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드라실 (6)
“오랜만이네?”
“흐읏….”
양지현은 목소리만 듣고 등 뒤에 있는 남자의 정체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양지현의 머릿속에 등장해서 그녀를 괴롭힌 남자.
잊고 싶어도 절대 잊지 못하게 매일 꿈속에서 정액을 주입한 남자.
그 남자가 뒤에서 다시 한번 자신을 불렀다.
“뭐야? 설마 벌써 나를 잊었나?”
양지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난 뒤, 몸을 돌려서 성수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그저… 당황해서 그랬습니다. 죄송합니다.”
“아하~ 나는 또… 나를 벌써 잊은 줄 알았지.”
잊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양지현은 성수호가 떠나고 나서 그를 잠깐이나마 원망하기도 했었다.
자신의 처음을 가볍게 먹은 남자.
어떤 여자가 그런 남자에게 호감을 느낄까?
하지만 그것도 처음뿐이었다.
그가 떠나가고 나서도 양지현의 마음속을 흐트러뜨리는 그의 모습은 양지현의 정신까지 바꿔놓기 충분했었다.
양지현은 불그스름한 홍조를 띠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성수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듯한 희열이 담겨 있었다.
***
“…오히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불그스름한 홍조를 띤 양지현의 모습에 나는 만족하듯 미소를 지었다.
‘반응 좋네.’
1층에 양지현을 놓고 떠날 때, 혹시 몰라서 보험을 들어놓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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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 보리스와 대면할 때마다 성수호와의 성행위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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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현은 직속 부하인 보리스에게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보리스도 마찬가지로 양지현에게 마음이 있었다.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서 성벽을 작성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절대 완벽하지 않다.
평생 관심도 없던 연예인이 갑자기 꿈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호감이 생기는 게 사람이다.
하물며 계속 나를… 그것도 나와의 섹스를 떠올리게 된다면 없던 마음도 생길 것이다.
‘여차하면 종속을 이용하면 그만이고….’
내가 만족한 듯한 미소를 짓자, 양지현도 내 표정에 안도하며 내게 물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어쩐 일로….”
나는 양지현의 말에 뻔뻔하게 대답했다.
“내가 만든 곳에 내가 오는 게 뭐 문제인가?”
“아, 아닙니다. 다만 몰래 숨어서 오신 게 너무 놀라서….”
나는 양지현을 몇 차례 놀리며 장난치다가 물었다.
“너 개인실 따로 있지?”
“…네. 있습니다.”
양지현 정도 되는 여자라면 내 말의 의도를 바로 눈치챘을 것이다.
나는 그런 양지현을 보며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안내해.”
“…알겠습니다.”
전혀 불쾌한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미소를 지을 뿐….
하지만 그 미소는 금세 어둠이 짙게 깔리기 시작했다.
“그… 가실 때 동행하면 분명 누군가 볼 텐데….”
양지현은 걱정하는 듯이 내 눈치를 봤다.
그녀는 내 실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수로 이곳에 들어왔는지 알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양지현 정도면 그냥 알려줘도 되겠지.’
[비겁자의 술법]을 사용했다.
사라진 내 모습을 본 양지현이 감탄사를 내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 아이템을 사용하셨군요.”
양지현은 궁금증을 해소해 준 것에 대한 보상을 받듯 그녀의 엉덩이를 크게 움켜쥐었다.
“흐읏!? 거, 거긴….”
나는 양지현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횡재했다는 기분을 만끽했다.
‘오… 이렇게 만지는 건 풀리지 않네?’
솔직히 투명화 풀릴 각오를 하고 만진 거였는데….
내가 몇 차례 양지현의 엉덩이를 주무른 뒤, 그녀의 유두가 있을 만한 장소를 검지로 콕 눌렀다.
“흐응!?”
엉덩이에 이어서 가슴까지 기습당하니 정신을 못 차리는 양지현.
나는 그녀의 상체를 살살 밀며 앞으로 나갈 것을 종용했다.
“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양지현은 투명화된 나를 이끌고 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방으로 향하는 중에 예기치 못한 인물을 만나게 되었다.
“아, 마침 나오셨군요.”
“읏….”
보리스였다.
보리스는 양지현을 보자, 레드 소환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환한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양지현은 그런 웃는 보리스를 보며 당황한 채 말했다.
“무, 무슨 일로 찾았지?”
“베르덴의 계획을 알아냈습니다.”
