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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420화 (421/898)

〈 420화 〉 420화 마법 학교 슈트라 (3­31)

* * *

[카린 브란트루프 방에 들어갔다가 죽거나 불구가 된 자가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

내가 아르모니아의 말을 잘 못 들은 건지, 아르모니아의 말이 이상한 건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무슨 무저갱의 지옥 같은 곳인가요?

내가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아르모니아가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방에 살벌한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저택 관리자가 설치한 게 아닌, 카린 브란트루프가 직접 설치한 함정이라고 합니다.]

‘허허….’

궁금해서 미치겠다.

그동안 말을 거는 것도 참고 계속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더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하는 여자일까?

하지만 그런 궁금증은 지금 당장 해소하는 게 불가능했다.

[카린 브란트루프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길 추천합니다.]

레나나 베아트리체라면 웬만한 트랩에는 다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랩이 발동되는 순간 사실상 더 이상 침입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침입은 보류하자.’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그럼 다음 타겟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안나 브란트루프.

가면 환영회에서 나와 신나게 춤을 추던 공작부인은 오늘 종일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쉐릴이 말해줬다.

다만, 쉐릴도 직접 공작부인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상태인지는 확실히 모른다고 했다.

그런 공작부인은….

[공작과 공작부인은 각방을 쓰고 있습니다.]

‘최고의 시나리오….’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내 첫 번째 목표는 공작부인을 따먹는 것이 아니다.

카린 브란트루프의 정보였다.

카린의 꿈속에 들어가는 게 힘드니, 주변 인물들의 꿈속을 통해서 그녀의 정보가 담긴 퍼즐을 수집하고 구성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다.

공작부인은 어디까지나 보너스일 뿐이다.

[공작부인의 방에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좋아… 그럼 가보실까.’

나는 인식 저해 망토를 착용하면서 미소를 지었다.

‘보너스를 먹으러~’

..

..

나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한테 금일봉 같은 거 줘야 하지 않을까?’

저번 영사관부터 시작해서 슈트라에 와서도 레나와 베아트리체의 도움을 받았다.

나 혼자라면 쉽게 해결하지 못했을 일들을 그녀들 덕분에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아르모니아는 내 말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애초에 두 사람에게 금일봉은 의미가 없습니다. 저번처럼 같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것입니다.]

‘그럼 조만간 휴가지를 정해보자.’

[알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에 대한 답례를 결정한 뒤, 침대 위에 천천히 엉덩이를 걸터앉았다.

사방이 커튼으로 쌓여 있는 퀸사이즈의 침대에 한 여인이 파자마를 입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캬… 잘 때 이런 옷을 입고 잔다고?’

평소에 공작부인은 격식 있는 복장을 입고,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이었다.

하지만 침실 안에서 자고 있는 공작부인은 속이 다 비치는 시스루 형태의 파자마를 입고 남자를 유혹하는 여인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커다란 유방과 음모가 적나라하게 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일탈에 대한 환상], [욕구 불만]­

이런 것들이 이렇게 음란한 차림의 공작부인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공작부인에게 수면 마법을 건 뒤에 천천히 그녀가 자는 침대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속살이 전부 비치는 파자마를 통해 그녀의 모습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젊음을 잃지 않은 외모와 머릿결, 그리고 전성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C컵의 가슴.

양쪽 가슴에 있는 유두는….

‘함몰 유두!’

게임이나 사진에서만 봐왔던 함몰 유두가 공작부인 가슴에 붙어 있었다.

공작부인의 유륜은 1자로 쭉 찢어진 채 유두가 안에 깊게 파고 들어가 있었다.

마치 바깥세상을 부끄러워하듯….

나는 천천히 가슴에 손을 올리고 유륜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흐응… 흐읏….”

공작부인은 내 손결을 받아들이면서 달콤한 신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애무에도 불구하고 꽁꽁 숨어 있는 유두는 바깥으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해봐?’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공작부인의 다리를 벌려서 그간 쌓여 있던 욕구를 분출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내 하복부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하복부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잠재우며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참자, 참자.’

제일 중요한 목적은 공작부인이 아니다.

‘나 침몽할 테니까, 혹시라도 문제 생기면 깨워줘.’

[알겠습니다.]

나는 공작부인의 가슴에 손을 올린 채 그녀를 껴안고 침몽을 시전했다.

..

..

부모와 자식은 참 오묘한 관계이다.

부모는 자신이 낳은 자식이 잘되기를 빌고, 자식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감사하게 여긴다.

