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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45화 (645/898)

위그드라실 (5)

구름 위, 한창 평화로운 공간에 경쾌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빠아악!

그리고 이어서 광활하게 퍼져나가는 비명.

“끼아아악!!”

한여름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와… 사람 목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네요.]

강한나의 말처럼 한여름의 비명은 사람의 비명을 넘어선 무언가처럼 들려왔다.

마치 이승에서는 절대 들어볼 수 없는 망자의 비명 같달까…?

한참 구름 바닥에서 나뒹굴던 한여름은 점차 진정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고통을 참아내서 그런가 싶었지만….

“오…. 진짜 회복되네.”

“끄으으으….”

한여름의 이마에서 흐르던 피가 점점 줄어들더니, 금세 멎기 시작했다.

“끄으으….”

하지만 그럼에도 한여름은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럴만했다.

이마에서 피가 멎고, 상처가 회복된 것과 별개로 고통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겠지.

한여름은 신음을 한껏 흘린 뒤 간신히 일어나서 이마를 부여잡은 채 내게 중얼거렸다.

“무… 무식한 새끼.”

나는 한여름의 말을 듣자마자, 중지를 한껏 당기며 팔을 그에게 뻗었다.

“어쭈?”

“히익!”

마치 저승차사라도 만난 것 같은 한여름의 모습.

한여름이 내뱉은 말은 적당히 용서해주기로 했다.

“말 예쁘게 해라? 다음 턴에 훨씬 아프게 때리는 수가 있다.”

“…씨발.”

짜식. 더 이상 깝치지 않는 것을 보니, 내 중지가 무섭긴 무서웠던 모양이네.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테이블에 앉았다.

그리고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민하연과 한봄.

“….”

“….”

아마 한여름이 맞은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저 새끼가 나한테 한 게 있는데….

아마 저 강도로 자신들이 맞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품는 것 같았다.

‘…내가 설마 두 사람을 그렇게 때릴까.’

다음 턴에 민하연이나 한봄을 뽑아서 장난스럽게 진행할까 고민했지만, 굳이 그러지 않기로 했다.

한여름 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거든….

“끄으읏….”

그렇게 한여름이 자리에 앉자….

“오호! 진짜 재미없는 벌칙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쾌하군요! 그럼,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요정의 큰 소리와 함께 게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

..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한 후, 다시 들려오는 경쾌한 타격음.

빠아아악!!

그리고 타격음에 이어서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한여름의 괴이한 비명.

“끼아아아악!!!”

한여름은 이마를 부여잡고, 의자 뒤로 나자빠졌다.

그리고 그의 비명에 반응하는 구름 아래의 신도들….

(시, 신께서 노여워하신다!)

(무, 무슨 일이….)

저런 장면을 보면 새삼 이 세상의 순리가 부조리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늘 위에서 신들끼리 그저 놀고, 즐기고, 싸울 뿐인데, 밑에서 그 사정을 모르는 인간들은 고개를 들어 올리고 불안에 떨 뿐이었다.

한낱 인간은 신의 심정을 알 도리가 없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개미들도 인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인간도 개미랑 다를 건 없다는 말이네.’

황당한 결론 같겠지만, 내게는 그것 말고는 따로 떠오르는 게 없었다.

신의 관점에서 인간이나 개미는 그저 땅을 돌아다니는 존재일 뿐이다.

신에게 개미와 인간의 차이점은 그저 생김새 차이뿐일 것이다.

개미가 인간처럼 말도 못 하는데, 감히 똑같은 취급을 하냐고?

신의 관점에서 개미의 언어나, 인간의 언어나 똑같이 느껴질 것이다.

그저 생물체끼리 엮여서 주고받는 상호 정도라고….

나는 그렇게 씁쓸하게 구름 아래를 보다가 다시 한여름에게 손을 뻗었다.

딱밤?

아니다. 이번 형벌문의 적힌 딱밤 숫자는 한 번이었다.

그저 한 대만 때리면 되기에, 한여름의 이마는 이미 회복된 상태일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손을 뻗는 이유는 하나였다.

“야, 빨리 일어나.”

한여름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였다.

내가 한여름에게 왜 이런 자비를 베푸냐고?

이유는 간단했다.

“씨발… 흐으윽… 아파…. 끄으윽….”

이 새끼가 딱밤 맞고 바닥에 주저앉아서 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여름의 모습에 요정이 아우성치기 시작했다.

