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5화 〉 445화 마법 학교 슈트라 (356)
* * *
당황하는 제프는 나와 카린, 그리고 안나를 계속 번갈아 보면서 비바람을 맞는 것처럼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면 아까부터 흘리고 있던 땀일 수도 있고….
그렇게 땀을 흘리던 제프는 자신의 바지가 벗겨져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기 시작했다.
“흐아아악!”
그는 드레스에 뒤덮인 채 황급히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렇게 입다 보니 안나의 드레스가 그의 바지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나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제프를 바라봤고, 카린은 당혹스러운 연기를 하며 제프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 중에서 우리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존재가 있었다.
바로….
“제프 포츠? 당신이 왜 내 옷장에 숨어 있는 겁니까?”
안나였다.
안나는 아까 흥분하던 표정을 전부 지운 채 평소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던 카리스마 있는 얼굴을 하며 낮게 깔린 음성으로 묻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묻겠어요. 당신이 왜 여기 있는 겁니까?”
“그… 그….”
제프는 안나의 기에 눌린 채 대답하지 못하고는 어버버하기 시작했다.
변명거리가 없을 것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데 변명할 수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어버버하던 제프는 뭔가 떠올랐는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그건 제가 할 말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주십시오!”
“설명?”
“어찌 귀족 여인의 신분으로 저렇게 신분이 미천한 녀석과 이런 난잡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겁니까!?”
“…미천?”
안나는 자신의 신분을 헐뜯는 것보다 내 위신을 헐뜯었다는 사실에 더 반응해오고 있었다.
‘일단 안나가 나서는 건 좋지 않겠는데.’
안나가 나를 신경 써주는 건 좋았지만, 좋은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현재 상황만 보자면 안나와 제프는 서로 약점을 잡고 있는 형국이었다.
안나가 아무리 현명한 여인이라고 해도 결국 큰 약점이 잡혀 있다는 건 변함이 없었다.
대충 상황 파악이 된 제프는 엉거주춤하며 카린에게 다가가며 손을 뻗었다.
“카, 카린 영애! 여,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갑시다! 빨리!”
“죄송한데….”
“…?”
“당신에게서 혐오스러운 냄새가 퍼지고 있어요. 저에게 다가오지 말아 주세요.”
“그, 그게 무슨….”
“그건 당신 아랫도리에 물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아래? …허억!”
제프의 아랫도리는 칙칙한 회색으로 크게 번져 있었다.
저 새끼가 옷장 안에서 뭔 짓을 했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제프는 이 이상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판단했는지 아래쪽을 손으로 가리며 엉거주춤하며 방에서 나가려고 시도했다.
“이 사실은 제가 아, 아빠… 아, 아니! 아버지와 공작님께 말해서! 책임을 묻겠습니다!!”
“책임?”
“저와 결혼하기로 했잖습니까! 그, 그런데 이런 짓을….”
“저희의 결혼이 확정된 사실이었나요?”
“그, 그건….”
카린과 제프의 혼인은 어디까지나 확정을 앞뒀을 뿐, 확정된 사실은 아니었다.
제프는 계속되는 농락에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치기 시작했다.
“오늘 봤던 장면을 전부 퍼트리겠습니다!”
“….”
카린과 안나를 서로를 바라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제프가 카린에게 다가가기 시작하더니 손을 뻗으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카, 카린 영애! 이 사실이 퍼지기 싫으시면….”
“…?”
“저, 저랑도 한 번만 해주시죠! 그, 그렇다면 내가 평생 이 일을 넘기겠습니다! 브란트루프의 가, 가문을 위해서입니다!!”
“….”
제프의 말에 카린뿐만 아니라, 안나도 험상궂은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추잡한 언행과 어설프기 짝이 없는 협박.
가문을 들먹이는 센스까지….
안나와 카린은 협박당하더라도 압박감이 넘치는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자들이다.
그런데 제프의 행동에 어떠한 압박감도 들지 않았다.
그저 동네 양아치의 느낌이 물씬 풍길 뿐이었다.
이어지는 그의 언행은 두 여자의 아름다웠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들기 시작했다.
“제, 제가 이래 봬도! 수많은 여자와 잔 몸입니다! 저, 저런 하찮은 평민보다 더 만족시켜줄 자신이 있습니다!!”
