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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16화 (716/898)

위그드라실 (6)

던전 내부는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갔던 던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음산하고, 습기가 가득 차 있고, 중간중간 몬스터들의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동굴의 규모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 정도?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이 방어 계통이라 그런지 덩치가 큰 편이었고, 그 덕분에 동굴의 높이가 굉장히 높은 편이었다.

비행형 몬스터가 등장할 정도로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던전에서 등장한 우리가 싸운 몬스터들의 수준은 굉장히….

“…쉬운데?”

낮았다.

몇 차례 전투를 걸쳐온 민하연의 감상평이었다.

멤버들도 그녀의 말에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뭐랄까… 1층이나 2층에 비해서 너무 쉬운 거 같은데….”

“방어 계통 몬스터들이라고 하지 않았나? 너무 쉽게 썰리는데?”

다들 던전 초입만 하더라도 이등병이 경계를 서는 것마냥 대화 한마디 없이 사주경계에 정신을 쏟았었다.

하지만 한번, 두 번 싸움을 지속하다 보니 그런 긴장감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약하다.

약해도 너무 약하다.

그리고 몬스터가 약한 이유는….

“그거… 저희가 레벨을 확 올려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한봄의 말대로 우리들의 실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우리가 전설 직업도 없이 10레벨로 이곳을 돌파하려고 했다면….

“아, 맞네. 몬스터가 약한 게 아니라… 우리가 세진 거구나.”

진작에 부상자…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입장료만 날린 채 1층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고 처지에 놓였을 것이다.

다들 갑자기 나를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여자들의 눈빛을 바라보며 속으로 외쳤다.

‘그래. 나를 찬양하고, 숭배하라!’

[…그 말을 저 여자들이 들었으면 참 재미있었을 거 같네요.]

나는 속과 다르게 겉으로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진희 씨. 괜찮은 몬스터는 발견했어요?”

오늘 이 던전에 방문한 이유는 포인트를 벌거나, 경험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박진희의 소환수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내 물음을 들은 박진희는 우물쭈물하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게… 너무 쉽게 죽이니까 감이 안 잡혀요.”

“하하….”

박진희 입장도 이해가 갔다.

방어 계통 몬스터.

그런 녀석들이 종이나 두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육점 고기처럼 썰려 나가니 좀처럼 결정하기 힘들 것이다.

자신을 보호해줄 녀석을 구하러 온 건데, 자신이 보호해줘야 할 것 같은 녀석들만 보이니 말이다.

“아직 초반 부분이니까 진행하다 보면 괜찮은 녀석들이 나올 거예요.”

“네, 저도 유심히 관찰할게요.”

던전을 진행하다 보니 특이한 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꺄아악! 뭐야! 저 눈깔은!”

방어 계통과 동떨어진, 그저 주먹만 한 눈깔 하나만 공중에 떠 있는 몬스터.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듯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공중에 떠서 우리를 바라볼 뿐….

그 몬스터의 정체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아, 나도 저건 알아. 옵저버야.

“옵저버요?”

눈깔 몬스터의 이름은 옵저버. 던전을 돌아다니며 외부인을 주시하는 몬스터였다.

그리고 그렇게 주시를 하게 되는 순간 계속 따라다니며….

꾸에에엑!!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주변에 있는 몬스터에게 시야를 공유해서 이쪽으로 끌고 올 거야.

“…이미 왔는데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ㅋㅋㅋㅋㅋ너한테는 오히려 편한 거 아냐?

게꼬수의 말대로 내 입장에서는 몬스터가 계속 나타나 주는 게 이득이었다.

그래야 박진희가 원하는 몬스터가 나올 확률이 높아질 테니까.

파티원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채널을 통해 옵저버의 정체를 알아낸 듯싶었다.

“일단 옵저버는 계속 붙이고 다니자. 그게 편하겠다.”

“응!”

그렇게 옵저버를 달고, 던전을 진행하다 보니 박진희 소환수 후보로 넣어도 손색이 없는 몬스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우리 눈에 띈 몬스터가 바로….

쿠르르륵!

“어!? 저거 움직이는데!?”

