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35화 (63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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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조만간 투표를 진행할까합니다.

다만 투표는 인원 전부가 아닌, 세계관을 기준으로 진행할까합니다.

함선 동쪽 멤버(비올라, 레나, 베아트리체)

함선 서쪽 멤버(강한나, 시호)

슈트라(루나, 카린)

영사관(초서현, 성수아)

위그드라실(민하연, 한봄)

이렇게 해서 1등을 한 멤버들로 표지를 구성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진행은 며칠 안에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좋은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위그드라실 (5)

어느 정도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수면도 주황색 소환사로 낙인찍히는 곳인데,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넘어갈 줄 리가 없지.

하지만 지금까지 조용하다가 갑자기 왜?

[아마 2층이 죽은 자들의 거주지인 탓에 중재 개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하….’

그렇다면 이해가 갔다.

2층 네오 니플헤임은 어차피 죽은 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장소였다.

어차피 죽은 마당에 레드 소환사, 주황색 경고가 뭔 소용이 있겠는가.

하여튼 고통에 몸부림치는 한여름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쓰읍… 이제부터 신중하게 사용해야겠네.’

아쉽긴 했다.

이 아이템을 주구장창 사용할 수 있다면 한여름뿐만 아니라, 회귀조차 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쉬움만 느껴질 뿐, 손해를 보는 느낌 따위는 전혀 없었다.

사용하자마자 레드 소환사가 되지 않은 것만 해도 이 아이템은 아직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니까.

나는 신음을 흘리는 한여름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협조 좀 해라. 너나 나나 둘 다 레드 소환사 될 뻔했잖아.”

“크으으… 내, 내가 왜 레드 소환사가 돼! 너만 잘못했는데!!”

“설마 나한테 달려든 게, 옷깃에 붙은 벌레라도 떼어주려고 했던 거였냐?”

“크으읏….”

[케르베로스의 안구]로 제지하지 않았다면 한여름도 진작에 주황색 경고를 먹었을 것이다.

뭐, 회귀자가 그런 것을 일일이 따지고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민하연과 한봄이 내 양팔을 붙잡은 채 내 질타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맞아, 한여름. 이제 적당히 좀 해.”

“넌 층을 올라갈 때마다 오히려 정신을 못 차리는 거 같냐….”

“크으윽….”

아무도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지 않는 한여름.

그리고 반대로 양옆에서 팔짱을 끼며 두 여자의 온기를 느끼는 나.

0층 때와는 전혀 다른 대우였다.

하지만 상대방은 회귀자다.

긴장하고, 긴장하고, 계속 긴장하며 녀석이 벌이는 일을 주시하며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고개를 숙인 한여름을 보면서 말했다.

“자, 일어나. 가게.”

..

..

의외로 한여름은 군말 없이 내 뒤를 따라왔다.

그의 행동은 이해가 갔다.

내게 품은 증오와 별개로 복수를 위해서는 나를 따라다녀야 할 테니까.

무엇보다 내 실력은 한여름도 인정했을 것이다.

나를 따라다니다 보면 콩고물도 얻고, 회귀를 거치다 보면 빈틈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이왕이면 자살을 막고 싶지만… 그건 쉽지 않겠네.’

자살하지 말라는 식으로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사용하면 편하겠지만, 이번 회차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주황색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괜히 강행했다가는 레드 소환사가 되면 본전도 못 건지는 꼴이니까.

그렇게 나와 멤버들은 평평하게 다져진 길을 따라서 계속 이동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와….”

다들 눈 앞에 펼쳐진 도시를 보고 감탄을 흘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성벽이 우리를 맞이해줬다.

하지만 성벽에는 웅장함보다는 화려함이 더 정교하게 깃들어 있었다.

아직 성벽을 넘지 않았음에도 이미 성벽 내부에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우리 귀에 들려왔다.

즐거움과 환호의 파동을 담아낸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와 멤버들은 긴장하며 성문으로 다가갔다.

