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3화 〉 463화 위그드라실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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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에서 고를 수 있는 전설 직업은 총 네 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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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술사(전설)
강령술사(전설)
사령기사(전설)
타나토스의 신녀(전설, 여성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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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 눈에 띄는 건 단연코 타나토스의 신녀였다.
유일하게 성별에 제한이 걸려 있는 직업이었으니까.
“일단 타나토스의 신녀부터 설명할게요.”
나는 일단 멤버들에게 타나토스의 신녀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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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의 신녀(전설, 여성 전용)
소환 의식(액티브)
타나토스의 직속 병사를 소환할 수 있다.
레벨에 따라서 소환되는 병사의 급이 달라지고, 소모되는 마나도 증가한다.
소환한 병사의 유지 시간만큼 마나 소모가 계속 이루어진다.
단, 소환된 병사가 죽인 생명체의 숫자와 수준에 따라서 마나가 회복된다.
*저주 해제(액티브)*
저주를 해제할 수 있다.
본인은 일반 저주에는 면역이 되고, 신화급 저주에는 어느 정도 저항성을 갖게 된다.
*저주 부여(액티브)*
무기에 저주 속성을 부여할 수 있다.
저주 속성을 부여받은 무기로 적을 공격하면 저주 게이지를 누적시키게 된다.
그리고 차츰 누적되던 저주 게이지가 완전히 채워지면 랜덤한 저주가 발동한다.
저주의 종류 : 신체 결박, 부분 석화, 환각, 무한 출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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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직업 아니랄까 봐 설명이 드럽게 길었다.
대충 요약하자면 타나토스의 병사를 소환해서 싸우고, 무기에 저주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 민하연의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저주 해제?”
“응.”
“….”
민하연이 저주 해제에 귀를 쫑긋 세우는 이유는 간단했다.
아까 까다롭다 못해 그녀에게 절망을 불어넣었던 저주에 걸려봤기 때문이었다.
타나토스의 거울이 신화급 저주라고 해도, 저 저주 면역이 있었다면 거울의 저주에 꽤 저항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일단 타나토스의 신녀를 민하연이 눈독 들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빙의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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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술사(전설)
영혼 소환술(액티브)
마나를 소모해서 영계에 있는 영혼을 소환할 수 있다.
능력과 성향이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어서, 원하는 능력의 영혼을 찾을 수 있다.
특정 영혼을 지명해서 부르는 것도 가능하다.
영혼 교감(액티브)
영혼과 자주 만나거나, 근접해 있을수록 그 영혼과의 호감도가 증가한다.
빙의술(액티브)
소환하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는 영혼을 자신의 몸에 빙의시켜서 생애 동안 그가 가졌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레벨과 호감도에 따라서 유지 시간과 능력의 수준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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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설명을 들은 한봄이 손뼉을 치면서 외쳤다.
“와! 그럼 회복 능력 없어도 회복사인 영혼을 소환하면 회복을 쓸 수 있다는 거네요?”
“맞아.”
“대박….”
한봄의 감탄사에 다른 멤버들도 동조하듯 감탄하기 시작했다.
빙의술사의 능력을 요약하자면 다재다능함이었다.
어떤 능력이든 일단 영혼이 소환만 된다면 쓸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다음은 사령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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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기사(전설)
죽음의 피날레(액티브)
3분간 물리, 마법 데미지를 90% 경감하고, 무기에 방어 무시 속성이 붙는다. (스킬은 타고 있는 환수에게도 적용된다.)
죽음의 기병술(액티브)
타나토스의 환수를 소환해서 타고 다니거나, 싸울 수 있다.
환수를 타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레벨에 따라서 환수의 종류와 무기 숙련도가 결정된다.
죽음의 시련(패시브)
사망 시, 타나토스의 시련 지옥에 빠지게 된다.
시련을 극복하고, 지옥을 무사히 빠져나오면 다시 환생할 수 있게 된다.
3회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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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전 능력에 뛰어난 스킬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내 눈에는 죽음의 피날레가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와, 모든 데미지 감소면 진짜 개꿀인데?’
[방어에 약한 수호 님에게 굉장히 유용한 직업이 될 것 같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나는 공격력은 나름 출중했지만, 방어력은 약한 편에 속했다.
내게 저 스킬은 위기의 순간을 모면할 수 있는 최고의 히든카드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마지막 스킬에 대한 설명만 맴도는 듯 보였다.
“와… 마지막은… 좀 사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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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시련(패시브)
사망 시, 타나토스의 시련 지옥에 빠지게 된다.
시련을 극복하고, 지옥을 무사히 빠져나오면 다시 환생할 수 있게 된다.
