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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법 학교 슈트라 (4)
루나와의 하룻밤을 보내며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그건 바로 여자친구와 아내의 차이였다.
내가 지금까지 잠자리를 가진 여자들은 여자친구 느낌이 물씬 풍겼었다.
느낌으로 치자면 새콤달콤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제 루나와의 잠자리는 부부관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찐득한 느낌이었다.
루나와의 잠자리는 뇌를 파고들 정도로 찐득한 꽃향기가 풍기는 향수 속에서 헤엄치는 느낌이었다.
그저 즐기기 위한 섹스가 아닌 미래를 품기 위한 섹스랄까나….
그렇게 루나와 하룻밤을 보낸 뒤 같이 브란트루프 가문으로 돌아왔다.
“저, 저는 잠깐만 쉴게요!”
루나는 어제 자기가 했던 일에 대한 창피함 때문인지 바로 별채에 있는 방으로 도망가듯 뛰어갔고, 나는 그런 루나의 모습을 보며 어제의 그녀를 매치시키며 즐기기 시작했다.
‘햐… 오랜만에 좋았다.’
그렇게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기분 좋게 휴식을 쉬하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내 방을 찾아왔다.
“마침 오셨네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카린은 어제 내가 없는 사이에 알아낸 정보들을 술술 불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제일 큰 정보는 바로 포츠 백작에 관한 사실이었다.
“포츠 백작령으로 도망쳤어요.”
“흐음….”
포츠 백작은 도미니크가 반역을 실패한 것과 동시에, 들키지 않고 바로 포츠 백작령으로 튄 것이었다.
도주도 성공하면서 지금은 포츠 백작령에 잘 도착한 상태일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그리고 그 소식에 제일 속이 쓰려했던 건 다름 아닌 소식을 전해주던 카린이었다.
“포츠 백작은… 포기해야겠어요.”
카린은 누구보다 포츠 백작과 제프 포츠가 몰락하길 간절히 바라는 여자였다.
그런데 두 사람이 포츠 백작령에 들어간 이상, 잡아낼 도리는 없다는 것이었다.
반역죄가 씌워진 상태이니 억지로 잡아내면 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포츠 백작과 레빈 왕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지 않았다.
“포츠 백작이 전 재산을 털어서 전쟁을 하면 했지. 백기를 들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유리한 상황을 만들겠죠.”
포츠 백작령은 레빈을 먹여 살리는 데에 지대한 공언을 한 교역 도시였다.
포츠 백작이 모든 운송 수단을 차단하고, 레빈과 슈트라의 사이를 막아버린다면….
“가뜩이나 반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왕가에서 백기를 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만큼 포츠 백작령은 레빈에게 중요한 도시라는 이야기였다.
카린은 이미 포기한 눈치였다.
하지만 나는….
“잡아 오면 되는 거죠?”
포츠 백작… 아니, 제프 포츠만큼은 절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내가 과감하게 묻자, 카린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침묵하고 나서야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번만큼은 포기하세요. 그건 정말 어려워요.”
카린은 내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걱정을 하는 것이었다.
“지금 포츠 백작령은 당신이 머물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경계가 삼엄할 거예요.”
상황만 따지면 얼마 전에 반역이 일어났던 왕궁보다 훨씬 더 병력이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교역 도시인만큼 병력과 마법사가 넘쳐나는 곳이었다.
그리고 돈이 넘쳐흐르는 만큼 병사와 마법사를 병력으로 충원하는 건 손쉬운 일이었다.
카린은 내 눈치를 보며 넌지시 의견을 건넸다.
“…차라리 학장님에게 부탁하시는 게 어때요?”
그 말이 왜 안 나오나 했다.
학장이 나선다면 도시 전체를 그냥 지도상에서 없앨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절레거렸다.
“에이… 남자가 자존심이 있지, 그런 걸 어떻게 부탁해요.”
“후우….”
내 승리!
카린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그 정도로 내 말빨이 좋았다는 의미겠지.
나는 한숨을 내쉬는 카린을 보며 싱글벙글 웃었다.
“어제 주라고 했던 명단 잘 작성해 놔요. 갔다 오면 바로 해결할 수 있게.”
