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8화 〉 558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강한철은 허무하다는 표현을 쓸 만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사실 강한철을 외부로 끌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철두철미하게 숨어 살던 녀석이다.
내가 아무리 유혹하더라도 신경끈 하나에 때문에 도심까지 나올 놈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나 덕분에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새가 드론을 공격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굉장히 스트레스받던 걸로 기억해요.
군사용 드론을 쓰면 되지 않나요?
소음이나 괜한 소란 때문에 사람들 귀에 들어가면 곤란하다고 해서 평범한 드론을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애초에 식료품이랑 의료품만 옮기는 거라 문제가 생겨봤자 큰 지장도 없다고 했고요.
새가 짜증 나는 건 맞지만, 어차피 식료품과 의료품은 여유 있게 챙기는 편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한 일은 단순했다.
드론이 도착할 장소에서 기다리다가 드론이 오자마자 격추한 것이었다.
만약 은신처와 먼 장소에서 격추되거나, 도착한 물건이 그저 식료품이나 의료품이었다면 다른 드론을 이용했겠지만….
‘택배는 못 참지~’
그토록 바라던 물건이 바로 앞에서 멈춰서 오지 않는다면 분명 직접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일을 진행한 것이었다.
‘덕분에 편하게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잠을 재운 상태로 데리고 함정을 뚫고 나가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커녕 최고로 편한 방식으로 강한철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덕분에 강한철을 잡은 고민태는 나와 처음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고민태는 나를 자신의 연구소로 데리고 온 뒤, 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자네 덕분에 잡았네. 고맙네.”
“제가 할 일이었는 걸요.”
애매한 느낌이었다.
고민태의 외형은 20대 초중반이었지만, 속은 60대 노인이었다.
어쩌다 보니 존댓말로 시작하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같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니 살짝 후회가 밀려 들어왔다.
‘이거 무슨 어린놈한테 굽신거리는 거 같아서 좀 그렇네….’
생각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반말을 내뱉을까 싶었지만, 막상 그렇게 불편하지 않아서 그냥 참기로 했다.
어차피 만나는 건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테니까.
“일단 잡았으니 제 일은 끝났네요.”
“끝났다라… 이제 떠날 건가?”
“바로 떠나지 않을 거 같고… 한 하루는 더 있을 거 같네요.”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짐 싸 들고 떠나고 싶었지만, 마지막 일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고민태와 이렇게 직접 만나는 이유도 그 일을 위해서였고….
“몇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오호… 말해보게. 내가 들어줄 수 있는 선에서 뭐든 들어주겠네.”
“제 부탁은….”
나는 고민태에게 이런저런 부탁을 남기기 시작했다.
부탁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고민태의 입장에서는 단 1도 부담이 되지 않는 부탁일 것이다.
이제 이 세계는 이 인간의 것이니까….
내 부탁을 전부 들은 고민태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네. 별 어려움은 없어 보이지만, 내가 직접 나서서 확실하게 처리하겠네.”
“고맙습니다.”
“하지만….”
고민태는 훤칠한 얼굴에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표정을 지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강한나… 그 친구를 꼭 데리고 가야 하나?”
“네. 오히려 아까 부탁은 포기해도 강한나는 포기 못 하겠네요.”
“끄음….”
“꽤 마음에 드셨었나 보네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건 중요하지 않네. 다만 내 사람이 나를 떠나간다는 게 좀 섭섭할 뿐이지.”
나는 고민태의 말을 듣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강한나가 여기에 빠져 살았던 이유가 하나 더 있었네.’
고민태라는 인간을 완벽하게 알지는 못해도 올바른 인간이 아니라는 건 대충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민태에게 장점이 있다면 자기 사람을 소중히 한다는 것이었다.
‘이 인간도 오래 살다 보면 언젠가 학장처럼 변하겠네.’
학장처럼 광적으로 인맥을 중시하는 건 아니겠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빠르게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런 고민태가 안타깝긴 했지만….
“죄송합니다. 강한나 씨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서요.”
“뭐, 죄송할 게 있나. 그 친구도 당신이 좋아서 따라가려는 눈치였으니 오히려 다행이지.”
그렇게 고민태는 내 모든 부탁을 승낙하면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나도 같이 일어서서는 그를 지긋이 바라보며 물었다.
“강한철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강한철… 날 방해한 자이지 않은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짓던 고민태는….
“지옥이 현실에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줘야지. 영원히….”
악마가 지을 법한 미소를 지으며 웃기 시작했다.
..
..
나는 고민태와 헤어진 뒤, 집으로 향하면서 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냥 서글서글한 회춘한 노인 정도로 생각했는데. 장난 아니네….’
대사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지금까지 당한 게 있는데, 당연히 그만큼 복수해줘야겠지.
하지만 대사와 함께 보여준 표정이 압권이었다.
악마와 같은 표정, 그리고 그 표정과 함께 발산하던 광기.
고민태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미친놈들 집합소를 운영하는 인간 답네.’
사이코패스들이 모여 있는 집단.
그런 곳의 수장.
그런 존재가 평범한 인간일 리가 없지….