3회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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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더라도 다시 살아날 기회를 총 세 번 준다는 의미였다.
그야 세 번 쓰고 나면 사라지는 스킬이었지만, 이거 하나만으로도 전설 직업이 얼마나 대단한 녀석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멍하니 마지막 스킬에 대해서 중얼거리던 멤버들을 향해 손뼉을 치면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짝, 짝!
“일단 다음으로 넘어가죠. 강령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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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령술사(전설)
강령 의식(액티브)
죽은 자의 시신을 조종할 수 있다.
소모되는 마나는 시신의 능력에 따라서 결정된다.
최초 소유 시에만 마나가 소모되고, 해제하기 전까지 무한히 소유할 수 있다.
시체 조합술
시체 2구 이상을 소모해서 능력을 배합할 수 있다.
베이스가 되는 시체와 시체 조합술 레벨에 따라서 조합할 수 있는 능력의 최대치가 정해진다.
안치소(패시브)
강령 의식으로 소유한 시신을 보관할 수 있는 특수 인벤토리를 가질 수 있다.
레벨에 따라서 인벤토리의 양이 증가한다.
기본 : 3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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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시체를 조종하는 네크로멘서였다.
분명 대단한 능력이었다.
시체의 능력을 온전히 뽑아낼 수 있고, 심지어 한번 소유하면 무한히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전쟁터 같은 곳에서라면 혼자서 대군을 이끌고 싸울 수 있는 최고의 직업일 것이다.
심지어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리더라도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다.
시체니까.
그래… 분명 대단한 능력이지만….
내 설명이 끝나는 동시에 내 예상대로 다들 께름칙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나는 침묵하는 멤버들을 보며 쓰게 웃었다.
“하긴 시체를 운용한다는 부분이 께름칙하긴 하겠네요.”
“하하….”
다들 어색하게 웃기 시작했다.
강령술사는 분명 대단한 직업이지만, 그녀들은 시체와 안 좋은 추억이 있었다.
1층 보스전… 거기서 만났던 좀비의 모습에도 기겁하던 여자들이었다.
아직은 시체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모든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자… 일단 모든 설명이 끝났어요. 직업은 이렇게 네 개예요.”
“….”
다들 침묵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침묵하는 도중에 손혜은이 먼저 손을 들어서 의견을 냈다.
“저는 일단 하연 씨랑 수호 씨가 먼저 고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랑 수호요? 왜요?”
“두 분은 직업권 있잖아요.”
“아….”
손혜은의 말을 경청하던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기 시작했다.
“맞아. 언니랑 아저씨는 무조건 하나씩 얻어야지.”
일단 손혜은의 말에는 나도 동감하고 있었다.
전설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원래 얻어 놓은 직업을 버려야 했다.
하지만 나와 민하연은 0층 보스전 클리어 보상으로 받은 직업권이 있었다.
직업권이 있다면 굳이 직업을 버릴 필요가 없었다.
그에 비해서 다른 멤버들은 전설 직업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 쌓아 올린 직업을 버려야만 했다.
그렇게 민하연과 내게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민하연은 또 침묵하기 시작했다.
손혜은은 그렇게 침묵하던 민하연에게 다가가서 손을 붙잡고 입을 열었다.
“하연 씨, 우리 눈치 보지 말아요. 하연 씨는 그만큼 고생했고, 다들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부담 느끼지 말아요.”
“혜은 씨….”
저렇게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손혜은이 민하연을 정말 마음에 들어 하긴 한 모양이었다.
[케르베로스에게 도망칠 때, 그만큼 신뢰도가 많이 쌓인 모양입니다.]
‘좋은 현상이네. 남자만 아니면 돼.’
[….]
레즈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남자만 아니면 되지….
심지어 손혜은은 이번 회차는 아니지만, 저번 회차에 나랑 섹스한 경험이 있었다.
‘그때 괜찮은 여자라는 것을 느꼈지.’
[….]
왜? 속궁합도 중요하다고….
그렇게 손혜은이 민하연을 설득했고, 설득당한 민하연이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눈치를 보는 민하연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연아, 맞는 말이야. 일단 네가 원하는 걸 골라봐.”
“하아….”
민하연은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석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민하연은 쓰게 웃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타나토스의 신녀… 그게 끌리네.”
다들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기 시작했다.
민하연은 아까도 저주 해제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을 번뜩이며 나를 바라봤을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저주 해제 능력은 저주 면역 능력도 갖추고 있어서 더 끌렸을 것이다.
손혜은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하연 씨는 결정됐네요.”
“하, 하지만….”
“끝! 결정했으면 이제 끝이에요!”
손혜은의 밝은 웃음소리를 내면서 손뼉을 치면서 박수를 유도했고, 나를 포함한 모든 멤버가 박수를 치면서 민하연의 선택을 밀어주기 시작햇다.
