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5화 〉 475화 위그드라실 (423)
* * *
성수호의 방 안에는 교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끄으읏! 하으읏! 하아앙!)
그 교성은 지금까지 한여름이 들어본 적이 없었던… 아니, 들었지만, 자신이 들었던 때와 다른 교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노란빛으로 감싸진 벽에 남녀가 화려하게 그림자로 행위 예술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다리를 벌리고 있는 여자와 그 다리 사이를 골반으로 유연하게 휘젓은 남자.
아까 한여름이 보던 그림자의 형태와 비슷했지만, 완전 다른 그림자 행위가 연출되고 있었다.
아까는 여자가 남자 골반 위에서 남자의 정기를 탐하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되레 여자가 남자에게 정기를 빨리는 모습이었다.
남자는 여자의 양 다리를 잡고 벌린 뒤 거침없이 그녀의 고간 안으로 골반을 쑤시고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으응! 흐으응!)
(선희 씨, 어때요? 제 테크닉!)
(최고예요! 이런 거 처음이야! 하으응! 끄으읏! 하으윽!)
“….”
한여름은 박선희와 몇차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비록 회귀하는 바람에 박선희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한여름은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기억 속에 있는 박선희는 저런 모습이 아니었다.
‘흐음~ 여름 씨, 정말 테크닉 좋네요.’, ‘이런 경험 처음이야~’, ‘최고~ 최고~’.
섹스 중에도 여유롭게 만족했다고 흥얼거리던 박선희의 모습이….
(하앙! 하으읏! 최고야! 수호 씨! 당신 최고야! 끄으읏! 깊어! 안까지 닿는 거 처음이야!!)
가식이었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걸레 같은 년….”
한여름의 대사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한여름은 그와 동시에 그런 박선희의 몸을 원하고 있었다.
한여름은 박선희의 교성과 육감적인 그림자에 매혹된 채 자위의 굴레에 다시 빠져들고 있었다.
“걸레 같은 새끼들…. 크읏!”
결국 한여름은 나오지 않는 정액을 요도로 느끼며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하읏! 끄으읏! 하아앙!)
(선희 씨, 저 쌀 거 같아요!)
한여름은 몇 방울 나오지 않은 정액을 느끼며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코웃음을 쳤다.
‘병신… 진짜 개새끼처럼 질내사정만 하려고 하네.’
한여름은 박선희가 당연히 격한 거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박선희는 한여름과 행위를 했을 때 단 한 번도 질내사정을 허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참지 못하고 싸겠지. 발정난 새끼….’
그렇게 성수호에 대해 자격지심을 느끼며 그를 욕하고 있을 때였다.
(싸요! 괜찮아요!)
(하, 하지만….)
(내가 다 책임질게요! 빨리! 하아앙!)
한여름은 박선희의 목소리를 들으며 입술을 아득 깨물기 시작했다.
‘이 씨발 년이! 나한테 그렇게 지랄했으면서? 어? 왜! 왜!’
한여름은 박선희의 대사에 발기한 자지를 다시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여름의 사정감이 차오르기 전에 거울 건너편에 있는 두 사람의 오르가슴이 먼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 쌀게요! 크읏!)
(끄으으읏!!)
박선희는 한참을 성수호의 정액을 받아낸 뒤, 거친 숨을 내쉬면서 행복한 목소리를 한여름에게 들려줬다.
(와아… 질내사정… 중독될지도 모르겠는데요?)
(하하하… 약은 제가 챙겨드릴게요.)
(오… 센스!)
두 사람은 섹스를 마치고 금세 연인처럼 알콩달콩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화는 오래 지나지 않아서 마무리되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이걸로 수호 씨랑 얽매이려고 이렇게 찾아온 거 아니에요. 그냥… 아까 구해준 게 정말 고마워서 그런 거예요. 너무 부담 느끼지 말아요.)
(저도 선희 씨가 좋아서 그런 거예요.)
