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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61화 (661/898)

위그드라실 (5)

<새, 새로운 서쪽 던전의 지배자가 탄생했습니다! 성수호 선수!!>

와아아아아!!

이로써 토너먼트전이 막을 내렸다.

정작 그 막을 내린 주인공인 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나는 도미 드레크를 쓰러트린 뒤, 결투장을 빠져나와서 민하연과 같이 멤버들을 만났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민하연을 끌고 콜로세움을 나가고 싶었지만, 그런 행동을 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진희 경기는 이제 바로 시작할 거예요.”

박진희의 난전이 펼쳐질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박진희가 우승할 거라고 확신하더라도 관람하지 않고 떠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민하연도 나랑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조용히 멤버들과 같이 관객석으로 향했다.

나는 그렇게 흥분을 가라앉힌 다음 멤버들과 같이 관객석에 앉아서 난전을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린 난전은….

“아! 저기 진희다!”

결투장에 무수한 소환사들을 소환시키며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다들 박진희의 등장에 긴장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박진희를 난전에 출전시키긴 했지만, 불안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시작이 중요해.’

박진희의 능력은 시체를 운용하는 직업이다.

만약 운이 좋아서 어부지리로 주변에 있던 소환사들이 죽어 나간다?

바로 [강령 의식]을 사용해서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만약 다른 소환사들이 박진희부터 노린다면?

시작부터 아무것도 못 한 채 시체 상태로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 보면 내가 박진희를 마치 사지로 내몬 것처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박진희를 난전에 보낸 건 그저 운을 믿고 내지른 것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난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죽이세요!!>

진행자의 신호와 동시에 박진희를 제외한 소환사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전이 펼쳐지는 가운데에서 소환사 중에 그 누구도….

“와… 진희는 안 건드리네?”

박진희를 건드리지 않고 있었다.

박진희는 난전 출연자 중에 유일한 여자였다.

난전 특성상 개싸움이 자주 일어나다 보니 여자들의 참여 빈도가 극도로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대개….

“여자 혼자 있으면 건드리기 쉽지 않죠.”

심지어 박진희는 유약해 보이는 외형을 지닌 여자였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마지막에 희롱하거나, 거래를 하는 것을 계산하고 박진희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슬슬 한두 명 죽겠네요.”

난전 참가자들의 패착이었다.

박진희는 내 조언대로 최대한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세 명. 최소 세 명만 건지면 승산이 있어.’

내가 생각하는 세 명은 그저 어중이떠중이 소환사를 말하는 게 아니었다.

난전 참가자들은 서로의 실력에 대해서 꽤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 참여한 놈들이 또 참여할 테니까.

그리고 그들이 노리는 건….

<아앗! 4연패의 신화를 기록한 아이언 호크가 다른 소환사들의 합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우승을 거머쥐었던 실력자들일 것이다.

전에 우승한 녀석들을 빨리 제거해야 자신의 승률이 올라갈 것이니, 경기에 참여하기 전에 미리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컸다.

그 결과….

(아아앗! 난전 4연패를 기록했던 아이언 호크가 싸늘한 고깃덩어리로 변했습니다!! 역시 일곱 명의 합공은 무리였나 보군요!)

4연패를 달성했다는 소환사를 시작으로 몇몇 인물들이 다굴을 맞고 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굴 타임이 끝나고 나자….

“죽어!”

“크아악! 이 배신자 새끼가!”

“배신자는 무슨! 우리 관계는 저 녀석이 죽으면 끝이었잖아!”

서로 죽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시체가 쌓여갔고, 남은 참가자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대부분 상처를 입고, 심한 경우에는 신체가 잘려 나간 녀석도 있었다.

그런 피의 향연이 이뤄지는 가운데….

“…진희만 멀쩡하네.”

박진희만 몸이 성한 채 구석에 남겨져 있었다.

그런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진행자가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아! 박진희 선수? 여자라고 다들 봐주는 것 같습니다! 아아… 저, 저게 뭐죠!?>

진행자의 놀란 목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박진희에게 시선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은 박진희 주변에는….

<아, 아, 아, 아이언 호크가 갑자기 일어섰습니다! 아니, 아까 쓰러졌던 뤼베르도!!>

아까 다굴을 맞고 죽었던 소환사 다섯이 갑자기 엉기적 일어나며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공격을 시작합니다!!!>

마치 몇 년간 손발을 맞춘 파티원처럼 박진희 주변에 있던 소환사들을 거침없이 죽이기 시작했다.

분명 실력 자체는 타나토스의 병사에 비해서 한참 밑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박진희는 한번 소환수로 만들면 무제한으로 쓸 수 있지.’

한 번만 마나를 소모하면 시체를 자기 것으로 완벽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경기는….

<마, 맙소사!!! 역대 난전 승리자들이 괴물처럼 부활해서 모든 사람을 처치했습니다!! 그, 그럼 승자는…!>

진행자는 개판이 된 경기장을 보며 상황 파악을 완료한 뒤 소리쳤다.

<박진희 선수입니다!!! 시체를 살린 건 박진희 선수의 능력이었습니다!!!>

그렇게 난전은 박진희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

..

