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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내일 부모님 생신 겸, 같이 식사를 하기로 해서 본가에 갔다 올 거 같습니다.
오래 있다가 오지는 않겠지만, 만약 글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공지로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법 학교 슈트라 (4)
“도미니크 레빈. 이제 소꿉장난은 끝이야.”
내 말과 함께 도니미크 레빈이 순식간에 국왕에게 달려들어서 그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다.
“멈춰! 움직이면 베겠다!”
“크읏….”
나는 도미니크의 행동에 나름 감탄했다.
당황스러울 만한 상황임에도 순식간에 정신을 차린 뒤, 몸을 움직인 것이다.
상황 판단력과 임기응변이 뛰어난 녀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설마 저게 협박이라고 하는 건가?’
국왕에게 칼을 들이민 행동은 내 감정을 단 하나도 흐트러뜨리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국왕 따위는 그냥 죽어도 딱히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막상 국왕의 목에 칼이 겨눠져 있는 모습에 아차 싶었다.
‘아, 맞다! 저 영감 살려야 해!’
[혹시 필요한 인재입니까?]
‘그런 건 아니고….’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저 영감도 루나한테 사과시켜야 할 인간이니까.’
분명 슈타트펠트 가문의 멸문은 1왕자와 포츠 백작의 입김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레빈을 대표로 루나에게 사과해야 하는 건 결국 국왕이었다.
잘못된 소리에 휩쓸려서 결정한 건 분명 그였을 테니까.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도미니크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내게 외쳤다.
“빨리 방을 나가지 않으면 지금 당장….”
도미니크 레빈이 내 표정을 오해하며 득의양양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이었다.
“형님! 폐하께 무슨 짓입니까! 당장 검을 거두십시오!”
국왕을 걱정하는 초췌한 병자와….
“맙소사… 수석 궁정 마법사님이….”
자기 상사를 걱정하는 궁정 마법사까지 침실에 들어왔다.
그렇게 들어온 두 사람 덕분에 갑자기 소란스러운 질책의 장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폐하의 목에 칼이 꽂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지거라!”
“정신 차리십시오! 이미 끝났습니다!”
“궁정 마법사! 설마 그쪽 편에 선 것이요!? 수석께서 몸 바쳐서 나를 호위했소! 빨리 나를 도와주시오!”
“호위는 무슨… 그냥 마나가 쭉쭉 빨려 나가서 돌아가셨는데요?”
“나, 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그리고 차석께서 성을 돌아다니며 혼란을 진압하고 있을 것이오! 그대도 나를 도와….”
개판 오 분 후의 상황이 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레나에게 조용히 물었다.
“레나.”
“네. 주인님.”
“국왕에게 피해 없이 저 녀석을 제압할 수 있겠어?”
사실 수면을 쓰면 그냥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여주고 싶었다.
알렉산더처럼 국왕에게도 곁에 사신 같은 존재가 평생 따라다닐 것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도미니크와 거리가 꽤 되다 보니, 국왕의 몸에 생채기 하나 없이 도미니크를 제압하는 건 레나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레나는….
“가능합니다. 아니… 가능하게 만들겠습니다.”
몸을 살짝 낮추며 도미니크에게 달려들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내 신호를 기다렸고.
“경고하겠어! 3초 안에 모두 나가지 않으면 당장….”
“지금이야!”
내가 신호를 주는 순간.
파아아악!
나조차 밀려날 정도로 강력한 풍압을 일으키며 알렉산더와 궁정 마법사 사이를 지나갔다.
“으가악!”
“꺄아아악!”
레나가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는 순간 두 사람은 풍압에 의해 양옆으로 튕기듯 날아갔다.
그와 동시에….
“폐하를…! 뭐야!?”
도미니크의 눈동자가 레나의 모습을 뇌로 전달하기 전에 그의 눈앞까지 도달했다.
“가, 감히!”
그리고 그가 반사적으로 국왕의 목 안에 검을 꽂으려는 순간….
촤악!
“끄아아악!”
레나의 검이 깔끔하게 사선을 그으며 검이 들려 있던 도미니크의 팔을 잘라내 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사사삭!
“끄아아악!!”
그가 비틀거릴 새도 없이 남은 한쪽 팔과 양쪽 발목을 잘라내 버렸다.
도미니크는 손과 발이 전부 잘린 채 바닥에 쓰러졌고….
콰당!
“커억….”
갑작스러운 충격을 받았는지 도미니크가 기절해버렸다.
“이… 이게 무슨….”
“뭐… 뭐죠?”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본 국왕뿐만 아니라, 알렉산더와 궁정 마법사도 레나의 풍압에 넘어진 채 도미니크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당황하며 멍하니 도미니크를 보고 있자.
