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5화 〉 395화 마법 학교 슈트라 (36)
* * *
루나는 내 골반 위에서 춤을 추면서 기교를 부리고 있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하앙! 깊숙이 들어오고 있어요! 하아앙! 좋아! 수호 씨! 당신 자지가 최고야!”
루나는 평소에 보여주던 기품은 없었다. 오로지 성욕에 지배된 여자의 대사를 내뱉고 있을 뿐….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에게서 저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반된 모습이 그녀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루나를 보면서 흥분된 표정과 함께 물었다.
“크읏… 루이스 자지는 어떨 거 같아?”
나는 일부러 루이스의 이름을 거론하며 루나가 그를 평가하도록 요구했다.
루나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허리를 흔들며 내게 쾌락에 젖은 미소와 함께 대답했다.
“하아앙! 루이스는! 하으응! 아마 작을 거야! 하아앙!”
“크읏! 얼마큼 작을까?”
“아마… 아마…. 하으으읏!”
루나는 열심히 허리를 흔드는 동시에 나를 내려다보면서 쾌락에 젖은 눈동자로 외쳤다.
“아마 당신의 손가락보다도 작을 거야! 하아앙! 차라리 수호 씨의 손가락이 더 나을지도 몰라! 하아앙!”
루나는 거침없이 루이스의 험담을 하며 내 골반 위에서 열심히 춤을 췄다.
내가 루나에게 부탁한 건 바로 루이스의 험담이었다.
평소에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관계를 가질 때마다 루이스의 험담을 해줄 수 있냐는 부탁에, 루나는 즉시 승낙했다.
(할게요…. 아니… 하고 싶어요.)
강요로 인한 승낙이 아닌, 본인의 욕구에 의한 승낙이었다.
이제 그녀에게 보상해줄 차례였다.
찌걱찌걱찌걱찌걱.
“루나! 좋아! 쌀 거 같아!”
“하앙! 하으응!”
“싼다! 크읏!”
“하으으으읏!”
내 귀두가 루나의 자궁 입구를 틀어막으며 그녀의 내부에 정액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루나의 자궁에는 내 정액이 계속 들어갔고, 루나는 허리를 내 골반에 꾹 누르며 자궁 안으로 들어가는 정액을 맛보기 시작했다.
요도를 통해서 루나의 자궁으로 정액이 솟구칠 때마다 루나는 표정을 완전히 흐트러뜨리고 황홀한 표정으로 내 정액을 맛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쏟아 내고 나니, 루나는 허리가 풀렸는지 내 자지를 꽂은 채 내 품 안에 스르륵 쓰러지기 시작했다.
거친 숨으로 내 귀를 간지럽히던 루나는 조용히 속삭이기 시작했다.
“아마 루이스는….”
“…?”
“당신과 다르게 지금쯤 탈진해서 골골대고 있었을 거예요.”
“….”
요망한 여자가 여기 있었다.
루이스의 뒷담을 하면서도 그걸 이용해서 나를 도발하는 요망한 여자….
나는 그런 루나의 도발에 넘어가서….
“꺄읏!”
“루나! 미안하지만 내일 피곤해도 오늘 좀 참아줘!”
루나를 눕힌 뒤 다시 2차전을 시작했다.
***
“큿….”
루이스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루이스는….
‘하아… 갑자기 귀가 가렵네.’
귀를 파기 시작했다.
주변에 누가 있다면 절대 하지 않을 행위였지만, 루이스도 사람이었고 갑자기 찾아온 가려움을 참아내기에는 귓속에 느껴지는 가려움이 지금까지 느껴졌던 어떤 가려움보다도 루이스의 손가락을 세차게 유혹해왔다.
갑자기 귓속으로 찾아온 가려움에, 루이스는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미친 듯이 파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파도 도통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원함을 찾아 헤맨 결과는….
“크읏…! 이런 씨발.”
귀지와 피가 섞여 묻은 새끼손가락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피가 날 정도로 세게 귓속을 팠음에도 그는 또 귓속에 손가락을 넣기 시작했다.
