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625화 (62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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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법 학교 슈트라 (4)

포츠 백작성 내부에 잠입하는 건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비병들이야 은신을 쓰면 어찌어찌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진짜 문제는 마법사들이었다.

나는 아직 슈트라의 학생이고, 기본적인 공격 마법을 제외하면 알고 있는 게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했으니까….

그래서 방법을 마련했다.

바로….

‘레나, 비올라, 베아트리체는 무사해?’

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성 내부의 경계를 낮추는 것이었다.

내 물음에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전합니다. 살짝 위험해 보여서 워프를 사용해야 하나 싶었지만, 에테르의 활약으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녀석일세.’

원시 에테르.

그저 비올라의 몸을 방어해주고, 특수한 능력을 지닌 물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활약을 들어보면 정말 난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나조차 커버하기 힘들 정도로 무수하게 쏟아지는 화살 비를 보호막 하나로 전부 막아내고, 심지어 근거리에 있다면 반격까지 날리는 센스까지.

그리고 최고는….

[레나 씨조차 못 막는 마법을 쉽게 막았습니다.]

‘와우…. 에테르가 내 화살도 막을 수 있으려나?’

[아마 1단계는 무난하게 막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2단계는 뚫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뚫는 것 자체는 2단계로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맞히냐는 거겠지.

[아마 에테르의 반응 속도를 고려하면 화살이 자신을 겨누는 것을 미리 인지한다면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후우… 결국 나보다 비올라가 더 세다는 결론이네.’

역시 세상은 운빨이다.

원시 에테르는 분명 다른 여자의 몸속에 자리를 잡을 기회가 여럿 있었다.

그럼에도 다른 여자의 몸에 들어가지 않고 방황하다가 비올라의 품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만큼 비올라가 순수해 보여서 그랬던 걸까?

[하지만 아직 거쳐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후에는 비올라 씨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래. 에테르가 있다면 안전하겠지.’

나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벽에 기댄 채 코너 너머로 고개를 쑥 내밀고 확인했다.

내 눈에 기사 한 명이 보초를 서고 있는 모습이 들어오자마자 귓속으로 시호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오빠. 저기야. 저기가 그 돼지가 지내고 있는 방이야.)

시호는 그렇게 말한 뒤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막 바깥 애들이 난동 피운 거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어.)

그리고 포츠 백작은 해결됐다는 소식과 함께 안도한 뒤,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명령하고 나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포츠 백작에게 보고했던 기사가 포츠 백작의 방을 나와서는 경계를 서고 있던 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일단 혼자 대기하고 있어라. 성 내부로 병력이 돌아오면 바로 추가로 보낼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상급자로 보이는 기사는 빠르게 수습하려는 의지가 담긴 발걸음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지금이 기회다!’

지금 포츠 백작의 침실을 지키는 건 기사 한 명뿐이었다.

아무리 경계가 허술하다고 해도 여기까지 몰래 들어올 수 있는 놈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보며….

‘잠깐만 재우면 문제없겠지.’

수면을 걸었고, 기사는 내 의도대로 벽을 기대며 바닥에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은신 상태로 조용히 포츠 백작의 방 안에 들어간 뒤, 다시 수면을 해제했다.

시호가 밖에서 대기하며 망을 보더니, 금세 나와 같이 들어와서는 내게 상황을 이야기해줬다.

(밖에 있는 병사가 어리둥절하더니, 다시 그냥 자연스럽게 경계 서고 있어.)

그럴 줄 알았다.

갑자기 잠에 빠지는 건 말도 안 되는 현상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그저 눈치만 보고 다시 자연스럽게 경계를 서는 건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다른 기사한테 자기 입으로 졸았다고 말하지는 않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포츠 백작 방에 정식으로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커어어어…!”

“….”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포츠 백작의 코골이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원래는 좀 시간이 지나고 나서 깨울 생각이었다.

백작령은 큰 소란이 난 상황이니, 수습 과정에서 내가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 씨발. 도저히 못 버티겠다.”

나는 더러운 오물을 품은 것 같은 포츠 백작의 코골이 소리를 버티지 못하고 그를 묶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도 등장하는 포박의 최고 물품.

“케이블 타이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다.”