촤아악!
도미니크의 잘린 신체 부위에서 뒤늦게 피를 분출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도미니크의 몸에서 쏟아져 나오는 피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자, 빨리 지혈해주죠. 그래도 왕자인데 여기서 허무하게 죽일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도미니크 레빈의 반역은 하루 만에 끝났다.
..
..
일일천하.
‘뭐… 내 입장에서는 천하도, 뭣도 아니었지만….’
아마 도미니크는 나름 천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하지만 그의 야망도 앞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옆걸음도 불가능한 수준까지 꼬라박게 되었다.
다름 아닌 레나 덕분에….
“손, 발이 잘려 나갔으니 헛짓거리는 못 하겠지.”
도미니크의 손과 발은 레나에 의해서 전부 잘려 나갔다.
갑자기 손발이 잘려 나간 탓에 쇼크로 기절한 듯 보였지만, 다행히 목숨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조만간 목숨에 지장이 생길 예정이었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내 침실로 찾아온 남자를 향해 물었다.
“처형 날짜가 언제라고요?”
내 질문에 눈앞에서 굽신거리던 남자가 황급히 대답했다.
“일주일 후에 단두대로 공개 처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 앞에서 굽신거리는 남자는 알렉산더 레빈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내 방에 찾아와서 모든 상황을 내게 일목요연하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마치 내 종복처럼….
하지만 나는 그런 알렉산더의 태도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저 처형 방식에 관심을 둘 뿐….
‘여기에도 단두대가 있네. 신기하구만….’
그저 국왕의 음식에 장난질한 것도 중죄인 마당에 반역까지 일으킨 놈이었다.
합리적인 수순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일주일 후?”
“네… 이왕이면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에서 일단 널리 알리고, 참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건 마음에 들었다.
이제는 손, 발 잘려 나간 놈이니 반역할 생각 따위는 못 하겠지.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굳이 단두대로 해야 해요?”
“…네?”
“목매달아 죽이면 안 되나요?”
이왕이면 고통스럽게 가는 꼴을 보고 싶은데….
루나 가문을 이 꼴로 만들고, 나를 귀찮게 했으니 그만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내 말을 듣고는 기겁하면서 소리쳤다.
“그, 그건 안 됩니다! 만약 그렇게 처형하게 된다면 오히려 민심이 흉흉해질 것입니다.”
“….”
단두대형과 교수형은 내가 살던 곳과 평가가 똑같았다.
단두대는 아무나 치르는 형벌이 아니다.
인권을 보장하는 방식의 사형이라 그런지 이곳에서도 귀족들에게나 쓰이는 처형 방식이었다.
하지만 교수대는 다르다.
인권이라고는 박살 난 평민들… 그것도 평민 중에서도 저급하고,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녀석들에게만 치르는 처형 방식이었다.
그런 처형 방식을 도미니크에게 적용하자고 하니, 알렉산더 입장에서도 기겁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 알렉산더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마치 한심한 놈을 쳐다보듯….
하지만 그럼에도 알렉산더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하, 하지만… 도미니크 형님은 왕족입니다. 교, 교수형은….”
하긴 입장상 곤란하긴 할 것이다.
지금 도미니크의 형벌을 집행한 것은 국왕일 것이다.
그런 국왕에게 가서 교수형으로 바꿔 달라고 해야 하는 알렉산더 입장에서는 곤란하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네 사정이고….
“슈타트펠트를 멸문한 죄가 그렇게 가볍다고 생각하나요?”
“그, 그건….”
이미 알렉산더와 국왕 모두 슈타트펠트 멸문의 내막을 알게 되었다.
도미니크와 포츠 백작 때문에 슈타트펠트가 멸문했다는 사실을….
나는 계속 알렉산더를 노려봤다.
계속되는 나의 시선 덕분에 그의 입에서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아… 알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폐하를 설득하겠습니다.”
“좋아요.”
나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침대 끄트머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떠날 채비를 하면서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에 루나를 데리고 올 거예요. 준비 단단히 해놓으세요.”
“아… 알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그 부분은 실망하시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좋아. 좋아~”
나는 그렇게 밤에 있을 이벤트를 기대하며 아침 해를 받으며 브란트루프 가문으로 향했다.
..
..
브란트루프 가문에 방문하자마자 나를 맞이한 건 다름 아닌 빠르게 소식을 접한 카린이었다.
그리고 그런 카린은….
“…정말 대단하네요.”
손에 꼽을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좋은 소식 가져다 달라고 했죠? 이 정도면 어느 정도로 좋은가요??”
내 말에 카린은 주변 사람들의 귀에 들리지 않게 내 귀에 입술을 가져다 댄 뒤, 사근사근한 목소리를 흘렸다.
