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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31화 (532/898)

〈 531화 〉 531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강한철의 눈앞에는 그가 예지력이라도 지닌 것처럼 미래에 일어날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유례없는 선거="" 결과가="" 나왔습니다!="" OO당이="" 전의석을="" 확보했습니다!=""/>

그가 간절히 바라던 선거 결과가 이미 공표 중이었고.

지금 제="" 앞에는="" 후보들과="" 관련된="" 인물들이="" 연행되는="" 모습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장소는="" 인류="" 보호="" 협회="" 사무실입니다.="" 보시다시피="" 사무실은="" 마치="" 파산을="" 맞이한="" 사무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대로 정치인과 관련된 자들이 줄줄이 연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그가 원하는 미래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당선돼야 할 놈들이 도주하거나, 잡혀들어갔고.

당선되면 안 되는 녀석들이 전부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꽃다발과 축하를 받고 있었다.

심지어 강한철은 선거 이후에 상대 쪽 후보가 한 명이라도 당선되는 것을 무효화하기 위해 완벽한 시나리오까지 짜고 있었다.

그런데….

“나… 설마 꿈을 꾸는 건가?”

그런 시나리오조차 쓰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엉망진창이 된 것이었다.

강한철은 꿈에서조차 보지 않았던 상황을 보는 것이 너무 힘겨운 나머지 현실 세계에 있는 육체로 돌아왔다.

“히히… 키히히히….”

강한철은 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숙이고 실성한 듯 웃음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강한철에게 이 선거는 분명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선거에서 진다고 해서 강한철의 인생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건, 또 아니었다.

아직 강한철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셀 수 없이 많았고, 그것을 이용한다면 몇 년 안에 다시 원상 복귀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크흐흐흐….”

실패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강한철도 실패는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간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가 지금 겪은 실패는….

“크흐흐… 푸하하하하!”

최선을 다해서 실패한 것이 아닌… 아무것도 못 해서 겪은 허무한 실패.

그 사실이 강한철의 자존심을 산산이 박살 내는 것이었다.

만약 불과 며칠 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지지대에 손을 짚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몸을 평생 지지해줄 것 같았던 지지대는….

“크흐흐… 시호… 어디 있어.”

그의 곁에 없었다.

강한철이 그렇게 혼자 울먹이는 순간이었다.

띠링.

“…?”

무너져내리던 그의 귀를 사로잡는 알람음이 들려왔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알람.

강한철은 네트워크에 들어가서 확인할까 싶었지만, 바로 고개를 저으며 실성한 듯 웃으며 말을 내뱉었다.

“지금은… 들어가고 싶지 않아.”

들어갔다가는 또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사실이 두려운 것이었다.

강한철은 거의 쓰지 않던 키보드를 두드리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답답하고, 어설픈 타이핑.

그동안 네트워크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디나 비밀번호 따위를 입력할 일이 없었다.

그냥 원하는 정보를 조작한 다음 사이트에 접속해도 어떠한 방벽도 강한철의 침입을 감지 못했으니까.

생각이라면 1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3분가량을 타이핑해서 간신히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저번="" 주에="" 돈의="" 힘을="" 빌어서="" 일주일간="" 미친="" 듯이="" 달렸더니,="" 이틀="" 동안="" 기절해버렸어="" ㅋㅋㅋㅋ.="" 대신="" 쌔삥="" 영상="" 하나="" 무료로="" 보내줌.="" 잘="" 봐~=""/

“….”

저급한 영상.

그것도 저급한 화질과 음질을 가진 저급함을 전부 담아낸 영상.

강한철을 이렇게 만든 원흉.

그리고 그런 원흉을 제공한 만악의 근원.

“저 새끼 때문이야….”

이민수였다.

시호가 떠나고, 그가 자위에 빠지며, 그가 바라던 목표로부터 훨씬 멀어지게 만든 장본인.

강한철은 그의 메시지를 보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저 새끼를 지금 당장….”

강한철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이민수를 구치소로 잡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루만에 모든 것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그를 매국노나 희대의 강간범으로 위장해서 평생 햇빛도 보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씨발… 새끼….”

강한철의 분노는 머리가 아닌, 고간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민수라는 존재로 인한 분노보다 그가 보낸 새로운 영상의 욕구가 그의 몸을 지배하는 것이었다.

“일단… 확인하자.”

강한철은 궁금증을 해결한 다음 이민수를 처리해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네트워크가 아닌, 모니터와 키보드를 이용해서 영상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확인해 본 결과….

“시호….”

이번에도 시호와 닮은 여자가 등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호를 닮은 여자는 저번에 봤던 여대생 유시아가 아니었다.

“크흐… 이번에는 외국인…?”

