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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37화 (538/898)

〈 537화 〉 537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술을 그렇게 마셨는데, 몸은 가볍네.”

강한나를 등에 업고 입 밖으로 내뱉은 첫 감상이었다.

나는 완전히 기절하다 못해 죽은 듯 늘어진 강한나를 등에 업고 기숙사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끝내자마자 마시기 시작한 술자리는 새벽 12시에 마무리가 되었다.

‘나도 나름대로 승부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준이 다르네, 수준이….’

원래는 2~3시까지 술자리를 끌고 가는 편이지만, 모두 다 일찍 뻗은 이유는 나 때문이었다.

내가 술자리에서 너무 멀쩡하니까, 되려 그들의 호승심을 부추긴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훨씬 더 퍼마신 것이었고….

나는 그렇게 강한나를 업고 가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역시 연구소라 그런지 하얀색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꽤 돌아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이제 막 일어나서 운동하는 인간도 있었다.

그리고 몰리는 시선….

‘뭐, 설마 내가 이상한 짓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나도 강한나와 비슷한 연구원의 복장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강한나의 특징이었다.

‘머리카락 색이 화려해서 좋긴 한데… 이럴 때는 오히려 단점이네.’

강한나의 붉은색 머리카락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훨씬 집중되는 것 같았다.

한 연구소의 책임자인 만큼 이미 내가 업고 있는 여자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나와 강한나를 뚫어지게 쳐다볼 뿐, 특별하게 제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니까, 알리바이도 생기고 좋네….’

이렇게 시선이 쏠렸으니 이상한 짓을 했다고 오해하지는 않겠지.

내가 그렇게 안도하며 강한나를 업으며 걷고 있을 때, 아르모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아까 그 제안은 왜 받지 않으신 겁니까?]

‘…제안?’

내가 되물은 건 까먹어서 되묻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걸 제안이라고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서 물은 것이었다.

당연히 아르모니아도 내 말의 의도를 깨닫고 찰떡같이 이야기를 진행했다.

[그야 과격하다면 과격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습니까?]

‘도움이라….’

내가 받은 제안 같지 않은 제안 그건 바로….

­내가 계속 엮어줄 테니까. 강한나 씨 먹어 볼래요?­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제안.

나는 그런 제안을 칼보다 더 날카롭게 서린 목소리로 잘라내듯 거절했다.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그때 내 표정에 미소 따위는 없었다.

내가 그 녀석의 제안을 거절한 제일 큰 이유는….

‘네크로필리아 게이 새끼를 굳이 믿을 필요는 없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기질이었다.

무슨 인생을 살면 저런 기질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걸까?

기질창을 떠올리기만 해도 한숨이 나왔다.

[그래도 경쟁심이 있다면 그것을 이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강한나에게 품고 있는 경쟁심 때문에 그런 제안을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아르모니아의 말도 이해는 갔다.

어차피 저 미치광이는 나를 해치지 못한다.

나는 24시간 아르모니아와 레나가 봐주고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한 능력이 있으니, 일단 제안한 이유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한 놈이 내민 먹음직한 떡밥은 거르는 게 답이지.’

[알겠습니다.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습니다.]

‘귀찮긴, 서로 의견을 내는 거지.’

아르모니아의 말도 그만큼 일리가 있었다.

이제 강한나만 손 보면 강한철은 거의 끝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단기 임무인 만큼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기간이 늘어나고, 기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효율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기숙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눈앞에 보이는 두 개의 문.

왼쪽은 강한나 방이고.

오른쪽은 내 방이었다.

나는 등에 업혀 있는 강한나를 흔들며 그녀를 불렀다.

“강한나 씨. 일어나보세요. 방에 다 왔어요.”

“흐으….”

이미 예상했지만, 역시나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몇차례 더 강하게 흔들며 그녀의 가슴을 느끼기 시작했다.

연구원 복장에 하얀색 가운을 입고 있어서 겉으로 봤을 때는 대충 C컵을 예상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흔들며 그녀의 브라가 눌리는 것을 확인하며 확신할 수 있었다.

‘흐음… 안타까운 영혼이군. 봄이랑 비슷해.’

다만 일단 등으로 느끼는 것만 따지면 한봄보다는 살짝 더 볼록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강한나의 가슴을 느끼며 그녀를 흔들었고, 결국….

“흐으….”

“안 되겠네요. 지금 강한나 씨 방에는 못 들어가니까. 일단 제 방으로 갈게요. 알았죠?”

“….”

강한나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변동하는 수치.

=====

최면 게이지 : 86%

=====

그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것뿐인데, 14%를 사용했다.

‘뭐, 여기에도 죄다 CCTV가 있으니까 보험용으로는 해놓는 게 좋겠지.’

