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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79화 (480/898)

〈 479화 〉 479화 위그드라실 (4­27)

* * *

“후우… 후우….”

나는 희미하게 들려오는 한봄의 숨소리를 캐치하고는 걱정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봄아, 괜찮아?”

“괘, 괜찮아요.”

한봄은 억지로 웃으며 손사래를 쳤지만, 다들 그런 한봄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의아했다.

한봄은 원래 저번 회차 동안에 전투 후에 지친 모습을 보여줬을지언정 탐색 중에 지친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으니까.

내가 그렇게 한봄을 의아하게 보자, 민하연이 먼저 나서서 한봄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봄아. 너 진짜 힘들어 보여. 정말 괜찮아?”

“으, 응! 괘, 괜찮다니까!”

한봄은 민하연의 추궁에 당황하며 억지로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억지웃음 속에서도 지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한봄이 손사래를 치자, 마침 주변에 있던 손혜은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진행했다.

“아까 여름 씨한테 회복 많이 쓰신 거 같던데… 혹시 그것 때문 아닐까요?”

“아! 맞다!”

민하연의 손뼉 소리와 동시에 다들 신호라도 받은 것처럼 한여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직 상처가 군데군데 남아 있는 한여름.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한여름은 아까 진작에 죽음을 경험하고 살아난 상태였었다.

죽음과 동시에 무적이라는 버프를 받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죽고 나서의 일이었다.

죽기 직전까지 받았던 공격의 잔해들이 아직 한여름의 몸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한봄은 그런 한여름을 치료하느라 자신의 마나를 뭉텅이로 소모해버린 것이었다.

민하연은 짜증 나는 표정으로 한여름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너 때문에 봄이가 이렇게 됐잖아.”

“나, 나는 그냥… 여, 열심히 해보려고….”

“….”

한여름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에 연민을 느끼기는커녕 아무도 고개 한번 끄덕여주지 않았다.

자살특공대마냥 뛰어가 놓고 열심히라는 표현을 써봤자 아무도 알아줄 리가 없었다.

거울을 먼저 선취하려다가 생긴 불상사.

심지어 목적이었던 나를 거울에 가두는 것도 실패했다.

한여름은 죄를 지은 죄인마냥 고개를 숙이며 손혜은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 손혜은은 정작 나를 힐끗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수호 씨. 일단 좀 쉬는 게 어떨까요? 이곳도 던전이라면 안전지대가 있을 수 있잖아요.”

“…혜은 씨 말씀대로 한번 찾아보죠.”

저번 회차까지는 던전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기를 쓰던 거울이 이번에는 굉장히 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거울은 저번 회차에서 민하연은 나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이유로, 한여름은 아예 정나미 떨어지게 할 이유로 억지를 부렸었다.

하지만 이번 회차의 거울은 손혜은이라는 인물의 입지를 잘 파악하고 교묘하게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었다.

‘뭐, 쌍둥이 거울만 구하면 금방 끝나니까. 그때까지는 모른 척해주자.’

거울을 강제로 데리고 가려면 수면을 걸거나 강제로 포박해야 한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의심할 수 있는 구석이 나와야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손혜은의 행동에는 어떠한 위화감도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손혜은은 그런 내 대답을 듣고 나만 보이게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유혹하듯 말했다.

“…그럼 수호 씨만 믿을게요.”

..

..

안전지대를 찾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광활한 터전을 잡은 도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도시 내부에 있는 안전지대를 찾을 수 있었다.

원래라면 못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었겠지만, 손혜은의 몸을 빼앗은 거울이 우리의 방향을 잘 유도해서 안전지대를 금세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에 행동력 있는 손혜은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 보니 다들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민하연과 나만 빼고….

민하연은 한봄을 먼저 휴식시킨 뒤에 내게 와서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했다.

“수호야… 너 혹시 이상한 거 못 느꼈어?”

“혜은 씨? 평소랑 다르긴 하더라.”

“…언제나 생각하지만, 수호 너는 정말 감이 좋구나. 내가 저번에 말해준 거울 있지? 그거 혜은 씨가 걸린 거 같아.”

민하연은 이동하는 동안 저주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괜히 거울이 그 말을 들어버리면 오히려 귀찮아질 것을 우려를 해서였다.

“너라면 진작 알아차렸을 거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다행이다.”

“일단 하연이, 네 덕분에 해결책은 이미 알아냈잖아. 오늘 밤은 내가 감시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

“…응.”

나는 그렇게 민하연은 안심시키고 그녀를 잠자리로 돌려보냈다.

원래라면 분위기 좀 잡고 했을 텐데 손혜은이 저주에 걸리는 바람에 마음이 무거워진 모양이었다.

‘일단 기질창이 전부 보이니까 감시는 어렵지 않겠지.’

[주무시는 사이에 큰 움직임이 감지되면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땡큐~’

우리가 지금 자리를 잡은 안전지대는 이 도시의 여관 같은 분위기의 건물이었다.

