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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524화 (525/898)

〈 524화 〉 524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김예빈의 몸에 빙의한 시호가 옷을 갈아입는 중인 내게 안기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오빠, 이렇게 된 거 오늘도 같이 있으면 안 돼요?”

“이따 저녁에 또 만나면 되잖아.”

“히잉….”

첫 데이트에 첫 섹스까지 이어진 관계.

내가 이렇게 잠시 떨어지려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진짜 김예빈을 위해서.

‘시호라면 김예빈의 미래까지 책임져주지 않으려고 하겠지.’

김예빈에게 빙의한 시호는 당분간 백조 신세라며 일이 없다고 말했지만, 100% 확신할 수는 없었다.

연예인이 그저 연기하는 것만 전부는 아니니까.

빙의를 풀어서 그녀의 개인적인 삶도 어느 정도 여유를 만들어줘야 했다.

“나도 종일 같이 있고 싶지. 그래도 이렇게 잠시 떨어져야 또 같이 있고 싶지 않겠어?”

“흐응… 알았어요, 오빠!”

저놈의 오빠.

하지만 그 오빠라는 말이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속에서 피어오른 미소로 화답하며 그녀와 같이 호텔을 나왔다.

그렇게 나오자마자 시호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이따 저녁에 보자.”

“아… 네, 오빠!”

그녀가 대답하는 순간 상태창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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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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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조작이라 그런지 훅 까였다.

‘그냥 강제로 대답만 하게 만들면 영혼 상태로 나한테 올 수 있으니까. 저렇게 하는 게 낫겠지. 그리고….’

나는 내 명령에 따라 멀어지는 시호를 보면서 그녀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상태창을 확인했다.

=====

*김예빈 (종속 1단계)*

성벽 : (종속의 주인이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를 그에게 바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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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해놓으면 또 다른 여자 찾으러 가지 않을까?’

[가능성은 큽니다.]

‘좋아… 가자!’

이제 이렇게 시호와 떨어지는 두 번째 이유를 실행하러 갈 차례였다.

..

..

나는 집에 들른 뒤, 바로 워프를 타고 강한철의 작업실로 향했다.

혹시 아무도 없을까 걱정했던 작업실에는….

“….”

강한철이 쥐 죽은 듯이 누워서 자고 있었다.

다만 겉으로 봐서는 자는 건지, 네트워크 속을 돌아다니는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자는 거 맞나?’

[생활 루틴을 꽤 오랫동안 유지했다면 쉽게 바꾸지 못할 것입니다.]

만약 강한철이 자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 속에서 일 처리를 하고 있더라도 크게 문제는 없었다.

내 은신이 걸릴 것을 대비해서 비올라까지 데리고 왔으니까.

내 옆에 있는 비올라는 싱글벙글 웃으며 주변을 둘러봤다.

[수호 씨! 여긴 저번에도 왔지만, 악의 소굴 같아요.]

사실 나도 처음 이곳에 들렀을 때, 비올라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어두운 환경, 주변에 무수한 모니터와 바닥을 뒤덮고 있는 전선들….

만화에서 이런 장소는 대개 악의 소굴로 표현하니까.

그리고 사실 우리 기준에서는 진짜 악의 소굴이다.

‘비올라, 여기 악의 소굴 맞아. 그러니까 숨소리도 조용히 내야 해. 알았지?’

[네!]

비올라는 내 말을 듣고 평소에 보여주지 않던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휙휙 돌리며 주변을 감시하기 시작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 같은 모습… 역시 이게 비올라의 매력이다.

나는 비올라를 보며 피식 웃고는 조심스럽게 강한철에게 향했다.

‘자, 그럼 강한철….’

자는 건지, 네트워크 속에 있는 건지… 아니면 죽었는지 감조차 잡기 힘든 외형.

강한철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 있었다.

시체와 다름없는 모습.

그리고 살며시 벌어진 입술.

남자 새끼 입술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지만, 지금은 그의 모습이 내게 미소를 지어주고 있었다.

‘좋아. 그럼 시작하자.’

나는 주머니에서 조심스럽게 약병을 꺼냈다.

10mL 정도 되는 약병에 반쯤 채워져 있는 액체.

투명하게 찰랑거리는 모습이 물과 흡사했다.