“잠깐만요.”
카린은 나가려는 나를 붙잡아 세우고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는 간절함이 담긴 듯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흘려 넣었다.
“어제 한 약속… 기억하세요?”
카린이 말한 약속이라고 하면 하나뿐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걸 잊을 리가 없죠.”
잊을 리가 있나.
다른 것도 아니고 카린이라는 여자와 섹스하자는 약속인데….
내가 웃으며 이야기하자, 카린은 얕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당신을 보면 괜한 걱정을 하는 거 같지만… 꼭 돌아와서 약속 지켜주세요.”
“물론이죠.”
내가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자, 카린이 고개를 절레거리며 허탈하게 웃었다.
“저도 많이 변했네요. 누군가를 걱정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긴 카린이 누군가를 걱정하면서 사는 여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저 브란트루프 장녀의 신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며 살아왔던 여자니까.
만약 내가 이 세계에 나타나지 않고, 카린이 브란트루프 가주가 됐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안나처럼 사랑보다는 남자를 휘어잡으면서 살았겠지.
그리고 또 안나처럼 부족함을 느끼며 살아갔을 것이다.
‘아니… 끝에는 달라졌으려나?’
카린이라면 안나와 다르게 후회 없는 삶을 살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만큼 견고한 여자였으니까.
하지만 이제 카린에게 그런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카린의 미래는 이제 다른 남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뿐일 테니까.
“저번에 드린 뢰베 상단의 증서… 필요하면 꼭 쓰세요.”
“그러죠.”
“호위… 붙여드릴까요?”
“아뇨. 혼자 행동할게요. 몰래 들어가서 데리고 오기 편하죠.”
“후우… 들으면 들을수록 걱정되는 말이네요. 알았어요.”
카린은 나를 배웅하면서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조심하세요.”
“갔다 올게요. 그럼!”
나는 마치 산책하러 나가는 것처럼 정복을 입고 브란트루프 가문을 나서기 시작했다.
..
..
레빈과 포츠 백작령의 거리는 마차로 이틀간 이동해야 하는 거리였다.
하지만 나는 마차로 이동할 생각은 절대 없었다.
이유는 귀찮아서 따위가 아니었다.
‘뭐, 귀찮기도 하지만….’
[….]
지금 실크로드는 거의 봉쇄 수준으로 모든 상단이 각자의 지역에 묶여 있는 상태였다.
그 덕분에 실크로드는 현재 마차 하나 다니지 않는 허허벌판이 되었고, 그렇게 허허벌판 같은 실크로드를 밟고 이동하면 분명 눈에 띌 것이다.
‘말로 이동해도 분명 바로 들키겠지.’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나는 눈앞에 빛이 거둬지는 것과 동시에 보이는 거대한 성을 보며 감탄했다.
“역시 워프가 짱이야.”
지금 내가 워프로 도착한 곳은 포츠 백작령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한적한 숲이었다.
하지만 한적한 건 내가 도착한 숲뿐이었다.
현재 포츠 백작령 내부에서는 소란스러운 외침이 들려오며 전쟁 준비에 돌입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내가 흥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내 옆에서 신나게 방방 뛰는 비올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수호 씨! 성이에요! 성!”
그리고 그런 비올라와 함께….
“신망은 없는 자가 이렇게 커다란 성을 짓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씁쓸하게 성을 바라보는 레나가 서 있었다.
그리고 또 두 명….
“이게 큰 거냥? 마왕님 성에 비하면 너무 작은 거 같은데냥….”
(넌 몸도 작은 주제에 기준점만 쓸데없이 높아.)
베아트리체와 시호까지 같이 온 상태였다.
시호를 제외하고는 다들 인식 저해 망토를 쓰고 있어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
대개 이렇게 단체로 워프를 타는 건 여행을 갈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렇게 많이 데리고 온 것이 그저 관광목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올라와 베아트리체를 데리고 온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건 바로….
“비올라, 베아트리체.”
“네. 수호 씨.”
“말해라냥~”
“정말 괜찮겠어? 위험할 수도 있어.”
비올라와 베아트리체가 임무에 참여하고 싶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기 때문이었다.