외형은 날개가 달린 악마 형태의 석상이었다.

온몸이 돌로 되어 있음에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형 몬스터.

대략 4미터 정도 되는 크기의 가고일이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떼거지로 덤벼드는 어중이떠중이 몬스터들과 다르게 가고일은 단일 개체로 날아서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단 공격은 가벼운 입김….

“조심해! 저 녀석, 브레스 쏜다!”

화염 브레스였다.

동굴을 꽉 채울 정도는 아니었지만, 잘못 피했다가는 온몸이 불에 휩싸일 정도로 거대한 브레스.

다들 공중에서 쏘는 화염을 피한 뒤, 저마다 가고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민하연.

민하연이 가고일을 향해 화살을 쏘아 맞혔다. 하지만….

태앵!

“어!?”

끼에에엑!

가고일이 민하연의 화살을 가볍게 튕겨냈다.

“그럼 제가!”

그다음은 손혜은이 군마를 탄 채 가고일을 향해 투창을 날렸다.

쏴아아악!

육중한 파공음을 내며 가고일에게 날아간 창은….

태애앵!

“뭐야!?”

가고일의 피부를 뚫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민하연의 화살까지 막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혜은의 투창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상식을 뛰어넘는 방어력.

“물리 공격이 안 통하는 거 같은데!?”

“그럼 어떡하지? 하늘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전부 가고일을 견제하며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녀들이 나를 바라보는 이유는 간단했다.

물리 공격이 먹히지 않으면 마법 공격으로 제압하는 게 정석이고, 이 중에 유일하게 마법을 쓸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마법을 쓰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법으로만 잡는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공략 방법이 존재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위그드라실에도 마법사라는 직업은 존재한다.

하지만 궁사나 검사처럼 흔하디흔한 직업은 절대 아니었다.

이 던전은 소환사가 기피하는 던전이지, 공략 불가능한 던전은 아니었다.

그런데 저런 몬스터가 중간에 딱 배치되어 있다는 건….

“다들 일단 견제하면서 녀석을 주시해!”

“응!”

가고일의 화염 브레스는 위협적이었지만, 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모두 하늘에서 쏘아 대는 가고일의 브레스를 피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 갑자기 빠지는데?”

가고일이 좀 지친 모습을 보이더니, 다른 곳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공략이 존재할까 싶어서 기다린 건데, 이대로는 놓치게 생겼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일단 내가 잡을게!”

나는 화살을 활시위에 걸어 놓은 뒤, 바로 1단계 초전도체 화살을 발사했다.

타아아앙!

노란 빛줄기를 만들어낸 내 화살은….

파까아앙!

가고일의 돌 피부에 박히며 큰 데미지를 입혔다.

끼에에에엑!!!

그리고 화살을 맞은 가고일은 추락하더니, 동굴을 무너뜨릴 듯이 바닥에 추락해버렸다.

콰아아아앙!!!

얼마나 무거웠는지 가고일이 떨어지자마자 바닥에 쌓여 있던 먼지가 폭풍을 일으키며 우리를 뒤덮었다.

“크헛! 먼지!”

“내 눈!”

다들 먼지가 걷히길 기다리며 자리를 지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걷어진 먼지 사이에는….

끼에에엑!

가고일이 화살에 맞은 채 낑낑거리며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엄청 화난 거 같은데?”

“….”

민하연의 말대로 가고일은 돌 피부로 뒤덮인 얼굴로 분노를 새긴 채 내게 절뚝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나를 죽일 듯이….

그런데 내가 그런 가고일을 멍하니 바라보는 건 가고일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한방에 안 죽어?”

전에 케르베로스가 내 화살을 버틴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갔었다.

차원이 다른 괴물.

그런 괴물이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딱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무리 보스 같은 녀석이라고 해도 고작 던전의 몬스터가 내 화살을 맞고, 오히려 화를 낸다고?

“…안 되겠다.”

“??”

다들 나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는 가고일을 향해 화살을 다시 끼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들 가만히 있어. 저 녀석… 몇 방 버티는지 한번 시험해보게.”

“….”

그렇게 나는….

“죽어어어엇!!!!”

