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7화 〉 567화 동서냉전
* * *
이미 알고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크읏! 후우!”
의자에 앉은 채 강한나의 현란한 등을 바라보는 나.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읏! 하아앙! 하으으읏! 끄으읏!”
쉴새없이 내 하복부에 엉덩이를 부딪히는 강한나.
“흐으… 흐읏…!”
아까 내게 질내 사정을 당하고 바닥에 엎드린 채 나를 올려다보는 레나.
지금 이 대결이 강한나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두 사람이 부탁한 대결에 참여해주기로 결심했다.
다만, 나는 참가만 해줄 뿐이었다.
움직이는 건 레나와 강한나가 직접하고, 나를 벤치에 앉은 채 질내 사정을 하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어찌 보면 딜도 취급을 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이것도 좋은데!?’
[….]
두 여자가 나를 사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내 정복감을 한껏 채워줬다.
다만 무작정 흥분되던 레나에 비해서 강한나 차례가 왔을 때는 좀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유는….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읏! 하아앙! 끄으읏! 하읏!”
가뜩이나 섹스 경험이 적은 강한나에게 불리한 대결이었기 때문이었다.
기교와 경험.
두 가지가 부족한데, 설상가상 처음 해보는 체위로 나를 사정시켜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데도 강한나는 허리를 멈추지 않고 내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크읏! 쌀게요!”
“끄으으읏!!”
나는 사정과 함께 강한나의 골반을 잡고, 내 하복부로 내리꽂았다.
내 요도를 타고 흐르는 정액이 사정되는 것이 느껴질 때마다 파자마 상의를 입고 있는 강한나의 등이 들썩이는 것이 느껴졌다.
“흐읏! 하으응… 끄흥! 히읏…!”
내 자지가 정액을 사정하며 움찔거릴 때마다 강한나의 붉은색의 긴 머리카락도 찰랑거리며 내 배를 간지럽혀줬다.
그렇게 몇차례 사정을 이루고 난 뒤, 나는 조심스럽게 강한나의 엉덩이를 들어서 자지를 빼냈다.
그와 동시에 흘러나오는 정액….
주르르륵….
자지가 뽑힌 강한나는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로 몸을 올려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레나와 대치할 때도 깔끔하게 정돈된 붉은색 머리카락은 이미 산발이 되어 있었다.
평소에 보여주던 살구색 피부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아까까지 말끔하던 파자마 상의는 땀으로 인해 강한나의 상체에 조금씩 붙어 있었다.
그리고 살짝 부풀어 오른 백보지와 함께 그 밑으로 이어지는 처참한 광경.
강한나는 자신의 고간 밑을 바라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하아….”
강한나의 허벅지에는 정액이 흐르다 못해 쏟아지는 수준이었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테크닉만큼 중요한 게 사정량이다.
신의 재화라 불리는 에넬로 사정량을 늘리는 행위.
분명 미친 짓이긴 했지만, 그만큼 엄청난 만족감을 선사해주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다.
사정량이 많아지면 사정하는 내내 나 또한 오르가슴을 느끼고, 사정받는 여자들은 평생 느껴보지 못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이다.
아무리 정력왕이다 뭐다 해도 생수 500mL만큼 사정하는 놈은 없을 테니까.
그리고 제일 만족스러운 건….
“하아, 하아… 어지간히도 많이 쌌네요. 하아… 하아….”
“하하….”
저렇게 쏟아지고 있음에도 내 여자 자궁 안에 아직 한가득 정액이 차 있다는 만족감.
그것만으로도 에넬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렇게 레나와 강한나에게 한 번씩 사정했다.
고작 한 번씩 했을 뿐인데, 두 사람의 모습이 극명하게 차이가 드러났다.
레나는 절정으로 여운을 느끼는 모습뿐이라면, 강한나는 하체를 떨며 절정과 기진맥진을 동시에 느끼는 모습이었다.
벌써 위기가 다가온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멈추지는 않았다.
그 이후, 레나가 다시 우아하게 치마를 들어 올리며 내게 다가왔다.
레나는 뒤를 돌아서 내 하체에 고간을 안착시키자마자, 바로 치마 놨다.
그 덕분에 레나의 치마 속으로 내 하반신이 꼭꼭 숨겨졌다.
“주인님… 그럼 넣겠습니다.”
“응.”
나는 기대감에 차오른 표정으로 레나의 보지를 기다렸다.
“흐읏….”
찌거억….
레나는 그간 경험을 살려서 눈대중도 없이 치마 속에 있는 내 자지와 자신의 보지를 도킹하기 시작했다.
우주선 조종사들조차 입을 벌리고 바라볼 정도로 대단한 장면.