“울더라도 의자에 앉아서 우세요! 빨리 끝내야 할 거 아니에요!”

“씨발…. 흐으윽….”

한여름은 내 손을 한참 바라보더니,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고 혼자 일어났다.

오호… 감히 내가 내민 손을 무시해?

‘일단 풀파워로 때려도 저 정도인 걸 보니까 힘 조절할 필요는 없겠네.’

솔직히 처음에는 걱정도 들었다.

레벨이 무려 93짜리 기질이다.

오히려 적당히 봐줘도 이마가 뚫려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건 딱밤의 설명을 제대로 읽지 않은 내 착오였다.

=====

[딱밤 LV 93]

딱밤을 때리는 힘이 강해진다.

=====

[원래 있던 힘을 배가시키는 스킬입니다. 무술 쪽 스킬 레벨을 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준도 올라갈 것입니다.]

‘딱밤 수준이라….’

헛웃음이 나왔다.

하긴 딱밤 스킬이 검술 스킬이랑 동등하면 그건 그거대로 웃기긴 하겠지만….

검술 레벨 300이면 차원도 벨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

딱밤 레벨 300이 되고, 차원을 뚫는 딱밤이 되면… 두 스킬의 형평성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대신 스킬 설명대로 내 무술 수준을 계속 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힘도 강화되는 모양이었다.

‘고작 딱밤이 저것보다 강해도 문제이긴 하지만….’

게임은 다시 진행되었다.

주신은 그대로 나.

한여름은 어느새 게임에서 이기는 것보다 당장 딱밤이나 그에 상응하는 벌칙을 받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사실은 없었지만….

..

..

한여름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울먹였다.

“그만… 흐으윽… 그, 그만… 제발….”

“…우냐?”

아까도 울긴 했지만, 지금처럼 애원하는 듯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미 네 바퀴를 돈 상태.

심지어 벌칙은 딱밤만 걸리고 있었다.

이쯤 진행하니 의아함이 들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뭘 적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왜 본인이 안 걸리지?’

이 정도 맞으니 한여름도 형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방법은 두 가지.

첫 번째는 내게 제일 좋은 패를 건네면서 형벌을 회피하는 방법.

두 번째는 형벌문에 ‘아무 형벌을 내리지 않는다’라는 내용을 적어서 회피하는 방법.

첫 번째는 한번 이용했지만, 본인이 생각해도 페널티가 너무 손해라고 느꼈는지, 한번 이용한 이후로 사용하지 않았다.

덕분에 내가 에이스 카드를 얻었으니 나쁘지는 않았다.

한여름은 극심한 손해를 맛본 뒤, 두 번째 방식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운이 좋은데, 왜 본인의 형벌문을 본인이 받지 못한 거지?’

나는 의아한 생각을 가지며, 요정에게 묻기 시작했다.

“자기가 적은 형벌문은 자기가 갖지 못해?”

내 질문에 요정이 화들짝 놀라며 되물었다.

“으허?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니, 그냥 물어본 건데.”

“이상하군요. 지금껏 그런 질문을 건넨 사람은 없었는데….”

하긴 위그드라실이 직접 분배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게 이상하겠지.

요정은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맞습니다. 자기가 적은 형벌문은 자기가 갖지 못합니다. 뭐, 그런 걸 생각하고 형벌문을 적는 사람은 없지만요.”

“이런 씨발! 그럼 빨리 말해줘야 할 거 아냐!!”

요정의 말에 반응한 건 내가 아닌 한여름이었다.

실소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기껏 형벌문을 작성했더니, 설마 자기에게 오지 않을 줄은 몰랐을 테니까.

나는 손을 뻗으며 입을 열었다.

“뭐, 그건 그거고… 일단 한 대 더 맞아야 하는 거 알지?”

“그, 그만… 부탁이야… 제발… 흐으윽….”

한여름이 피와 섞인 눈물로 애원하기 시작했다.

‘…이 새끼 진짜 아팠나 봐?’

내 기준에서 자존심만 따지면 한여름과 루이스는 비슷한 놈들이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자존심은 그 궤를 달리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노력이라도 하는 반면에 한여름은 눈치도 보지 않고, 평생 노력을 병신 취급하던 녀석이었다.

그런 자만심으로 똘똘 뭉쳐 있던 한여름이….

“흐으윽… 제발… 하지 마….”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고 있었다.

사실 동정심이 들지는 않았다.

