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1화 〉 581화 영웅 사관 학교 (5)
* * *
“아가씨와 거리를 두셨으면 합니다.”
“….”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내가 표정 관리를 못 하자, 비서가 안경을 바로 잡고는 입을 열었다.
“다짜고짜 무례한 말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괜히 돌려서 말하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본인이 이상한 말을 했다는 건 인지하고 있구나.
일단 말 자체가 통하지 않는 인물 같지는 않아서 되물었다.
“그런데 거리를 두라는 게… 저는 보조 교관이라서 서지은 생도와 거리를 둘 수 없는 입장입니다.”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아가씨의 호의를 호의로만 받아주시길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괜한 흑심을 품지 마시고….”
이제야 이해가 갔다.
서지은은 비서가 보기에도 과도할 정도로 내게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
그리고 비서의 눈에는 그런 호의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비서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나쁘다기보다는 서지은에 대한 호감도가 한층 올라갔다.
이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호감도가.
‘나름 친한 사이 같은데, 해체술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나 보네.’
[비밀은 잘 지키는 생도 같습니다.]
내심 불안했던 것이 바로 서지은이 내 비밀을 주변에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이소현에게도 말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정말 어디에도 말하지 않은 듯싶었다.
일단 해체술은 아니더라도 마나 제어 불능은 고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뭐, 기질창에도 나와 있지 않은 상태 이상을 고칠 수 있는지는 별개로 두고서라도….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과 별개로 일단 지금 상황을 넘기는 게 중요했다.
비서가 이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거 같으니까….
“서지은 생도의 호의를 이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믿겠습니다. 그리고 누차 말씀드리지만, 결례를 범해서 죄송합니다. 아가씨에게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입장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비서의 행동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갔다.
서지은은 이곳에서 알아주는 재벌의 여식이다.
심지어 회장은 실종에 회장 부인은 식물인간.
흑심을 넘어서서, 서가에 앙심을 품은 자도 접근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이해했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아가씨를 구해주신 것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해드리고 싶습니다.”
철저하게 사무적인 언행과 행동.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한 가지 궁금한 사실이 생겼다.
‘기질창을 보니까 기철호처럼 속이 시꺼먼 여자는 아닌 거 같은데… 이 여자는 서지은이 믿어도 되는 여자이려나?’
지금 서지은을 지탱하는 두 사람은 집사 기철호와 비서 이소현이었다.
서지은이 아직 나이가 어려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이 서가의 그룹을 통솔해서 운영하는 중이다.
만약 둘 다 시꺼먼 속내를 가지고 있다면?
서지은의 장래는 그렇게 밝지 못할 것이다.
아니, 빛 한 줌 없는 어둠만이 뒤덮인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껏 어둠을 헤쳐서 도착했더니, 괴물만 득실거리는 섬으로….
‘뭐, 기질창을 보니까 깐깐하기는 해도 나쁜 여자 같지는 않으니까. 괜찮겠지.’
[속마음이라는 건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른다고요?]
강한나의 목소리였다.
나는 내심 미안한 마음에 통신으로 말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금방 대화 마치고 돌아갈게요.’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
설마 내가 너무 오랜 시간 동안 홀로 놔서 삐쳤나 싶었다.
하지만 내 생각을 마치 놀리듯 회장 집무실에 영혼 하나가 쏙 들어오는 순간 강한나의 말이 들려왔다.
[마침 총책임자가 눈앞에 있잖아요. 거기서 모두 해결하면 되겠네요.]
‘아!’
회장 집무실에 들어온 시호가 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이소현의 뒤에 서서 살랑거리기 시작했다.
(오빠. 한나가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이 여자 몸에 들어가면 돼?)
나는 대충 시호를 보며 승낙의 신호를 미세하게 보냈고, 시호는 바로 알아차린 뒤 싱글벙글 웃으며 이소현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흐읏….”
시호가 몸에 들어가자마자 이소현은 현기증이 난 것처럼 몸을 휘청였다.
나는 갑자기 쓰러질 것 같던 이소현에게 달려들면서 그녀를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분명 이소현 안에 시호가 들어간 것을 인지했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이소현을 직접 대하듯이 대했다.
혹시 모를 변수 때문이었다.
시호의 [빙의 의식]은 빙의하더라도 그 과정의 내용은 빙의자의 기억에 남게 된다.