좁디 좋은 우주선에서 여자 없이 살면 섹스도 못 할 테니 더 경이롭겠지.
나는 눈을 감고 보지에 내 자지를 삽입하는 레나를 보면서 감탄했다.
보지의 감각만으로 자지를 찾아 꽂는 능력!
이것이 바로 눈대중이나 손대중이 아닌 보지대중!
‘나중에 레나의 기질창에 [보지대중] 있는지 확인해봐야겠군. 분명 있겠지만….’
[나중에 레나 씨에게 사과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직 안 잤어?’
나는 당연히 아르모니아가 자는 줄 알았다.
주방을 나설 때부터 조용하길래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고 자는 줄 알았으니까.
[함선 내부에 임의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어서 자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지.’
[아까 있었던 사건의 연장선… 책임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내가 괜한 짓을 해서 잠도 못 자게 만든 거니까.
[애초에 에넬을 사용하는 건 제 직권입니다. 그게 없었으면 이 내기 자체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아, 맞네.’
내가 미친 듯이 사정할 수 있는 이유는 에넬 덕분이다.
그리고 그 에넬은 아르모니아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자동 충전 같은 걸로 연동시켰나 했지. 내가 싸고 싶으면 알아서 채워지게끔.’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습니다.]
‘까비…. 흐읏!’
그렇게 아까워하는 사이에 레나가 삽입을 마치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앙, 흐읏! 주인님! 기분은 어떠십니까? 하으응!”
“좋아! 크읏! 레나! 역시 조임이 좋은데?”
역시 체력이 좋아서 그런지 허리를 흔드는 박력이 아까와 전혀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크읏….”
나는 강한나의 승부욕이 타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레나의 보지 맛을 보기 시작했다.
..
..
강한나는 덜덜 떨리는 하체로 허리를 움직였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아… 하앙… 흐읏… 하아앙!”
간간이 내 귀두가 지스팟에 걸릴 때마다 신음을 내뱉었지만, 대부분 그녀가 흘리는 목소리에는 괴로움의 음색이 담겨 있었다.
윤기가 흐르고 생동감이 넘치던 붉은색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어 있었고.
깔끔하던 파자마는 땀에 흠뻑 젖은 채 몸에 전부 달라붙어서 그녀의 몸매를 그려내고 있었다.
내 하복부에 수차례 부딪혔던 엉덩이는 새빨개졌고.
보지는 말라붙은 내 정액으로 뒤범벅된 채 부풀어 있었다.
찌걱… 찌걱찌걱… 찌걱찌걱….
“크으… 흐으읏… 하으… 헤읏…!”
마지막 신음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마지막이네.’
더 이상 섹스를 했다가는 강한나의 몸이 상할 것 같았다.
몸이야 상하더라도 회복하면 그만이지만, 정신적인 데미지는 치료되지 않을 테니까….
나는 최후까지 버틴 강한나에게 보상을 내려주기 위해 자지를 빼내서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꺄앗! 크읏… 무, 무슨….”
다리가 풀려서 쓰러질뻔한 강한나를 잡고 그녀를 내 품에 안은 채 벤치에 앉았다.
벤치에 앉은 내 위에 강한나가 나를 바라보며 나를 껴안은 모양새가 되도록 그녀를 앉혔다.
섹스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포즈.
강한나의 얼굴이 내 코앞까지 도달한 상태.
아까 내 정액을 한껏 받아낸 강한나의 얼굴은 이미 정원 물가에 씻어낸 상태라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강한나는 내 목을 양팔로 감싸고, 허리를 양다리로 감싼 상태에서 자지에 꽂힌 채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가, 갑자기 자세를…. 흐읍!”
나는 강한나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기 시작했다.
“흐읍! 흐으… 츄읍… 츄릅…!”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다물던 강한나는 내가 혀를 집어넣자, 마치 마스터키를 받아낸 자물쇠처럼 입술을 열기 시작했다.
혀와 혀가 만나며 서로의 입속을 탐했고.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읍! 츄으읍! 하으읏! 하앙!”
키스를 한 상태로 내가 허리를 들썩거리자, 강한나의 약해졌던 보지의 조임이 다시 돌아오면서 내 자지를 강하게 물기 시작했다.
아까는 대결을 위해 억지로 힘을 쥐어짜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강한나의 몸이 마지막 번식 기회라고 판단하고 본능이 나선 느낌이었다.
뇌에 남아 있는 성욕이 모조리 끌어내서 보지로 향하는 느낌이랄까나….
그렇게 조여오는 강한나의 보지는 내 자지의 번식 본능까지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자지로부터 올라오는 오르가슴의 욕구를 받아들이며 미친 듯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쌀게요! 한나 씨!”
