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32화 (632/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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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래는 꿈속 내용을 포함시켰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독자분들의 기분만 해칠 것 같아서 업로드 전에 삭제시켰습니다.

새로운 역할

루나와 연관된 모든 사건이 해결되었다.

슈타트펠트 가문도 공식적으로 복권했고.

루나는 과거 슈타트펠트 가문의 백작 지위까지 계승했다.

슈타트펠트 멸문과 관련된 인사들과 뒤에 찜찜함을 남길 수 있는 인간들까지 모조리 잡아서 사형에 처했다.

단 두 명만 빼고….

첫 번째는 바로 제프 포츠였다.

‘제프 포츠에 관한 이야기는 슈트라에 돌아갈 때쯤이나 듣겠네.’

나휀이라는 나라로 갔다는 것 말고는 아직 아는 사실이 없었다.

‘이제 얘만 해결하면 끝이네.’

그중에서 처형당하지 않은 두 번째 인물이 지금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벌벌 떨고 있었다.

“저, 저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레빈의 공주, 이리스 레빈.

정계 쪽에 전혀 관심이 없던 이리스도 지금 상황이 어떤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위에서 자신을 떠받들어주던 사람들이 전부 죽고 혼자 남았다.

심지어 사형을 면한 것 또한 내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말 한마디가 자신의 인생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리스도 충분히 인지한 상황.

“제, 제발… 뭐든 할게요. 여기서 지내게만 해주세요….”

하지만 사람이란 간사한 법이다.

내가 자신을 살려줬으니, 분명 어느 정도 대우를 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리스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공주라는 신분과 모든 남자가 탐내는 20대의 아름다운 몸.

그 몸을 원하는 대로 줄 테니, 최소한 신분만이라도 건지고 싶은 것이었다.

‘신분이라도 건지면 결혼은 문제없겠지.’

이리스는 공식적으로 이번 일과 무관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거기다 내게 강간당한 건 가해자인 나만 알고 있는 사실.

심지어 종속까지….

이리스랑 결혼하는 놈은 평생 퐁퐁남으로 살아가야 하는 셈이었다.

‘뭐, 나중에 결혼하는 놈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지. 하지만 어떻게 할까나….’

잠깐이지만, 고민이 들었다.

이리스와는 즐길 만큼 즐겼다.

종속도 걸었고, 이제 루나에게 해코지하는 일 따위는 전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결정했다.

“졸업.”

“…네?”

“졸업 때까지 슈트라 지역에서 루나의 수발 좀 들어.”

“!?”

이리스는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저, 저는 그런 일 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만약 그런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면….”

“걱정하지 마.”

수발이라고 해서 루나의 시종이 되라는 의미로 말한 건 아니었다.

어차피 슈트라 마법 학교는 학교 내부에 개인 시종을 들이거나 할 수 없는 장소였다.

다만, 그나마 예외가 있다면 슈트라 학교 외부였다.

“가끔 루나가 슈트라 학교 밖으로 외출이나 외박 나가면 네가 보살펴줘.”

“하, 하지만 저는 시종이 아니에요….”

이리스는 어떻게 해서든 루나의 아랫사람으로 들어가길 완강히 거부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아무리 루나가 백작위를 계승 받았다고 해도 백작이다.

왕가의 유일한 공주가 백작의 시종을 하라고 하니, 거부감이 극렬하게 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리스의 거부감을 잠재울 방법을 알고 있었다.

“시종이 싫으면, 공주의 신분으로 목매달래?”

“히이익!”

이리스는 내가 매섭게 노려보며 중얼거리자, 얼굴이 새파래져서는 다시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

“하… 할게요.”

“그래, 그래. 그래도 약속할게. 루나가 슈트라 졸업하면 모두 없던 일로 해줄게.”

“…네.”

그렇게 방학을 마치고 슈트라로 돌아갈 때, 이리스도 동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슈트라에 이리스가 거주하는 것을 비밀리에 진행할지, 공식적으로 진행할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이리스의 처분까지 전부 정했다.

그다음으로 남은 건 루나의 백작위 계승과 아틀러 영지 봉토였다.

일단 백작위와 영지는 국왕의 포고로 이미 기정화된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그저 포고만 하고 끝내기에는 너무 초라해 보인 듯싶었는지, 왕가에서 계승식을 준비해서 정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루나의 계승식 준비는 최소한 일주일 이상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다만 왕가에서 루나의 사정(슈트라의 방학)을 잘 알고 있어서 가을 학기에 다시 학교에 복귀하는 것에 문제가 없게끔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알려왔다.