“….”
카린은 이미 제프에 대해서 수많은 정보를 모아서 취합한 상태였다.
그가 잤다고 자랑하는 수많은 여자가 누군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카린은 어떨까?
제프도 나 못지않게 여색이 짙은 인간이다.
그를 나와 비슷하게 생각할까?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이었다.
“글쎄요. 제가 아무리 남자 경험이 적다고 해도….”
“…?”
“당신의 물건과 성수호 씨의 물건을 대충 보더라도 어느 쪽이 더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지 알겠는데요?”
카린은 제프를 보면서 혐오스러운 눈을 하다가 내 쪽을 보며 다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나는 관계하다가 급하게 나온 몸이라 옷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었다.
아까까지 카린의 구멍을 들쑤시던 내 물건이 힘이 빠지긴 했지만, 밑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반면에 제프의 아랫도리는 오줌싸개처럼 바지를 적시고 있었다.
안나가 비웃으며 제프에게 말했다.
“당신의 그 자랑스러운 물건… 옷으로 가리기 전에도 보이지 않던데. 한 번 더 보여주시겠어요?”
“어머니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혹시라도 안에 숨겨 놓을 수도 있잖아요?”
“이익!! 이이이익!!”
아무리 자기 크기에 만족하더라도 자기보다 큰 상대가 나타나면 위축되는 것이 남자다.
심지어 제프는 아까 자신만만하게 협박하는 것에 비해서 물건도 형편없이 작았다.
남자 새끼 물건을 봤다는 사실에 혐오감이 들기는 하지만… 우월감이 드는 부분에서는 만족스러웠다.
우물쭈물하며 바지를 움켜잡고 있는 제프.
결국 협박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제프는 찌질하게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후, 후회할 겁니다! 나, 나중에는 해달라고 빌어도 해주지 않을 거야!”
그가 그렇게 외치며 방을 나가려고 후다닥 뛰는 순간이었다.
나는 제프의 다리에 엉켜 있던 드레스를 당겨서 그를 넘어뜨렸다.
콰당!
“끄아아악!”
“어딜 나가려고?”
바지를 잡느라 바닥에 손을 제대로 못 짚었는지 코로 바닥을 정통으로 박아서 코피를 흘리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어린애가 저런 모습을 한다면 동정의 여지가 있겠지만, 40대의 외모의 남자가 저런 모습을 보여주니 눈 뜨고 보기 힘들었다.
그에 비해서 카린은 제프의 찌질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환한 미소로 그의 모습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제프 경.”
“흐으윽… 새, 생각이 바뀐 겁니까?”
이 상황에서도 카린과 살을 섞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 제프가 존경스러웠다.
카린은 눈치가 전혀 없는 제프의 모습을 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바뀌긴 했어요.”
“허억! 그, 그럼 저랑….”
“생각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정신이 들었다고 말씀드릴게요. 당신이 왜 여기 있던 거죠?”
“그… 그게….”
아까 실수로 지나쳐버린 의문을 다시 제기한 것이었다.
“아까 저랑 같이 술을 드시다가 갑자기 어머니와 대화하겠다고 뛰쳐나가셨죠?”
“그, 그랬… 습니까?”
제프는 본인의 기억에도 없는 일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카린은 그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면서 계속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대화라는 게 설마 밤중에 일어나는 몸의 대화를 말씀하는 거였나요?”
“아,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공작부인을!”
당황하는 제프의 모습에 안나는 그가 하려던 행위를 상상했는지 눈빛부터 시작해서 얼굴 전체에 혐오감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상상이란 자기가 절제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카린의 말에 신호가 담겨 있었고, 그런 신호를 받은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제프에게 겁탈당하는 상상을 해버리는 것이다.
안나는 자신이 떠올리는 상상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치를 떨고 있을 것이다.
카린은 다소곳한 표정으로 내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성수호 씨… 어머니의 옷장을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옷장으로 향해서 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안나….”
“…네?”
“여기 있는 옷은 전부 버리셔야겠네요. 더 이상 쓸 수 없겠습니다.”
“하아…. 일부러 마음에 드는 옷들만 챙겨왔는데.”
안나의 옷장 안에는 제프가 남긴 더러운 흔적과 냄새들로 가득 배여 있었다.