나는 그렇게 포츠 백작의 손과 발을 앞으로 모아서 마치 돼지를 묶는 것처럼 묶어 버렸다.

그리고 당연히도 재갈을 물렸다.

[어차피 차음마법이 있어서 재갈을 물릴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아… 그냥 재미있는 거 한 번 해보려고.’

[…?]

내가 그렇게 나중에 있을 이벤트를 떠올리며 싱글벙글하는 순간이었다.

“꾸으으윽!”

“하아… 미친….”

포츠 백작은 묶인 상태에서도 미친 듯이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포츠 백작을 보며 한숨을 내 쉬었다.

“이 새끼는 어떻게 한결같냐.”

“…으?”

포츠 백작은 내 목소리에 깬 뒤, 바둥거리며 자기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포츠 백작을 보는 내 감상평은 한마디였다.

“생긴 것부터 몸짓까지 돼지 같네.”

진짜 돼지를 두고, 앞발과 뒷발을 한데 묶어 놓은 듯한 모습.

지금 포츠 백작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내 말에 드디어 내 존재를 인식한 포츠 백작이 몸을 바둥거리며 코로 항의가 담긴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꾸우우웁!!”

“우는 것도 돼지 같고.”

“꾸웁! 꾸우우웁!!”

포츠 백작의 신음만 들어서는 그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생각을 대변하고 있었다.

포박당한 것보다 자신을 모욕하는 것에 더 화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 포츠 백작의 사정 따위는 내 알 바 아니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카린에게는 이미 연락해 놓은 상태였다.

당연히 포츠 백작은 잡았다는 소식을 전한 건 아니었다.

그저 국왕과 알렉산더에게 찾아가서 직접 교섭단을 꾸려서 오라는 내용의 편지를 담아서 보냈을 뿐이다.

내가 빨리 진행하라고 했으니, 교섭단은 오늘 안에 꾸려질 것이다.

카린이 직접 나선다면 이르면 모레, 늦어도 사흘 안에는 도착할 것이다.

문제는….

“그냥 여기서 죽여 놓을까?”

포츠 백작의 처우에 관한 것이었다.

포츠 백작이 내 말을 들은 것과 동시에 아까 내뱉었던 분노의 콧김을 식힌 뒤, 애원하듯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꾸룹! 꾸우웁!”

“….”

고민했다.

그리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아냐… 다른 건 몰라도 이왕이면 이 새끼도 목매달아서 바둥거리는 거 보고 싶단 말이지….’

동정심 따위가 아닌 그저 추잡한 최후를 맞이하게 만들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도 존재했다.

[만약 포츠 백작을 죽였다가 그 사실이 백작령 병사들에게 알려지면 혼란에 빠질 거예요.]

‘하긴….’

포츠 백작을 죽이는 건 숟가락 드는 것보다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녀석을 이 상태에서 그냥 죽였는데, 만약 외부에 알려진다면 그 순간 도시는 대공황 상태에 빠질 것이다.

‘어차피 망한 도시. 다들 마지막으로 한몫 챙기겠다고 난리가 나겠지.’

무엇보다 그런 상태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최고의 교역 도시가 대공황 상태에 빠진다면 카린이 와도 수습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카린을 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모는 꼴이 될 것이다.

[귀찮더라도 이틀 동안은 살려둬야 할 거 같아요.]

‘그거야 상관없긴 한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포츠 백작을 조종하는 게 힘들다는 사실이죠.’

-[빙의 의식]-을 사용할 수 있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츠 백작은 나와의 동화율이 낮은 탓에 [빙의 의식]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최면도 문제였다.

‘최면은 자연스럽게 걸어야지 효과가 좋아서 이런 상태에서는 게이지를 100% 채운다고 해도 소용없을 거고….’

그럼 남은 방법은 수면으로 하루 종일 재우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면도 만만치 않게 큰 문제가 있었다.

‘괜히 하루 종일 재우면 그것도 문제가 될 거고….’

카린이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이틀 정도 걸릴 것이다.

그동안 종일 잠만 잔다? 밥도 안 먹고?

분명 경비병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백작의 방에 들어와서 확인할 것이다.

카린이 와서 완전히 수습하기 전에는 절대 포츠 백작의 상태가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

‘하아… 고민이구만.’

