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3화 〉 523화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
* * *
강한철은 언제나 우등생이었다.
그는 모르는 지식이 나오더라도 빠른 두뇌 회전을 이용해서 우등생의 자리를 차지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강한철은 처음으로 뇌가 작동을 중지하며 그에게 열등생의 기분을 맛보여주고 있었다.
도저히 머리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나 이래 봬도 테크닉은 자신 있어.
시호와 닮은 여자가….
“저, 저 녀석이 왜…!?”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아 하던 이민수와 같이 있었다.
그것도 거사를 치르는 순간을 앞에 둔 채….
강한철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가지고 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의 상황 파악은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그저 의문만 남을 뿐이었다.
“저… 저 새끼가 왜 저기 있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시호와 닮았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졌던 김예빈.
그리고 최근 신경 쓰이게 만드는 이민수.
두 사람의 행적을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꿰고 있던 강한철이었다.
“왜 저 둘이 있는 건데!?”
도저히 접점이 없었다.
“일단 뭔지 알아봐야겠어!”
강한철은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두 사람의 행적을 화면에 띄우기 시작했다.
화면에 띄워진 건 김예빈과 이민수의 통화와 문자 내용들이었다.
그 이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두 사람의 금융 거래 내역까지 전부 띄워진 순간이었다.
찌극….
흐읍… 끄으읏!
“하아….”
여자의 통증이 담긴 신음이 강한철의 정신을 빼앗기 시작했다.
그의 고개는 띄워진 화면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동자는 뽑혀나 갈듯이 여자의 신음이 담긴 화면으로 향하고 있었다.
강한철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음란한 장면을 무수히 봐왔다.
상대방을 잘 구슬리기 위한 협박용이나, 아예 적을 제거하기 위한 제보용 등등….
하지만 그런데도 강한철은 단 한 번도 그런 장면에 어떠한 흥분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강한철의 마음을 잡고 있는 여자는 단 하나뿐이었으니까.
“시호….”
화면 속 여자는 분명 시호가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철의 본능이 그에게 시호라는 신호를 강제로 보내고 있었다.
언제나 어린애 대하듯 자신을 대하고, 자신을 보살펴주고 싶어 하던 여자.
그 여자와 똑같은 외모를 한 여자가….
하으으윽!
처음으로 남자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이 순간 강한철이 바라는 건 세상을 바꾸겠다는 목표나, 희망이 아니었다.
그저….
크으… 최고야. 예빈아. 조임 엄청나.
“하아, 하아… 시호….”
저 남자의 자리에 자신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하지만 강한철의 간절한 바람은 그저 관음의 늪에 빠지게 하는 무게추 역할을 할 뿐이었다.
저 남자의 자리에 있고 싶다는 강한철의 바람이 강한철의 이상 성욕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바지 위에 솟아오른 자신의 물건을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강한철은 자기 행동을 인지하지 못한 채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화면 안에 있던 남자는 삽입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애틋한 목소리로 여자에게 말하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예빈아. 사랑해.
하앙! 오빠! 하으윽! 하아앙!
여자의 비명과 같은 신음에 남자는 여유롭게 허리를 흔들면서 물었다.
찌걱, 찌걱, 찌걱!
아파? 천천히 움직일까?
남자의 표정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쾌락과 여유로움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었다.
마치 이 정도 섹스는 매일 했다는 듯이….
그리고 그런 남자의 목소리를 들은 여자는 쾌락에 늪에 빠진 채 허우적거렸다.
찌걱, 찌걱, 찌걱!
아, 아냐! 좋아! 하아앙! 좋아! 안에 들어오는 거 최고야!
크으… 뭐가 들어오는지 제대로 말해야지?
그… 하앙! 하읏! 오, 오빠… 자, 자…. 하으응!
김예빈이 머뭇거리며 말을 제대로 못 하자 남자가 속도를 높여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애액 소리가 화면 너머에 있는 강한철의 귀로 뚫고 들어왔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하아하앙! 오, 오빠! 빨라! 하앙!
말해봐! 빨리!
히으으읏! 하윽! 오, 오빠… 자, 자…. 자지 좋아!
김예빈의 자극적인 말에 반응한 건 화면 속 남자가 아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뚫어지게 화면을 바라보고 바지를 입은 채 자신의 물건을 주물럭거리면 강한철이었다.
본능과 자존심.
추잡하게 그지없는 장면이었다.
자위 따위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욕구가 그의 본능을 천천히 잠식하고 있었다.
“조, 좀만…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
그렇게 강한철이 천천히 바지 안으로 손을 넣는 순간이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좋아! 쌀게! 안에 싼다!
하아앙! 좋아! 오빠 자지 좋아!!
크으읏!
히으으으윽!!
남자가 여자의 다리를 양옆으로 쫙 벌이며 자신의 물건을 무자비하게 찔러 넣었다.
김예빈과 남자… 둘 다 절정의 쾌락을 맛보고 있었다.
“하아… 하아… 씨발… 내가 왜….”
타이밍을 놓친 강한철은 자신의 물건을 만진 채 그저 두 사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강한철은 닭 쫓던 개가 된 심정으로 화면을 바라봤고, 화면 속에 있던 남자는 과할 정도로 사정을 하고는 자지를 뽑아냈다.
그리고….
푸슛! 주르르륵….
그가 자지를 뽑자마자 침대 밑으로, 넘어진 연유 통에서 연유가 흘러나오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후우… 예빈아. 너 진짜 최고다.
하으… 흐으…
남자의 여유가 넘치는 말에도 김예빈은 보지로 정액을 뱉어내며 정신을 못 차리고 경련할 뿐이었다.