시호와 비슷한 금발이었지만, 이목구비가 서양인에 가까운 여자.

분명 닮았을 뿐, 시호 본인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강한철은….

“하아… 하아… 시호.”

지금 옆에 없는 시호를 대신해서 자신을 지탱해줄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지가 닿은 곳은….

탁, 탁, 탁.

“시호… 하아….”

지금 당장 자신을 위로해줄 자위뿐이었다.

***

나는 강한철에게 영상을 보낸 뒤, 화면을 끄고 침대에 던지듯 놓았다.

‘볼지, 말지는 네가 알아서 해라.’

내가 보낸 영상은 다름 아닌 시호가 새로 빙의한 여자, 심지어 그런 그녀의 처녀막을 뚫은 영상이었다.

내가 영상을 보내고 침대에 털썩 눕자, 아르모니아가 의문을 표했다.

[돈을 요구하지는 않으십니까?]

내가 이번에 찍은 영상도 십만 원에 내놔도 팔릴까 말까 할 정도로 싸구려 화질과 음질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강한철에게 그 영상의 가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다.

1억을 마치 껌값을 내듯 툭 건네는 남자.

어차피 그에게 사이버 머니의 가치는 0이었고, 1억 충전하는 건 눈 한번 깜박거리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번 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아냐. 이럴 때는 괜한 생각을 만들게 해서는 안 돼.’

지금 강한철은 분노와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상황일 것이다.

그리고 분노를 표출할, 고통을 잊게 해줄 타겟을 찾는 중일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돈을 요구한다?

‘이미 죽여버리고 싶은 타겟 1순위가 나일걸? 그런 상황에서 돈까지 요구하면 바로 척살 대상이 되는 거지.’

강한철에게 금전은 별것 아니겠지만, 내가 금전을 요구하는 순간 모든 분노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겠다고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강한철은 나를 향해 화살을 겨누며, 활시위를 길게 당기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손가락에 힘을 빼는 것만으로도 나를 죽일 수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간단했다.

‘나를 향한 분노가 허무하게 사라지도록 만들어야지.’

그것도 성욕을 이용해서….

단, 한 번이면 된다.

단 한 번만 온몸에 꽉 찬 독기 같은 분노가 성욕으로 인해서 정화되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나를 죽이고 싶을 때마다 오히려 내 영상을 떠올리면서 바라게 만드는 거지. 그럼 자연스럽게 해코지도 못 할 거고.’

[분노의 해소를 역이용한다… 훌륭한 방식입니다.]

나는 실실 웃으며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지금 당장 강한철을 생포한 건 아니지만, 절반은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고민태가 궁지에 몰리는 것도 막았고, 강한철의 의욕을 박살 냈으니까. 한동안은 교착상태에 접어들 것이다.

내가 그렇게 상황을 정리할 때쯤 방에 달려있던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빠. 나, 다 씻었어.”

욕실에서 나온 여자는 알몸 상태로 내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깨에 살짝 걸쳐진 금발과 오뚝한 코.

그리고 풍만한 D컵 가슴과 더불어서 튼실한 골반.

무엇보다 레나와 겨뤄도 될 정도로 기다란 각선미까지….

눈앞에 있는 여자는 서양인의 특징을 전부 담고 있었다.

“오빠,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서양인 버전의 시호가 내가 누워있는 침대에 걸터앉으며 갸우뚱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시호를 보며 쓰게 미소를 지었다.

“아냐. 너무 예뻐서 넋을 놓고 있었지.”

“푸하하! 오빠도 참….”

시호는 내 진심이 담긴 말에도 불구하고 그저 자신을 향해 배려한 말이라고 생각했는지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나는 웃으며 넘기지 못했다.

와락!

나는 알몸 상태로 웃던 시호를 와락 끌어안으며 그녀를 침대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껴안고 애무를 하자, 시호가 당황하며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오, 오빠! 나, 지금 막 씻었는데….”

시호가 당황하는 이유는 그저 내가 애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제 나가서 밥 먹어야지…. 오빠랑 한번 하고 나면 점심까지 정신을 못 차릴 거 같단 말야.”

지금 시간은 아침.

빈속에 섹스는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나도, 시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호는 투덜거리면서도 내 애무를 전혀 거부하지 않았다.

“하으…. 하앙… 오빠 손… 너무 좋아….”

시호는 내 손길을 받자마자 보지가 금세 습해지기 시작했다.

금색의 음모로 뒤덮인 시호의 보지.

서양인의 몸이라 그런지 다른 여자들보다 털이 많았다.

다행이라면 관리를 철저히 해서 수북한 털도 매력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나는 그런 시호의 몸을 애무하면서 그녀만 들릴 수 있게 죄책감이 담긴 표정을 지으며 속삭였다.