거대한 성문에는 중갑으로 무장한 병사가 다가가는 우리를 보며 신기한 듯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문 앞에 도착하자, 병사들이 놀란 표정으로 서로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와, 여기로 사람이 오는 게 얼마이야.”

“너무 안 와서 이번 소환 의식은 끝났는 줄 알았는데….”

이대로는 동물원 안에 동물 꼴밖에 되지 않겠다 싶어서 내가 나서서 직접 병사들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들어갈 수 있는 거 맞죠?”

“들어갈 수 있지. 통행료만 내면.”

“…통행료요?”

미친, 도시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통행료를 받아먹는다고?

지금까지 위그드라실을 등반하면서 마을이나, 도시 내부의 시설을 이용하는 대가로 포인트를 낸 적은 있어도 이렇게 통행료를 내는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게 규정이라면 따르는 게 위그드라실의 규칙.

“얼만데요?”

“1만 포인트.”

다행히 입장료 자체는 크게 비싸지 않았다.

이 정도면 1층에서 적당히 굴러다녀 봤다면 충분히 때울 수 있는 수준이었다.

“낼게요.”

“좋아. 1만 포인트….”

“아뇨. 뒤에 있는 사람들 것까지 전부 낼게요.”

“…뭐?”

병사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금세 표정을 지운 뒤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총 7만 포인트다.”

나는 병사의 손목을 잡고, 포인트를 건넸다.

내가 그렇게 포인트를 건네자, 뒤에서 민하연과 한봄이 내게 닦달했다.

“수호야. 굳이 이런 곳에서 무리할 필요 없어.”

“맞아요. 아저씨 1만 포인트가 작긴 해도, 혼자 내면….”

“괜찮아. 이 정도는 문제없으니까. 들어가자.”

나는 그렇게 두 사람을 안심시키고, 모두를 이끌고 도시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병사는 성문을 열어주며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3층 유희도시 라티티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병사는 말로 환영 인사를 했지만, 얼굴은 전혀 환영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리고 우리를 바라보던 병사들의 속닥거림이 그것을 증명했다.

“포인트 대신 내준 거 며칠 안에 후회할까?”

“일주일. 저 녀석 분명 일주일 안에 저 여자들한테 포인트 돌려달라고 소리칠걸?”

“내기할래?”

“좋지.”

병사들의 속닥거림에 민하연이 내 팔짱을 끼며 나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수호야, 신경 쓰지 마.”

“나는 괜찮아.”

딱히 병사들의 말에는 신경 쓰지는 않았다.

다만 병사들의 태도는 신경이 쓰이긴 했다.

평범한 소환사가 아닌, 도시를 지키는 병사들이 저런 말을 했다는 것.

‘…1층도 나름 귀찮은 일이 많았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게 고생하게 생겼네.’

그렇게 생각하며 멤버들과 같이 레티티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가 본 광경은….

“와….”

외부에서 화려한 성벽을 봤던 감정을 지울 정도로 화려한 도시가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그야말로 진짜 유희 도시라는 명칭에 걸맞은 장소였다.

하지만 그런 것치고는….

“어디서 함성이 나긴 하는데…. 왜 아무도 없지?”

도시 내부에는 사람이 거의 돌아다니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돌아다닌다면 경계를 서는 병사들 정도?

분명 사람이 없는 건 신경 쓰였지만, 일단 제일 중요한 부분부터 점검하기 시작했다.

“일단 숙소부터 잡자.”

위그드라실은 적게 먹고, 옷을 못 입어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안전지대가 기본으로 깔린 숙소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걸 우리는 1층 여관 쟁탈전에서 뼈저리게 경험했다.

내 말에 한봄이 제일 크게 반응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빨리 가서 확인해요!”

우리는 한봄의 다급함에 맞춰서 여관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찾은 여관들은 전부….

“10만.”

“12만.”

“15만.”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며 우리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여관 주인의 제시한 가격은….

“5만.”

절대 합리적인 가격이 아님에도 우리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솔깃하게 만든 것과 별개로….

“여, 여기서 지내는 건….”

우리가 들른 곳은 도저히 여관이라는 표현을 쓰기 힘들 정도로 낡은 건물이었다.

