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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70화 (471/898)

〈 470화 〉 470화 위그드라실 (4­18)

* * *

성수호는 침대에 축 늘어진 한봄을 놓고, 착유기에 달린 하얀 액체가 담긴 통을 빼내면서 흥얼거렸다.

(봄아. 이 정도면 며칠은 두고 마실 수 있겠다.)

(….)

(봄아?)

(….)

(기절했네.)

성수호는 한봄이 기절한 것을 인지하고는 그녀의 새빨갛게 달아오른 봉긋한 가슴을 손으로 쥐었다 폈다 하면서 중얼거렸다.

(이제는 안 나오네.)

여자의 가슴을 주무르는 남자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성수호의 표정에는 감흥이 담겨 있지 않았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만지듯 한봄의 가슴을 주물럭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주무르는데도 불구하고 한봄은 전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내일 다시 차오르겠지? 이야… 이거 양이… 마트에서 파는 2리터 우유 통에 넣으면 딱 맞겠는데?)

성수호의 대사는 어떤 의미에서 저열하기 그지없었다.

희롱하며 괴롭힌 여자의 모유.

그것도 괴로워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억지로 짜낸 모유.

모유를 들고 바라보는 성수호에게는 어떠한 애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통을 흔들며 실실거릴 뿐.

(일단 하연이한테는 나중에 가고, 오늘은 좀 쉬어야겠다.)

성수호가 그렇게 종료를 선언하자마자 그의 모습이 정지했다.

그렇게 정지한 성수호의 모습을 보며 한 남자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좆같은… 새끼…. 크으읏….”

그리고 울먹이는 그의 손에 한 방울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액체가 흐르는 동시에 주변의 어두웠던 벽이 점점 허물어져 가면서 성수호의 모습이 점점 무너져가기 시작했다.

영상 너머에서 자위하는 한여름을 하찮게 바라보듯이 바라보던 성수호가 사라져갔다.

“하아… 하아… 좆같은 새끼….”

그렇게 어두운 공간이 무너졌지만, 오히려 조금 전보다 더 어두운 장소가 한여름을 맞이했다.

고요했다.

주변에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고, 그동안 불타오르다 못해 화산이 폭발한 것처럼 터져 나오던 채팅창도 조용했다.

방에 울리는 소리는 오로지 한여름의 신음뿐이었다.

“씨발….”

한여름은 욕설을 내뱉으며 흐리멍덩한 눈으로 자신의 물건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힘이 없다 못해 괴로운 듯이 바들바들 떨리는 물건이 한여름 손에 쥐어져 있었다.

새빨갛게 타오른 물건에는 여기저기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파….”

더 이상 분노할 힘이 없었다.

욕을 할 힘조차 더 이상 낼 수 없었다.

“회귀… 해야 하는데….”

그렇게 중얼거리던 한여름은 식탁에 드러누운 채 울먹였다.

“회귀하면… 다 다시 돌아갈 거야….”

한여름은 그렇게 울먹이다가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

..

‘씨발! 씨발!!’

한여름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욕설을 내뱉었다.

‘아악! 씨발… 일단 치료부터 해야 해!’

어제와 차원이 다른 통증이 그의 고간을 침투하고 있었다.

전날 한여름은 말도 안 되는 미션을 받고, 그는 성수호의 침실 문틈 사이로 동공을 굴리면서 자위를 해대기 시작했었다.

그 행위를 하면서도 꿋꿋이 영상을 촬영하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촬영한 영상은 그날 밤 한여름의 반찬으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그런 행위들이 연이어 일어났음에도 한여름의 채팅창은 그를 배려하듯이 아무 반응 없이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배려란 존재하지 않았다. 채팅창이 조용한 이유는….

‘조용해서 좋네. 필요 없을 때는 꺼놔야겠어.’

전날, 마지막 영상을 홀로 맛보고 싶었던 한여름은 영상을 틀자마자 채널을 닫아버린 것이었다.

채널을 닫은 이유는 심플했다.

‘포인트 없을 때는 꺼놔야겠어. 쓰레기 같은 새끼들….’

채널의 존재들이 더 이상 낼 포인트가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포인트가 없으면 쓰레기일 뿐이지. 회귀 전까지는 닫아놔야겠어…. 크아앗!’

한여름은 다리를 추잡하게 벌린 뒤, 덜덜 떨면서 고통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라앉힌 고통으로 다시 추진력을 얻어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일단… 치료부터 하자.’

겉에 난 상처들은 포션으로 치료가 됐지만, 그의 내부에 쌓인 통증은 포션으로도 치료가 되지 않았다.

‘한봄… 치료를….’

그는 고통을 느끼며 무의식적으로 한봄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한여름이 한봄을 떠올리며 그녀를 찾는 건 그저 회복만이 목적이 아니었다.