가고일을 과녁처럼 1단계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

..

“뭐야… 별거 없네.”

“….”

그 뒤에 화살 세 방을 더 먹이고 나서야 가고일을 죽일 수 있었다.

“대, 대단하네요.”

“그, 그러게….”

“…?”

뭐랄까… 멤버들이 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피하는 건 착각이려나?

나는 착각이라고 판단하며 거리감이 생긴 박진희에게 물었다.

“진희 씨. 이 가고일은 어때요?”

“아… 그… 조, 조, 좋은 거 같아요!”

박진희의 목소리가 떨린 듯 들리는 것도 착각이겠지.

“그, 그럼 한번 시도를….”

박진희는 가고일에게 강령술을 시도했다.

가고일은 생명체 판정이 아니라 안되나 걱정했지만….

꾸에엑!

“됐다!”

가고일은 아까 싸운 상태 그대로 박진희의 소환수가 되었다.

그렇게 박진희의 기념비적인 첫 번째 소환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 이후, 박진희의 소환수를 이용해서 던전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행하며 느낀 우리의 감상평은….

“…우리 아무것도 안 해도 되겠는데?”

감탄 그 자체였다.

가고일은 땅에 착지한 상태에서도 브레스를 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브레스는 당연하게도 마법 데미지 판정으로 들어갔고, 방어 계통 몬스터들을 단숨에 녹여버렸다.

하늘을 나는 건 3분 정도가 최대였고, 그 뒤에 지치면 땅에 착지해서 5분가량의 휴식 후에 다시 날아오를 수 있었다.

어마어마한 방어력을 지닌 덕분에 방어 계통 몬스터가 득실거리는 던전에서 피해를 받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가고일 덕분에 편하게 진행하다 보니 거대한 홀처럼 꾸며진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홀 가운데에는….

“저게… 여기 보스 몬스터인가?”

키가 대략 7~8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거대한 트롤이 앉아 있었다.

사람보다 큰 몽둥이를 들고 앉아서 졸고 있는 트롤.

아직 우리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듯 보였다.

민하연이 그런 트롤의 모습을 보며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수호야, 어떡하지? 천천히 다가가서 한 번에 공격할까?”

민하연이 제시한 방법이 제일 괜찮은 방법 같았다.

어차피 싸울 거라면 이런 빈틈을 노려서 데미지를 누적하는 것도 공략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

“좋아. 그렇게 하자.”

내 대답과 동시에 다들 숨죽이며 천천히 홀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의 원대한 계획은….

카카카캉! 콰앙!

“….”

우리가 뒤에 내려온 철창 소리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철창 소리와 동시에….

크르르르륵….

트롤이 짜증 나는 목소리와 표정을 담아, 우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존재를 확인한 트롤은….

크라아아아앙!

거대한 굉음을 내며 자리에서 일어난 뒤, 몽둥이의 내구도를 확인하듯 바닥에 내리찍기 시작했다.

콰아앙! 콰앙! 쾅!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생물체를 위협하는 행동.

그리고 내구도를 테스트하듯 바닥에 몽둥이를 내리찍던 트롤은….

쿠에에에엑!!

육중한 소리를 내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흩어져!”

내 말에 전부 정신을 차리고 두 무리로 나뉘었다.

일단 트롤과 바로 싸운 건 박진희의 가고일이었다.

크기는 가고일이 반절 정도로 작았지만, 공중에 날아서 트롤의 얼굴에 달라붙은 것이었다.

끼에에엑!

쿠에에에엑!!

트롤은 자기 얼굴에 달라붙은 가고일을 떼어내고자, 몽둥이를 사정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물리 공격 내성이 있는 가고일을 떼어내는 건 트롤도 쉽지 않아 보였다.

“일단 공격!”

내 말에 전부 일제히 트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온몸이 가죽으로 덮여 있는 트롤의 몸은 가고일에 비해서 훨씬 수월하게 베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베어내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트롤의 상처는 금세 아물기 시작했다.

“수호야! 그냥 공격만 해서는 안 되는 거 같은데?”

“….”

민하연의 말대로 그냥 평범한 공격으로는 쉽게 처치할 수 없어 보였다.