덕분에 루나는 한동안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었다.

그리고 나는….

‘돌아가자.’

함선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루나와 카린은 한동안 바쁠 거 같았고, 이미 이쪽 세계는 꽤 오랜 시간 머문 상황이었다.

다른 세계를 돌고 와서 상황을 보기로 했다.

[알겠습니다. 워프를 가동하겠습니다.]

‘루이스… 이번에는 재미를 덜 봐서 아쉽지만, 다음에는 진짜 재미있게 놀아주마.’

나는 그렇게 흐뭇하게 웃으며 워프를 타고, 함선으로 돌아갔다.

..

..

팟! 파팟! 팡!

무수한 파공음과 함께….

슈슉! 삭! 사삭! 슈융!

파공음이 흘리는 리듬에 맞춰서 발산된 풍압이 주변을 산만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수차례의 파공음과 풍압을 맞본 나는 활시위에서 손을 놓고 활을 아래로 내리며 투덜거렸다.

“와… 한 대도 안 맞네.”

내가 지금 바라보는 곳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와! 진짜 대단해!”

비올라였다.

당연히 내가 비올라를 향해 화살을 쏜 건 아니었다.

내가 화살을 쏜 건 다름 아닌 그녀의 옆에 다시 자리 잡은….

파스스슷!

하얀빛을 뿜고 있는 에테르였다.

나는 비올라에게 다가간 뒤, 에테르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마법 없이 쐈다고 하지만, 설마 한 대도 못 맞출 줄은 몰랐네.”

나는 지금 비올라가 가진 에테르의 성능을 실험하는 중이었다.

방어력 부분은 이미 레나를 통해서 완전히 검증된 상태였다.

레나 수준의 실력으로는 에테르를 뚫는 게 불가능하다.

그게 결론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회피력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실험 방식은 그저 내가 가진 [조준력]을 얼마나 잘 피하는지 보는 것이었다.

결과는 100%.

에테르가 나를 인식하고 있다면 100% 전부 피해낼 수 있었다.

에테르 자체가 작은 크기라서 피하는 게 쉽다고 하지만, 내 조준력을 생각하면 크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내 조준력이 엄청나다고 해도 에테르 기준에서 일단 쏴진 화살을 피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비올라는 대견하다는 듯이 에테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파스스슷!

에테르는 비올라의 쓰다듬음에 기분이 좋다는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안타깝지만, 일단 인정을 해야 했다.

“확실히 나보다 쎄겠네.”

내 말에 에테르가 다시 교묘한 빛을 뿜으며 발광하기 시작했다.

츠츠츳!

마치 비웃는 거 같다.

‘…너 이 새끼 아직 내 정액 맛을 덜 봤구나.’

오늘 밤, 내 정액의 안착지는 비올라 자궁이다. 각오해라.

내가 그렇게 에테르를 노려보자, 비올라가 계속 에테르를 쓰다듬었다.

“이 아이 덕분에 저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

비올라의 말에 속에 응축되어 있던 분노가 싹 증발해 버렸다.

비올라의 말대로였다.

만약 에테르가 없었다면 포츠 침실에 잠입할 때 고생깨나 했을 것이다.

레나를 혼자 보내자니 레나가 너무 위험했고, 혼란 없이 그냥 잠입하자니 내 쪽이 위험했다.

비올라가 없었다면 애초에 다른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그 때문에 시간이 더 늘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에테르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임무가 수월해진 것 때문이 아니었다.

“후훗… 귀여워라.”

파츠츠츳!”

비올라가 가지고 있던 외로움과 자존감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아무리 비올라가 밝게 웃으며 다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행복은 혼자 이루는 게 아니다.

자신도 무언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소속감이 동반되어야지 이뤄지는 것이다.

결국 에테르 덕분에 비올라가 함선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것이었다.

나는 에테르를 바라보며 인정하듯 입을 열었다.

“잘했어. 다음에도 비올라가 위험하면 도와주고….”

내가 그렇게 인정하는 발언을 하자….

츠츠츠츳! 츳! 츠츳!

마치 잘난 척을 하며 으스대는 듯이 발광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형체를 만들어서 농락해주마.’