하지만 약병의 상태창을 보고 있는 내 뇌는, 약병 안에 있는 액체와 물을 전혀 매칭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약병의 뚜껑을 열고는 코를 가져다 대서 살며시 냄새를 맡았다.

‘…음, 일단 냄새는 없네.’

나는 미리 준비한 스포이트를 병에 넣어서 액체를 스포이트 안으로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맛은… 네가 알아서 맛봐라. 내가 맛까지 봐줄 의리는 없으니까.’

나는 실실 웃으며 강한철의 입술 안에 스포이트에 담긴 액체를 조심스럽게 흘러 넣었다.

액체가 입술 안으로 흘러 들어가자 미간을 찌푸리는 강한철.

이상한 맛 때문인지, 그저 입술 안에 뭐가 들어와서 그런 건지 눈으로만 봐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내가 실실 웃으며 액체를 흘러 넣자, 아르모니아가 내게 말을 걸었다.

[수호 님… 너무 많이 넣는 것 아닙니까?]

‘아! 맞아 이거 다 먹이는 거 아니지!’

그렇게 말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스포이트에 담겨 있던 액체는 이미 한 방울도 남김없이 강한철의 입속으로 들어간 상황이었다.

나는 한편으로 의문이 들어서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아르모니아. 설마 이 녀석에게 먹인 약, 부작용 걱정한 거야?’

내가 강한철에게 먹인 약의 정량은 5방울이었다.

부작용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5방울 이상 먹여서 절대 좋은 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철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듯한 아르모니아가 내심 못마땅했다.

하지만….

[이번에 만드신 약은 한번 만들 때 과도한 마나가 소모되어서 걱정될 뿐이었습니다.]

‘아하….’

약을 많이 먹은 강한철을 걱정한 게 아니라, 약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나를 걱정해준 것이었다.

‘괜찮아. 하루면 다시 회복하니까.’

하나 만들면 탈진 수준의 약물이라니….

나는 액체가 아직 미약하게 담겨 있는 병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돌아가자!’

=====

성적 자극제

액체 형태의 성적 자극제.

발기부전을 겪거나 성적 자극에 둔감한 자들을 위한 치료제이다.

정량은 5방울이고, 일주일 동안 효과를 보증한다.

주의!

발기부전이나 성적 자극 둔감자가 아닌 일반인이 섭취하면 과도한 자극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

***

강한철은 눈을 뜨자마자 고환이 불타오르는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크하아앗! 뭐, 뭐야!?”

네트워크 안에서 눈을 떴을 때만 해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전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면 기분이 더러웠지만, 어떻게든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육체로 정신을 옮기고 나서 그의 정신은 오물에 뒤집어쓴 듯 정신이 쾌락에 전염되기 시작했다.

“카아아악…! 씨, 씨발… 잠깐… 이거….”

그가 신체 중에서 제일 믿음직했던 뇌가 제일 하찮게 여기던 자지에 절여지는 기분이었다.

아니, 그냥 뇌가 정액으로 꽉 들어찬 기분이었다.

“하아, 하아… 여, 역시 어제 봤던 그 장면이 문제야…!”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지금 있는 상황이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야 했지만, 강한철에게 지금 그런 이성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변명으로 지금 현상의 죄악감을 덜어내고 싶은 것뿐이었다.

“하아, 하아… 이, 일단 다시 안에 들어가자!”

강한철은 육체로부터의 쾌락을 회피하기 위해 조금 전에 빠져나왔단 네트워크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육체에 담겼던 정신은 쾌락의 맛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씨… 씨발! 병신 같은 몸!!”

그의 분풀이는 다름 아닌 자기 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허약한 육체에 불만을 품어오던 그였다.

하지만 이제는 제어를 넘어서서 자신의 정신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분노도 오래가지 않았다.

“만약 지금 시호가 오면… 안돼!”

강한철은 다시 정신을 집중해서 육체로 몸을 돌려놓았다.

하지만….

“씨발… 도저히 못 움직이겠어…!”

그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생전 처음 맛보는 자극이 그의 뇌를 휘저으며 망가트리고 있었다.

움직임을 제어해야 할 뇌에 문제가 생기면서 강한철의 신체가 의자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결국 그의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이, 일단… 한 번만 해보자! 크읏!”

그는 아무도 없는 검은 공간에서 눈을 감고 어제 봤던 김예빈과 이민수의 성교 장면을 떠올리며 자위를 시작했다.