‘한봄… 병신 같은 년….’

자신이 반찬으로 삼은 영상을 떠올린 채, 자기 여동생을 바라보며 대조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었다.

회복이라는 변명을 대며 욕망에 이끌려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린 상태로 걷다 보니 도착한 장소는….

‘잠깐… 씨발! 여기 성수호 새끼 방이잖아!’

다름 아닌 성수호의 방이었다.

무의식이었다.

통증과 욕구로 인해서 한여름은 성수호의 방으로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한봄 여기에 있었지…. 분명 그 새끼도 안에 있을 텐데.’

한여름은 잠시 고민하더니, 한숨을 쉬면서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어차피 그 새끼한테 물어볼 것도 있잖아. 잘 됐어.’

그렇게 세게 두드리고 나서 반응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봄이 나오는 거 아냐? …아니겠지. 생각이 있으면 그럴 리가….’

그가 그렇게 성수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문 건너편에서는….

“아저씨…? 아씨… 너냐?”

한봄이 서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 한여름에게 대하던 짜증이 담긴 표정과 평소에 입던 하얀색 티셔츠와 핫팬츠를 입고 있었다.

다만 평소와 다르게 옷이 꽤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

한여름은 그런 한봄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침착하게 애국가를 부르며 그녀에게 물었다.

“너… 왜 여기 있냐?”

“…아저씨랑 중요한 이야기 있어서 들렀어. 왜?”

“….”

한여름은 눈을 질끈 감으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분노가 치밀었다.

문제는 그 분노가 자꾸 자기 하복부로 향한다는 것이었다.

한여름은 부들부들 떨면서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순간이었다.

“너는 아저씨 방에 무슨 일이야?”

“헛….”

여동생의 목소리에 당황한 그는 정신이 흐트러진 상태로 점차 발기하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안돼! 씨발!’

한여름은 다른 건 몰라도 추잡한 생리현상이 한봄의 눈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싶었다.

그는 다급하게 물었다.

“성수호 만나러 왔어! 단둘이 할 말 있으니까. 그 새끼 불러!”

“새끼…? 미친놈이….”

한봄은 성수호의 비난이 들려오자 자신이 욕을 먹을 때보다 더 흥분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병신 같은 년아! 씨발 성수호 그 새끼는 너한테 애정 따위는 없어!’

어제 성수호에게 하대 받은 한봄을 떠올린 한여름은 잠시 분노했지만, 분노를 표출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추잡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다시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빨리 그 새끼 부르라고!”

“없어!”

“…뭐?”

한봄은 짜증이 난 표정으로 포니테일을 휘날리면서 방문을 나와서 그를 지나치기 시작했다.

“깨어나니까 없더라! 됐냐! 가뜩이나 짜증 나는데….”

그렇게 한봄은 한여름을 놓고 저 멀리 걸어가기 시작했다.

‘없어…? 깨어나니까 없었다고?’

그 순간, 한여름은 성수호의 행동 패턴을 계산한 뒤 속으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민하연! 분명 하연이한테 간 걸 거야! 씨발 새끼가!’

그렇게 욕설을 내뱉던 한여름은 한걸음 움직이고는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이, 일단… 회복!’

한여름은 성수호에 대한 분노를 떠올리면서 한봄을 향해 엉긴 적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한봄에게 걸어가면서 처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야! 한봄! 기다려! 나 치료해줘!!!”

..

..

‘휴우… 살만하네.’

한여름은 한봄에게 치료를 부탁한 뒤, 간신히 원래의 몸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치료를 부탁했던 한봄이 왜 다쳤냐고 꼬치꼬치 캐물었지만, 적당히 얼버무리면서 넘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휴우…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야.’

한봄은 단 한 차례도 한여름의 고간으로 눈을 향하지 않았었다.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하지만 회복의 대가는 가혹했다.

한봄은 그를 회복시켜주면서 계속 잔소리를 퍼부었다.

‘아저씨 말 좀 잘 들어.’, ‘언제까지 그러고 살래? 아저씨 봐라.’, ‘아저씨, 멋있더라.’ 등등….

한봄은 회복해주는 내내 한여름에게 시선 하나 주지 않고 눈을 감고 흥얼거리며 성수호의 신도처럼 그를 찬양했다.

‘씨발… 네가 왜….’

그런 한봄의 모습을 떠올리며 한여름은 다시 한번 하복부에 차오르는 욕구를 느끼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는 욕구 폭발.

평생 느껴본 적 없던 감정이었다.

한여름은 위그드라실에 오기 전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여자의 알몸을 보고 귀찮아져서 발기가 안 된 일이 있었을지언정 제어가 안 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런 제어불능이 여동생에게 향했다는 사실에 한여름은 심장이 쥐어뜯기는 기분이었다.