그렇게 고민태에 대해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캬, 오랜만에 집이구만.”
하이볼 당첨 금액으로 구한 집.
집에 돌아오자마자 내가 느낀 감상평은 단 하나였다.
“…진짜 조용하네.”
집 자체는 호화로운데,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강한나는 고민태의 연구 부지를 떠나기 전에 인수인계 때문에 내일까지 못 만난다고 했고.
시호는 그런 강한나와 같이 있기로 했다.
인수인계는 아무리 못해도 내일 아침에나 끝낼 수 있었기 때문에 함선으로 돌아가는 건 내일로 미뤄졌다.
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손가락을 튕기면서 입을 열었다.
“야, 이민수!”
내 부름과 함께 이민수가 벽을 뚫고 나오며 나를 환영하기 시작했다.
(어!? 뭐야! 왔어?)
“그래, 잘 지냈냐?”
(돌아다니는 것도 나름 재미있긴 했지만… 역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지루하긴 하더라.)
남을 엿보며 즐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아니, 일주일 정도는 재미가 있었겠지.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사후 세계에서는 그래도 다른 영혼들과 대화라도 나눌 수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건 어림도 없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하지만, 죽은 상태라면 그것도 의미도 없는 이야기….
나는 그런 이민수를 보면 고심했다.
‘아르모니아.’
[네.]
‘1,000만 에넬 언제 들어와?’
[일 처리가 빠른 편이니, 내일 아침 일찍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
내가 통신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이민수는 계속 내게 말을 걸며 외로움을 씻어냈고, 나는 그런 이민수의 말을 계속 들어주면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나는 대화가 마무리될 때쯤 그에게 통보하듯이 말했다.
“나 이제 떠날 거야.”
(응? 또 어디 가려고? 하아… 설마 또 여자 후리러 가려고? 적당히 좀….)
“이런 씁!”
(히익!)
나는 이민수의 깐족거림을 참지 못하고 또 손을 올려버렸다.
맞는 말이긴 하다.
다른 세계에 있는 다른 여자를 꼬시러 떠나는 거니까 말이다.
그런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내린 다음 침대에 걸터앉아서 평소에 보여주지 않던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일이 전부 끝났어. 이번에 떠나면 너랑도 다시는 못 만날 거야.”
(그, 그렇구나….)
이민수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뒤, 혼잣말하듯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하, 하긴 나도 슬슬 지루해지던 참이었어! 사후 세계에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들도 있고!)
“너 친구도 있었냐?”
(…나 좀 화나려고 했어.)
거참 물어본 거 가지고 까칠하게 굴긴….
나는 코웃음 친 뒤 제대로 물었다.
“사후 세계가 그리워?”
(그립다기보다는… 너 없으면 나도 여기 있을 이유가 없잖아? 아무리 나라도 영혼 상태로 혼자 지내는 건 싫거든.)
“복수는 끝까지 볼 생각 없고?”
(그… 그건….)
이민수가 나를 도와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제일 큰 이유는 단연코 한 사람에 대한 복수였다.
(구준병… 이미 숨어 지내면서 인생 망가지는 중이더라.)
이민수가 하는 말대로 구준병은 회생 불가의 상태였다.
경찰에 잡혀도 문제고, 잡히지 않아도 문제가 되는 상황.
일찍 죽으나, 오래 사나 불행한 인생을 예약해 놓은 상황이었다.
(끝까지 못 보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이민수는 복수에 대해 통쾌함보다는 혼자라는 외로움에 백기를 들어버린 것이었다.
이해는 갔다.
아무리 통쾌해도 그 인고의 기간을 버티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테니까.
심지어 구준병이 죽고 나서도 문제였다.
구준병은 죽으면 사후 세계로 빨려 들어가겠지만, 이민수는 그대로 이곳에 남아 있게 되는 것이니까.
(나는 역시 쫄보라 그런 걸 버틸 자신이 없네. 미안하지만, 떠나기 전에 나를 사후 세계로 보내주지 않을래?)
“….”
합리적인 선택.
하지만 그 합리적인 것은 강제적인 것과 다름없었다.
두 가지 선택권이 존재하지만, 선택하는 게 불가능한 선택권.
내가 없는 이민수에게는 이게 최선이었다.
(호, 혹시… 나, 이대로 놓고 떠나려는 건 아니지? 열심히 도와줬잖아….)
이민수가 말한 대로 이 녀석은 내게 꽤 큰 도움을 줬다.
그야 동정처럼 내 여자를 힐끗 보는 게 마음에 들지 않고, 깐족거리는 게 짜증 나긴 했지만….
하지만 나는 이민수를 사후 세계로 보낼 생각 따위는 없었다.
“어. 이대로 떠날 거야.”
(응? 뭐, 뭐라고? 아, 아니지? 내가 잘못 들은 거지?)
나는 당황한 표정의 이민수에게 웃으며 폭탄선언을 날렸다.
“너는 평생 여기서 살아! 나는 이제 떠날 테니까!”
***
각 연구소의 책임자들, 강한나의 술자리 멤버들이 그녀를 배웅하며 각자 인사하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뭔 일이래.”