“제 자궁이 당신의 아이를 원할 정도로 좋은 소식이네요.”
“와우….”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하복부가 찌르르 울리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재능도 뛰어난데, 남자를 홀리는 재능까지 뛰어난 여자.
이런 여자가 루이스에게 밀렸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뭐… 그것도 이제 옛날이야기지만….’
이제 카린도 루이스와 대항할 수 있는 재능이 생겼다.
마법.
그야 카린이 루이스의 마법 실력을 뛰어넘는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루이스가 계속 병신같이 헛발질과 모략에 당한다고 해도 성전의 주인공이다.
내가 잠깐 한눈을 팔고, 신경을 쓰지 않는 순간 금세 아득히 먼 곳으로 올라가 버릴 것이다.
‘뭐… 이번 일 끝나면 바로 다시 찾아가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카린에게 물었다.
“루나는 어디 있어요?”
카린은 루나를 찾는 나의 모습에 잠깐 침묵했지만, 금세 대답해줬다.
“…편지를 보내온 날부터 본가 저택에서 호위하는 중이에요.”
궁금했다.
카린의 저 짧은 침묵은 본능에서 흘러나온 진심일까, 아니면 나를 홀리기 위한 수단일까.
카린이라는 여자는 알면 알수록 더 미궁에 빠지게 만드는 여자라서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뭐, 어느 쪽이든 마음에 드니까 상관없긴 하지만….
“본가 저택이요?”
“네. 별채도 안전하다고 자부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니까요. 당신의 기준에 최대한 안전한 장소에서 묵게 했어요.”
나는 카린의 안내를 받아서 루나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저택으로 향하는 동안 카린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당신이 보내준 편지 덕분에 일이 너무 잘 풀렸어요.”
카린은 루나가 본가에 머무는 동안 불철주야 돌아다니며 이 기회를 잘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루이스와 친분이 두터운 귀족들에게 반역 가담 혐의를 씌우고, 그들이 한동안 대외적인 활동을 못 하게 만들었다.
“진짜 가담한 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무혐의로 풀려날 거예요.”
과거에 도미니크 왕자와 친분이 있는 것과 반역에 가담한 건 별개의 문제였다.
대부분 귀족은 중립을 지키며 상황을 관망했을 것이다.
카린의 영향력은 어디까지나 그녀가 만들어 놓은 상단이 뻗어 놓은 지배력에 한정되어 있었다.
공작가와 친분을 유지하던 귀족들에게 누명을 씌우는 건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카린도 왕가 안에서 일어난 일들만큼은 내 소식으로만 접할 정도였으니까.’
나는 신나게 설명하는 카린을 보며 물었다.
“그 귀족들 명단 줄 수 있어요?”
“….”
카린은 내 말에 갑자기 거센 해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침묵하더니,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입술을 매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실 수 있나요? 최대한 빨리 추려서 드릴게요.”
카린이 시간을 달라고 한 말은 그저 명단만 주겠다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상황을 고려한 제거 우선순위를 정해서 내게 명단을 넘기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넉넉하게 드릴게요. 그래도 빨리 줄수록 더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는 점만 알아주세요.”
“….”
그렇게 루나에게 다시 향하려는 순간이었다.
“…?”
카린이 내 옷깃을 잡으며 나를 조심스럽게 당기기 시작했다.
“저….”
카린은 황금색 눈동자를 태양 빛에 비추며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피어올랐다.
‘아… 요새 너무 신경 써주지 않았네.’
내 입장에서는 바빠서 그녀를 챙겨주지 못한 것이지만, 카린 입장에서는 아마 자신을 홀대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야 진짜 홀대했다면 카린이 진짜 알아차렸겠지만….
‘어떡하지… 지금 할까?’
이제 막 태양이 하늘 천장에 달린 시간.
하지만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사건을 해결했고, 마음만 먹으면 그녀를 방에 끌고 가서 자지를 박는 건 어렵지 않았으니까.
나는 수 차례 고민한 뒤에 결국 결정을 내렸다.
‘역시 오늘은 안돼.’
오늘은 루나의 날이다.
루나를 위한 날에 카린과 잠자리를 하는 건 너무 큰 실례였다.
그리고 반대로 잠깐의 욕구 배설을 위해 카린의 몸을 이용하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결국 이 상황을 풀어나갈 수 있는 만능열쇠를 사용했다.
그건….
“흐읍!”
일단 입술로 닥돌하고 보는 것….
“츄읍… 츄릅, 츄으읍….”
아무도 없는 복도 안에 카린과 나의 침이 섞이는 소리가 울려 퍼져나갔다.
그렇게 한참을 키스한 나는 카린의 아랫배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이번 일 마무리하면 쓸 거니까 대기시켜.”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