“저도 뭔가 도와주고 싶어요.”
“노는 것도 좋지만, 역시 도와주고 싶다냥.”
레나가 옆에서 지휘한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마침 슈트라 세계관은 무력적인 부분이 형편없는 세계관이었다.
그나마 마법이라는 위협이 존재하지만, 그 마법도 비올라의 에테르가 있다면 어렵지 않게 비올라를 지켜줄 것이다.
‘내 마법도 막아냈으니 충분하겠지.’
나는 그렇게 최대한 근심을 덜어내며 두 사람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두 사람. 꼭 레나 곁에 붙어있고, 문제가 생기면 아르모니아가 다시 함선으로 소환할 거야.”
“네!”
“알았다냥!”
저 둘도 언제까지고 함선 안에만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장이 안전하다고 해서 새들이 새장에서만 평생 살고 싶어 하는 건 아니다.
바깥에서 날갯짓도 하고, 사냥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새의 본능이다.
‘거기다 비올라는 마법까지 막아주니까 레나의 부족한 부분까지 커버해줄 수 있겠지.’
약점 하나 없을 것 같은 레나에게 한 가지 약점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마법이다.
그리고 지금 포츠 백작령에는 꽤 많은 마법사가 포진해 있을 것이다.
실력이 뛰어난 레나이지만, 많은 적을 한꺼번에 상대하다 보면 분명 빈틈이 생길 것이다.
특히 그 빈틈에 마법이 파고든다면 분명 레나라도 다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레나와 비올라, 베아트리체를 한 팀으로 묶은 뒤에 포츠 백작령 쪽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가자!”
***
드르륵! 콰앙!
미세하게 흐르는 진동과 함께 들려오는 폭발음.
한 박자 늦게 반응한 포츠 백작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뭐, 뭐야!”
그리고는 바로 창문으로 달려가서 진동과 폭음의 원인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드르륵! 카캉! 쾅!
포츠 백작령 동쪽 성벽에서 노란색 화염이 피어오르며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거리가 꽤 먼 탓에 무슨 상황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츠 백작은 확신할 수 있었다.
‘설마 벌써 쳐들어왔다고?’
포츠 백작령은 레빈의 서쪽에 있는 도시였다.
그런데 포츠 백작령의 동쪽에서 소란이 일어났다면 이유야 뻔했다.
포츠 백작은 이를 갈면서 외쳤다.
“밖에 누구 없느냐!”
포츠 백작의 외침과 함께 침실의 문이 열리면서 갑옷을 걸친 병사가 한 명 들어왔다.
병사가 바로 고개를 숙이며 예를 차리자, 포츠 백작은 그런 예의를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쳤다.
“저 소란은 뭐냐!”
“지금 바로 사람을 보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빨리 확인해! 당장!!”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이 오는 대로 보고를….”
병사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누군가가 뛰어 들어와서는 소리쳤다.
“백작님! 성벽 안에 누군가가 침입했다고 합니다!”
“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보고였다.
성벽 외각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게 아닌, 누군가가 대놓고 성벽 안으로 침입했다.
지금 포츠 백작령은 모든 성문을 봉쇄하고 전쟁 준비 중이었다.
그런 곳을 침입한 것으로도 모자라서 난동까지 부리고 있다는 것.
포츠 백작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였다.
“침입이 아니라. 내부에 있던 녀석일 것이다!”
포츠 백작이 도착한 건 어젯밤이었다.
아무리 레빈이 급했다고 해도 벌써 암살자나 마법사가 도착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반역의 잔재를 수습하는 것에 여념이 없는 레빈이 이런 생각 없는 짓을 저질렀을 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분명 다른 귀족들의 내부자였겠지….”
“백작님. 그럼 어떻게….”
“어떻게 하긴!”
포츠 백작이 책상을 쾅 치는 것과 동시에 다시 창문 밖에서 커다란 폭음이 들려왔다.
콰아앙!
“일단 침입자부터 처치해! 성 내부 병력은 그대로 두고, 다른 성벽 쪽 병사들을 빼서 지원을 보내!”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병사를 보내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정리된 건가?”