만약 내가 시호를 대하듯 서슴없이 이소현을 대하게 된다면 빙의를 풀고 나서 괴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호가 빙의했더라도 자연스럽게 이소현을 대하듯 대했다.
그리고 시호도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나를 대했다.
“괘, 괜찮아요. 부축해줘서 고마워요.”
시호는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내 몸에서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품에 안긴 채 강아지처럼 내 체향을 맡기 시작했다.
‘…[빙의 의식] 사기다.’
아까까지 깐깐하게 굴던 안경녀가 내게 달라붙어서 애완동물처럼 내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
이런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비록 과정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하지만 반대로 꼴림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흥분이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내 자지가 서서히 발기하기 시작했다.
만약 빙의하지 않은 이소현을 껴안은 상황이었다면 당장에 뺨을 맞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물컹.
“죄, 죄송해요! 제, 제가 실수를!”
오히려 발기한 자지를 실수라는 명목으로 잡아서 이소현이 사과하는 모양새를 만들어냈다.
더 이상 참기 힘들었다.
지금 당장 이수현의 몸에 빙의한 시호를 먹고 싶었다.
“그… 저기….”
내가 흥분한 표정으로 시호를 보자, 시호는 바로 내 분위기를 눈치채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 아까 말씀드린 보상으로….”
“…?”
“저는 어떠신가요?”
시호… 역시 요물이다.
나는 시호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녀에게 키스했다.
..
..
해가 허리를 흔들 때마다 책상이 들썩거리며 애액과 살이 뒤엉키는 소리가 방에 울려 퍼졌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읏! 하앙! 하으으읏!”
나는 자지로 느껴지는 애액이 뒤덮인 마찰과 열기를 맛보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직 대낮임을 알리는 햇빛이 거대한 창을 통해 회장 집무실을 뒤덮고 있었다.
주변을 화려하게 만드는 무수한 장식과 가구.
그런 가구와 장식은 비치된 의도와 다르게 내가 흔드는 허리를 축복해주는 듯 밝게 태양을 반사하고 있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나를 축복하는 게 아닐 수도 있었다.
이곳의 주인공은 이소현이었다.
오늘이 바로….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소현 씨. 처음치고는 허리 놀림이 예사롭지 않은데요? 혹시 처녀막 수술 따로 받은 거 아니에요?”
“하읏! 하앙! 아, 아니에요! 나 진짜 처으… 하아앙!”
이소현의 첫경험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처음에 삽입하고, 파과의 느낌을 받았을 때 적지 않게 놀랐다.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당연히 경험 정도는 했을 줄 알았으니까.
외모가 뒤떨어지거나, 매력이 부실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외모는 뛰어난 편에 속하고, 까칠한 부분은 매력적으로 느끼는 남자는 수도 없이 많으니까.
나는 내게 내밀고 있는 이소현의 엉덩이를 하복부로 세차게 부딪히며 물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그동안 남자친구도 없었어요?”
“하으읏! 어, 없었어요…. 흐으으응!”
이소현은 내 질문에 마치 치부가 드러난 것처럼 부끄러워했다.
심지어 회장 집무실에서의 첫섹스보다 지금 했던 질문이 더 수치스러운 것처럼….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그, 그런 식으로 말할 거면 당장 그만… 하으응! 그, 그만 하세요!”
“하하하, 죄송합니다. 주의할게요.”
이소현은 시호가 빙의한 상태가 아니라 그런지 내 말 하나하나에 까칠하게 대답했다.
현재 내가 열심히 엉덩이를 향해 하복부를 부딪치는 이소현의 안에는 시호가 없었다.
그럼 시호는 지금 어디 있는가 하면….
(하아, 하아… 오빠 나중에 꼭 나도 해줘야 해? 흐으읏!)
나와 이소현의 섹스를 보면서 회장 책장에 앉아서 열심히 자위하고 있었다.
그런 시호를 보며 쓰게 웃으며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원래 이소현의 몸에 시호가 빙의한 상태로 섹스하고, 마무리까지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시호는 분위기만 만들고 삽입 전에 빙의를 풀어버렸다.
그리고는 옆에서 내게 하는 행위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나는 통신으로 물었다.
‘굳이 빙의를 풀 필요 있어요?’
시호가 빙의를 푼 이유는 다름 아닌 강한나의 명령 때문이었다.
의문이었다. 왜 그런 명령을 미리 내려놓은 건지….