(후우… 제가 남자 보는 눈이 낮았네요.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박선희는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더니, 방구석에 누워있던 한여름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잠들어 있는 거 맞겠죠?)
(맞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흐응… 수호 씨가 그렇다면 걱정 없겠죠. 그런데 저 거울은 뭐예요?)
박선희는 거울 정 중앙을 바라보며 물어보고 있었다.
성수호는 그런 박선희에게 대답해줬다.
(아마 저게 저주를 건 거울 같아요. 주머니에 꽁꽁 숨겨 놨더라고요.)
(저주를 거는 거울이면… 차라리 감추는 게 낫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숨겨 놨다는 건 그만큼 외부에 노출을 꺼린다는 이야기예요. 저렇게 목에 걸고 있으면 저주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수호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걱정 없겠네요. 저는 가볼게요! 그럼~)
박선희는 아쉬운 목소리를 내다가 금세 활기찬 목소리로 바꾼 뒤 성수호에게 인사를 하고 한여름에게 뒤태를 보여주며 떠나갔다.
“씨발 년!”
한여름은 그런 박선희의 뒤태를 보며 다시 한번 사정했다.
한여름은 사정과 동시에 고환에서 고통의 전류를 보내며 그의 뇌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더는 안돼. 일단 자자.”
그렇게 일어나서 방에 있던 고풍스러운 침대로 향해서 누워버렸다.
주먹으로 치거나, 바늘로 찌르는 그런 강렬한 고통은 아니었다.
찌릿찌릿하면서 느껴지는 고환은 그에게 더 이상 사정을 하면 위험하다는 일종의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한여름은 침대에 자신의 액체들을 묻히며 중얼거렸다.
“씨발… 어차피 여기서 나갈 거야. 굳이 깨끗하게 쓸 이유가 없지. 크읏….”
그는 통증을 느끼며 침대에 편하게 눕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저….)
“하아, 설마….”
한여름의 한숨과 동시에 거울 건너편에서 또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박진희인데… 안에 계시나요?)
“미친.”
..
..
박진희는 옷을 전부 갈아입은 뒤 부끄러운 표정으로 성수호에게 말했다.
(저… 진짜 고마워서 그런 거예요. 저 함부로 몸 놀리는 여자 아니에요. 아셨죠?)
(그럼요. 저도 순수하게 진희 씨가 좋아서 한 거예요.)
(히히… 믿을게요. 그… 정말 기분 좋았어요! 그럼!)
박진희는 성수호의 칭찬을 한 뒤 후다닥 그의 방을 나가버렸다.
한여름은 침대에 대자로 쭉 뻗은 채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뒤태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걸레같은 년. 크읏!”
그리고 그는 아무런 액체도 내뿜지 못한 채 쾌락을 배출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자위한 뒤 또다시 평화 같지 않은 평화가 찾아왔다.
한여름은 화면에 보이는 성수호의 검은 그림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원숭이 같은 새끼… 씨발….”
한참 성수호 욕을 하던 한여름은 다시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어차피 손혜은… 그년도 오겠지.”
그는 막 나가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회귀할 거니까 괜찮아. 씨발, 좆같은 년들… 어떤 식으로 나오는지나 확인해보자.’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며 손혜은이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한숨 잘까나….)
거울에서는 성수호의 소리 외에는 어떠한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설마 안 오는 건가?”
한여름은 한 시간을 더 기다리고, 성수호가 잠에 빠지는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손혜은은 안 오나?”
한여름은 민하연과 한봄을 제외한 여자들에게 크게 호감을 주지 않고 있었다.
그저 외모적인 부분이 플러스 요소가 되어서, 있으면 좋다는 정도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호감은 이번 성수호와의 잠자리를 통해 전부 깎여나가 버렸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명이 오지 않는 모습에….
“손혜은… 너는 내가 챙겨주지.”
한여름은 미소를 머금으며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손혜은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수호에게 이겼다는 기쁨을 만끽하기 시작했다.
