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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57화 (558/898)

〈 557화 〉 557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하아앙! 깊어! 오빠! 자지 너무 커!!)

“무…. 무슨….”

천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시호가 내지르는 교성과 표정.

강한철이 무수히 봐온 장면이었다.

시호와 닮은 여자들이 이민수의 품에 안겼을 때마다 보여줬던 목소리와 표정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영상 속 여자들과 닮았다는 것 말고는 전혀 관련이 없던 시호가….

(하앙! 안돼! 하으으읏!!)

마치 섹스하는 것처럼 영상 속 여자들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강한철은 그런 시호를 보며 외쳤다.

“시, 시호!? 뭐야! 왜 그러냐고!!”

현실 외면이었다.

누가 봐도 시호는 남자에게 자지를 박혀서 헐떡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한철의 뇌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억지로 밀어내며 강한철을 더욱더 보챌 뿐이었다.

“시호!! 뭐야! 뭐 하는 거냐고!”

(하아앙! 한철아! 나 지금! 지금!!)

시호는 혀를 내밀고 침을 질질 흘리며 황홀한 표정으로 교성을 내질렀다.

(섹스! 섹스하고 있어!! 최고야! 오빠 자지 너무 좋아!!)

“씨발!!!”

시호의 저급한 말이 강한철의 뇌혈관을 터트리는 기폭제처럼 작용했다.

강한철은 새빨간 이마에 푸릇푸릇한 혈관을 터트릴 듯이 부풀리며 광기가 담긴 목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누구야!! 누구냐고!!!”

(하아앙! 오빠 자지 깊어!!! 한철아!! 오빠 자지 최고야!!!)

“닥쳐!! 그 새끼 죽여버리겠어!! 빨리 내려와!!!”

강한철은 살기가 담긴 목소리로 시호에게 협박하듯이 외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한철의 협박 따위는 영혼인 시호에게 어떠한 위협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강한철의 폭력적인 모습이 시호의 쾌락을 지피는 연료로써 활용될 뿐이었다.

(한철아! 이런 모습 보여줘서 미안해! 그런데… 그런데 오빠가 꼭 네 앞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하아아앙!!)

“씨발!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고 해!! 죽여버리겠어!! 그 새끼 죽일 거야!!!”

(하으으읏! 오, 오빠!?)

강한철의 협박이 통했을까?

천장에 얼굴만 대롱대롱 달려있던 시호의 몸이 갑자기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풀어진 저고리, 그리고 벗겨진 치마, 그리고….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앙! 오빠! 차, 창피해! 하아앙!!)

시호를 뒤치기하며 드러낸 남자의 성기까지….

시호의 추잡한 모습은 모조리 드러났지만, 남자는 시호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성기만 강한철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강한철은 처음 보는 시호의 가슴과 음부를 보며 심장을 움켜쥐며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씨, 씨발! 나와! 이 개자식아!! 나오라고!!!”

강한철은 협박하듯 외쳤지만, 거기까지였다.

시호를 붙잡고 뒤치기하는 남자가 보여주는 건 오로지 시호의 몸과 그녀의 보지를 쑤시는 성기뿐이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끄으읏! 한철아!! 이거 너무 좋아!)

“아냐!! 너는 그런 애가 아니었잖아!! 시호!!!”

(아냐! 나 이제 알 거 같아! 내가 그동안 섹스를 하지 않은 건 이때를 위해서였어!! 하앙! 최고야! 이런 기분 최고야!!!)

“씨발!!! 그만해!!! 제발!!!”

강한철은 지금 당장 작업실을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지만, 그의 발이 마치 그림자에 묶이듯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옥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허락을 받지 못한 것처럼….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하아아앙! 오빠! 오빠!! 오빠!!!)

“시호!!!”

강한철의 외침에도 시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쾌락에 젖은 목소리로 오빠를 부르짖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한철이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질내 사정을….

찌거걱!!

(히끄으으으으읏!!)

벽 안에 있는 남자가 경험하고 있었다.

자지만 내민 남자는 시호의 엉덩이골에 깊숙이 박으며 미친 듯이 정액을 자궁으로 쏟아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한참을 사정하던 남자의 자지가 빠지자….

뷰르르르륵!!

마치 우유가 쏟아지듯 강한철의 머리 위로 정액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우… 우에에에엑!!”

분명 영혼의 정액이라 강한철에게 촉감이나 후각적인 부분을 일절 자극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각적인 요소가 강한철의 심장과 뇌를 자극하면서 위장까지 일그러트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는 위 속에서 투명한 위액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으에에에엑!!”