하지만 강한나의 대답은 오히려 내 의문을 더 증폭시켰다.
[짜증 나잖아요.]
‘…네?’
웬 짜증? 이소현이 강한나를 짜증 나게 할 만한 요소가 있었나?
그렇게 이소현과의 대화를 복기하고 있을 때, 강한나가 짜증이 난 진짜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저 여자, 자기 위주로 말하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것도 당신한테….]
‘….’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시호에게 그렇게 부탁한 거예요.]
강한나라면 뭔가 거창한 계획이 있을 줄 알았는데….
설마 저렇게 기분대로 행동할 줄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무작정 기분대로 행동한 건 아니니까.]
강한나는 그 이후에 몇 가지 설명을 덧붙였다.
삽입 순간 빙의를 풀더라도 거부감 자체는 몰려들더라도 거부는 못 할 것이라는 계산.
그리고 그렇게 행위를 시작하게 되면 빙의를 할 때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현재 상황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계산까지….
[괴리감을 줄이는 건 이쪽이 훨씬 효율이 높을 거 같아서 그랬어요. 그리고 남녀 관계라는 게 한번 서열이 잡히면 쉽게 바꾸기 힘들기도 하고요.]
‘하아… 그런데 시호한테는 좀 미안하네요.’
[…나중에 좀 많이 상대해주세요. 저는 상관없으니까.]
시호한테만 관심 둬 주면 투덜거릴 줄 알았는데, 상대가 시호인지라 강한나는 오히려 한발 물러선 듯 말했다.
‘나중에 두 사람 다 상대해줄게요.’
[언젠 말만 번지르르하네요….]
나는 일단 강한나의 기분이 풀린 것을 확인하고 다시 허리를 움직이는 것에 집중했다.
현재 이소현은 섹스에 대한 거부감은 없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강한나의 계획 덕분에 괴리감을 줄일 수 있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단순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끄으응! 하읏! 하아앙!”
“소현 씨. 어때요? 제 자지 마음에 들어요?”
“그, 그런 저속한 말… 하아앙!”
거부감을 느끼는 감정을 전부 쾌락으로 바꾸는 것이다.
나는 거부감을 보이는 이소현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올렸다.
몸매로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 허리에 군살이 없었다.
나는 이소현의 허리를 만지며 천천히 손을 이동시켰다.
내 손가락이 도착한 지점은 다름 아닌….
“흐으으읏! 거, 거기! 마, 만지지 맛! 하아앙!”
이소현의 치골 부분이었다.
나는 허리를 쉴새 업이 흔들며 그녀의 치골에 손기술을 사용해서 애무하기 시작했다.
내가 치골을 애무하자, 이소현의 엉덩이가 미친 듯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마치 지진이 난 장소에 있는 푸딩처럼….
“그, 그만! 하아앙! 안돼! 거, 거기! 하아아아앙!”
“크읏! 소현 씨! 쌀 거 같은데 안에 싸도 되죠?”
“아, 안에 싸도 되니까! 그만! 제발! 거기 만지지 마! 하아아앙!”
나는 이소현의 질내 사정 허락이 떨어지는 동시에 바로 허리를 미친 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그대로 이소현의 치골을 더 농락하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지걱찌걱찌걱!!
“쌀게요!”
“제발! 거기 만지지 마! 제발!!! 하아앙! 하아아아앙!”
나는 이소현의 절정에 맞춰서 하복부를 엉덩이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양쪽 치골에 손가락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끄히이이익!!!”
이소현은 자지와 사정, 손기술을 동시에 받으며 하반신이 마비가 온 것처럼 힘을 쭉 풀기 시작했다.
나는 정액이 밖으로 새어 나갈 것을 우려를 해서 더욱더 치골에 손가락을 넣어서 그녀의 하복부 위치를 지탱했다.
한참을 사정한 나는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낸 뒤 이소현의 뒤태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흐으읏! 하읏!”
뷰륵… 뷰르릇….
이소현의 엉덩이가 경련할 때마다 그녀의 보지 안에 있던 정액이 한 움큼 뿜어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아까까지 주름 하나 보이지 않던 그녀의 검은 양복바지와 얼룩 한 점 없던 푸른색 속옷 위로 붉은색의 처녀혈과 내 정액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이소현의 얼룩진 바지와 속옷을 보며 흥얼거렸다.
“소현 씨가 입은 바지랑 속옷 덕분에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