서쪽 성벽 쪽이 잠잠해졌다.
“휴우… 숨어 있다가 허튼짓을 한 놈이었나?”
그렇게 포츠 백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이었다.
콰아앙!
“뭐, 뭐야!”
이번에는 북쪽에 있는 성벽 쪽에서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야!”
“아까 그 녀석들과 한패인 듯한 녀석들이 이번에는 북쪽에서….”
“그런 걸 대답할 시간에 당장 북쪽으로 병력을 보내!”
“알겠습니다!”
그 이후 또 북쪽이 진정되면….
콰아앙!
이번에는 동쪽에서 다시 소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포츠 백작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책상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쾅! 쾅!
“도대체 뭣들 하는 거야!!”
“실력도 실력인데, 도심 안에서 게릴라전에 능통한 녀석들 같습니다!”
“당장 다시 병력을 빼서….”
“지금 성벽 쪽 병력만으로는 잡을 수 없습니다! 성안의 병력을….”
“안돼! 그것만은 안돼!”
포츠 백작도 그들을 보낸다면 바로 제압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성벽을 지키는 병력과 성안을 지키는 병력은 수준이 달랐다.
성벽 쪽은 병사와 용병급 마법사들이 포진해 있는 것에 비해서 성안에는 기사와 정규 마법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포츠 백작은 일갈하며 바로 외쳤다.
“수배문을 걸어라! 병사도 일반인도, 심지어 거렁뱅이도 상관없어! 저 불한당을 잡는 녀석은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주겠다고 포고해!”
“아, 알겠습니다!!”
하지만 소란은….
콰아아앙! 드르르륵!
“도대체 뭐냐고!!”
“일반 병사들로만은 부족합니다! 성 내부에 있는 기사들과 마법사들을 동원하지 않으면….”
“그건 안돼!”
“하지만 이대로는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포츠 백작은 기사의 말에 눈을 질끈 감고는 외쳤다.
“좋아! 최소한의 병력만 남겨 놓고 녀석들을 잡으러 보내!”
“알겠습니다!”
그렇게 성 내부에 있던 병력까지 모조리 끌어서 내보낸 결과….
“이, 이제 됐겠지?”
아까까지 진동과 폭음으로 가득했던 포츠 백작령이 마치 평화를 찾은 듯이 조용해졌다.
처음 폭음이 들리고 나서 대략 5시간이 지난 후였다.
포츠 백작은 평화로움에 한숨을 내쉬며 기사의 보고를 듣기 시작했다.
“시, 시신을 찾지 못했습니다.”
“뭐!?”
포츠 백작은 기사의 말에 기겁했지만, 다음 말을 듣고 나서 오히려 안도하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이 난사한 마법을 맞고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휴우….”
마법을 모르는 자는 마법을 신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그건 포츠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마법이 그만큼 강하니 시신의 살점조차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저 방 안에서 노심초사하며 발만 동동 굴리던 포츠 백작은 마치 진짜 전쟁을 치른 듯이 몸을 축 늘이기 시작했다.
“좋아. 다시 병력을 다시 원상복귀시켜….”
“알겠습니다. 식사는….”
“식사는 됐다.”
포츠 백작은 기사를 향해 일갈하듯 명령했다.
“침실 근처에 보초를 더 세워. 마법사들도 세우고! 또 큰일이 생기거나, 내가 부르기 전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말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기사가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 포츠 백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도대체 무슨 괴물 같은 녀석이 숨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여기는 어림도 없다.”
포츠 백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침대에 누워 점점 눈을 감기 시작했다.
..
..
곤히 잠들어 있던 포츠 백작의 귓속으로 거북한 목소리라 흘러들어왔다.
“이 새끼는 어떻게 한결같냐.”
“…으?”
포츠 백작은 목소리에 반응하며 잠에서 깨어났고….
“끄으읍!?”
일어나자마자 목소리보다 자신의 상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손발이 앞으로 모두 모여서 꽁꽁 묶여 있고, 입에 재갈이 물려있었다.
“흐으으읍!!”
그리고 그를 보던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 남자는….
“생긴 것부터 몸짓까지 돼지 같네.”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