씨발… 씨바아아알….”
상대가 성수호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느껴져 버렸다.
한여름은 그렇게 마지막까지….
(쌀게요!)
(아, 안 돼요! 안에 싸면 안 돼요! 하으으읏! 그건 조건에…!)
(정말 안에 싸면 안 돼요!?)
허리를 흔들면서 다급하게 부탁하는 성수호.
한가을은 그렇게 애원하는 성수호의 모습에….
(아… 알았어요. 흐으으읏! 아, 안에! 싸, 싸도 돼요!)
(크으으읏!)
(흐끄으으으읏!!)
성수호는 허락받자마자 바로 한가을의 다리 사이로 골반을 세차게 밀어 넣었다.
그리고 동시에 한가을은 성수호의 진입과 동시에 성수호의 허리를 양다리로 꽉 붙들었다.
(크으읏….)
(흐끄으으읍!)
그렇게 사정 타임이 지나고 나서 성수호는 한숨을 내 쉬면서 한가을의 입술을 입 앞에 두고 입을 열었다.
(하룻밤에 100만 포인트니까… 아직 시간 많이 남았죠?)
성수호의 말은 자칫 한가을의 자존심을 짓밟을 수도 있는 대사였다.
하지만 한가을의 얼굴에는 전혀 불쾌한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영상에 담긴 한가을은….
(…네.)
이미 사랑에 빠진 여자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한가을의 대답과 함께 두 사람은 입술을 맞추며 애틋한 키스 타임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한여름은….
“하아악… 하아악… 씨발… 개 같은 새끼들….”
하복부에서 터져 나온 쾌락의 분비물을 바라보며 흥분을 만끽했다.
***
콜로세움에 참가한 첫날.
나는 바로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참고로 민하연은 개인전 A급 소환사가 됐고, 박진희는 난전에서 무난하게 우승했다.
그래… 콜로세움 기준으로는 저번 회차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살짝… 달라진 것이 있었다.
나는 콜로세움을 마치고 나서 바로 한 여자와 같이 한여름의 숙소로 향했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나는 일단 여자를 문밖에 대기 시킨 뒤에 안에 들어가서 한여름을 확인했다.
한여름은 내 명령대로 얌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얌전히 대기하고 있을 뿐, 나를 맞이하는 건 거침 없었다.
“이 씨발… 너… 왜 그런 걸 나한테….”
눈이 퀭하고, 몸에 힘이 없는 것을 보니 내가 준 촬영기를 잘 감상한 모양이었다.
반항심으로 그득그득 거리는 한여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래 봬도 너랑 나랑 위그드라실에서 목숨 걸고 같이 싸웠던 동료잖아. 여동생의 처녀 정도는 내가 먹었다는 걸 알려주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어서 보여줬지.”
“이 미친 새끼가!!!!”
“쉿! 조용!”
“끄으으읍!!”
내 명령에 한여름의 입은 지퍼가 달린 것처럼 완벽하게 닫혔다.
나는 그렇게 한여름을 조용히 시킨 뒤에 말했다.
“오늘 내가 여기에 온 건 그저 수금하러 온 게 아니야.”
“!?”
한여름은 내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한여름의 남창 라이프(男娼 LIFE) 1일 차를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날이니까.
1회차에, 한여름은 매춘 업소에서 손님을 받기 전까지 자기가 남창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미래를 알고 있는 상황….
‘저번처럼 속아 넘어가 주지는 않겠지.’
저번 회차에 한여름의 모습은 재미있었지만, 회귀자인 녀석에게 재미있는 반응을 기대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걸 준비해왔다.
나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여자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 네 방 좀 빌리자.”
“…!?”
내가 방으로 데리고 온 여자의 정체는….
“여, 여긴 어디예요…?”
안대와 귀마개, 거기다 족쇄로 몸이 묶인 한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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