나는 혹시 몰라서 2층에서 자리를 잡았고, 나머지 멤버들은 다 위층에 몰려 있었다.

한여름만 빼고는 다 어디서 어디로 돌아다니는지 내비게이션처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방에 들어와서 멍하니 천장을 보며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잠에 취하려던 순간이었다.

쓰으윽….

내 숙실 어딘가에서 공기가 미끄러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비슷한 소리를 워낙 많이 들어와서 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들으니 이제서야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무표정으로 천장을 보면서 통신으로 말해봤다.

‘아르모니아, 들려?’

슈트라에 있는 아틀러 성에서 들려왔던 기묘한 소리.

아르모니아는커녕 레나도 놓친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

‘….’

이번에는 아르모니아에게도 들리고 있었다.

‘이거야… 아틀러에서 들렸던 소리랑 똑같아.’

[….]

아르모니아는 무관심의 침묵이 아닌, 진중하게 생각하듯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르모니아가 말을 걸어왔다.

[일단 소리의 정체를 파악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쓰읍… 어떻게 파악할까나….’

[레나 씨나 베아트리체 씨를 투입하는 게 어떻습니까?]

‘…나쁘지 않네.’

워프는 기본적으로 인원수가 어느 정도 제한은 있지만, 사용할 때 들어가는 에너지는 인원수 상관없이 횟수로만 카운트된다.

올 때 두 명이지만, 나갈 때 세 명이 되는 게 가능한 것이 워프였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 회귀 타이밍에 걸리면 큰일 나니까 패스하자.’

[그럼 일단 레나 씨를 소집해서 체크해보겠습니다.]

‘응, 그렇게 해줘.’

일단 소리가 들린다면 레나도 소리의 근원지를 쉽사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소집된 레나의 말에 의하면….

스스스슥….

[옆 방…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느낌입니다. 뭔가 벽 사이를 오고 가는 느낌입니다.]

‘일단 있다는 건 확정됐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점이 있었다.

‘이 소리… 저번 회차에는 없었단 말이지.’

이 숙실은 저번 회차에도 이용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저번 회차에는 들려오지 않던 소리가 이번 회차에 들려온다?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가설은 하나였다.

‘설마 한여름?’

한여름의 능력… [유령]말고는 도저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어떠한 장애물도 통과할 수 있고, 심지어 안전지대까지 뚫고 염탐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사기 스킬.

[일단 한여름이라고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흠….’

이쯤 되니 한 가지 궁금한 사실이 생겨났다.

그럼 아틀러에서 들렸던 소리도 비슷한 능력을 갖춘 존재라는 걸까…?

하지만 지금 당장 내 의문을 해결하기에는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일단 아틀러의 괴상한 소리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하고….

‘만약 한여름이면 자고 싶지 않은데….’

[유령] 스킬은 안전지대를 뚫을 수 있지만, 아무에게도 피해를 줄 수 없는 스킬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딱히 공격해오지 않더라도 누군가가 몰래 쳐다보고 있는 곳에서 잠을 자고 싶지도 않았다.

그것도 한여름이라고 생각되는 녀석이라고 확정된 상황에서는 더더욱이….

‘어떡하지… 자기는 싫고, 그렇다고 날밤을 새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한봄이나 민하연을 불러서 섹스 파티를 열자니… 지금 당장 두 사람은 나와 상대해주기 껄끄러운 상황이라 미안했다.

박선희나 박진희도 따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오늘 내게 유혹하러 올 것 같지도 않았고….

그렇게 귀찮음을 품에 안으며 고민하는 중에 내 눈을 사로잡는 존재가 있었다.

‘…어?’

여관 건물 내부에 있던 기질창 하나가 방의 범위를 넘어서서 점차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길게 움직이던 기질창은 점차 커지더니, 내 문 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그 기질창의 주인이 문을 두드려왔다.

똑, 똑, 똑.

(수호 씨, 혹시 안에 계시나요?)

손혜은이었다.

***

나무판자 벽 사이로 성수호를 염탐하던 한여름의 귀에 손혜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씨, 혹시 안에 계시나요?)

(네, 있어요. 잠시만요.)

성수호는 손혜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어줬다.

(무슨 일이세요?)

(흐음… 잠깐 안에서 같이 이야기해도 될까요?)

(네, 들어오세요.)

(흐흥~)

한여름은 손혜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귀를 기울이며 손을 불끈 쥐었다.

‘손혜은? 어째서….’

한여름은 아까 성수호를 거울에 넣으려던 계획에 실패한 뒤, 거울을 바라보는 손혜은의 모습을 보면서 두통을 느낄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졌었다.

심지어 계획이 틀어지고 나서 한여름의 평판도 땅 밑으로 수직하강했다.

파티원들의 경멸이 담긴 표정은… 저번 회차보다 더 심각한 표정들이었다.

유일하게 한여름에게 투덜거리면서도 그를 위해주던 한봄은 지쳐서 잔소리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으로, 원래 찾아오지 않던 손혜은이 성수호의 방으로 찾아온 것이다.