박진희가 참가한 난전까지 모두 관람한 나와 민하연은 그제야 콜로세움을 나올 수 있었다.

뒤풀이 이야기도 나오긴 했지만, 뒤풀이는 풀리그 단체전까지 전부 마친 뒤에 하기로 결정했다.

축제 분위기로 뒤풀이했는데, 다음 날 컨디션이 나빠진 상태로 대전하게 된다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뒤풀이를 다음으로 미룬 다음, 내일 모이기로 하고 헤어졌다.

한봄은 한가을의 가게로, 삼인방은 호텔로, 그리고 나와 민하연은….

“수, 수호야. 여기 괜찮은 가게 맞아?”

알록달록한 무지개 불빛을 내뿜는 음란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에 도착했다.

성인용품을 파는 가게였다.

나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실실 웃었다.

“나도 처음 오는 거라, 들어가 봐야지 알 거 같은데?”

“구, 굳이 들어갈 필요는….”

“일단 구경이나 해보자.”

“자, 잠깐!”

나는 민하연의 팔을 이끌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내부는 외부보다 훨씬 더 요사스러운 색깔로 가득 차 있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그나마 가게만 요란하니, 눈을 돌리면 그만이었지만 이곳은 사방이 무지갯빛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그렇게 가게를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물품들은….

“와… 저건 뭐에 쓰는 물건일까?”

야겜 프로 게이머인 나조차도 본 적 없는 물품들이 가득했다.

민하연은 마치 어린아이가 귀신에 집에 들어왔을 때, 부모의 손을 잡는 것처럼 내 손을 꼭 잡으며 두리번거렸다.

“수호야… 호, 혹시 나 때리는 거 사려는 건 아니지?”

“에이,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

“그, 그런 거 아닌데….”

민하연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니, 정말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노예가 된다고 했지만, 설마 진짜 노예 취급을 하겠어? 라고 생각했겠지.

당연히 나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궁금하잖아.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되니까 가볍게 둘러보기라도 하자.”

“…응.”

내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민하연이 안도하며 꼭 잡고 있던 손의 힘을 서서히 풀기 시작했다.

사실 민하연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자… 오늘 밤에 즐기기 위한 물건을 사 보실까나~’

[….]

[….]

당연하게도 나는 이미 사고 싶은 물품을 정하고 온 상태였었다.

나는 그렇게 민하연과 요사스러운 성인용품점을 둘러보며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성인용품점을 둘러본 결과….

‘오… 내가 원하는 게 다 있어!’

내가 원했던 물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판매하고 있었다.

내가 물건을 하나, 둘씩 구입하기 시작하자, 민하연이 입술을 삐쭉 내밀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사러 왔었네.”

“하하… 이상한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그렇게 민하연을 안심시킨 뒤, 물건을 전부 구입하고 성인용품점을 나왔다.

민하연은 성인용품점을 빠져나오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내게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디 갈 거야?”

“…내가 좋은 곳을 이미 알고 있지.”

나는 씨익 웃으며 민하연의 팔을 잡고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

한여름은 어둑어둑해진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하아… 존나 심심하네.”

호텔 밖에서는 광란의 축제가 벌어지듯 함성이 폭풍우 속 파도처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게 느껴지는 그런 함성이었다.

그에 비해 한여름은….

“하아… 씨발, 성수호….”

하루치 도박을 마무리하고 호텔 안에서 얌전하게 창밖을 구경할 뿐이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도시를… 그저 구경할 수밖에 없는 남자.

한여름은 어두운 창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채널 열까?”

채널을 개방하는 순간 어떤 말들이 쏟아져나올지 한여름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존나 심심하네….”

혼자 있는 쓸쓸함보다 그게 낫다는 생각으로 저울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분명 심심하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개방하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이대로 성수호한테 포인트 상납만 하다가, 회귀하면 너무 손해야.”

성수호는 한여름의 포인트를 전부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채널로 번 포인트는… 내가 쓸 수 있다는 이야기잖아?”

한여름은 그렇게 계산하며 눈을 질끈 감고 한동안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래. 잠깐 열어보자.”

그렇게 말하며 채널을 개방하는 순간이었다.

└어!? 뭐야! 드디어 열었구만!

└죽으라고!! 빨리 죽어!!!

└윤회애애애애애애애애!!

예상하였지만, 막상 채널의 상태를 본 한여름은 한숨을 쉬었다.

“다 똑같은 녀석이 채팅 치는 거 같네.”

대부분 쏟아지는 내용은 한여름에게 죽으라는 소리였다.

대개 그렇게 폭발하듯 말하는 건 신좌의 게임 당시에 새로 입장했던 뉴페이스들이었다.

└한여름은! 죽어라! 죽어라! 죽어라!

└제발… 제발 죽어주세요!

한여름은 그런 녀석들의 반응에 오히려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왜 너희들 말을 따라야 하는데?”

한여름의 뻔뻔한 반응에 채널의 존재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나는….

└ㅋㅋㅋㅋㅋ저 새끼 성수호한테 처맞더니 멘탈 세졌네.