나는 그렇게 에테르의 도발을 받으며 다시 비올라와 훈련을 개시했다.

..

..

간부 회의가 진행되었다.

나와 아르모니아, 레나와 강한나.

이 네 명은 지금 아르모니아의 집무실에 모여서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내용은 아까 나와 훈련을 마친 비올라에 관한 내용이었다.

“당신이 맞추려고 작정한 화살을 모조리 피하고, 1단계 뇌속성 화살을 막아냈네요.”

“네. 2단계는 차마 시험을 못하겠더라고요.”

애초에 2단계는 시험해볼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훈련실이라고 해도 함선 내부에서 그런 파괴력을 지닌 화살을 쐈다가는 그저 훈련실이 날아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레나가 거기다 말을 덧붙였다.

“강함뿐만이 아닙니다. 은신이나, 복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훨씬 평가를 높이 해야 합니다.”

“거기다 자아를 지니고 있어서 비올라 씨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요.”

장점만 나열될 정도로 에테르는 정말 대단한 녀석이었다.

딱 하나의 단점만 제외하고 말이다.

“문제는 비올라 씨 외의 사람에게는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네요.”

주인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

일단 기질창 설명에는 에테르는 평생 한 명의 주인만 받아들이면서 산다고 나와 있다.

에테르는 비올라가 죽지 않는 한 절대 주인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아르모니아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호의적이라 다행입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평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호의적이었지만, 이번 임무를 통해 레나나 베아트리체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에테르는 비올라만 도와주는 게 아닌, 레나와 베아트리체의 위기도 구해줄 정도로 열심히 도와줬다.

유일하게 적대적인 인간이 하나 있긴 했다.

“난 별로던데….”

바로 나였다.

강한나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첫 만남부터 별로였다면서요? 첫인상이 원래 끝까지 가는 법이죠.”

무생물 주제에 겁나 까칠하구만….

강한나가 다시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일단 수준을 파악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 임무부터는 적극적으로 출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레나 씨와 동행한다는 조건에서 말이죠.”

비올라가 강한 건 맞지만,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도 맞는 말이었다.

임기응변 부분에서만큼은 레나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니, 같이 동행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다음부터는 비올라를 1순위로 출격시키는 걸로!”

간부 회의가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회의가 마무리되자, 레나와 강한나는 자연스럽게 집무실을 나갔다.

그리고 집무실에 나와 아르모니아만 단둘이 남았다.

내가 남은 이유는 기본적인 보고를 듣기 위해서였다.

변동된 능력치와 다음 행선지, 이번에 지급된 에넬 등등….

일단 변동된 능력치는 별것 없었다.

최면 관련 스킬 레벨이 1~2정도 오른 수준이었다.

그 외에는 변동된 사안이 없었다.

“다음 행선지는 위그드라실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지급된 에넬은 총 50만입니다.”

“많은 것도 같으면서 짠 거 같기도 하네.”

예전이라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1~2만 에넬에도 벌벌 떨던데 엊그제 같은데….

“천만 에넬이 진짜 크긴 크구나.”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니, 아르모니아가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만약 원하신다면 단기 임무 쪽을 다시 검토해보겠습니다.”

“오오… 그거 좋지.”

사실 단기 임무라고 해서 저번처럼 천만 에넬을 덥석 받을 수 있는 임무가 가을 길바닥 마른 잎사귀처럼 흔한 건 아니었다.

애초에 저번 임무도 그저 정체를 알아내는 임무로 백만 에넬을 받는 것이었다.

우연히 정체도 알고, 생포한 덕분에 천만 에넬을 추가로 받은 것뿐이었다.

“일단 의뢰를 모두 점검한 다음, 추후 수호 님에게 알맞은 리스트를 정리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좋아!”

내가 손뼉을 치며 일어서자, 아르모니아가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럼 가서 쉬셔도 좋습니다.”

아르모니아는 그렇게 말한 뒤, 자신의 책상에 가서 앉아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아르모니아의 집무실을 나가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아르모니아가 뭔가 이상함을 직감하고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혹시 궁금하신 사항이나, 건의 사항이 있으십니까?”

“응. 부탁할 거 있어.”

아르모니아는 일어서서 나를 보며 손을 가지런히 하고 입을 열었다.

“말씀해 주십시오.”

나는 그렇게 무표정으로 다소곳한 포즈를 취한 아르모니아에게 말했다.

“웃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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