아까까지 깨끗했던 김예빈의 보지는 투명한 애액과 하얀 정액, 그리고 처녀혈이 범벅이 되어서 더럽혀져 있었다.
그런 김예빈의 보지를 보면서 강한철은 구토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한철의 정신을 바싹 차리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씨발… 저게 사람 새끼라고?”
말도 안 되게 흘러넘치는 정액이었다.
남자가 사정한 정액의 양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고 있었다.
마치 얼룩말이 사정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씨발… 내가 왜 이딴 장면을…. 나가서 세수나 하자.”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며 화면을 종료시켰다.
하지만 재생이 종료되는 순간 여자의 목소리가 강한철의 심장을 다시 뜨겁게 지피기 시작했다.
오빠… 자지 최고야.
“크흣!”
여자의 목소리에 순간 다시 그녀를 바라보고 싶었지만, 그의 시선에 들어오는 건 검은 공간이었다.
강한철의 정신은 네트워크를 빠져나와 다시 그의 육체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크흐흣! 씨, 씨발! 자, 잠깐!”
네트워크 속에서 정신력으로 버티던 욕구가….
“아, 안돼!”
육체가 버티지 못하고 그의 바지 안에 욕구를 배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허약한 그의 몸에서 나온 액체들은 그저 바지에 얼룩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부였다.
흘러내려서 주변을 더럽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씨발…!”
오히려 금세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의 자존심을 더럽히고 있었다.
아까 그 남자와 비교하며 강한철은 이를 꽉 깨물기 시작했다.
“나는 달라… 그런 동물 같은 새끼랑은 다르다고….”
박탈감.
아무리 육체를 쓰레기 취급하더라도 강한철의 내면에 남아 있는 남자의 자존심이 산산이 무너져내렸다.
그런 강한철은 박탈감을 지우기 위해 내뱉은 변명을….
“씨발… 종마 새끼….”
누군가가 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따위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나는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는 시호를 팔에 안고 허공을 바라봤다.
다른 사람이 본다면 자칫 멍하니 헛것을 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 눈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이 보이고 있었다.
씨발… 종마 새끼….
나는 비굴한 표정으로 방을 빠져나가는 강한철을 보면서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너무 칭찬해줘도 민망하네.’
강한철은 욕이라고 생각하고 내뱉은 모양이었지만,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이었다.
종마라니.
결국 우월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내가 그렇게 흐뭇하게 영상을 바라보고 있자, 아르모니아가 통신을 대답했다.
[저희가 설치한 녹화 장치를 감지 못해서 다행입니다.]
며칠 동안 꽤 많은 실험을 했다.
일부러 집안 곳곳에 에넬로 만들어낸 네트워크 송수신 기능이 없는 녹화 장치를 설치했다.
무조건 내부에 있는 저장장치와 배터리에만 의존하는 장치를….
그렇게 내가 사는 집 곳곳에 설치하고, 시호의 꿈을 통해서 알아본 결과.
강한철은 에넬로 만들어낸 녹화 장치를 감지 못한다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결국 기기에서 네트워크 수신이 가능한 장치에만 접속할 수 있다는 거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우리로서는 은밀히 진행하느라 시간을 꽤 잡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강한철 작업실을 도촬하는 장비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장비도 문제는 있었다.
‘24시간마다 회수해줘야 하는 게 귀찮긴 하지만….’
네트워크 송수신이 없는 만큼 직접 워프로 가서 회수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비올라랑 레나는 문제없었지?’
[제가 확인했을 때는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이미 워프 좌표를 알아냈기 때문에 굳이 내가 이동하는 비효율적인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효율만 따지자면 비올라 혼자 보내도 됐지만, 비올라 혼자 보내는 건… 불안해서 어쩔 수 없었다.
녹화 장치 회수뿐만 아니라, 다시 재설치해야 하고 심지어 주변에 흔적을 남겨서도 안 되니까.
‘두 사람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나중에 직접 전하시는 게 좋다고 판단됩니다.]
‘…알았어.’
아르모니아의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허공에 떠 있는 영상이 마무리되는 것과 동시에 내 팔을 베고 자는 시호의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다.
혹여라도 깰까 싶어서 조심스럽게 만졌다.
“흐으….”
‘A… 잘 쳐도 B 정도 되려나?’
아무리 김예빈과 관계를 가질 정도로 진전이 있더라도 이렇게 몰래 가슴을 만지는 건 신중해야 한다.
가슴이 크면 막 만져도 좋아하겠지만, 작으면 자칫 콤플렉스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호는 저고리 벗기면 최소 C는 각은 나오겠던데.’
어차피 지금 김예빈의 몸속에 들어 있는 건 시호였다.
딱히 그런 것에 콤플렉스를 가질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자기 몸도 아니니까.
나는 시호가 빙의한 김예빈의 몸을 보면서 비릿하게 웃었다.
살짝 작은 가슴이지만, 얼굴과 몸을 굉장히 잘 관리했다.
슬렌더의 끝판왕인 한봄보다는 급은 낮지만, 꽤 마른 몸매와 튼실한 골반을 지니고 있었다.
‘시호가 이렇게 빨리 들이댈 줄은 몰랐네.’
솔직히 며칠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며칠도 사실 시호가 빙의한 것을 고려하고 계산한 것이었다.
‘설마 하루만에 이렇게 내게 여자를 바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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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빈 (종속 1단계)*
성벽 :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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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게이지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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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호가 빙의한 김예빈의 종속창과 최면창을 보면서 강한철을 떠올렸다.
‘강한철… 겨우 이런 장면 보고 질질 쌌다 이거지?’
[…?]
나는 시호가 빙의한 김예빈의 몸을 주물럭거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제부터 시호를 볼 때마다 질질 싸게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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