오호… 마침 알고 싶은 정보였는데.
보아하니 당장 진행하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미리 알아놔서 나쁠 건 없으니까.
하지만 내 마음과 다르게….
“그… 그건 나중에 보고받겠다. 일단 내가 지금 바빠서….”
“아….”
양지현은 빨리 이 자리를 이탈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듯싶었다.
‘괜히 여유 부리다가 큰일로 번지면 안 되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필살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물컹, 물컹, 물컹.
“흐응!?”
“왜, 왜 그러십니까?”
몸을 흠칫 경련하는 양지현의 모습에 보리스가 황급히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나는 보이지 않으니, 양지현에게 다가가는 것이겠지만….
하지만 양지현은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보리스를 질타하듯 그를 멈춰 세웠다.
“흐읏! 일단 보고 해봐.”
“아, 알겠습니다.”
보리스는 양지현의 제지에, 떨떠름한 목소리를 내며 짧게 설명했다.
베르덴의 계획은 간단했다.
이번에 납치한 두 사람(한가을과 한여름)을 인질로 이용해서 콜로세움 지배자가 된 나를 미궁으로 유인하려는 작전이었다.
미궁이라면 자신들의 영역이니 분명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양지현의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서서히 넣으며 실실 웃었다.
‘…이미 나 여기에 있는데요?’
하긴 녀석들이 알 리가 없겠지만….
작전은 한가을과 한여름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진행하려는 듯 보였다.
시간은 내일이었다.
일단 한가을과 한여름은 아무리 못해도 몇 시간 정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럼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은….
“흐으읏….”
양지현의 방에 가서 양지현을 먹는 것이다.
내가 엉덩이 사이에 손가락을 넣어서 그녀의 고간을 농락하자, 양지현이 신음을 옅게 내뱉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본 보리스가 굉장히 걱정하는 표정으로 양지현에게 물었다.
“…정말 괜찮으십니까?”
“나, 나는 괜찮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한동안 베르덴을 주시하도록. 그, 그럼….”
양지현은 내 손가락을 고간 사이에 넣은 채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떨리는 허벅지가 내 손바닥으로 온전히 전해져 왔다.
그렇게 보리스를 지나치려는 순간….
“양지현 님.”
보리스가 양지현을 불러 세웠다.
양지현은 내게 엉덩이를 함락당했음에도 굴복하지 않고, 바들바들 떨면서 입을 열었다.
“으응!? 또… 또 왜?”
“…제가 뭔가 실수했습니까?”
갑자기 심각한 대화가 오고 가는 연인처럼 보였다.
하긴 두 사람은 내가 나타나기 전까지 서로 썸을 타던 사이였으니까.
그런데 그것도 내가 나타난 시점에서 끝이었다.
양지현의 성벽은 평생 보리스와 이어질 수 없게 만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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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 보리스와 대면할 때마다 성수호와의 성행위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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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를 볼 때마다 나와의 성행위를 떠올리는 성벽.
그것도 그냥 섹스하나만 떠올리는 게 아니었다.
키스나 애무, 심지어 간단한 스킨쉽도 성행위에 포함되어 있으니까….
“제 실수를 바로 잡고 싶습니다. 부디….”
“그, 그게 아니라….”
양지현은 지금 죽을 맛일 것이다.
가뜩이나 내 손길로 인해서 몸이 달아오르는데, 눈앞에 보리스 때문에 정신까지 농락당하는 중이다.
그런 상황을 모르는 보리스는 그런 양지현에게 이야기를 시도했다.
딱 봐도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양지현도 같이 느낀 듯 보였다.
아마 나보다 시간도 1/10로 흐르는 느낌일 것이다. 지금 제일 괴로운 건 그녀니까….
양지현은 한숨과 함께 엉덩이에 힘을 팍 주며 입을 열었다.
“그런 거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 저를 대해주시는 태도가….”
“이제 조만간 위층에서 전쟁이 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
“그… 그건 저도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나는 모르는데….
사실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하지만 그것과 지금 상황은….”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말이다.”
“….”
보리스가 살짝 섭섭해하는 듯한 표정을 짓자, 양지현이 다시 엉덩이에 힘을 주며 그를 위로했다.
“우리도 분명 조만간 그 전쟁에 피해를 볼 것이다. 마지막까지 살아서 남지 못하면 그것만큼 슬픈 것도 없겠지.”
“아….”