게이지는 내일도 채울 수 있으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강한나를 확인하고는, 그녀를 내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기숙사에 들어간 나는 아직 구경도 못 해본 기숙사의 침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거참 방이 몇 개냐….’

거대한 거실과 주방이 맞이하는 기숙사는 문이 총 네 개가 달려 있었다.

문제는 각자 거리가 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첫 번째 문 안에는 욕실.

두 번째, 세 번째 문 안에는 작업실로 꾸밀 수 있는 빈방.

결국 네 번째 방문을 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래도 침대는 있네.’

커튼이 달린 화려한 침대와 주변을 아늑하게 비추는 조명, 그리고 각종 가구가 나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런 침대에 조심스럽게 강한나를 눕혔다.

맥없이 침대에 누운 강한나는….

“흐으응….”

아까 보여주던 카리스마를 던지고, 이불을 끌어안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행복에 겨워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행복은 역시 안락한 장소인 건가.

나는 그런 행복한 표정을 짓는 강한나를 옆으로 밀쳐냈다.

“으으으…!”

내 손길에 짜증을 부리면서도 결국 옆으로 밀려나는 강한나.

어차피 침대가 라지킹 사이즈였기 때문에 밀어낸다고 건너편으로 떨어질 수준은 아니었다.

“거, 나도 잡시다.”

솔직히 생각 같아서는 거실에 있는 소파에서 자도 되겠지만, 어차피 이곳은 내방이고 무엇보다….

‘어차피 CCTV가 있으니까 알리바이도 문제없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옆으로 누워서 웅크린 강한나의 몸에 이불을 덮어준 뒤, 반대로 누워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 그럼 드림타임이다!’

[문제가 생기면 강제로 깨워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알람 예고를 들으며 침몽을 시전했다.

***

강한나는 어린 시절 두 부모를 동시에 잃었다.

이제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부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렇다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옆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남자가 있었기 때문에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어린 시절 강한철은 강한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언제나 자신을 봐주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에 그의 옆에 있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하고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강한철이 바뀌기 시작했다.

강한나는 그 기점이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시호….’

시호, 사당에 봉인되어 있던 여우 혼령.

강한나는 강한철과 같이 우연히 산에서 조난당했고, 시호가 봉인되어 있던 사당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시호의 봉인을 푸는 것과 동시에 두 사람의 인생은 변화를 맞이했다.

강한철은 시호에게 집착하는 남자가 되었고, 강한나가 아무리 노력해도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당시에는 이해했다.

시호라는 혼령이 가지는 매력과 그녀가 가지고 있던 여의주의 능력.

강한철뿐만 아니라, 강한나조차 매료되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마음속에 응어리진 질투심까지 완벽하게 지우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런 질투심은 갈수록 커져갔다.

하지만 그런 질투심을 어떻게든 꾹꾹 눌러 담고 있을 때였다.

­드디어 졸업했네.­

강한나가 졸업하고 나서 강한철이 그녀에게 내뱉은 말이었다.

남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나이 때, 강한나는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것도 세계에서 알아준다는 일류 대학을….

공부를 좋아한 건 맞았지만, 그녀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노력한 건 자기만족뿐만이 아니었다.

강한철… 그가 자신을 조금이라도 봐줬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강한나가 대학을 졸업하고 들은 강한철의 말은 축하가 아닌 그저 일의 진행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나야, 네가 고민태 연구소에 취직해줘야겠어.­

­…뭐? 내가?­

명령과 같은 부탁.

강한나의 인생은 언제나 강한철에 의해 결정되었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일류 대학을 조기 졸업한 것도 강한철의 의지였다.

하지만 강한나는 그것을 이해했다.

강한철은 그만큼 세상을 바꿀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세상을 바꾸는 데에 있어서 고민태가 걸림돌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내 힘으로도 고민태의 중앙 시설은 접근할 수 없어.­

­그럼 시호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면 어때?­

­그것도 불가능해. 중앙 시설은 시호도 접근할 수 없대­

영혼조차 접근할 수 없는 장소.

그런 장소에 강한나를 보내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한나는….

­응, 내가 어떻게든 가볼게.­

강한철의 의지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에 뛰어든 것이었다.

취직은 순조로웠다.

세계에서 알아주는 대학, 심지어 관련학과 졸업.

고민태의 연구소에 잠입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강한나는 그때까지 몰랐다.

악마와 같은 자들이 득실거리고, 그런 자들과 계속 부대껴서 경쟁하는 장소.

지옥에 있는 진짜 악마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독한 장소.

그게 바로 고민태의 연구소였다.

강한나도 당연히 어린 나이에 대학을 들어가면서 경쟁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차원이 달랐다.