“씨발… 누가 내 욕을 하나?”
루이스는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자신의 숙박 시설로 향했다.
한창 가렵던 귀는 숙박 시설에 도착하고 나서야 간신히 진정됐다.
“하아… 마음에 드는 게 하나 없네.”
루이스는 정복을 벗어서 잠자리에 들 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에 누워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귀찮은 녀석들… 짜증 나게….”
성수호 하나만 신경 쓰는 것도 벅찬 마당에 소냐 부부에 이어서 학장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사실 루이스는 적당히 핑계를 대며 그들의 동행 제안을 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냐 부부의 동행 제안을 거절하기에는 그들과의 친분이 어느 정도 쌓여 있었다.
무엇보다 자비로 장거리 마차를 대여해서 동등한 입장으로 동행을 제안한 것이었다.
루이스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었다.
루나와 단둘이 마차에 타고, 성수호를 떨거지처럼 소냐 부부에게 던져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변수가 발생해버린 것이었다.
“짜증 나는 인간… 왜 그 인간까지 껴서는….”
루트비히 리펜슈타인.
30대 초반의 외모에 은빛 비스무리한 새하얀 머리카락을 지닌 사나이.
그리고… 단신으로 세상을 평정한 사나이.
일생을 슈트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소개한 인간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레빈 국가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동행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자신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면 위선적이더라도 미소를 지어주며 환대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학장이 부탁한 인물은 루이스가 아니었다.
“씨발… 그런 거렁뱅이가 뭐가 마음에 들어서 매번….”
성수호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그가 이 자리의 중심인 것처럼….
루이스는 학장이 싫었다.
그리고 성수호는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서 증오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중에 최악인 건 그렇게 증오하는 성수호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학장의 모습이었다.
싫어하는 인물들끼리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고 왕따를 시키는 기분을 한껏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선택권이 없었다.
한 명은 모든 인간에게 추앙받는 존재였고, 한 명은 보잘것없는 평민이지만 귀족으로 대우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아… 답답해… 뭔가 답답하다고!”
하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명마, 하나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서 오히려 자유가 있는 조랑말.
그리고 마구간에 갇혀서 그 둘을 바라보는 수준 높은 종마.
루이스는 좋은 유전자를 지닌 탓에 자유를 속박당하고, 그저 후세를 만들어내는 종마의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스에게 또 큰 문제가 있었다.
“하아… 본가에 가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 같은데….”
레빈 왕국에서 루이스에게 대외적으로 질타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두 명 있었다.
공작과 공작의 부인.
루이스의 부모였다.
두 사람은 루이스에게 큰 기대를 품고 엄격하게 가르쳐왔었다.
루이스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존재들이었다.
“2등… 첫 학기면 그 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 그리고 그 인간도… 이 정도 배려를 받았으면 나에 대해 좋은 말 정도는 해주겠지.”
학장과 대동한다면 엄격한 루이스의 부모들도 오히려 자신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자신을 향해 자랑스럽게 보는 두 부모.
하지만 그 순간 또 다른 것이 떠올랐다.
“씨발 또 생각하니까 짜증이….”
루이스는 2등을 했다.
분명 누구도 인정할 정도로 높은 등수였다.
세계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마법 학교에서, 그것도 첫 학기에 얻어낸 값진 등수였으니까.
하지만 그의 위에는 두 명이 서로 손을 잡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나마 한 명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이었기 때문에 화가 나지 않았다.
루이스는 그녀를 떠올리며 아까 있었던 일도 덩달아 떠올리기 시작했다.
‘루나….’
루이스는 성수호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루나를 찾아갔다.
루나가 쌀쌀하게 굴었던 건 섭섭했지만, 루이스도 이해할 수 있었다.
“후… 생각해보면 내가 루나를 너무 가족처럼 생각하고 살았어. 루나도 이제 어엿한 여자구나….”
루이스는 보이지 않던 루나의 표정을 혼자 마음대로 망상으로 떠올리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제 창피해할 나이지…. 언제나 누나처럼 대했지만, 역시 여자였던 거야.”