“하앙! 하으으읏! 츄읍! 츄르르릅! 읍!”
“크읏!”
“흐으으으으읍!!”
내 사정과 동시에 나를 껴안고 있던 강한나는 내 목과 허리를 온 힘을 다해 꽉 조여오기 시작했다.
마치 몸 곳곳에 있는 내 유전자를 쥐어짜듯….
그렇게 한참을 사정하고 나니, 어느 순간 강한나의 입술에 힘이 쭉 풀리기 시작했다.
힘이 빠진 입술을 떼어내니 갑자기 강한나의 고개가 획하고 뒤로 젖혀졌다.
“!?”
고개가 뒤로 갑자기 젖혀진다고 목뼈가 나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목이 다칠 것을 우려를 해서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천천히 올려줬다.
그렇게 뒤통수를 지지하며 바라본 강한나의 모습은….
“흐으….”
실눈을 뜬 채 풀린 입술로 기절해 있었다.
***
천사의 품에 안긴다는 표현이 존재한다.
강한나는 평생 그런 표현을 들으면 치를 떨곤 했다.
미사여구.
아름다운 글귀와 화려한 구절.
보기에는 좋은 단어와 글귀이지만, 그저 겉모습으로 사람을 홀리는 글이라는 사자성어이다.
강한나가 저 말에 치를 떠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 세상에는 천사의 품같이 자신을 덮어주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좋아….”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이 자신을 감싸면서 저 문장의 의미를 확실히 깨우쳐주고 있었다.
천사란 진짜 존재하는 것처럼….
“하아… 좋아….”
그렇게 품에 안긴 채 중얼거리던 강한나의 귓속에….
“…나 씨….”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두텁지만, 부드러운 선율 같은 목소리에 강한나를 실실 웃으며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러자….
“한나 씨.”
“…?”
천사의 목소리가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로 바뀐 채 강한나의 고막을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 꺼림칙한 기분을 느낀 강한나는 평소의 습관대로 눈을 감은 채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아… 내가 졌구나.’
강한나의 마지막 기억.
성수호의 사정을 받아내며 키스를 하던 장면.
분명 더 버틸 수 있었다.
아니, 버틸 수 없다고 해도 버티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한나는 키스와 사정을 동시에 받아내며 모든 에너지가 쾌락으로 뒤덮이며 정신을 놓은 것이었다.
한숨을 쉬면서 뜬 눈에는 바로 남자의 모습이 비치기 시작했다.
자신을 팔베개한 채 뚫어지게 쳐다보는 남자.
강한나는 상체를 천천히 일으켜 세우며 주변을 둘러봤다.
“…설마 여기서 잔 거예요?”
화원 가제보 중앙이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 누워있는 곳에는 석조 건물인 가제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침대가 놓여 있었다.
“네.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다 침대 만들고 자는 중이었죠.”
“…에넬로요?”
“네.”
“맙소사….”
강한나는 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한 성수호를 보며 피식 웃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느낀 점이 하나 있었다.
“…제가 기상하면서 봤던 장면 중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세상 모든 색을 가져다 놓은 듯한 화원.
그런 화원에서 진한 꽃향기를 맡으며 기상.
그리고 그런 천국 같은 곳에 있는 두 사람.
…인 줄 알았지만….
“…그런데 저분은 왜 저기에서 자고 있어요?”
강한나의 매서운 눈에는 분홍색으로 뒤덮인 베개와 산호빛 드레스의 레나가 보였다.
성수호가 중앙.
그 기준점으로 강한나가 성수호의 왼팔 쪽에 있었고, 레나가 성수호의 오른팔 쪽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혼자 보내기 뭐해서 그냥 같이 자기로 했어요.”
“하아… 기분 깨지네.”
강한나는 투덜거리면서도 미소를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화원보다 레나의 모습이 더 시선이 끌리기 시작했다.
화려한 드레스.
평생 저런 옷을 입어본 적도 없었고, 입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아까 레나를 처음 본 기점으로 생각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나랑 어울리지 않으려나….’
입고는 싶지만, 정작 입 밖으로 그런 말을 내뱉지 못했다.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며 레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자….
“나중에 꼭 구해줄게요.”
“네?”
갑작스러운 성수호의 말에 누워있는 그에게 되물었다.
“뭐라고요?”
“나중에 어울리는 거 구해줄게요. 에넬로 만드는 게 아니라.”
“….”
강한나는 다시 침대에 풀썩 누우며 성수호의 왼팔에 머리를 베면서 미소를 드리웠다.
그리고 마치 혼잣말하듯이 속삭이며 다시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기대할게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