고작 한 명이었지만….
“흐흐흐….”
한여름에게는 지금까지 얻어온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한여름이 실실 웃으며 흥얼거리고 있을 때….
(미친… 너 웃냐?)
“씨발….”
한여름은 깨져버린 흥에 짜증을 품으며 거울을 향해 질책하며 풀어내기 시작했다.
“아까는 그렇게 무시하더니, 갑자기 나타나고 지랄이야? 꺼져.”
(씨발, 한 번 확인차 왔는데… 너 이 새끼 내 방에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꺼져. 어차피 이제 내 방이야. 꼬우면 네가 와서 청소하던가.”
(이런 미친 새끼가….)
한여름은 그나마 거울에게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 다시 실실 웃기 시작했다.
성수호에게 버림받고, 거울에게 몸을 빼앗겼다.
하지만 한편으로 손혜은이 성수호에게 넘어가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월감을 느꼈고, 거울을 화나게 했다는 사실에 흥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시원한 콜라를 들이켜는 기분이었다.
(실실 쪼개긴….)
“꺼져. 또 개소리할 거면.”
(한 명 더 올 거 같아서 기다리는 중인데, 막상 안 와서 심심하네. 놀아줘.)
“미친 새끼가… 꺼져! 어차피 손혜은은 안 올 테니까.”
(왜? 보니까 성수호한테 호감 있어 보이던데….)
“흥… 손혜은은 달라. 나한테 다가와서 잠자리 요구했던 적은 있었지만, 결국 성수호는 자기 취향이 아닌 거겠지.”
(….)
거울은 잠시 침묵하더니, 갑자기 방이 울려 퍼져서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하!! 너 정신병 있냐? 손혜은이 너한테 언제 잠자리를 요구해! 푸하하하!)
“뭔 개소리야. 너 내 기억 알고 있는 거 아냐?”
(그래! 알지! 그런데 네가 가진 기억 중에 그런 건 없었어! 영혼이 빼앗겨서 결국 정신병이 도진 건가… 불쌍하네! 푸하하하!)
“….”
한여름은 거울의 말을 듣고 나서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 회귀 중에서 제일 마지막 회차의 부분만 기억을 추출할 수 있나 보네. 성수호에게 회귀 사실이 들킬 일은 없어서 다행이야.’
한여름이 얻어낸 정보 중에 제일 값어치가 높은 정보였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정보는 단 하나도 못 찾은 상황이었다.
‘일단 침착해야 해. 회귀가 있으니까. 여차하면 거울에 머리를 박아서라도 뒤지는 수밖에….’
한여름은 거울의 폭풍 같은 웃음소리를 무시하며 눈을 감고 조용히 잠들기 시작했다.
‘성수호… 회귀하기 전이나, 회귀한 후에 어떻게 해서든 한번은 제대로 엿 먹여줄게. 두고 봐라….’
..
..
(그, 그만! 알았으니까! 그만!!)
“으으… 뭐야? 시끄럽게….”
한여름은 거울에서 터져 나오는 꽥꽥거리는 고음의 목소리에 잠을 깨면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가 눈을 뜨는 동안에도 거울 건너편에서는 남자가 고통에 담긴 비명을 울부짖으며 한여름의 고막을 괴롭히고 있었다.
(내가 좋은 정보도 알려줄게! 제발!)
“…정보? 뭔 일이야?”
한여름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거울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거울 너머에는 성수호와 망토를 두른 녀석이 대치하고 있었다.
성수호는 이상한 초록색 보석으로 망토를 두른 녀석을 향해 뻗으며 그를 제압하고 있었다.
“씨발… 뭐가 뭔지….”
한여름은 중간 과정을 모르는 상태로 거울을 부르기 시작했다.
“야!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얼씨구… 지금 일어났냐? 아까 그 난리가 났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닥치고 말해봐.”
(뭐… 그 정도는 말해주지.)