“정말 이런 관계 괜찮겠어?”

이제 시호와 나는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다.

유체 이탈이 가능한 나와 진정한 사랑을 나눌 수 있던 시호.

시호는 영혼 상태에서 나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다 버릴 수 있다고 단언하기까지 했었다.

그 정도로 시호는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의 결정체가 아이러니하게도 빙의해서 여자를 내게 바치는 것이었다.

나는 죄책감이 담긴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다른 여자들은 괜찮은데… 너한테 몹쓸 짓을….”

“오빠, 그만.”

시호는 내 애무에 풀리던 눈을 다시 바로 잡고 내게 단호하게 말했다.

“오빠… 내가 말했지? 나는 다 괜찮아. 쉿! 알았지?”

시호가 영혼 상태로 나와 섹스하지 않고, 이렇게 빙의 상태로 관계를 가지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유체 이탈 상태인 나와 만나는 건 행복하지만, 한편으로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행복하더라도 혹시라도 내가 잦은 유체 이탈해서 내 몸에 이상이 생긴다면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호는 자신의 결심을 영혼 상태로 모두 털어놓았다.

­영혼 상태로 만나는 건 가끔 특별한 날에만 하자! 그 외에는 오빠가 좋아하는 만큼 실컷 데리고 와줄게!­

시호도 빙의한 여자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우선순위는 모두 내게 집중되어 있었다.

­어차피 내가 빙의한 여자들도 언젠가 경험하게 되어 있어. 그게 오빠가 되는 것뿐이지.­

시호의 외모와 똑 닮은 여자가 평생 남자 경험 없이 살 리가 없었다.

다만, 시호로 인해서 그 첫경험 상대가 내가 된 것뿐이다.

그리고 시호는 나와 경험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당부했다.

­오빠.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빙의한 여자들이 지금도 연락해 오고 있지?­

­응, 그런데 너랑 만나는 게 중요해서 피하는 중이지.­

­거봐. 오빠를 못 잊는다니까? 그만큼 좋았다는 증거지.­

시호는 그런 식으로 말하며 내 자존심을 끌어올려 주는 것과 동시에 빙의한 여자들에게 향하던 죄책감을 지워줬다.

시호 덕분에 그녀가 빙의를 거쳐왔던 여자들에 대한 죄책감은 완전히 지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결정타가 되었다.

“내가 이렇게 다른 여자로 빙의하는 건 내가 부족한 만큼 오빠를 채워주려고 노력하는 거야. 그러니까 오빠. 그런 표정 짓지 마.”

“미안. 이제부터는 그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

“흐흐흥~ 기대하겠어~.”

내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시호는 다시 애무를 이어가달라는 듯이 몸을 밀착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시호를 만족시키기 위해 그녀의 보지와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창 시호를 애무하고 있을 때, 그녀가 번뜩 뭔가 떠오르듯 고개를 올려다보며 내게 물었다.

“흐으읏…! 오, 오빠! 오늘 며칠이야?”

“오늘?”

나는 나도 모른다는 듯이 옆에 있는 스마트폰을 슬쩍 보며 대답했다.

날짜를 알려주니, 시호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뭐!? 어제 투표날이었어!?”

“투표? 아, 그랬나?”

투표하지 않는 건 자유지만, 하지 않았다는 행위는 자칫 가벼운 사람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나는 시호를 살짝 들먹이며 대답했다.

“나도 너랑 있느라 완전히 잊고 있었어.”

시호의 잘못은 하나도 없지만, 너로 인해서 나도 못 했다는 뉘앙스.

시호는 내 말을 듣고 볼을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었다.

“흐흥… 오빠는 여자한테 빠지면 주변을 못 보는 남자인가 보네. 내가 관리해줘야겠다.”

“하하하, 그렇게 해줘. 평생….”

“흐흐흐… 그런데, 오빠.”

시호는 나를 부르고는 주변을 조심스럽게 둘러보더니, 내 귀에 키스하듯 입술을 붙인 다음 나조차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 잠깐 영혼 상태로 어디 좀 갔다 올게.”

“지금…?”

“응… 미안해. 금방 갔다 올게.”

나는 시호의 사과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대답했다.

그리고 대답과 동시에 시호는 여자의 영혼을 빼낸 뒤,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나는 시호를 못 보는 척하며 대충 허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 미소는 시호의 얼굴을 향하지 않았다.

그녀의 머리 위로 향하고 있었다.

‘강한철, 내가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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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종속 1단계)*

성벽 : 자위 횟수가 많거나, 섹스를 못 해본 기간이 긴 남자의 호감도는 하락한다. (소급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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