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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67화 (667/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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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학교 슈트라 (5)

위르겐과 노라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두 사람은 루나의 방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왠지 루나의 표정이 밝네요.”

“그러게… 뭔가 좋은 일이 있던 건가?”

두 사람은 아직 루나의 사정을 정확히는 모르는 듯 보였다.

유령인 상태라서 모든 사람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

내가 루나의 방에 들어가서 두 사람을 마주하자, 두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맞이해줬다.

“여보, 저기 봐요. 남자친구도 같이 왔을 거라고 했죠?”

“쯧….”

딱히 반겨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이런 대접을 받으니 섭섭하네.

나는 위르겐의 떨떠름한 반응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드릴 말씀이 있는데 괜찮으세요?”

“말해 봐.”

나는 위르겐과 노라에게 레빈에서 있었던 일과 루나의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1왕자와 포츠 백작의 관계, 반역, 전쟁, 그리고 루나의 대우까지….

“레빈 국왕이 아틀러 영지와 백작 직위를 루나에게 하사했어요.”

아까까지 나를 떨떠름하게 바라보던 위르겐이 놀란 표정으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그게 정말이야?”

“네. 굳이 제가 그런 걸로 거짓말할 이유가 없잖아요.”

태연하게 대답한 내 모습에 위르겐의 옆에 있던 노라가 나긋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거봐요. 괜찮은 남자라고 했죠?”

“….”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니, 내가 없을 때 나에 대한 평가를 계속하는 모양이었다.

딸… 그것도 혼자 남겨진 딸의 남자다.

그 남자에 대한 평가를 계속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게 조잘조잘 떠드는 노라의 말을 듣던 위르겐은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 정도면 괜찮은 녀석 같군.”

“….”

저기요? 평가가 달랑 그거 하나뿐?

섭섭한 게 없지 않아 있었지만, 딱히 불만은 없었다.

위르겐 입장에서 봤을 때, 나라는 존재는 루나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안나와 카린에 이어서 이리스와도 잠자리를 가진 나다.

아직 내 복잡한 여자관계에 대해서 완벽히 아는 건 아니겠지만, 아마 남자로서의 본능이 나를 거부하는 것일 가능성이 컸다.

‘…나중에 들키면 골치 아파지겠네.’

아마 내 여자편력을 들키게 된다면 노라도 저렇게 실실 웃지만은 못할 것이다.

최대한 들키지 않게 조심하는 게 관건이었다.

위르겐은 뚱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가보만 찾으면 되겠군.”

“당신도 참… 그렇게 말을 돌리면 돼요?”

“아니… 가보는 중요하니까….”

노라의 질타에 위르겐은 황급히 말을 돌리며 내게 말했다.

“일단 따라와 봐. 우리가 생각해 놓은 것을 말해줄 테니까.”

나는 그렇게 위르겐과 노라를 따라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동 방식은 유령답게 벽을 뚫고 단번에 아래로 하강하는 것이었다.

원래라면 몇십 분가량을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는 창고에 1분도 되지 않아서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당연하게도 가보가 위치한 곳이었다.

“일단 아무리 생각해도 혼령 상태로는 못 들어간다는 게 나와 노라의 결론이다.”

위르겐도 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꽤 많은 것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실력으로는 가보를 둘러싼 방벽을 뚫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위르겐이 생각해 낸 방법은 두 가지였다.

“일단 원래 육체 상태로 돌아가서 이곳에 방문하는 거다.”

지금 가보가 위치한 장소는 아틀러의 지하창고였다.

평범한 도시의 지하창고와는 다르게 이곳은 북부의 특산품이 보관된 장소였다.

원래라면 내 신분으로 이곳에 방문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신분은….

“아직 정식은 아니지만, 루나가 아틀러의 영주가 됐다고 했지? 루나가 부탁하면 출입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다.”

아틀러 영주의 남자친구였다.

위르겐의 말대로 루나에게 부탁하면 어렵지 않게 이곳을 들락날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저는 원래 몸으로 돌아가서 루나한테 부탁해 볼게요.”

나는 그렇게 말한 뒤, 두 사람을 뒤로하고 원래 몸으로 돌아갔다.

원래 육체로 돌아가자마자 루나를 찾아가서 부탁했다.

루나는 내 부탁을 듣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유를 물었다.

“창고는 무슨 볼일이 있으신데요?”

“아… 그냥 내부가 궁금해서.”