대개 이런 경우 머리를 잘라내거나, 회복력이 약해질 때까지 계속 공격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다들 공격을 멈추고, 트롤과 가고일의 싸움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약점을 파악하려거나, 내 지시를 기다리는 게 아니었다.

다들 두 괴물의 싸움을 그냥 흥미롭게 바라볼 뿐이었다.

“와… 괴수 영화 보는 거 같아.”

꾸에에에에엑!!

끼에에엑!!

트롤은 얼굴의 들러붙은 가고일의 화염 브레스를 직방으로 맞으면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에 비해서 가고일은 트롤의 몽둥이를 맞으면서도 그저 화염 브레스를 뿜을 뿐이었다.

상황만 보면 가고일이 던전 보스인 줄 알겠네….

다만 이건 상성의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가고일은 어마어마한 방어력을 지니고 있어서 트롤의 공격을 막아내는 반면에 트롤은 압도적인 공격력과 회복력이 있어도 화염을 막아낼 도리가 없는 것이었다.

애초에 트롤이 가고일을 떼어내고 도망가면 그만이겠지만, 가고일이 꽉 붙들고 놔주지 않고 있었다.

트롤은 그저 얼굴로 화염 브레스를 직방으로 맞으며 회복으로 인해 지옥과 같은 고통을 받기만 할 뿐이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박진희가 환호하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잘 싸운다! 우리 가고일!”

그렇게 박진희의 환호를 들으며 우리는 어느 순간 두 괴물의 싸움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크르르르….

콰아아앙!

회복력이 다한 트롤의 얼굴이 전부 불에 녹아내리며 쓰러져 버렸다.

“….”

우리는 모두 가고일에게 얼굴이 녹아내려서 죽어버린 트롤을 보며 멍하니 서로 바라봤다.

이딴 게… 보스?

아무리 생각해도 가고일은 중간 보스 느낌이고, 트롤은 던전 보스 같은 구조였었다.

그런데 최종 보스가 중간 보스에게 지는 것을 넘어서서 처참하게 발렸다.

트롤의 처참한 시체를 보며 옆에 있던 손혜은이 내게 물었다.

“그… 트롤이라는 건 원래 저렇게 약한가요?”

“….”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일단 나도 트롤은 처음 보는 데다가 가고일 덕분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으니까.

결국 나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박진희에게 말했다.

“진희 씨. 이 녀석도 혹시 소환수로 둘 수 있는지 확인해보실래요?”

“이 트롤이요? 네, 해볼게요.”

허무하게 죽긴 했지만, 위압감이 있는 녀석이라 있어서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박진희가 강령술을 시도한 결과….

“으아아….”

박진희가 현기증을 느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왜 그래!?”

“혹시 문제 있어?”

주저앉은 박진희의 모습에 박선희와 손혜은이 다급하게 다가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박진희는 부축받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마나가 부족한 거 같아. 아까 가고일한테 강령술 쓸 때 마나를 많이 써서….”

“아….”

나는 아쉬워하는 박진희를 보며 통신으로 말했다.

‘아르모니아. 마나 한번 채워줘.’

[…알겠습니다.]

마나 탈진을 회복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1만 에넬이 소모된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일 뿐….

하지만 최근에 포인트도 넉넉하고, 에넬도 여유가 있으니 쿨하게 쓰기로 했다.

박진희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어…? 회, 회복된 거 같은데?”

그렇게 자기 몸을 의아해하더니, 다시 강령술을 재시도했다.

그 결과….

크롸아아….

트롤의 얼굴이 재생한 뒤, 좀비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놀란 얼굴로 트롤의 위용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만히만 서 있어도 위협이 될 것 같은 거대한 괴물.

던전의 보스가 소환사의 소환수로 전락할 줄 누가 알았을까?

“일단 두 마리는 확보했네요. 나머지는 나가면서 고르거나 다른 던전에 들어가서 찾는 걸로….”

그렇게 던전을 나갈 준비를 하는 순간이었다.

내 눈앞에 붉은색의 홀로그램이 크게 떴다.

-경고! 다수의 소환사가 던전에 침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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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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