거울은 한여름이 자고 있던 동안의 일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한숨 잔 성수호 일행은 일어나자마자 혼령들의 무리를 발견하고, 순식간에 그들의 리더를 잡아서 신문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저 초록색 보석으로 제압하는 거 같은데…. 뭘까나… 위험해 보이는데.)
“씨발….”
끝을 알 수 없는 실력이었다.
‘저 정도면 요정이 와서 머리통 터트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회귀가 있는 한여름이 봐도 성수호의 기상천외한 실력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판단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불만은 위그드라실에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성수호는 망토를 두르고 있는 녀석을 조용히 신문하더니, 다른 멤버들을 둔 채 망토남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저는 잠시 갔다 올게요. 여기서 대기해주세요.)
(응, 조심히 갔다와.)
(네.)
멤버들은 그렇게 성수호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거울은 불안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씨발… 이거 불안한데….)
“….”
거울이 불안하다는 이야기에 한여름은 기대감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를 구해주려고 일부러 거짓 거래를 한 건가?’
성수호가 자신을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성수호에게 고마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저….
‘그렇게만 해줘! 그럼 내가… 이번 회차 안에는 너한테 제대로 엿먹여 줄 테니까!!’
그저 성수호에게 복수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차오를 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성수호가 돌아왔고, 성수호는 멤버들을 향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녀석이 좋은 직업이 있는 제단을 알고 있다고 했어요. 가죠!)
(네!)
다들 성수호의 말을 듣고는 기대감에 차오른 눈으로 왁자지껄 떠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망토남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제단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단의 형태는….
‘뭐지? 좀… 허접한데?’
제단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식탁 위에, 거적때기를 뒤집어쓴 유령의 석상 하나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아냐… 그런 대단한 직업이면 숨겨두기 위해서 이렇게 초라한 형태일 수도 있어.’
한여름은 제단의 형태에 따로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 당장 저 제단 안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씨발! 저기만 들어가면 돼! 지금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성수호는 그런 제단을 앞에 두고 손이 묶여 있는 한여름의 팔을 잡으며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저는… 잠시 이 녀석이랑 대화 좀 할게요.)
(네.)
민하연과 삼인방이 고개를 끄덕이며 시원하게 대답하는 반면에 한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성수호와 묶여 있는 한여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저씨… 우리 오빠….)
(응,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할게.)
한여름은 성수호의 위선을 보면서 속으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개새끼가! 뭐!? 해결해!? 넌 나가면 진짜 내가 한 방 먹일 거니까 두고 봐!!’
성수호가 거울이 빙의한 한여름을 데리고 멤버들의 귀가 닿지 않는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멀리 떨어지자 거울이 성수호에게 어깨를 좁히며 입을 열었다.
(야, 약속 지키라고!? 분명 나는 협조적으로 나왔잖아!)
(알았어. 거참… 말이 많네.)
(미… 미안.)
거울 바깥에 있는 성수호는 거울을 향해 묻기 시작했다.
(너, 한여름에 대해서 꽤 많이 알고 있지?)
(그, 그렇지…?)
(그럼 하나 좀 알려줘.)
(어떤 거?)
한여름은 성수호의 꿰뚫어 보는 눈동자를 보면서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 나한테 뭘 알아내려는 거지? 설마 회귀?’
한여름은 도둑이 제 발 저리듯 혼자 끙끙 앓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수호의 다음 대사가 그의 속에 쌓였던 불안을 싹 내려앉게 만들어줬다.
(한여름이 가진 직업 스킬이 뭐야?)
한여름은 성수호의 목소리를 듣고 안도하는 것과 동시에 손을 꽉 움켜쥐고 중얼거렸다.
“씨발… 저것도 알려줘서 좋을 건 없는데….”
하지만 한여름의 거부는 의미가 없었다.
거울은….
(노비스의 스킬은….)
성수호에게 모든 것을 낱낱이 불기 시작했다.