‘어차피 회귀하면 또 복수할 생각만 가득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또 때리기에는 애매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왜냐하면 민하연과 한봄이 내 딱밤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들 입장에서 한여름보다 내가 잘 나가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애원하는 한여름을 처참하게 짓밟는 모습까지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손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

“그래. 이번 판은 넘어가자.”

“지, 진짜!?”

“뭘 기뻐해. 다음 판에 걸리면 또 맞을 텐데.”

“크으윽….”

그래도 슬슬 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나는 민하연과 한봄을 보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한여름 형벌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까?”

“다른 사람?”

민하연과 한봄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까 한여름이 딱밤 맞은 걸 보니, 자기들도 때리기에는 좀 안쓰러운 모양이었다.

“흐음….”

“우리가….”

처음부터 두 사람이 때렸다면 신나게 두들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마에서 피가 터져 나올 정도로 처맞은 한여름의 모습을 보니, 자신들이 때리기에는 꺼려지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굳이 둘이 때릴 필요는 없지.”

“응? 그럼 누가 때려?”

나는 구름 밑으로 손가락을 지목하며 미소를 지었다.

“밑에 있잖아.”

내 신도들에게 신을 때릴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

..

분명 게임 특성상 형벌을 내리는 건 주신의 권한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형벌을 받는 사람만 정할 뿐, 굳이 형벌을 내리는 사람이 주신일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요정의 말을 듣고, 그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형벌 권한입니다. 불편하면 다른 자에게 위임해도 괜찮습니다.”

그래서 결정된 것이 바로 한여름에게 형벌을 내릴 때는 지상에 있는 내 신도에게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한여름 입장에서 누구에게 맞든 기분 나쁘겠지만, 최소한 나는 피했다는 생각에 안도하고 있었다.

“휴우….”

심지어 민하연과 한봄이 때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안도하는 것 같았다.

민하연이나 한봄에게 맞느니, 차라리 모르는 사람에게 맞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래… 한여름 형벌은 이제부터 내 신도한테 맡길게.”

“휴우….”

한여름은 내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한여름은 막상 한숨만 쉴 뿐, 고맙다는 소리를 입에 담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건방진 생각을 뜯어고쳐 줄까 고민했지만….

‘나중에 더 재미있는 거 하면 되지.’

그렇게 생각하며 민하연과 한봄에게 말했다.

“그리고 딱밤 빼고, 슬슬 조금 강도 높은 벌칙도 넣어보자.”

원래 ‘신좌의 게임’은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는 게임이 아니었다.

상대방의 카드를 하나씩 가지고 오면서 카드를 신앙심으로 바꾸면서 계속 주신을 결정하는 게임이다.

그런데 벌써 나와 한여름 손에서 카드가 4장씩 빠져나간 상태였다.

한 사람이 모두 털어내면 게임이 종료되는 구조치고는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었다.

다들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사람만 빼고….

“이런 씨발… 강도를 높여?”

계속 이마를 맞았던 한여름의 입장에서 강도를 높인다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것이다.

“왜? 내가 때려줘?”

“빠, 빨리 진행해!”

그렇게 게임이 진행되고, 또….

“씨발! 도대체 왜!”

내가 주신이 되었다.

한여름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형벌문에 벌칙을 적어 넣기 시작했다.

벌칙은 단순 명료했다.

=====

볼기 때리기 5대 때리기.

=====

“딱밤에 이어서 볼기 때리기라….”

그리고 걸린 사람은 당연히….

“야, 한여름 가서 맞고 와.”

“…씨발.”

한여름이었다.

요정은 한여름은 지상에 내려보낸 뒤, 신도 한 명에게 엉덩이를 맞게 만들었다.

그것도 그냥 손이 아닌, 몽둥이로….

짜악!

구름 위까지 들려오는 경쾌한 타격음.

“아아아악!”

내 딱밤에 비하면 꽤 맞을 만한 모양이었다.

비명이 약한 것을 보면….

그렇게 한여름이 내 신도들에게 다섯 대를 맞고 나서 구름 위로 다시 올라왔다.

“씨… 씨발….”

이미 회복이 된 엉덩이를 부여잡는 한여름.

저 모습을 보니, 엉덩이 맞기는 충분히 할만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다시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야, 성수호!!! 너 속임수 쓰고 있지!!!”