하지만 한편으로 부모는 자신을 뛰어넘는 자식을 시기하고, 자식은 부모가 자신에게 헌신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는다.

그런 감정이 왜 생기는 것일까?

감정이라는 존재는 자기 주인인 소유주의 말 따위는 절대 들어주지 않는다.

그저 그동안 쌓여 왔던 경험과 유전자를 바탕으로 사람을 조종할 뿐이지….

원하지 않는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피를 넘겨준 존재의 성격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안나 브란트루프.

그녀가 가지고 있는 질투심과 시기심은 아이러니하게도 두 명에게 향하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딸.

공작부인은 결혼 전에 어머니에게 시달려왔었고, 결혼 후에는 자기 딸을 질투하기 시작했다.

원해서 하는 질투가 아니다.

그저 피어오르는 감정에 지배되었을 뿐이었다.

어머니에게 그렇게 시달려왔으면서도 공작부인은 마음속 한구석에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나는 자고 있는 공작부인을 내려다보면서 통신으로 중얼거렸다.

‘카린이 너무 잘났어.’

빈말이 아니라, 카린의 존재가 너무나도 뛰어났다는 것이 문제였다.

카린의 재능이 꽃 피울 때마다 공작부인의 질투와 시기라는 검은 꽃은 계속 피어올랐고, 모성애를 잡아먹을 정도로 거대하게 자라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공작부인은 그런 카린을 보면서 내심 안심하고 있었다.

‘자기가 방해해도 소용없을 정도로 성장하니까,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기더라.’

카린이 자신의 방해를 모두 극복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본능을 받아들이고 시기와 질투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루이스가 마법에 재능이 생기면서 뒤집힌 거지.’

카린과 루이스의 처지가 바뀌면서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공작부인이 해왔던 일들이 한번에 터지면서 카린의 미래를 점점 어둡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딸을 질투하는 엄마라…. 아마 카린도 엄마를 질투하겠지?’

[….]

‘그런데 막상 카린에 대해서는 많이 못 알아냈어. 어느 순간부터 필요 이상으로 대화를 나누지 않더라.’

[….]

‘…? 아르모니아?’

나는 멀뚱멀뚱 아르모니아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들려오는 건….

[….]

그저 침묵뿐이었다.

설마 자나?

생각해보면 요새 밤에는 잠을 보장하고 있었는데, 최근 레나가 임무에 투입하면서 제대로 잠을 못 잤을 것 같았다.

‘아르모니아.’

[….]

‘아르모니아~~~?’

[….]

나는 안되겠다 싶어서 소리를 높여서 통신으로 말했다.

‘아르모니아!’

[네?]

…뭐라고요? 네?

아르모니아의 입에서 저런 단어가 나올 줄은 몰랐다.

정말 피곤한 모양이었다.

‘피곤하면 들어가서 쉬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

생각 같아서는 밀어붙이면서 그녀를 침실로 보내고 싶었지만, 그녀가 순순히 내 말에 따라서 취침하러 가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아르모니아를 재우기 위해서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이제 돌아가자.’

[공작부인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가시려는 겁니까?]

‘응, 어차피 공작부인 방은 또 몰래 들어올 수 있잖아.’

무엇보다….

‘공작부인은 애초에 내가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내 꿈을 꾸고 있더라.’

그야 내 얼굴을 직접 떠올리는 건 아니지만, 내가 쓰던 가면을 그대로 재연해서 같이 춤을 추고 있었다.

가면 환영회 이후로 나는 공작부인을 직접적으로 만난 적이 없었다.

궁금했다.

‘이 상태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면 어떻게 반응할까?’

페로몬의 냄새를 맡고 나를 알아볼까? 아니면 못 알아볼까?

어느 쪽이든 괜찮다.

전자면 조금씩 살살 꼬시면 될 것이고, 후자면….

‘침몽으로 정신을 흐트러뜨리면서 페로몬에 중독시켜야지. 시간은 내 편이야.’

나는 다음 날을 기대하면서 공작부인의 방을 조심스럽게 빠져나왔다.

..

..

나는 아침 일찍 루나와 함께 공작부인의 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공작부인은 우리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줬고, 조심스럽게 방에 들어가서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졌어요.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처음 공작부인이 루나와 나를 방 안에서 봤을 때는 첫날 보여줬던 진중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는 순간 표정이 꿈틀거리면서 나를 응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명 페로몬의 향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라는 것을 확신하지는 않겠지만, 의심은 하고 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면 그 이후에는 알아서 척척 자기 마음대로 머릿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오전에는 이렇게 방문해서 얼굴을 비춰주고, 밤에는 그녀의 방에 침입해서 침몽을 거는 것이다.