시호는 그렇게 소량의 위액을 뱉어낸 강한철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다리를 벌린 채 보지에서 흘러내는 정액을 느끼며 아헤가오 표정으로 중얼거릴 뿐이었다.

(헤으으… 자지… 좋아….)

..

..

“하… 하하하… 크흐흐흐흐….”

강한철은 멸망한 세상을 앞둔 인간처럼 초점이 없는 눈으로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아까까지 강한철의 정신을 파괴하던 시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크흐… 크흐흐흐.”

강한철은 눈물을 흘리며 시호가 떠나기 전에 남긴 말을 머릿속에 되새기기 시작했다.

­(한철아, 나 이제 진짜 사랑을 찾아서 떠날 거야. 나 없이 잘 지내.)­

시호는 그 말을 남기고 비명을 지르는 강한철을 매정하게 놓고 떠나가 버렸다.

강한철이 시호를 찾을 방법 따윈 없었다.

그가 아무리 세상 모든 곳을 둘러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해도 영혼만큼은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민수라는 남자에게 비굴하게 굴며 박탈감을 느껴도 버텼고.

그런 이민수에게 강한나가 홀라당 넘어갔어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크흐흐흐하하하하하!!”

도저히 그의 정신이 버티지 못하고 있었다.

실성한 듯 웃고 있는 강한철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눈물을 흘리며 웃던 강한철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흐… 괜찮아. 다 바꾸면… 다 바꾸고 나서 찾으면 그만이야.”

그동안 무언가 잃어본 적이 없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에게는 그간의 경험이 남아 있었다.

그 경험만 있다면…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강한철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더 큰 목표가 생겼다.

그건 바로….

“애초에 여자 따위를 믿는 게 아니었어. 바꾸기만 하면… 여자로 태어난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둘 다….”

복수심이 그의 정신력을 복원하는 원동력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복수심을 갖고 천천히 작업실을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띠링!

“….”

아무리 좆같은 상황을 맛보고, 좆같은 기분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띠링!

“…씨발.”

허니룸 알람음에 다시 하복부에 불이 지펴지기 시작했다.

‘파블로프의 개’의 변형 버전인 ‘허니룸의 강한철’과 같은 상황이었다.

강한철은 알람을 무시하기 위해 애써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전에 평생을 사랑해오던 여자를 잃었다.

심지어 그 여자는 얼굴도 보지 못한 남자의 자지에 굴복당한 채 평생을 같이 지낸 강한철을 버리고 떠났다.

강한철은 인생 최악을 맛본 상황에서 쾌락이라는 감정에 지배당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띠링!

“…하아.”

강한철은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메시지를 확인한 강한철은….

“…정말?”

아까까지 느껴졌던 괴로움과 분노를 전부 씻어낼 수 있었다.

<야, 신경끈="" 하나="" 몰래="" 빼돌렸어!=""/>

..

..

강한철은 이민수의 말을 믿었다.

“도촬 카메라도 몰래 가지고 들어간 놈이니, 몰래 빼돌리는 것도 가능은 하겠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반만 믿었다.

“…진짜 고민태랑 연관이 없나?”

그 부분만큼은 도저히 가볍게 넘어갈 수 없었다.

강한철은 지금까지 누구도 자신의 감시를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 확신은 최근 강한나와 시호를 잃으면서 민들레 씨처럼 흩뿌려지며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버렸다.

그렇다고 이민수를 무작정 고민태의 끄나풀로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아냐. 애초에 접근은 내 쪽에서 한 거야.”

강한철이 이민수에게 접근한 건 그의 의지가 들어있었다.

강한철은 이민수나 고민태가 자신의 의지까지 조종했다는 생각까지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하지만 조심하는 건 조심하는 거고….”

그런데도 강한철이 신경끈을 얻으려는 이유는 단순했다.

이제 강한철의 인생에는 시호도 없고, 강한나도 없는 상황.

이런 상황에서 인생 최고의 유희마저 잃고 싶지는 않은 것이었다.

강한철은 기대감과 불안감은 동시에 품은 채 다시 발걸음을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가 발걸음을 이동하는 장소는 그의 은신처 복도.

“하아, 하아… 씨발 이렇게 나가보는 건 오랜만이네.

강한철은 함정이 설치되지 않은 비상 통로를 이용해서 은신처 외부로 향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하나였다.