민하연과 삼인방뿐만 아니라, 나조차도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심지어 여관 쟁탈전 당시에 외곽 여관에서 지냈던 한봄조차도….

“여, 여긴… 좀….”

꺼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본 여관 주인이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

“7만.”

“아니, 왜 가격이 올라요!?”

“내 맘이야.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데 가면 되잖아.”

여관 주인은 그렇게 말한 뒤, 카운터 의자에 기대며 뻗대기 시작했다.

이미 기분이 상한 듯한 여관 주인의 모습을 보니, 여기서 지내는 건 이미 한 물간 듯 보였다.

“일단 나가죠.”

나는 멤버들을 이끌고 여관 밖으로 나가서 한숨을 쉬었다.

“병사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제야 알겠네.”

고작 하루 지내는 데에 최소 5만… 아니, 이제는 7만 포인트가 필요한 상황.

그것도 파티원 전원이 지내는 숙소 비용이 아니었다.

방 하나에 그만큼의 포인트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민하연이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숙소 비용만으로… 1층에서 벌었던 건 금세 다 써버리겠어.”

그나마 우리가 1층 보스전을 완벽하게 클리어해서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대부분 사람처럼 디펜스가 중간에 마무리됐다면 이곳에서 며칠조차 버티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봄은 조금 전에 나왔던 허름한 여관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한동안은 3~4명이 같은 지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래. 그러는 게 좋겠다.”

한봄의 말에 나뿐만 아니라, 민하연과 삼인방도 동의했다.

어차피 우리 파티는 1층에 있을 당시에도 대여섯 명이 함께 같이 묵은 경험이 있었다.

한봄은 심지어 한 달을 넘게 그런 생활을 해오기도 했고….

한동안 한 방에 여러 명이 지내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뒤, 우리는 다시 레티티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다니다 보니 한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도시에 사람이 없다.

그것도 대낮에….

그나마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혹시 지금 사냥 중 아닐까?”

내 말에 다들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애초에 분명 수입이 있으니까. 저렇게 바가지를 씌우는 거겠지.”

“그럼 찾아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위그드라실의 최고의 수입처는 하나다.

“일단 던전을 찾아보자.”

내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던전의 위치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도시를 돌아다니는 경비에게 물어보니 바로 대답해줬기 때문이었다.

“서쪽과 동쪽에 나뉘어 있어.”

“초행자가 가기에 적합한 장소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둘 다 똑같을걸?”

“감사합니다.”

큰 정보를 얻은 건 아니었지만, 알려준 것에 대한 예의를 차리며 떠났다.

일단 처음으로 향한 곳은 동쪽이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들른 여관이 그나마 동쪽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던전은 도시 외부에 있었기 때문에 성문을 다시 통과했다.

그렇게 성문을 통과하자, 병사들이 우리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며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저 녀석들 처음 보는 녀석들 같은데?”

“요새 새로운 녀석들이 안 보여서 소환 의식이 끝났나 싶었는데….”

속닥거리는 말들이, 아까 통행료를 받던 병사들의 반응과 대체로 비슷했다.

다만 한 가지만 빼고….

“모르는 거 같지?”

“알면 저렇게 나가겠냐….”

“…?”

나와 멤버들은 서로 바라보며 병사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도시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렇게 동쪽 성문을 나오고 나서 우리를 반긴 건 다름 아닌….

“…이게 뭐야?”

도시 안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던 소환사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소환사들의 맨 앞에는….

“저거 던전이지?”

동굴 형태의 던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닌, 여러 개의 던전이….

다들 던전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양새였다.

심지어 그렇게 기다려서 던전에 들어가려고 치면….

“지금 들어간 사람, 포인트 내고 들어가는 거 맞지?”

“응… 그런 거 같네.”

그렇게 우리가 어리둥절하며 주변을 살펴보자, 마침 우리를 발견한 남자 무리가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딱 봐도….

“친절을 베풀려고 오는 건 아닌 거 같네.”