그게 그의….

“하아, 하아, 하아!”

첫경험이었다.

..

..

“하아… 하아… 며, 몇 시야….?”

강한철은 몇차례 자위를 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강한철은 방에 시계를 두는 일은 없었다.

어둠으로 뒤덮인 방.

언제나 밤과 다를 곳 없는 장소에서 평생 루틴대로 살아왔던 강한철에게 시계는 의미가 없었다.

그는 결국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서 방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의자에서 일어나자마자 그의 눈에는 참상이 적나라하게 뚫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씨… 씨발….”

생애 첫 자위는 마약과 같았고, 뇌가 쉴 새 없이 그의 팔을 흔들어줬다.

그 덕분에 그의 의자는 지저분한 액체들로 가득했다.

“이… 일단… 어차피 세탁하면 그만이니까.”

그는 결국 자기 옷을 벗어서 모든 것을 처리하고 작업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작업실 밖에 유일하게 달린 시계는….

“2시….”

기상하고, 식사하고, 평온하게 네트워크 안을 돌아다닐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평온한 시간임에도 그의 몸은 마라톤이라도 뛴 듯 피로에 찌들어서 바닥에 쓰러져달라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마치 자야 하는 시간처럼….

그리고 그런 피곤보다 강한철을 더 짜증 나게 하는 건….

“씨발… 도대체 뭐가 문제야!!”

도저히 수그러들지 않는 물건 때문이었다.

결국 그는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고 몸을 씻은 다음 다시 작업실로 향했다.

“하아… 하아….”

강한철에게 있어서 그의 의자는 평온의 상징이었다.

이곳에 앉으면 기분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그런 장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씨발… 역시 그딴 걸 보는 게 아니었어!”

그저 다시 자위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이제 투표가 코앞이고, 변수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씨발…. 좀만… 좀만 더하고 시작하자.”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뇌세포들은 정액이 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찬 단백질 덩어리로 변해 있었다.

도저히 가라앉지 않는 물건을 보면서 손을 내리던 그는….

“잠깐… 그, 그냥 안에서 하면 되는 거 아냐?”

아까도 분명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까는 그런 생각에 도달할 상황이 아니었다.

뇌가 자지에 지배된 것과 같은 그에게 그런 간단한 해결책조차 제시할 이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까까지 자지에 지배되던 뇌가 자위와 샤워로 잠깐이나마 회복한 것이었다.

“이, 일단 들어가자!”

그는 빨리 이 욕구를 배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이, 이게 아냐!!”

네트워크 속에서 아무리 자위를 해도 아까의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

네트워크 안에 들어온 그의 정신도 분명 쾌락에 절여 있었다.

하지만 육체가 가져다주는 그런 마약과 같은 강렬한 기분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네트워크로 들어온 덕분에 아까보다 머리가 맑아졌지만, 그 맑아진 기분이 그를 오히려 짜증 나게 만들고 있었다.

“씨발! 이게 아니라고!! 하아… 하아….”

강한철은 아까까지 꽉 차올라 있던 욕구가 있던 자리를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 일단… 어, 어제 장면 보면 또 달라질지 몰라!”

그는 공허해진 욕구를 갈망하듯 어제 봤던 영상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씨발….”

김예빈의 처녀막이 찢기는 영상.

분명 시호와 비슷한 여자의 요염한 몸은 그를 흥분시켰지만, 이 네트워크 세계에서 절대 만족은 불가능했다.

그런 와중에 강한철의 시선이 이민수의 스마트폰을 해킹한 모니터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까까지 얌전했던 그의 스마트폰이 요동치며 내용을 전송하고 있었다.

“…혹시 만나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새로운 영상.

쾌락으로 전염된 그의 정신이 영상을 맛보고 싶다는 듯이 그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시, 신상 조사야. 이민수 새끼 뭐 하는 놈인지 알아내려는 신상 조사….”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강한철은 변명하듯 이민수의 스마트폰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 이게 뭐야….”

이민수가 어떤 사이트에 김예빈을 따먹은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을 적고 있었다.

<이 여자,="" 어제="" 따먹은="" 처녀임.="" 연예인="" 뺨치는="" 애인데.="" 돈="" 주면="" 처녀="" 풀="" 영상="" 보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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