결국 민하연은 다른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쓰게 웃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그럼 다음은 아저씨 차례네.”
한봄의 말과 함께 나도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사실 정말 갖고 싶은 직업은 사령기사였다.
하지만 내가 그 직업을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최면술을 얻으려면 일단 빙의술사를 해야 한단 말이지….’
내가 소우타에게 들은, 최면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했다.
빙의술사를 얻은 다음 자신을 소환해서 빙의술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소우타가 가진 능력은 혼 최면술인데, 빙의해봤자 혼 최면만 쓸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빙의술의 능력은 그 영혼의 생애 동안 가졌던 능력을 쓰는 것이다. 즉, 내가 살아생전에 썼던 능력이라는 의미가 되겠지.)
소우타의 말대로 그를 소환하고 빙의술을 쓰게 된다면 분명 최면술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즉, 내가 골라야 할 건 빙의술사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나는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흐흐흐… 다 가져버리면 그만이지.’
나는 이미 모든 계획을 짜놓은 상태였다.
직업을 골라서 스킬을 얻어낸 다음, 한여름을 이용해서 회귀해서 다른 직업을 얻을 계획을….
계획명 : 회귀자를 이용해서 나 혼자 독식!
‘흐흐, 아주 좋아!’
[심지어 빙의술은 수호 님과 알맞기도 합니다.]
아르모니아의 말대로 내 입장에서는 빙의술사가 어떤 의미에서 사령기사보다 훨씬 더 좋을 수 있었다.
에넬로 능력을 배우는 건 일단 한번 직접 눈으로 봐야 하는 조건이 있었다.
빙의술이 있다면 원하는 능력을 지닌 영혼을 불러서 일단 빙의를 해서 배울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빙의술을 해제하면 능력이 다시 없어지겠지만, 그 이후에 배우는 건 에넬로 충분했다.
‘일단 빙의술사부터 시작하자! 그 다음에 한여름을 죽이자!’
죽이자! 한여름!
나는 그렇게 속으로 환호를 질렀지만, 겉으로는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저도 쉽지 않네요.”
“에이, 아저씨!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아저씨는 눈치 안 봐도 돼요! 솔직히 아저씨가 마음대로 골라도 다들 아무 말 못해요!”
한봄의 난리에 민하연이 눈치를 보며 속삭였다.
“미안, 봄아… 나는 눈치를 봐야 했구나….”
“아, 아니! 언니! 그런 말이 아니라!”
다들 민하연에게 사과하는 한봄의 모습을 보면서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손혜은이 나서서 내게 말했다.
“한봄 씨 말이 맞아요. 수호 씨가 우리 눈치를 보면 저희가 이후에 수호 씨를 볼 면목이 없어져요.”
“흐음….”
“자, 빨리 골라주세요.”
나는 닦달하는 손혜은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못해서 선택하듯 입을 열었다.
“빙의술사로 할게요.”
“빙의술사요?”
다들 의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들의 입장에서 나는 이미 다재다능한 인물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굳이 빙의술사를 하는 이유에 의문을 가질 것이다.
“저는 역시 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능력이 좋겠네요.”
“아하! 하긴… 그런 거라면 아저씨한테 딱이네.”
다들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하연 씨랑 수호 씨는 결정됐네요. 두 분이 먼저 제단에 올라가서 직업을 고르세요.”
“네.”
이제 와서 또 머뭇거리면 서로를 위해서 좋은 게 없다고 판단했다.
나는 민하연의 팔을 잡고 그녀를 데리고 제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연아, 먼저 골라.”
“…응.”
잠깐 고민하던 민하연은 신전에 올라가서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숨을 푹 쉬더니, 직업권을 꺼내서 직업을 골랐다.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아앗!!
보라색 빛의 악마 석상이 보라색 빛을 내뿜더니, 하늘 위로 보라색 빛기둥을 품어내며 외치기 시작했다.
(너는 이제부터 타나토스의 아이가 되는 것이고….)
또 귀찮은 설명의 향연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의식과 같았기 때문에 얌전히 듣고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가 신전을 가득 메우며 울려 퍼졌다.
(너를 이제부터 타나토스의 신녀로 명한다!)
그와 동시에 보라색 빛줄기가 하늘에서 내리꽂으며 민하연을 덮쳤다.
“꺄아아악!”
나는 괜히 방해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는 그녀의 비명에도 조용히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민하연에게 모두 흡수된 뒤, 빛기둥은 서서히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빛기둥이 사라진 제단 앞에는….
“되… 된 건가?”
보라색의 기품있는 신녀복을 입은 민하연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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