한동안 스킬 설명을 들은 성수호는 한숨을 쉬면서 허탈하게 웃기 시작했다.
(대기만성형… 만약 그 상태로 히든 직업 같은 것을 얻었으면 죽 쒀서 개 줄 뻔했네.)
(그, 그렇지…? 저기… 나 좀 이제 풀어주면 안 될까? 나 너무 불안해서….)
(그래 풀어줄게.)
(저, 정말!?)
(지금까지 말 잘 들었으니까. 풀어주는 거야. 알았지?)
(아, 알았어! 고마워! 정말 고마워!!)
거울은 어떻게든 성수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거울의 모습에 한여름은….
“씨발, 뭘 고마워하고 자빠졌어! 저 새끼는 너도 이용해 먹을 새끼라고. 병신아!”
답답함을 느끼며 거울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자신의 영혼은 아니지만, 자신의 육신이 얼간이처럼 당하는 모습에 슬슬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여름이 답답해하며 외치는 동안 거울의 손에 케이블 타이를 전부 풀어준 성수호가 아이템 하나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이게 아까 얻은 쌍둥이 거울인데….)
(그, 그거 치워!)
(이 멍청아! 그렇게 치면!)
거울에 빙의됐던 한여름이 성수호의 손을 후려쳤고, 성수호는 손에 있던 거울을 놓치며 그 거울이 아래로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울의 정면은….
“뭐, 뭐야! 끄악! 내 눈!!”
한여름이 보는 거울을 비추는 동시에 하얀색 빛이 터져 나오면서 그의 안구에 엄청난 고통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고통이 끝나는 동시에….
땡그랑!
바닥에 거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아씨… 니가 갑자기 치니까 놀라서 놓쳤잖아.”
성수호의 또렷한 목소리가 한여름의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 다음부터 조심해? 알았어?”
“….”
“야? 대답 안 해?”
한여름은 성수호의 하찮게 바라는 동공을 바라보는 순간….
타앗!
“어!? 야! 왜 그래!”
한여름은 뒤에서 들려오는 성수호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제단으로 뛰었다.
“야, 한여름!?”
“여름 씨?”
그리고 제단 주변에서 놀란 표정으로 한여름에게 소리치던 멤버들을 제치고….
‘이건! 이건 이제!!’
한여름은 제단 위에 올라가서 허겁지겁 유령 모양의 석상에 손을 올리며 속으로 외쳤다.
‘내 꺼야!!’
그가 그렇게 외치는 순간 그의 앞에 설명창이 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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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단은 죽은 자의 원혼이 가득한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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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으니까 내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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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노비스에서 전직을 개시합니다.
전직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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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한여름이 손을 올린 석상에서 보라색 연기가 터져나가면서 주변을 전부 가려버리기 시작했다.
“케흑! 케흑! 야! 한여름! 너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너 뭐해! 병신아!!”
“시끄러워! 이제….”
한여름은 천천히 보라색 안개가 걷히자 전직한 직업의 상태창을 띄우며 외쳤다.
“이제 이 직업은 내 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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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기사
유령의 시간(액티브)
몸을 가사 상태로 만들고 자유롭게 유체 이탈을 할 수 있다.
유령 상태로는 모든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고, 심지어 타인의 안전지대 안에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단, 유령의 시간은 안전지대 안에서 사용할 수 없다.
유령의 도주(패시브)
죽음에 다다르는 공격을 받을 시, 완전 무적상태로 변하게 되면서 도주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지속시간은 5분.
1주일의 쿨타임을 갖는다.
단, 스킬이 발동되는 동안 모든 공격 수단을 쓸 수 없다.
유령(패시브)
영구적으로 사령 속성으로 변한다.
속성만 변하고, 외형은 차이가 없다.
사령 속성 : 무속성 데미지 20% 감소, 성(?)속성 데미지 20% 증가.
레벨을 올리면 효율이 향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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