내가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때, 강한나가 한 가지 제안을 해왔다.

[그거 어때요?]

‘그거라뇨?’

강한나는 내게 자신의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의견을 듣고 나서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와, 그걸 생각 못했네! 아르모니아. 한나 씨가 말한 거 가능해?’

[가능합니다. 지금 당장 에넬로 만들어서 데이터를 넣어 보겠습니다.]

‘오오! 좋아!’

강한나 덕분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해결책을 제시해준 강한나에게 포상을 약속했다.

‘이번에 복귀하면 제일 먼저 한나 씨랑 놀아줄게요.’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강한나의 쑥스러움이 담긴 목소리에 킥킥 웃으며 포츠 백작을 바라봤다.

포츠 백작의 표정은….

“….”

“…뭘 봐?”

마치 정신병자를 보는 듯이 나를 흘겨보고 있었다.

아마 내가 계속 통신으로 말하면서 다채로운 표정을 지은 덕분인 것 같았다.

일단 해결책은 찾았다.

하지만 해결책을 시행하기 전에 한가지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나를 정신병자 바라보듯 보는 포츠 백작을 보며 조용히 물었다.

“야. 계속 나 혼자 말하니까 좀 심심하네. 입 풀어서 대화나 나누려는데. 소리는 지르지 마라? 소리 지르면 어떻게 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지?”

“꾸우웁….”

포츠 백작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대한 대답을 확실히 했다.

‘좋아.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는 속으로 기대하며 포츠 백작의 입에 걸려 있는 재갈을 풀어냈다.

그리고….

“하아… 하아….”

“….”

포츠 백작은 정말 나와의 약속대로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말도 내뱉지 않았다.

포츠 백작의 모습을 본 강한나가 넌지시 말을 꺼냈다.

[역시 분위기 파악을 할 줄 아는 인간이네요.]

‘아, 이게 아닌데….’

[…?]

나는 강한나의 의문을 제쳐두고, 포츠 백작을 뚱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포츠 백작은 내가 뚱한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음에도 절대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안 되겠네.”

“…?”

나는 소지품으로 챙겨왔던 화살 하나를 꺼내서 활시위에 걸기 시작했다.

내 모습에 포츠 백작이 표정으로 의문을 표했고, 강한나 또한 표정으로 의문을 표했다.

[갑자기 왜 활을 꺼내요?]

‘이대로는 제 자존심이 버티지 못해요.’

[…네?]

강한나의 의문과 함께 나는….

퓨웅! 콰직!

“끄아아아아악!!”

포츠 백작의 발목에 화살을 박아 넣었다.

포츠 백작은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발목에 화살이 박히자, 비명과 함께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씨발! 조용히 했잖아!!! 왜!!!”

나는 바둥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포츠 백작을 보며 실실 웃었다.

“차음마법 걸어놨는데, 네가 조용하면 마나 쓴 게 아깝잖아! 그래서 한번 쏴봤어.”

“이런 미친 새끼가앗!!! 끄으으으!!”

그리고 그런 포츠 백작의 말에….

[…진짜 정신 나갈 거 같네요.]

강한나 또한 동의한 듯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흘러들어왔다.

나는 그런 강한나의 목소리에 싱글벙글 웃으며 다시 화살을 활시위에 걸었다.

내가 화살을 다시 걸자, 포츠 백작이 발목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음에도 격한 몸짓과 함께 외쳤다.

“왜, 왜 또! 대화하자면서!!”

“에이… 차음마법이 어느 정도 막아주는지 확인해봐야 하잖아.”

“그, 그만! 소, 소리 안지를 테니까… 제, 제바….”

포츠 백작이 나를 설득하려는 순간….

“앗! 실수!”

나는 말을 꺼내고 1초 뒤에 활시위에서 손가락을 떼어냈다.

퓨웅! 콰직!

“끄아아아악!! 씨발!!!”

이번에는 다른 쪽 발목이었다.

이로써 양쪽 발목에 화살이 박혀버렸다.

저런 다리 상태라면 케이블 타이가 풀리더라도 혼자서 도망치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양쪽 발목에 화살이 꽂힌 포츠 백작을 보며 다시 화살을 시위에 걸며 흥얼거렸다.

“아직 두 발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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