“하아… 물건 하나 받겠다고 이제 무슨 짓인지….”

이민수가 빼돌린 신경끈을 회수하러 가는 것이었다.

강한철은 지금까지 물품 보급을 할 때는 언제나 드론을 애용했었다.

드론이 이동하는 경로의 모든 감시망을 차단하고, 심지어 인공위성마저 해킹해서 흔적은 완벽하게 지우며 물품 보급을 해왔던 그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언제나 이용하던 드론을 이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기기를 전부 제어하는 그도 제어할 수 없는 게 존재했다.

“씨발! 근처에 있는 새들을 전부 죽이든가 해야지!”

드론이 거의 다 도착한 상태에서 새의 습격을 받은 것이었다.

이런 일은 자주 있는 편이었다.

그리고 원래라면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강한철은 다른 드론을 불러서 해결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직접 몸을 이동한 것이다.

“마침 바로 앞이고… 주변에 아무도 없었어. 위성도 다 제어했고, 이동하는 동안 감시도 없었어. 어차피 바로 앞이니까 빠르게 회수만 하면 그만이야.”

강한철은 그렇게 생각하며 기나긴 복도를 걸어서 마침내 막힌 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일단… 빠르게 회수하면 그만이야.”

강한철은 그렇게 말하며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크으으읏!”

강렬한 햇빛이 강한철의 눈을 강간하듯 쏘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

강렬한 빛과 그것을 자른 듯 베어낸 어둠.

그런 빛을 자른 듯한 어둠 속에 신원을 숨긴 한 남자가 걸어오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정말 허무하군.”

나는 허탈하게 입을 연 남자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허무하게 결과물이 나왔다고 해서 과정까지 허무한 건 아니었죠.”

“후후… 그렇지. 혹시라도 기분 나빴다면 사과하겠네. 자네의 능력을 폄하한 게 아닌, 내 능력을 한탄한 걸세.”

남자는 낮게 깔린 음성으로 웃음소리를 내며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키는 대략 190, 외모는 20대 중반, 여자들의 눈을 홀릴 듯한 훤칠한 외모.

남자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내게 인사를 건넸다.

“드디어 만나게 됐군. 반갑네. 고민태일세.”

“저는… 이민수입니다.”

“후후, 내게는 정체를 드러내기 껄끄러운 건가?”

나는 쓰게 웃는 고민태를 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좀 더 일찍 만났다면 모를까… 이제는 서로 모르는 관계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흐흐… 맞네. 이제 와서 정을 붙여봤자 서로 불편할 뿐이니까.”

고민태는 학장이나 마왕과 다르게 아직 조디악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지 않았다.

이 인간은 내가 그저 비밀 조직의 도우미 정도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 인간도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오려나?’

고민태가 훗날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것을 얻게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자기가 이뤄낸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뭐,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그래도 이 인간은 선택받지 않았는가?

소모품 취급조차 못 받는 인간들에 비해서 훨씬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고민태는 거두절미하고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하군.”

“네, 말씀하세요.”

“강한철… 이라는 자가 은신처에서 나올 것이라는 건 어떻게 안 것인가?”

강한철은 고민태의 말대로 신경끈을 받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행위를 했다.

바로 은신처 밖으로 나오는 행위를….

그리고 나는 그렇게 은신처 밖으로 나온 강한철에게 수면을 걸고, 고민태와 직접 연락해서 그를 포획할 수 있었다.

“그 녀석은 나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철저하게 신분을 숨겨왔네. 그런 녀석이… 갑자기 은신처 밖으로 나오다니, 이해할 수가 없군.”

“기업 비밀이라고 해두죠.”

“끄응… 내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그렇게 말하니 어쩔 수 없군. 자리를 옮겨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눠보지.”

20대 초반의 얼굴을 지닌 고민태는 나이 먹은 사람처럼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어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고민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둠으로 들어가서 고민태를 따라가다 보니, 아르모니아가 되려 내게 묻기 시작했다.

[강한철이 나온 이유… 저에게는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는 아르모니아의 목소리에 실실 웃으며 통신으로 말했다.

‘궁금해?’

[궁금합니다. 강한철이 왜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나왔는지….]

‘별거 없어.’

고민태를 따라가다 보니 어둠이 걷히며 금세 빛이 나를 반겨줬다.

나는 그런 빛을 보며 실실 웃으며 대답해줬다.

‘바로 앞에 택배 왔는데, 참을 수 있는 인간이 어디 있겠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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