‘웃기지 마. 내가 그런 생각을 할 리가 없잖아. 그냥… 그냥 몸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 것뿐이야.’

그는 여동생을 보며 흥분했던 자기 모습을 합리화하며 민하연의 방으로 향했다.

민하연의 방이 보이자, 한여름은 크게 호흡하며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한봄은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어. 제발… 민하연… 혼자 있어라.’

한여름은 기대하고 있었다.

어제와 같이 민하연이 혼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조심스럽게 노크했다.

똑, 똑, 똑.

하지만 노크가 끝나고 나서도 안에서 어떠한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아니겠지? 아, 아직 자는 거겠지?’

한여름은 고개를 저으며 다시 노크를 시도했다.

똑똑똑똑똑.

다급함과 간절함이 묻어나는 한여름의 노크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울렸다.

한여름의 간절함에 보답하듯 문이 살짝 열린 채 민하연이 상체를 내밀어왔다.

그런 민하연은….

“와! 하연아! 그거 뭐야!?”

섹기와 청초함이 한 곳에 담긴 보라색 무녀 복장을 하고 우아하게 한여름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하연의 표정에는 우아함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녀는 짜증이 난 목소리로 물었다.

“한여름… 너 아침부터 뭐야?”

“하, 하연아! 그 복장….”

한여름은 환한 표정으로 칭찬을 퍼부으려고 했지만, 민하연은 짜증을 넘어서는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침부터 뭐냐고?”

“그, 그게… 깨워서 미안….”

한여름은 몸을 축 늘이며 그녀를 바라보며 간신히 대답했다.

“호, 혹시… 혼자야?”

“어.”

“휴우….

한여름은 성수호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다시 간절히 부탁하기 시작했다.

“하연아, 나 어제부터 너 기다렸어. 제발 부탁이야. 이야기 좀 하자. 응?”

“하아….”

“진짜 미안해… 그래도 밤새 기다렸어. 부탁할게.”

“지금 내가… 흐읏!”

“?”

민하연은 문틈 사이로 갑자기 허리를 바싹 들어 올리더니, 미간을 한껏 찌푸리기 시작했다.

“하연아? 왜 그래?”

“아, 아무것도… 흣! 아냐!”

민하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이, 일단 나 지금 막 잠에서 깨서 정신없어! 이따 이야기해! 흐읏!”

“이따? 언제…?”

민하연은 한여름의 말을 끊고 문을 쾅 닫으며 안에서 목청을 놓으며 외쳤다.

(한 시간! 한 시간 뒤에 와! 그때는 이야기해 줄게!)

“…알았어.”

한여름은 크게 한숨을 쉬면서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른 여자는 필요 없어. 일단 하연이를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해. 방에서 기다렸다가 오자.’

한여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쉬움 마음을 달래며 방으로 돌아갔다.

..

..

한 시간 뒤.

똑, 똑, 똑, 똑.

“하연아. 나, 왔어.”

한여름의 부름에 안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흐읏! 지, 지금 안돼! 자, 잠깐만…! 흐읏!)

“….”

한여름은 표정을 굳히기 시작했다.

민하연이 만남을 거절해서가 아니었다.

‘아냐… 그럴 리가 없잖아? 아, 아니겠지.’

한여름은 그렇게 속으로 되뇌며 다시 민하연을 불렀다.

“하연아! 그럼 언제….”

(한 시간! 한 시간 뒤에 와줘! 하읏! 흐응!)

“…알았어.”

한여름은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돌리면서 입술을 바들바들 떨었다.

‘아니겠지… 아닐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한여름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

..

한 시간 뒤.

(하앙! 하으읏! 지, 지금 안대! 하, 한 시간 디에! 하으응!)

“….”

한여름은 의심 따위는 접어버렸다.

이제는 확신할 수밖에 없었다.

2시간 전부터 자신은 그저 두 사람의 관계에 자극을 주는 조미료밖에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하아앙! 안대! 잠깐만! 흐이잇! 하아앙! 한 시간만! 한 시간만!)

“….”

민하연의 외침은 더 이상 자신에게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민하연은 쾌락에 잠긴 목소리로 그저 추임새를 넣으며 한여름은 안중에도 넣지 않았다.

그저….

(잠깐! 더, 더 이상! 가, 갈 거 같아!! 하아앙!)

민하연이 내뱉는 쾌락의 신음이 한여름의 귀를 파고들어 올 뿐이었다.

그 이후 민하연의 신음에 파묻힌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문고리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을 뿐이었다.

끼익….

열린 문틈 사이에서는….

“바쁜데, 무슨 일이야?”

성수호가 고개만 빼꼼 내밀고 능청스럽게 한여름을 쳐다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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