└예전의 한여름이 아냐!? 너 누구야!

└설마 또 이상한 놈한테 몸을 뺏긴 건가!?

한여름의 반응을 보며 즐기는 올드페이스들과….

└미친 새끼세요?

└씨발 우리가 너한테 이런 대접을 받을 존재들인 줄 알아?

└윤회….

└저놈의 윤회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기 올드페이스들의 반응과 흡사한 뉴페이스들이었다.

한여름은 뉴페이스들을 보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를 죽이고 싶으면 포인트라도 내놔보던가? 그럼 죽어줄게.”

한여름의 도발이 섞인 말에 채널의 존재들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어디서 개수작이냐?

└ㅋㅋㅋㅋㅋㅋ우리 여름이 많이 컸네.

└크든 작든 나는 상관없어! 빨리 하연이 젖통을 보여줘!! 하악!

└저 새끼, 한동안 조용하더니 또 저러네. ㅋㅋㅋㅋ

한여름은 막상 채널의 존재들에게 조롱당했지만, 한편으로 재미있기도 했다.

‘계속 나만 당할 필요는 없잖아? 나도 저 새끼들을 조롱하면 그만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계속 흘리기 시작했다.

“평생 그렇게 채널 속에서 시간 낭비해봐. 관음증 환자 새끼들….”

한여름의 말에 뉴페이스들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이야… 진짜 미친놈이었네.

└와… 존나 짜증나네.

└병신 같은 NTR 당하는 녀석 주제에….

한여름은 뉴페이스들의 반응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그래… 이거지.’

한여름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 거지 같은 상황을 즐겨보기로 한 것이었다.

비록 이 즐거운 상황도….

철컥!

성수호가 없을 때의 이야기였지만….

한여름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주먹을 불끈 쥐며 암담한 미래를 떠올렸다.

‘씨발, 오늘은 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굴욕적으로 성수호에게 수금 당하고, 무시당하는 자신.

한여름은 눈을 감고 성수호가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하지만….

“수… 수호야.”

“…뭐?”

한여름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벌떡 들어서 여자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여자의 정체는….

“수, 수호야. 계속 내 옆에 있는 거 맞지!?”

눈가리개와 목걸이를 찬 민하연이었다.

눈가리개는 그저 면으로 된 허접한 재질이 아닌, 고급스러운 가죽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목걸이는 검은색 가죽에 뾰족한 철제 돌기가 여러 개 박혀 있는 스파이크 초커 목걸이였다.

민하연이 메고 있는 초커 목걸이에는 긴 쇠사슬이 달려 있었고, 그 쇠사슬은….

찰그락! 찰그락!

“수, 수호야. 나… 모, 목이 많이 당겨….”

성수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민하연의 지금 모습은….

└캬… 노예가 따로 없네.

채널의 존재가 한 말처럼 진짜 온순한 노예의 모습일 뿐이었다.

한여름은 그런 민하연을 목줄로 끌고 오는 성수호를 보며 외쳤다.

“씨발! 하연이한테 뭔 짓을 하는 거야!!”

“아, 즐기고 있는데. 조용히 해!”

“크으읍!”

한여름은 성수호의 명령에 순식간에 입이 다물어져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여름이 바들바들하며 목 울림을 터트리는 와중에도….

“수, 수호야. 나… 나 불안해. 귀도 안 들려서 진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옆에 있는 거 맞지!?”

민하연은 귀마개까지 찬 건지 한여름의 외침도 못 들은 것 같았다.

성수호는 그렇게 불안해하는 민하연의 가슴을 크게 움켜쥐며 미소를 지었다.

“어우, 우리 하연이 가슴이… 장난 아니네.”

“히익!”

민하연의 가슴을 움켜쥔 성수호의 모습을 본 한여름은 눈에 퍼져나가는 실핏줄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크으으으으으읍!!”

한여름은 가만히 선 채 목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목 울림을 열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열성적인 목 울림은 민하연에게 닿지 않았다.

“흐으읏! 누, 누구!? 아! 수, 수호구나? 손이 딱 네 손이네. 히히….”

민하연은 눈가리개를 한 채 앞에 한여름이 있는지도 모르고 실실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수호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민하연의 가슴을 강하게 쥐기 시작했다.

성수호의 손이 민하연의 가슴 안으로 파고드는 순간….

“하으윽… 마, 말 실수해서 죄송해요. 주인님… 요, 용서해주세요.”

한여름은 성수호에게 가슴을 내어준 채 겸손한 포즈를 취한 민하연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명과 같은 분노를 내질렀다.

‘민하연!!! 제발 정신 차려!!! 저런 새끼한테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한여름은 지금 당장 민하연에게, 성수호가 벌이는 모든 상황을 설명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한여름의 발작은 지금 상황을 단 1도 바꾸지 못했다.

성수호는 선 채 부들부들하는 한여름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야, 한여름.”

“크으으읍!”

“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어. 나 오늘 여기서 하연이랑 잘 거 같거든? 그러니까….”

성수호는 목에 핏대를 터트릴 듯 부풀어 오른 한여름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가서 콘돔 좀 사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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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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