루나는 루이스를 언제나 동생처럼 대해왔었다.
특별하게 못난 부분을 보여준다고 창피해하지 않았고, 밤중에 찾아오더라도 별생각 없이 대화를 받아주곤 했었다.
그런 루나가 부끄러운 티를 내기 시작하자 루이스는 그런 그녀에게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야겠어. 그런데….”
루이스는 루나와 대화를 나누느라 간혹 들려오던 소리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건 무슨 소리였던 거지?”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처음에는 문고리를 세게 잡고 있던 탓에 울리는 경첩의 마찰음인가 싶었다.
하지만 경첩 소리치고는 옅었고, 질척임이 심했다.
심지어 그 소리에 맞춰서 루나의 놀라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루이슷! 흐읏! 우리 나이가 있잖아! 지금 네가 하는 행동이 얼마나 예의 없는 건지 모르겠어!?)
평소에 보여주지 않던 삑사리 발음으로 루이스를 놀라게 했던 루나였다.
하지만 루나가 호통을 치는 바람에 그녀에게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주변 소음과 루나의 상태를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혼난 루이스는 성수호에 대해 모함을 하면서 빠르게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뭐… 별거 아니겠지.”
루이스는 루나를 만나는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채 방으로 돌아왔지만,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면서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루나한테 그 머저리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으니까. 이제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겠지?”
루이스가 사창가 이야기를 꺼내서 성수호와 엮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마부들의 이야기를 몰래 들은 이야기 덕분이었다.
(너희는 어쩔 거야?)
(나는 미리 가려고. 슈트라에서 멀어질수록 매춘부 질도 떨어지니까….)
(맞아. 슈트라 내부에는 없지만, 또 근처에는 돈 많은 사람이 많으니까. 그만큼 괜찮은 애들도 많은 편이지.)
그들에게 있어서 매춘부와 잠자리를 갖는 건 크게 문젯거리가 될 소지가 없었다.
장거리 이동을 하며 귀족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존재들이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엄청나게 쌓이고, 귀족의 여식들을 옆에 두면 아무리 교육을 잘 받은 엘리트라고 해도 성욕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괜히 성욕을 참다가 고객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그들은 평생 이 바닥에서 발도 못 붙이는 신세가 되기 때문에 성욕만큼은 제때 풀어주는 편이었다.
애초에 사창가는 슈트라 도시를 제외하면 모든 곳에 퍼져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되는 하나의 사업이었다.
대놓고 이용한다면 눈치를 보게 되지만, 누구도 비난하지는 않는 것이 사창가를 이용하는 행위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들 눈에 문제가 없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학장 때문에 루이스는 자신의 평가가 떨어진 마부들을 혐오스럽게 생각하며 그들과 성수호를 엮어서 루나에게 말한 것이었다.
“그 머저리도… 마부들이랑 다를 게 없는 녀석이잖아. 분명 자리를 비운 것도 더러운 여자들과 잠자리를 갖기 위해서겠지. 더러운 녀석들….”
루이스는 성수호의 품행이 아닌, 그의 혈통을 따지며 행동 방식을 마음대로 결정했다.
아무리 슈트라에 입학한 우수생이라고 해도 결국 루이스에게 성수호는 평민 이하의 존재와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너 같은 녀석은 그런 여자들이 어울려. 넌 평생 천민이고, 난 평생 귀족이다. 루나도 슬슬 평민이 더럽다는 걸 이해할 때가 됐는데….”
그렇게 생각하던 루이스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까… 다들 그 머저리를 마음에 들어 하는 거 같은데. 말만 잘하면 네 명을 같이 태우고 루나랑 단둘이 탈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아까 해준 이야기를 떠올리면 루나도 호응할 거야. 좋아… 내일 제대로 이야기해보자.”
루이스는 루나의 새침한 표정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
..
하지만 그렇게 행복한 잠자리를 가진 루이스는 다음 날, 루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됐다.
“루이스, 레빈에 가는 동안 따로 타자.”
* * *