‘씨발… 보나 마나 거울 새끼가 제멋대로 행동하는 거겠지.’

이미 거울에게 호되게 당해본 적이 있던 한여름은 거울이 가둬 둔 사람을 어떤 식으로 농락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이번 회차의 거울은 저번 회차와 다르게 협조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런 협조적인 손혜은의 몸을 빼앗은 거울이….

(잠깐 할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왔어요.)

성수호의 방을 몰래 찾아온 것이었다.

그렇게 찾아온 손혜은은 성수호와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부분 대화의 내용은 오늘 있었던 일, 심지어 그전에 있었던 일들까지 전부 끄집어내면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그동안 매번 고맙다고 말만 해서… 정말 죄송했어요.)

(괜찮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혜은 씨 덕분에 저희도 이렇게 잘 버티고 있으니까요.)

(흐응~)

성수호의 말을 들은 손혜은이 요염한 콧소리를 내면서 그에게 계속 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수호 씨… 하연 씨랑은 잘 지내고 있나요?)

(…? 그게 무슨 의미이신지?)

(그건….)

손혜은은 콧노래를 부르며 성수호에게 다가가서 그에게 조용히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저도 혹시 그사이에 낄 수 있을까 싶어서 물어보는 거예요.)

(그건….)

(아니면… 저는 전혀 관심이 없는 건가요?)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손혜은은 계속해서 성수호를 유혹했지만, 성수호는 손혜은의 유혹에 단 한번도 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포기한 손혜은은….

(…괜히 찾아와서 죄송해요. 가볼게요.)

뾰로통한 표정으로 방을 나가기 시작했다.

(혜은 씨.)

성수호의 부름에 잠시 멈칫했던 손혜은이 뒤돌아보면서 그의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런 손혜은의 모습에 성수호가 정갈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다독이듯 말했다.

(너무 다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일단 지금은 싫다는 의미네요. 저는 가볼게요.)

(….)

그렇게 손혜은이 성수호의 친절한 말을 무시한 채 숙소를 뛰쳐나가듯이 나가버렸다.

그런 손혜은의 모습을 보면서 한여름이 한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손혜은은 거울에게 몸을 빼앗긴 상황이었다.

심지어 지금 당장 손혜은을 유혹하면 비록 손혜은의 본심은 아니겠지만, 한여름에게 그녀와 같이 잠자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여차하면 회귀하면 그만이야.’

한여름은 희미하게 웃으며 영혼을 이끌고 원래 육신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

손혜은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평생 내뱉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큰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다… 다행이야.’

손혜은의 몸을 빼앗은 거울이 성수호에게 갈 때만 하더라도 손혜은은 기겁하며 거울을 부술 듯이 모든 가구를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성수호를 인간적으로는 믿지만, 남자로서는 믿지 않았다.

확신할 수 없었지만, 손혜은도 성수호라는 남자가 어느 정도 여색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기 때문이었다.

성수호는 민하연뿐만 아니라, 한봄과도 교묘한 관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은 삼인방도 이미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 그라면…

‘내가 좀 더 믿었어야 했어… 정말 괜찮은 사람이야.’

당연히 거울의 유혹에 넘어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성수호는 거울의 유혹에 넘어가기는커녕 오히려 의미심장한 말로 손혜은의 마음에 안도감을 심어줬다.

‘너무 다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어떤 의미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손혜은은 잠깐이나마 성수호의 말을 듣고 안식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휴우… 다행이다.”

(쳇… 네 기억이랑 다르잖아! 분명 금방 넘어올 줄 알았는데.)

“….”

손혜은은 거울의 모습을 보면서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내 기억만 가진 것뿐인가 보네.’

거울은 얼핏 보면 남자 같기도 하고, 얼핏 보면 여자 같기도 했다.

중성의 느낌이 아니었다.

그냥 성별이라는 개념이 탑재되어 있지 않은 그런 존재의 느낌이었다.

‘일단 다행이야. 만약 정말 수호 씨가 가볍게 넘어왔다면… 하연 씨를 볼 면목이 없어.’

손혜은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은 성수호와 관계를 가지는 것이 아닌, 성수호와 관계로 인해서 거울이 민하연과 이간질하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었다.

‘빨리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해… 그런데 이 거울 왜 이렇게 단단해!’

손혜은은 거울을 부수기 위해 다시 한번 의자를 집어 드는 순간이었다.

(혜은 씨.)

“…?”

거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가 들어도 대강 남자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목소리였다.

‘혹시… 수호 씨가?’

손혜은은 아까 거부한 성수호의 모습에 안도하면서도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여자로서 결국 매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손혜은은 막상 자신을 잡으려는 성수호의 모습을 기대하며 고개를 돌려서 거대한 거울을 바라봤다.

기대하며 거울 너머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를 확인한 손혜은의 눈에는….

(혹시 시간 되세요?)

“하… 한여름?”

느끼한 미소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여름이 비춰지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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