민하연의 말대로 남자 무리에게서 호의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 앞까지 다가온 무리 중에 리더로 보이는 녀석이 먼저 입을 열었다.

“설마 너희들 신참?”

“…그렇다면?”

내 대답에 남자들은 서로 바라보고는 피식 웃더니, 내게 말을 건넸다.

“보아하니 초행이라 모르는 거 같은데, 처음이니까 친절하게 알려주지.”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던전에 길게 늘어선 소환사들 쪽으로 턱을 까딱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 녀석들이 왜 저렇게 줄 서서 기다리는지 알아?”

“…?”

“던전이 포화 상태라 그런 거야.”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심지어 위상까지 공유하는 던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는 식이었다.

즉, 던전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많으니, 규제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포인트는 왜 내는 거지?”

제일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던전에 사람이 많이 몰려서 줄을 서고 있는 건 이해가 갔지만, 포인트를 내고 들어가다니….

하지만 리더로 보이는 녀석의 대답이 모든 것을 이해시켜줬다.

“그야 이 던전이 우리 소유니까.”

“….”

역시나 쉽게 가는 법이 없네.

즉, 우리 앞에서 뻐기는 녀석들은 던전의 주인 행세를 하는 녀석들이라는 소리였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만, 한편으로 저렇게 길게 서 있는 소환사들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즉, 포인트를 내고, 포인트를 벌어야 한다는 소리였다.

‘하아… 귀찮네.’

[일단 트러블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정말 던전의 소유가 존재한다면 이런 녀석들과 괜한 시비가 붙어봤자 손해일 것이다.

아까 여관 주인과의 마찰만 보더라도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잘 들었다. 그럼 우리는 이만….”

“잠깐.”

“…?”

리더로 보이는 녀석이 나를 불러 세우고, 내 뒤에 있던 멤버들에게 턱짓하며 씩 웃었다.

“저 여자들, 소개해주면 프리패스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역시나 쉽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쉽게 가는 방법 따위는 내 머릿속에 없었다.

나는 깐죽대듯 말한 남자를 지긋이 노려보며 한소리 내뱉었다.

“입 잘못 놀리면 평생 입으로 먹은 음식들이 전부 프리패스돼서 나오는 수가 있다.”

“…뭐?”

내 말에 뒤에 있던 민하연과 한봄이 킥킥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남자가 빡친 듯이 나를 노려보며 분위기를 낮게 깔기 시작했다.

“하아… 그거 아냐?”

“…?”

“여기에도 너 같이 건방진 새끼들 천지였어. 그런데 그런 놈들이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는 던전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소환사를 턱짓하며 입을 열었다.

“다 저렇게 됐어. 적당히 깝치는 게 좋을 거다.”

“아… 정말?”

내 불안감이 담긴 말에 남자는 만족한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미소에 화답해줬다.

“설마 저 남자들도 너한테 대줘서 프리패스하는 거라면 나는 사양하고 싶은데? 난 너처럼 게이가 아니라서 말이지.”

내 말에 리더로 보이는 자의 동료들까지 킥킥 웃기 시작했다.

남자는 얼굴이 시뻘게진 상태에서 미간을 씰룩거리며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새끼가… 지금 사태 파악이 안 되나 보네. 지금 당장 죽여….”

남자가 다가와서 위협하려는 순간이었다.

“어… 뭐야?”

나와 시비가 붙었던 남자를 포함해서 트러블에 휘말린 모든 사람이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보라색 망토를 두른 여자가 우리를 보며 입을 열었다.

“언니랑 하연이 언니…?”

“어… 누구?”

“…설마?”

민하연과 한봄의 물음에 여자가 얼굴을 가리던 보라색 망토를 걷어내며 얼굴을 드러냈다.

그리고 여자의 얼굴이 드러나는 것과 동시에 민하연과 한봄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갔다.

“한가을!?”

한여름의 두 번째 여동생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내 짱센 본능이 울부짖었다.

‘기질!!!!!!!!!’

그와 동시에 강한나의 한탄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설마 저 처음 만났을 때도 저런 건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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