하루하루 자기 목덜미가 물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술이 없으면 그날 밤에 잠을 못 자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피폐해져 가던 강한나는 고민태의 연구소에서 생활하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철이는… 그냥 나를 버리는 패로 생각하는 거였구나.­

무수한 연구원들.

아무리 치외법권인 고민태의 연구소라도 한번 받아들인 연구원들을 쉽게 내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용 가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가망성이 보이지 않으면 어느 순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게 바로 연구원이었다.

강한나는 그들을 보면서 동질감을 얻기 시작했다.

악마들을 보며 동질감을 얻고, 그 동질감을 매개로 자신도 악에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강한나에게도 한 줄기의 빛이 있었다.

강한철의 연락?

이미 포기한지 오래였다.

강한철에게 향한 마음은 아직 강한나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건 강한철의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녀가 기다리는 존재는 다름 아닌….

­(한나야! 잘 지냈어?)­

자신을 향해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

시호였다.

질투심을 미소 안에 꼭꼭 숨기던 자신과 다르게 진심으로 미소를 지어주는 시호.

그녀만이 강한나의 정신이 오염되지 않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시호가 입고 있는 한복은 지옥 안에서 핀 화사한 꽃과 같았고, 그녀의 활발한 말주변은 유황 속에서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꽃향기와 같았다.

그리고 그런 시호를 보며 강한나는 또 한 번 다짐했다.

­한철이의 말대로 되면… 진짜 모두 행복해지겠지?­

그렇게 다짐하며 지옥 속에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기숙사 방을 나가는 순간 보이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모르겠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거울 안에는 예전에 의욕과 열의가 넘치던 강한나는 없고, 점차 지옥에 있는 악마와 같이 변해가고 있었다.

..

..

“하으으….”

강한나는 잠에서 깨자마자 눈을 찡그리며 신음을 내뱉었다.

갑자기 뇌 속으로 파고드는 숙취가 그녀의 정신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끄으… 적당히 멈출 줄 알아야 하는데….”

연구소에 오기 전만 해도 술과 인연이 없던 강한나였다.

하지만 이곳에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술에 의존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술은 그녀의 정신을 갉아먹으면서도 지탱해주는 지지대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강한나는 눈을 감은 채 중얼거렸다.

“오늘은 꼭 자리를 빼던가… 응?”

어제 있었던 일을 반성하며 실수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평소에 침대에서 잠을 깨면 언제나 따스한 이불이 자신을 반겨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느껴지는 따스함은 그런 범주를 넘어서고 있었다.

열기를 가둔 이불이 아닌, 열기를 내뿜는 살결이 그녀의 품에 느껴지고 있었다.

“…뭐야?”

그녀는 정신을 못 차린 채 허겁지겁 눈을 떠서 상황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

“이, 이게 무슨….”

어제 그토록 혐오하며 목을 졸라 죽이고 싶던 남자의 얼굴이 자신의 눈앞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신을 품은 채….

..

..

일어난 남자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강한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강한나는 남자를 노려보며 설명을 듣고, 되물었다.

“그러니까… 제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서 여기서 재웠다고요?”

“네. 다른 사람의 기숙사에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요.”

“….”

남자의 말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었다.

강한나는 일어나자마자 남자의 품이라는 것을 깨닫고 헐레벌떡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하지만 그녀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다.

일단 사정 설명을 듣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나쁘지 않게 작용했다.

‘하긴… 기숙사 CCTV를 확인해보면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알 수 있겠지.’

강한나는 남자의 말과 자신의 상태를 보고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옷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강제로 입힌 느낌은 아니야.’

남자와 자신의 상태를 보자면 딱히 이상한 짓을 한 것 같지도 않았다.

“만약 거짓말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겠죠?”

“제가 뭣 하러 거짓말을 해요.”

“….”

남자의 말에 강한나는 일단 거짓말로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 없이 사는 남자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기본은 되어 있네.’

남자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 것이 아닌 그저 남자에 대한 평가가 ­100점에서 ­95점으로 변한 수준이었다.

강한나는 거울로 자신의 흐트러진 복장과 머리카락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옮겨줘서 고마워요. 그럼 이제 씻고, 준비하세요. 이따 감사에 참여해야 하니까요. 그럼….”

강한나는 그렇게 CCTV 내역을 전부 확인하기 위해 방을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남자가 방을 나가려는 강한나를 불러 세웠다.

“그런데, 강한나 씨.”

“하아… 왜요?”

강한나는 짜증이 담긴 한숨을 내쉬며 문고리에 손을 올린 채 그대로 뒤를 돌았다.

강한나가 멈춰서고, 남자가 다가와서 문고리에 올린 그녀의 손을 살며시 감싸며 조용히 귓속말했다.

“강한철이 누구예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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