“그러게 갑자기 퇴사라니….”
“갈 곳은 정했고?”
“네. 이미 정했어요.”
강한나는 평소에 입던 연구원 복이 아닌 외부인들이 입을 법한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하얀색 셔츠와 회색빛을 띤 정장 마이와 발목을 드러내는 회색 정장 바지.
커리어 우먼의 정석 같은 패션이었다.
그런 정장을 입은 강한나는 배웅해주는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마지막이 되어서 작별 인사를 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다시는 이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게 열심히 살게요.”
“푸하하! 그래, 그래! 절대 오지 마! 알았지?”
다들 강한나의 말에 방긋 웃으며 배웅을 마치고, 각자의 연구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단 한 명만 빼고.
“크흐흐… 한나 씨가 나가면 저랑 술 대결해 줄 사람이 없어져서 심심해지겠군요.”
신체 분리 연구소를 맡고 있는 책임자였다.
언제나 기괴한 웃음과 함께 도발해오는 남자.
처음에는 굉장히 거북한 인간이었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어.’
강한나는 그 남자를 그렇게 평가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심심할 필요 있나요? 술이야 즐기면 그만이죠.”
“크흐흐… 그건 강한나 씨가 하실 말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의 말에 강한나도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그래도 술 적당히 마시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럼….”
“잠깐.”
“…?”
남자는 떠나려는 강한나를 말로 붙잡고 그녀에게 뭔가 건네줬다.
기기였다.
딱 강한나의 손가락 길이만 한 크기의 기기.
“이거… 녹음기인가요?”
“네. 틀어보세요.”
강한나는 남자의 말에 듣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녹음기를 재생하기 시작했다.
녹음기 안에 내용은….
그쪽… 강한나 씨한테 관심 있는 거 맞죠?
…네?
…
…
내가 계속 엮어줄 테니까. 강한나 씨, 한 번 먹어 볼래요?
들을수록 강한나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설마 강한나 씨가 별로인가? 아! 그건 아니겠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딱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으니까.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속에서 스멀스멀 분노가 피어오르게 만들었다.
그가 건네준 녹음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지금까지 그나마 쌓아왔던 동료애가 순식간에 증발하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강한나는 혐오감을 담은 표정으로 남자에게 물었다.
“이런 걸… 왜 저한테 들려주시는 거죠?”
“그 남자.”
“…?”
“생각보다 쉽게 안 넘어오더군요.”
“….”
남자의 말을 들은 강한나는 녹음기 안에 있는 대화의 초점을 바꾸기 시작했다.
강한나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동료, 하지만 그걸 당연한 듯이 거부하는 남자.
그토록 철없이 강한나를 안아보려고 했던 남자는 되려 강한나가 없는 곳에서 그녀를 위해주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웃긴 남자야.’
강한나는 그제서야 녹음기를 건네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선물이었다.
남자는 강한나가 웃는 것을 보고는 킥킥 웃으며 몸을 돌려서 연구소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저는 바쁘니 가보겠습니다. 다시는 오지 마세요.”
“…네.”
강한나는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연구소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잘 있어라. 내 청춘.”
강한나는 그 말과 함께 씨익 웃으며 연구 부지 검문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검문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가지고 들어간 것이 없어서 가지고 나갈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마치 생을 부여받았던 자가 다시 생을 돌려주는 것처럼….
빈손으로 연구 부지를 나온 강한나의 눈에는….
“아, 끝났어요?”
아침 태양과 함께 자신을 맞이해주는 남자와….
(한나야! 빨리 가자!)
자신의 일생을 옆에서 봐준 혼령이 맞이해주고 있었다.
강한나는 두 사람을 보며 한껏 미소를 짓다가 헛기침을 하며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설마 걸어가는 건 아니겠죠? 오랜만에 바깥에 나와서 구경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저는 그런 낭만에 취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가는 건 금방이에요. 그런데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일이요?”
강한나의 의문이 섞인 말과 함께 남자가 시호를 보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시호.”
(응! 오빠!)
시호는 이름을 불리자, 바로 강한나의 몸에 달라붙어서는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가며 속삭였다.
(한나야, 잠깐 들어갈게.)
“엥? 갑자기 빙의를…? 흐읏!”
강한나는 몸속으로 들어오는 시호의 감각을 느끼며 몸을 흠칫 떨며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휘청이던 강한나를….
“이크! 잡았다. 조심하세요.”
남자가 품에 안으며 지탱해줬다.
강한나는 자신을 품에 안은 남자를 보며 투덜거렸다.
“조, 조심이라뇨! 갑자기 시호에게 왜 빙의를….”
“시호는 영혼이라 단독으로 못 데리고 간대요. 일단 빙의한 채 가죠.”
“아니, 그냥 차 타고 가는 거 아니에요?”
“그런 고물 이제 잊으세요. 자, 준비하세요.”
“…네? 어!? 어어어!!”
남자의 품에 안겨 있던 강한나는 갑자기 시야가 하얗게 쏟아져 내렸고, 시야가 완전히 하얗게 변한 강한나의 귓속으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죠. 새집으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