루나는 내 허술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만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형식상 제가 영주이긴 하지만, 로베로 자작님에게 허락을 맡아야 할 거 같아요. 같이 가서 이야기해봐요.”

루나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나와 같이 로베로 자작에게 가줬다.

그렇게 만난 로베로 자작은 흔쾌히 루나의 부탁을 수락했다.

“물론 가능합니다. 당장 창고 관리자들에게 두 분의 출입을 자유롭게 하도록 명령하겠습니다.”

이로써 그동안 애먹었던 창고 출입은 손쉽게 해결되었다.

나는 그렇게 루나의 도움을 받아서 창고 출입 문제를 해결한 뒤….

“루나. 고마워.”

나는 루나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바로 창고로 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발걸음을 막 이동하자마자 루나가 내 팔을 붙잡고 당황하며 물었다.

“어? 벌써 가시게요?”

“응. 잠깐만 창고 좀 둘러보려고.”

“그럼 저도….”

“아냐. 오늘 피곤하잖아. 쉬고 있어. 점심때 다시 찾아갈게.”

루나는 내 대답을 듣자마자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알았어요.”

“그럼 이따 점심때 갈게.”

나는 그렇게 대답하며 빠르게 창고로 향하기 시작했다.

로베로 자작의 명령이 창고 관리자에게 빨리 전달된 덕분에 나는 창고 입구를 바로 통과할 수 있었다.

나는 창고를 들어가면서 중얼거렸다.

“후우… 쌀쌀하네.”

창고 안은 영혼 상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서늘함이 느껴졌다.

현대식 창고에 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눈에 띄었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시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쥐는커녕 벌레도 보이지 않았고, 냄새도 나쁘지 않았다.

간간이 일하는 관리자들을 마주하면서 나는 위르겐과 노라가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노라는 나를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루나가 정말 영주가 되긴 했나 보네요. 이렇게 바로 일을 해결해주다니….”

노라는 루나가 출세한 것에 기뻐하며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위르겐은….

“….”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침묵할 뿐이었다.

‘뭘까…. 딸이 잘돼서 기쁜 게 아닌가?’

나는 위르겐의 모습에 의아함을 가지면서도 딱히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내가 육체 상태로 오고 나서 다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는 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 지금부터 가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설명해주겠다.”

가보가 있는 공간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 부분 벽에 마법진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지금부터 내가 보여줄 테니, 잘 기억해서 똑같이 그려.”

위르겐은 그렇게 말하며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위르겐이 마법진을 계속 그려낼 때마다 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거 무슨 마법진인가요?”

위르겐이 그려내는 마법진은 생소하기 그지없었다.

일단 무속성이었고, 심지어 입출력도 없고, 그저 마법진의 형식만 억지로 만들어낸 느낌이었다.

위르겐은 마법진을 완성하고 나서야 내 질문에 대답했다.

“나도 모른다. 그저 초대 가주님께서 가보의 위치를 이 마법진으로 막아놓으셨다는 것밖에는….”

그저 의미 없는 마법진.

용도는 그저 가보가 숨겨진 공간을 들어가기 위한 암호일 뿐이었다.

“형식이 이상하긴 하지만 외우는 건 어렵지 않네요. 그럼 가서….”

“잠깐.”

“…?”

위르겐은 발걸음을 옮기던 나를 멈춰 세운 뒤 말했다.

“이 마법진을 이용해서 들어가면 문이 하나 더 있을 거다.”

아까 마법진의 경우에는 평범한 벽의 형태를 문으로 만드는 마법진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렇게 만들어낸 문 안에 또 마법진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 위르겐의 설명이었다.

살짝 귀찮은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해는 갔다.

초대 가주의 가보가 숨겨진 장소인데, 보안을 철저히 해서 나쁠 건 없겠지.

“그럼 알려주세요.”

“…알려줄 수 없다.”

“…네?”

이제 와서?

설마 나 똥개 훈련 시키는 건가?

그렇게 내 부정적인 생각이 표정에 드러나자 내 생각을 읽은 위르겐이 고개를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안쪽에 있는 문은 정해진 답이 없어.”

뭐지? 갑자기 왜 철학적인 이야기가….

하지만 위르겐이 말한 대답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철학적인 요소가 있는 건 아니었다.

“문 앞에 서게 되면 발동되지 않는 마법진 두 개가 드러날 거다. 그것을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마법진으로 만들면 들어갈 수 있다.”