나는 최대한 눈과 코에 테러당하지 않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주변에 있던 막대기를 집어서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옷장에서는….
“밧줄이랑… 이건 뭘까요?”
그의 소지품으로 의심되는 웬 병이 놓여 있었다.
손가락만 한 작은 병에는 갈색 가루가 수북이 들어 있었다.
내가 꺼낸 물건을 본 제프는 소리를 지르며 내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 그건 아무것도 아냐! 빨리 내놔 이 새끼야! 끄아악!”
내게 달려들던 제프는 내가 몸을 살짝 비틀어서 피하니 중심을 못 잡고 고꾸라지며 옷장 안에 처박혔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자식을 자기 얼굴로 받아낸 것이었다.
“푸아악! 씨, 씨발!”
“가관이네….”
내가 그렇게 한심하게 제프를 보고 있는 사이에 카린이 내 손에 들린 것을 보고는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저거… 모라민 가루 같아요.”
“모라민 가루? 혹시 모라민 초를 말하는 것이냐?”
“네, 그 모라민의 잎을 가루로 만든 것인데….”
카린은 안나를 보면서 최근 유통되는 가루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향이 좋아서 포츠 백작령 근처에서 서민들도 꽤 많이 찾는 가루라고 설명하였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진짜 문제는 저 모라민 초의 효능이었다.
“모든 사람은 아니지만, 저 향을 맡은 사람 중의 일부는 혼란에 빠진다고 들었어요.”
“그럼….”
“아마 어머니에게 쓰려고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아, 아닙니다!! 아냐! 그런 게 아니야!”
제프는 얼굴에 자기 체액을 묻힌 채 두 여자에게 기어가며 항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변명은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카린의 결정타가 이어졌다.
“어머니의 침소에 침입해서 겁탈하려고 한 남자라면….”
“…?”
“사형감이네요.”
오호…
카린의 말을 듣고, 감탄이 나왔다.
‘와… 복구 불가능한 쓰레기로 만들려는 거구나.’
카린의 계획… 그녀는 애초에 그저 3P만 하려는 계획 따위가 아니었다.
제프를 완전히 지옥으로 떨어뜨려서 포츠 백작가가 자신에게 얼씬도 못하게 만들려는 속셈인 것이었다.
제프는 카린의 말을 듣고 발작하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돼!! 아냐!! 그런 게 아니라고!! 여,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서!”
그가 다시 도망치려는 것을 뒤에서 발로 차서 그를 넘어뜨렸다.
“끄아악! 이, 이 새끼가! 죽고 싶어!?”
“글쎄… 죽고 싶은 건 너였잖아? 감히 안나의 처소에 침입해서 안나를 겁탈하려고 했다고?”
“우, 웃기지 마! 그건 네 녀석이 한 행동이잖아! 다 말할 거야! 방에 있었던 일을 전부 말해서! 끄아아악! 놔! 놓으라고! 크어엇!”
나는 엎어져 있는 제프의 등을 발로 밟으면서 그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만들고는 그의 얼굴을 짓밟아서 돼지같이 꽥꽥대는 목소리를 없애버렸다.
안나와 카린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어서 마법진을 생성해서 시전했다.
순식간에 카린과 안나가 올라가 있는 침대와 그녀들의 몸은 뽀송뽀송하게 말랐고, 복장도 다시 입을 수 있는 수준으로 깨끗해졌다.
“일단 오늘은 상황이 엉망이 됐으니 마무리를 지어야겠네요. 다시 차음 마법을 펼치겠습니다. 그사이에 정리해주세요.”
“당신은요?”
카린의 묘한 미소와 함께 날아온 물음에 나는 한숨을 쉬면서 내 발밑에 깔린 제프를 바라봤다.
삐쩍 마른 몸 덕분인지 아니면 한 발 빼서 그런 건지 저항할 기력을 내지 못하고 내 발밑에서 끽끽거리며 아등바등할 뿐이었다.
“저는 그사이에….”
“…?”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를 손에 꽉 쥐고는, 제프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섹스의 시간은 끝났다….
“공작부인의 침소에 쳐들어온 불한당을 단죄하겠습니다.”
“끄이익!?”
매질의 시간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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