양지현의 말을 듣고 나서야 보리스가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섭섭함을 풀어내는 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나는 섭섭했다.
고간으로 내 손가락을 놓고 뭐 하시는 거죠?
나는 바로 양지현의 고간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서 휘젓기 시작했다.
“흐으읏!? 하읏!?”
“어, 어디 아프신…!?”
“아, 아냐양! 나, 나는 일단 쉬겠다! 내가 부르기 전에는 누구도 내 방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해으응!!?”
양지현은 아까의 카리스마를 집어 던지고 입가에 침을 흘리며 경보로 걷기 시작했다.
나는 양지현의 축축해진 바지를 느끼며 뒤를 돌아봤다.
보리스는 양지현의 뒷모습을 걱정과 애정으로 뚫어지게 바라보는 중이었다.
‘그동안 우물쭈물한 벌이다. 멍청아.’
나는 녀석에게 웃어주며 양지현의 고간을 더욱더 적셨다.
..
..
양지현의 방은 혼자 지내는 방치고는 큰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방이 굉장히 허전해 보였다.
“침대랑 옷장… 그리고 식탁뿐이네? 아, 그래도 화장실은 있네.”
“죄… 죄송합니다. 이곳은 가끔 은신처에 들를 때 잠만 자는 곳이라….”
“워커홀릭이구만.”
양지현은 내 말을 듣자, 의기 당당하게 허리를 쭉 펴서 섰다.
아마 내 말을 칭찬이라고 생각해서 저러는 듯 보였다.
그녀의 입장에서 나는 붉은 초승달을 만들어낸 수장이니, 워커홀릭이라는 말의 의미가 칭찬으로 직결된 것이다.
그럼 진짜 수장은 어떤 반응일까?
양지현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소우타의 표정을 확인했다.
(하아암….)
…지루하다는 듯이 하품했다.
그리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수신호를 보냈다.
대충 자기는 다른 곳에 갔다가 오겠다는 이야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실실 웃으며 벽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의기양양한 듯이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는 양지현을 불쌍하게 바라봤다.
진짜 수장에게 버림받은 양지현….
나는 소우타 대신에 그녀에게….
“자, 벗어봐.”
“흐읏…네.”
열심히 일한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
..
나는 양지현의 엉덩이를 찌부러트리며 하복부로 밀어 넣었다.
“히끄으으윽!!”
그리고 동시에 양지현의 자궁 안으로 내 정액이 쏟아지듯이 사정되었다.
“크으읏!”
양지현의 보지 안에 사정하면서 나는 그녀의 등을 유심히 바라봤다.
내 하복부와 달라붙은 커다란 엉덩이를 시작으로 천천히 시선이 올라갔다.
잘록한 허리, 아름답게 뻗어 오른 척추 라인, 잡티 없는 등, 그리고 마치 날개가 펼쳐질 것처럼 드러난 날개뼈.
양지현은 후배위에 특화된 매력적인 등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양지현의 매력적인 등을 관찰하며 사정한 뒤, 그녀의 엉덩이에 부착되어 있던 내 하복부를 떼어냈다.
“흐으으읏!?”
질 속의 주름이 내 귀두에 걸릴 때마다 양지현의 등이 경련했다.
그렇게 자지를 빼내자….
뷰르르륵! 뷰르르릇!
침대 위로 정액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언제나 느끼지만, 내가 내 정액을 사랑하는 순간은 지금뿐이다.
내가 사정한 정액이 여자의 자궁을 휘젓고 보지를 통해 배설되었을 때….
그 시각적 쾌감은, 사정했을 때 느껴지는 쾌락과 맞먹었다.
그렇게 양지현의 고간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정액을 계속 바라봤다.
양지현은 마치 내 후속 명령을 기다리듯이 후배위 자세를 유지하며 내게 물었다.
“흐으읏…. 호, 혹시 떠나실 생각이십니까?”
“슬슬 움직여야지.”
“혹시… 베르덴을 죽이실 생각이십니까?”
양지현도 아까 보리스의 보고를 받고 모든 상황을 깨달았을 것이다.
베르덴이 나를 노리는 중이고, 내가 베르덴을 죽일 것이라는 사실을….
설마 동료애가 발동해서 살려달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아까는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아 보이던데.
그리고 내 예상대로 베르덴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양지현의 다음 대사로 확신할 수 있었다.
“만약 괜찮으시다면… 제가 녀석을 직접 제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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