이번에도 내가 주신이 되었고, 한여름은 그런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요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어허! 어디 위엄하신 위그드라실을 음해하려는 것입니까!”

생각해보면 나를 의심하는 순간 위그드라실의 공정성도 동시에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한여름은 요정의 말에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잖아! 저 새끼 한 번도 카드 뽑기를 실패한 적이 없다고!”

“…?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나… 나는 달라!”

뭐가 다른데? 미친놈아….

그리고 내 생각과 마찬가지인 민하연이 피식 웃으며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래. 다르시겠죠. 너는 여자들 쑤셔도 되고, 나는 다른 남자 만나면 안 되고. 잘나신 남자셔.”

“그, 그건 다르다고!”

“평생 그렇게 사셔~”

“크윽….”

민하연의 비난에 한여름은 결국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앉았다.

그동안 뿌렸던 인심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다만 그 빛이 핵융합처럼 너무 강해서 주변에 있던 모두 것들이 증발해버린 것 같지만….

나는 부들부들 떠는 한여름을 보며 형벌문 작성을 기다렸다.

그리고 형벌문이 모두 작성되고 나서 요정이 입을 열었다.

“하아아암… 지루해라. 저는 잠깐 자리 좀 비울 테니까. 알아서 진행하세요!”

요정을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남긴 뒤, 사라져버렸다.

어차피 이 게임을 주관하는 건 위그드라실이니, 크게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다.

나는 하위신 번호를 고르기 위해 통신으로 물었다.

‘한여름 몇 번이야?’

[번호는 …번 입니다. 형벌은 민하연이 적어낸 손 들고 벌서기입니다.]

‘오호… 한봄은?’

[2번이고, 형벌을 내리지 않는 형벌문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즉, 한봄이 한여름의 형벌문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여기서 한봄이 뽑히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간다는 이야기였다.

그럼….

“자, 그럼 이번에 고를 주신은….”

나는 긴장감 넘치는 표정으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1번!”

“어!?”

이번에 화들짝 놀라서 일어난 건 다름 아닌 민하연이었다.

민하연은 자신이 들고 있는 형벌문을 보며 몸을 오소소 떨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민하연을 보며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 하연이구나. 형벌 뭐야?”

“그… 어, 엉덩이 때리기… 5회….”

민하연은 주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아까 엉덩이 때리기가 나왔을 때, 한여름은 구름 밑에 잇는 신도들에게 매질을 당했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자신도 그렇게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겠지.

여자로서 수치스러운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더 큰 수치를 주기로 했다.

나는 민하연에게 손짓하며 미소를 지었다.

“자, 이리 와.”

“…휴우”

민하연은 걱정되는 표정으로 내 앞까지 다가와서 애써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설마 때리겠어? 하는 표정으로….

“하연아.”

“응?”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를….

“자, 테이블에 손대고 엉덩이 내게 내밀어.”

“수, 수호야. 잠깐….”

민하연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테이블에 손을 자연스럽게 올려서 내게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대한민국 그 누구도 민하연에게 엉덩이를 내밀라고 명령할 수 없었다.

…아, 장인, 장모님은 가능하겠군.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이런 명령에 따르는 민하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부로 그 자리에 한 사람을 추가하기로 했다.

나는 손바닥으로 민하연의 토실한 엉덩이에 찰싹 때리며 경쾌한 소리를 퍼트렸다.

짜악!

“히아읏.”

소리가 나는 건 어디까지나 마찰음일 뿐이다.

그렇게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민하연은….

“성수호… 너… 가만 안 둬….”

한봄과 한여름 앞에서 볼기를 맞는 창피함 때문인지 얼굴을 붉히고, 나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저런 모습도 한편으로 예술이었다.

짜악!

“히으으읏!”

아까 통증만 느끼는 것처럼 보이던 민하연은….

짜아악!

“흐으읍!”

한 대 맞고 나서 고개를 숙이고 골반을 세차게 떨며 경련하기 시작했다.

마치….

“흐으… 하응…. 끄으읏!”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처럼….

나는 민하연을 더 때리기 전에 한여름의 모습을 힐끗 바라봤다.

한여름의 눈에 민하연의 엉덩이는 나 때문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눈에는….

“하아… 하아….”

오르가슴을 한껏 느끼고 있는 민하연의 표정을 마음대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여름의 눈에 보이지 않는 내 시선에는….

‘흐흐흐, 손기술 최고.’

민하연의 청바지 사이가 천천히 젖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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