..

..

공작부인은 테이블에 앉은 상태로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매일 방문해줘서 고마워요.”

“아닙니다. 혹시 저 때문에 불편하신 게 아니신지….”

“그런 말씀 마세요. 당신처럼 저를 걱정해주는 분이 계신다는 사실에, 얼마나 기쁜데요.”

어느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루나와 처음 방문한 이후에 매일같이 혼자서 공작부인을 찾아왔었다.

내가 혼자 찾아오기 시작한 처음에는 공작부인도 나를 보며 어색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매일 찾아오다 보니 어느새 내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를 맞이해주기 시작했다.

공작부인은 어제와 같이 다과를 준비하고, 시종들을 물린 뒤 나와 단둘이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매일 이렇게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후… 그런데 오히려 제가 물어야 할 거 같네요. 괜찮으신가요?”

“어떤 것이 말씀이십니까?”

“여행을 온 것이라고 들었어요. 그런 휴식 기간에 제 병문안을 이렇게 와주시니….”

나는 그런 공작부인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저는 이렇게 안나 님과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굉장히 즐겁습니다.”

“후후… 정말… 말재주가 좋으시군요.”

공작부인은 내 눈치를 보면서 잔을 올려서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이렇게 같이 티타임을 즐기고, 밤에는 침몽으로 그녀의 정신을 흐트러뜨려 놓았다.

그리고 그렇게 롤러코스터처럼 공작부인을 정신없게 만든 결과….

“저기… 혹시….”

“…?”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녀는 이제 나를 가면 환영회에서 봤던 부엉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밤마다 공작부인의 꿈속으로 들어가서 부엉이의 가면을 벗어 던진 뒤, 그녀와 춤을 추다보니 공작부인은 나를 부엉이 가면남이라고 확신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확신한다고 해도 내 정체를 밝힐 생각은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차를 마시면서 입을 열었다.

“아마… 당분간 자리를 비우게 될 것 같습니다.”

“네!? 갑자기 무슨! 흐읏!”

화들짝 놀란 공작부인은 실수로 찻잔을 치면서 잔에 들어 있던 커피를 드레스에 흘린 것이었다.

“이런! 괜찮으신가요?”

“괘, 괜찮아요. 제가 이런 실수를….”

“제가 닦아드리겠습니다.”

나는 놀란 나머지 그녀에게 다가가서 손수건을 꺼내 들고 드레스에 묻은 커피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사실 그녀의 커피가 묻은 곳은 배 쪽이었다.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해도 쉽게 접해서는 안 되는 여성의 신체 부위.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묻은 커피를 조심스럽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공작부인은 커피를 닦아주는 나를 보면서 어떠한 거부반응도 보이지 않고, 하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이유가 있는 건가요?”

“친구와 약속을 했습니다.”

“약속?”

나는 공작부인에게 루나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다.

루나와 같이 그녀의 고향으로 향하기로 한 약속, 그게 내일부터라는 이야기였다.

[좀 더 약속을 뒤로 미뤄도 되지 않겠습니까?]

사실 루나의 약속은 좀 더 뒤로 미뤄도 됐었다.

하지만….

‘아냐. 이쪽이 훨씬 더 좋을 수도 있어.’

아직 현실에서 공작부인과 섹스를 할 정도로 친분이 쌓인 상태가 아니었다.

일단 공작가는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주의 깊게 공략해야 한다.

공작부인을 잘못 건드리다가 걸리면 나도 골치 아파지니까.

‘한동안 떨어져 있으면 애간장이 타겠지. 나중에 갔다 오면 본인이 이미 준비가 되어있을 수도 있어.’

나는 조심스럽게 커피를 닦고 나서 말했다.

“그리고 마침 학장님께서도 슬슬 다른 곳도 돌아다니고 싶어 하셔서 같이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군요.”

“오늘은 당분간 자리를 비울 거 같아서 이렇게 인사차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

공작부인은 잠시 침울한 표정을 짓다가 금세 표정을 환하게 지으며 내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

“마침 그 도시가 저희 브란트루프 가문이 관리하는 도시예요. 감사(?) 차원에서 한번 방문하려고 했는데, 우연이네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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