“….”

갑자기 시험을 봐야 한다고?

지금 방학인데?

사실, 문제를 푸는 것 자체는 딱히 귀찮을 건 없었다.

진짜 문제는….

‘되려나 모르겠네… 나 이제 1학년 1학기 마친 놈이라고….’

내가 가보를 숨겨 놓은 문제는 풀 수 있는 수준이 되느냐였다.

실력이 좋은 것과 지식이 들어 있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하지만 여기서 머뭇거리며 시간을 끈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다.

“일단 갔다 올게요.”

“화이팅~~”

“….”

나는 노라의 격려를 받으며 가보가 숨겨져 있는 벽으로 향했다.

..

..

나는 가보 방에 들어가고 나오자마자 위르겐에게 질타받았다.

“아니, 그것도 못 풀면 어떡해!?”

“….”

마치 선생님에게 혼나는 기분이었다.

첫 번째 마법진은 전혀 어렵지 않게 그려서 문을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안쪽에 있는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문제는 풀어야 하는데. 그 문제가….

“아니, 저 이제 1학년 1학기 마쳤어요. 배우지 않은 걸 뭔 수로 풀겠어요.”

아직 내가 배우지 못한 마법진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에넬로 풀어볼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높은 난이도라 그런지 40만이 넘는 에넬을 요구했었다.

[정 방법이 없다면 에넬을 써도 되겠지만, 문제 하나 풀기 위해서 쓰기에는 아깝다고 생각됩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지금 당장 에넬을 쓰면서 풀기에는 너무 아까웠다.

하지만 내 변명에도 불구하고 위르겐은 투덜거릴 뿐이었다.

“학기 1등 했다고 하길래 어느 정도인가 기대했더니….”

“….”

이 양반 왜 이렇게 까칠해진 걸까?

전에 루나와 잠자리를 가진 모습을 봤을 때, 화를 내긴 했어도 이렇게 까칠한 느낌은 아니었는데….

나는 애들 같이 반응하는 위르겐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거면 루나를 데리고 와도 풀지 못할 거 같고… 그렇다고 소냐 교수님이나 학장님을 데리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문제를 알아낸 뒤, 물어보는 것도 의미가 없었다.

문제가 계속 변형되기 때문에 다시 들어가면 다른 문제가 나를 맞이해주는 형식이었다.

애초에 물어볼 거라면 앞에 있는 위르겐에게 물어보면 그만이기도 하고….

위르겐은 툴툴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 방법을 써보자.”

“다음 방법이요?”

내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묻자, 위르겐이 고개를 끄덕이며 방벽 쪽에 손바닥을 내밀기 시작했다.

“이 방벽은 분명 나도 해체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위험한 녀석이다. 하지만….”

파지직!

위르겐의 손바닥이 방벽에 닿자마자 하얀 스파크를 튀기며 그의 손바닥을 튕겨내 버렸다.

손에 전류를 느낀 위르겐은 방벽에 닿았던 손을 털면서 말했다.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이 방벽 때문이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안에만 들어갈 수단이 존재한다면 안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돼.”

그 말인즉슨….

“안에서 영혼 상태로 빠져나오라는 건가요?”

“맞아.”

나는 육체 상태로 지금 당장 보이지 않는 방벽 쪽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만약 안에서도 마법이 흐르고 있으면요?”

“…뭐 어떻게든 되겠지.”

“….”

이 양반 무책임한 거 보소?

저번에는 고맙다 뭐다 하더니, 오늘 왜 이렇게 삐뚤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거지?

‘혹시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나?’

나와 위르겐 사이에 묘한 기류를 포착한 노라가 먼저 나서서 입을 열었다.

“너무 조급하지 말아요. 일단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하죠.”

노라의 말대로 급할 건 없었다.

가보가 있는 공간은 지금까지 누구의 침입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지켜져 왔다.

한동안 아틀러에서 지낼 예정이니, 그동안 좀 더 안전한 방법을 모색해보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만약의 경우에는 제가 안에서 영혼 상태로 변해볼게요. 뭐… 죽거나 하지는 않겠죠.”

“후후… 용기가 넘쳐나는 모습, 마음에 드네요.”

노라는 내 모습에 만족했고, 위르겐은….

“….”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내 시선을 피했다.

처음에는 화가 난 건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속마음 알기 힘든 양반일세….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두 사람과 같이 창고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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